시나리오 (12)

 

 

어둑한 바닷속이 무색하도록 눈부시게 새하얀 건물, 주변을 형형색색으로 밝혀주는 거대한 산호초.

우리는 바다 깊은 곳, 심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축복 받은 백성입니다.

 

 

https://youtu.be/8oeF4yXaKic

(칼렛님(@KaLeT_muzik) 작곡 커미션 입니다. 본 시나리오 내에서만 감상해주시길 바랍니다.)

 

 

 

 

 

 

개요

어둑한 바닷속에서는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마을은 수면과 한참은 떨어진 심해에 자리 잡고 있거든요.

 

바깥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바닷속처럼 알록달록 빛나는 산호초가 있을까요? 그도 아니면 심해어처럼 눈먼 이들이 있을까요? 간혹 궁금증이 일기도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 마을을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바깥은 거친 폭풍이 몰아치고, 아직 어린 우리들에게는 위험한 곳이기에 어른들이 금기로 정해두셨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 아름다운 마을 속 안전한 보호 아래서 성인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먼 곳, 수면 밖이 궁금해서요? 아니면 바깥 육지가 궁금해서요? 어쩌면 이 마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어른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친우들도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모두들 우릴 보고 '꿈을 품은 미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어떤 꿈을 품고 있나요?

 

, 대학당의 종이 울립니다. 학문을 익히러 갈 시간이에요. 너무 늦으면 스승님의 잔소리가 하루 종일 쫓아다닌다는 것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서둘러 친우들과 함께 학당으로 돌아가 볼까요?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인원: 3~4인 (인원은 KP님의 재량껏 조율 가능합니다)

* 시나리오 배경: 근미래 SF + 창작 동양 복식·건축양식

* 소요 시간: 6~8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심리학

* 로스트 가능성: X

* RP 위주|전투 가능성 X

고어, 폭력, 유혈, 약 식인(제외 가능), 심해 호러 판타지의 장르에 대한 묘사 유의

 

1부에서의 탐사자들은 모두 10세입니다. 관계와 백스토리 설정에 대해서는 자유로우며 '캐릭터 메이킹' 부분을 참고해주세요.

본 페이지는 <STORM>과 동일한 내용을 지니고 있으며, 영어를 제외하고 순화시킨 단어로 개변한 버전입니다. 공개된 1부 내용은 아래 주소에서 확인 부탁드리며, 개변 버전은 기본 세계관과 진상까지만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 https://scenario-dob.tistory.com/24

 

 

 

 

 

 

WORLD

우리들의 해저 마을 '신망선(神望膳)'

 

인구수 약 이백~삼백의 해저 마을.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심해에 터를 잡은 탓에 마을 밖 바닷속 풍경은 어둡기만 합니다. 마을을 둘러싼 반구 형태의 '특수한 벽'은 언뜻 말랑말랑한 수모처럼 보입니다. 어류, 산호류 등 바다 생물 및 해류는 이 특수한 벽을 자유롭게 통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벽은 악한 기운으로부터 해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한 신의 보호막 역할을 하므로, 오로지 사람만이 벽을 통과할 수 없을 뿐이지요.

 

해저 마을인 만큼 '신망선'에서 지내는 모든 사람들은 수중 호흡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해저 대지에 발을 딛고 걸어 다니지만, 바닷물로 가득 찬 수중 마을이기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 간혹 예외인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요.

 

모두가 바다에서 나고 자라서일까요? 우리는 육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특수한 벽의 출입문은 단 하나뿐인 데다가, 육지로 향하는 방법 또한 그 출입문을 통해 고작해야 해수면 가까이 올라가는 것이 전부니까요. 게다가 바다 밖 세상은 365일 내내 거센 폭풍이 쉼 없이 몰아치기 때문에, 아무 준비를 하지 못한 자는 수면 가까이로도 올라갈 수 없습니다. 어른들도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니만큼, 아이들은 마을을 나갈 수 없도록 더 특별히 보호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남다른 과학 문명을 자랑합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계와 뛰어난 체제가 있고, 알록달록 빛나는 산호초를 삼킨 수모 떼가 마을을 밝혀줍니다. 해저 마을이라 불을 피우는 일은 없지만, 마을의 거리 곳곳에 자리한 산호의 은은한 불빛만으로도 충분히 마을을 아름답게 밝힐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심해어들은 모두 우리의 벗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중 생물은 없습니다. 간혹 심해어를 집에 데려가 가족으로 맞이 한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새하얗고 원색계열의 화려한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 신망선에는 단 하나의 신당이 있습니다. 높은 팔각 지붕으로 지어진 이 거대한 신당은 평상시엔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제를 지낼 때만 백성들에게 공개됩니다.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이 신당에 출입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성인이 된 이후입니다. 아직 성인식을 치르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신당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우리가 정확히 어떤 신을 모시는 건지도 알 수 없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신의 이름마저 입에 담지 않지요. 어른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자유롭지만, 반대로 이 해저 마을에 묶여있는 신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한 일이겠지만요.

 

 

 

 

 

 

캐릭터 메이킹

탐사자들은 모두 5세까지의 기억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는 경우가 드문 일이긴 하지요. 우리에게는 '혈연''부모님'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모든 어른이 우리의 부모님 역할을 해줍니다. 이것은 탐사자를 포함한 신망선 모든 백성들의 공통점이며, 우리에겐 이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제 몫을 할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될 때까지, 서로 돌보는 것이 모두의 의무니까요. 간혹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묻거든, "못생긴 아귀가 커다란 입으로 너희를 물어다 주었지!"라는 말로 어른들은 우리를 놀리기도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들은 모두 ()'신망선(神望膳)'으로 통일합니다.

 

본 시나리오의 탐사자들은 10세, 15세, 20세로 3부에 거쳐 성장하게 됩니다. 캐릭터 성장에 따른 기능치·특성치는 수호자 룰북 92p를 참조해 주세요. 본 시나리오의 캐릭터 메이킹은 수호자 룰북 32p를 참고해 작성되었으며, 하우스 룰이 반영되었습니다.

 

KP님께서는 시나리오 내의 숙소의 배치, 혹은 가벼운 지리와 생활공간 안내가 미리 가능합니다. 탐사자들끼리는 관계 설정을 위한 생활공간 이용을 권장해 드립니다. (Ex. 악몽을 자주 꿔, 침대를 붙이고 같이 손잡고 자는 친구)

 

 

 

1부. -10세-

학당(學堂)에서 저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8-10세 아이들이 모여 학급을 구성하고 있으며, 나뉜 학급의 수는 많으나 탐사자들은 모두 같은 학급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얼굴만 알고 데면데면할 수도, 절친한 사이일 수도, 혹은 얼굴만 보면 물어뜯기 바쁜 사이일 수도 있겠네요. 관계도는 자유이지만 단 한 가지, 가족 관계만은 불가합니다.

 

 《근력, 크기, 교육》에서 각각 15점을 감소시켜주세요.

※ 단, 《교육》은 탐사자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40 이하의 수치를 권장드립니다.

 

 

 

2부. -15세-

학당(學堂)에서 중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11-15세 아이들이 모여 학급을 구성하고 있으며, 탐사자들은 같은 학급 동기여도, 다른 학급 친우여도 괜찮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만큼 탐사자들 끼리의 관계 변화가 가능합니다.

 

※ 《HP, MP, 이성》 수치가 초기치로 회복됩니다.

※ 《근력, 크기》에 각각 1D10점을 추가해주세요. 《교육》 15점이 추가됩니다.

※ 추가된 점수만큼 기능치를 늘려주세요.

 

 

 

3부. -20세-

학당(學堂)에서 고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16-20세 아이들이 모여 학급을 구성하고 있으며, 20세에 성인식을 치러야만 진정한 구성원으로 구분됩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탐사자들은 같은 학급이어도, 각자 다른 학급이어도 무관합니다. 관계 변화 또한 가능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서로가 익숙해졌을 것입니다.

 

※ 《HP, MP, 이성》 수치가 초기치로 회복됩니다.

※ 《근력, 크기》에 각각 1D10점을 추가해주세요. 단, 고등부의 교육은 이전보다 고됩니다. 홀로 설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지식을 주입받아야 하지요. 그 양을 소화할 수 있는 건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따라서 《교육》에 2D2*5점이 추가됩니다.

※ 탐사자들은 모두 20세가 되었으며, 성인식을 앞둔 상황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성인식이 곧 졸업식으로 다가오겠죠.

※ 마찬가지로 추가된 점수만큼 기능치를 늘려주세요.

 

 

 

외관 설정 TIP

탐사자들의 외관은 최소 사람과 비슷한 모습만 유지해주신다면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바다에서 사는 만큼 물고기와 닮은 '비늘' 혹은 '물갈퀴' '지느러미'를 갖고 있기도 하지요. 모두가 그렇듯 외관은 다양하기에 부분부분 비늘이 난 사람, 아예 팔다리가 비늘로 덮인 사람, 아예 비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매끄러운 피부만 가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FAQ

 

01. 오리지널 캐릭터를 짜는 것이 아닌, 기존의 캐릭터로 AU 플레이를 해도 되나요?

→ 괜찮습니다. 단, 플레이를 하지 않고 소재를 AU로만 소비하지만 말아 주세요.

NPC의 경우 기존 캐릭터가 아닌, 시나리오 내의 기본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잘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가급적 교체가 아닌 오리지널 캐릭터로 즐겨주시면 감사드립니다.

 

02. 음식은 주로 뭘 먹나요?

→ 생식을 위주로 합니다. (해초, 생선, 조개 등) 하지만 과학이 발전한 미래 배경인 만큼, 요리 기구를 통해  불로 조리된 요리를 먹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물속이 배경이니 불붙은 채 세팅되는 요리만 아니면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상상력을 지향합니다.)

 

03. 벽 속의 마을도 모두 물로 차있나요? 목소리는 어떻게 전달되나요?

→ 벽 속도 바다와 마찬가지로 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벽은 그저 보호막 역할을 하는 담이라고 봐주세요. 목소리의 경우는 물 속의 울림으로 전달됩니다. 심해에서 사는 사람인 만큼, 저희가 알고 있는 '일반' 사람과는 신체구조가 다를 테니까요.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본 시나리오에서는 자체 해석이 다른 진상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어리석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류는 끝내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갑니다.

반복되는 전쟁과 환경 파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지구 생물들의 생존율은 날이 갈수록 현저히 줄어듭니다. 생기 넘치던 숲이 메마른 모래알이 뒹구는 사막이 되고, 전 세계 인구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때쯤이었을까요. 생존의 낭떠러지에 몰린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 남은 인류의 미래가 '바다'에 걸려있단 것이죠.

 

그리고 미래 후손들의 생존을 위한 길고 긴 연구 끝에 과학자들은 '심해인(299p)'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이 따르는 '다곤과 히드라(286p)'를 동경하게 되고, 그들과 보다 더 가까운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가 걸린 연구는 그리 간단히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생각한 심해인과 인간의 혼혈은 예상과 다르게 인간과 거리가 먼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스스로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쳐버리는 자들도 적지 않았으니까요. 인간이라는 존재성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 정신력이 강하고,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사는 존재가 될 순 없을까? 당연하게도 그 연구는 지구상 최후의 인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답을 찾지 못할 난제 중의 난제였습니다.

 

따라서 남은 인류는 심해인과 거래를 합니다. 그들의 요구는 심해인이 소유한 수많은 해저 마을 중 하나를 받아, 그곳에서 이 세상이 멸망한다 하더라도 미래의 새 인류를 양육할 수 있는 기회를 달란 것이었습니다. 새 인류는 현 인류의 후손이면서 동시에 심해인의 후손이기도 하니, 두 종족의 희망으로 자랄 것이며, 심해인의 조상신인 다곤과 히드라를 계속 섬기고 따를 테니 나쁜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완벽한 이상향의 새 인류가 탄생한다면 그 해저 마을을 심해인에게 다시 돌려주겠다는 점까지 말이지요.

 

이후 심해인으로부터 한 해저 마을을 건네받은 인간들은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새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남은 현 인류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연구를 끝내지 못할 거란 난관을 마주했지요. 하여, 연구자들은 자신들을 비롯한 현 인류가 사라져도 계속해서 새 인류 탄생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자동 연구 장치 및 체제를 발명합니다. 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 연구 기계만 있다면 언젠가는 그들이 바라던 대로 완벽한 이상의 새 인간이 태어날 테니까요. 그때까지 이 마을에 설치된 체제와 기기들은 새 인류를 만들고 양육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탄생한 구 인류의 희망. 아니, 수많은 실패작들 중에서 성공한 새 인류의 후손들. 그들이 바로 탐사자입니다.

 

 

 

 

 

 

신 인류의 요람 '신망선(神望膳)’

완벽한 이상향의 새 인류를 위해 만들어진 마을 '신망선'. 이곳은 또 다른 말로 '요람 개발 사업'이라 불립니다. 어린아이로 태어날 미래 인류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니까요. 뛰어난 과학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이 탑재된 이곳은, 중앙 체제가 '신당'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린 탐사자들에게 신당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를 일찍 알아버려 미쳐버리는 결과를 막기 위함이며, 진실을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없을 때까지 그들의 이성을 보호하기 위한 체제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신당과 자신들이 모시는 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누구인지 모를 자신들이 모시는 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전부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가본 적이 없다 생각하는 그곳은, 실제로는 탐사자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탐사자들은 모두 신전 깊은 곳에 있는 '바다의 알', '보육기'에서 태어나며, 바깥으로 나오게 되는 것은 5세의 모습이기에 그 전까지의 기억이 없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렇다면 인류가 모두 사라지고 탐사자들만 남았는데, 도시의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요람 프로젝트를 위해 만들어진 '입체 그림자 (홀로그램 단어의 개편) (통칭: 그림자)'입니다. 마찬가지로 중앙 체제가 관리하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실제 사람처럼 만질 수 있고, 개성도 다양하지요. 오감으로 그들을 느낄 수 있도록 탐사자들의 세포에 자극 주는 것뿐이지만요. 그림자들은 탐사자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친우들이자, 과거 인류보다 더 든든한 지식을 심어줄 스승이며,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부모가 되어줄 것입니다. 탐사자들이 모두 건장히 성장하여, 탑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테지요.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 INFO
영원록(永遠錄) - 세계(世界)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버블티님 (@bubble__cm) 커미션입니다.

 

「멀티 장르 호러 TRPG 인세인 inSANe 팬 시나리오」

 

'나라에 난(亂)이 닥쳤습니다. 이 위기를 넘겨내야만 합니다.'

 

 

 

 

 

 

개요

당신은 환(還)국을 수호하며 신탁을 받는 신의 사자, '대신관'입니다.

환국이 건국된 아래로 지금까지 굳건했던 이유는 대대손손 훌륭한 성군이 나라를 다스린 덕이요, 당신을 포함한 신관들이 마음 깊이 신을 모신 덕이겠지요.

 

하지만 근 3년, 하늘은 무심하게도 땅 한번 적셔주지 않아 산전 초목이 메마르고, 논밭의 곡물은 채 여물지 못한 채 병들어 삭기 시작합니다. 풍요롭던 나라 안에 가난이 밀려와 백성들이 배곯고, 설상가상 역병이 돌기 시작해 병자들의 고통 어린 신음이 울리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세월은 환(還) 나라 백성만을 두고 흐르는 듯 시간이 가도 나아질 여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신탁마저 내려오지 않은 지 오래된 이 나라를, 정녕 신께서는 저버리신 걸까요.

 

백성들의 곡소리가 나날이 커져가는 지금,

안 그래도 혼잡한 궁에서 해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황제가 밤마다 귀신에 시달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의 사항

* 플레이어 수: 1인

* 리미트: 6

* 사용 룰북: 인세인 1, 2권

* 특수형

* 시나리오 배경: 동양 판타지

* 소요 시간: 약 4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난이도: GM-★★★ / PC-★★★★

* 폭력, 유혈, 자살에 대한 묘사 유의

 

PC 공개 사명 NPC 공개 사명
당신은 신을 모시며 황제가 성군의 길을 걷도록 곁을 지키는 자로, 환(還)의 국교에서 가장 지체 높은 '대신관'이다.
3년 전 대신관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때부터 이어지는 나라의 문제로 황제와 함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신의 【사명】은 황제의 고민거리를 풀어내고, 나라가 '난(亂)'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당신은 환(還)국을 다스리는 어진 군주 '황제'다.
안 그래도 혼잡한 나라 덕에 고민이 큰데, 이번에는 매일 밤 골머리를 앓게 되는 사건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당신의 【사명】은 '대신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해결하고, 나라가 '난(亂)'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 PC와 NPC는 서로의 【거처】를 알고 있는 상태로 도입을 시작합니다.

◈ PC와 NPC의 관계는 자유로우며 친밀한 관계일 수도, 정권(政權)을 서로 잡기 위한 경쟁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 오리지널 창작 동양의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월드 세팅은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자체 장면표를 사용합니다.

황제가 어질지 않고 망나니여도 괜찮나요? →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 기담과 로맨스를 주제로 잡고 있으며, 찝찝한 엔딩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되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해당 시나리오를 열람/플레이 전 참고해주세요.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마스터링 진행,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마스터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inSANe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둥글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상 폭력, 유혈, 자살에 대한 묘사가 있을 수 있으니 필히 유의해 주세요.

 

작성자의 특성상 지문이 긴 편에 속합니다. 탁의 분위기와 마스터님의 재량에 따라 지문을 수정하심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진상과 배경 설정을 제외한 모든 개변을 허용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마스터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시나리오 배경

모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에 있었던 일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환(還)국은 지금과 달리 자그마한 약소국이었습니다. 비루하고 보잘것없어 인근 나라들이 수시로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잦은 가뭄과 병충해에 약한 벼 종자, 고르지 못한 토양 탓에 흉년이 지속되어 위태로운 나날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나라의 앞날이 암담하던 중, 백성들 사이로 한 '신녀'의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정신적으로 내몰린 백성들은 의지할 곳을 찾아 신녀에게 몰려들었고, 그들의 믿음을 등에 업은 신녀는 당돌하게도 황제를 직접 찾아왔습니다. 스스로를 신녀라 칭한 그는 '신께서 제게 찾아오셨으니, 그를 받들고 뜻을 따른다면 나라의 '난(還)'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고합니다.

 

실로 얼토당토 않은 얘깁니다. 하지만 당장 국운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황제의 마음 또한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신녀의 말이 참이든 혹은 거짓이든 간에, 이 기회에 국교를 세워 이 환을 하나로 묶어 잃어가던 민심을 다시 되찾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니까요.

 

그날 이후로 한 종교가 환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바빠 평소 종교라고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온 백성들은 하늘을 섬기며 마음의 위안으로 삼았고, 나라는 점차 안정을 되찾아갑니다.

 

하지만 이 평화를 되찾아준 이 국교는 한 가지 부정한 비밀을 감추고 있습니다. 입궁한 신녀가 황제에게 알려준 하늘을 모시는 방법이 바로 그 비밀이었죠. 이 나라가 두 번 다시 난(亂)을 겪지 않고 부흥의 길을 걷기 위해선, 50년을 주기로 황제의 자식 중 한 명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황제의 직계손 중 성년이 된 자만이 제물이 될 수 있었으며, 제물이 된 자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끔찍하고 비밀스러운 제사만 잘 지낸다면 환은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난 현재. 황실에서도 황제와 그다음 황제에게만 암암리에 전해져 내려오던 이 비밀은 사고로 비명횡사한 선대 황제로 인해 맥이 끊겼습니다. 현 황제가 선대로부터 제물의 비밀을 전해 듣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선황제에게 자식은 NPC 한 명뿐이었습니다. 제물이 될 자에게 전달하는 '표식'(허리 매듭)은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이로 인해 수백 년 동안 이어지던 이 비밀스러운 전통은 어긋난 채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새 제물을 받지 못한 하늘의 악신은 환국에 재앙을 내립니다. 나라는 다시 난의 위험에 처하고, 악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NPC의 영혼을 거두기 위해 찾아오기 시작할 겁니다. 이 끔찍한 현실은 바로 밤마다 귀신이 찾아온다는 소문으로 이어지겠지만요.

 

여기까지가 손쉽게 알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 아래로는 또 다른 진실입니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몰락해가던 환의 백성 중, 한 여인은 고국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하늘에 청하는 그의 애달픈 기도에 결국 귀 기울이는 이가 나타납니다. 모든 신이 이 땅을 외면했으나, 소녀에게 정을 주고 만 단 한 명의 신 말이지요.

 

다만 한 신이 인세에 관여하는 건 하늘에서도 법으로 금지된 일로, 신이 제 힘으로 메마른 땅을 번영케 하는 건 타락으로 향하는 지름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선을 넘은 신은 여인을 위해 힘을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신은 여인에게 속삭여 그를 '신녀'로 만들었습니다. 타락한 신은 더 이상 쓸 수 없는 선한 힘 대신, 약간의 부정(不正)을 따르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신녀가 그의 힘을 빌어 다른 백성들의 마음을 얻고, 이후로는 황제의 신뢰를 얻어 궁에 들어가기까지요.

 

이 부정이란 위에서 말하는 희생의 조건으로, 타락한 신은 제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기에 제물로부터 힘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신녀에게 품은 마음이 날이 갈수록 커진 악신은 제 영혼을 대대로 황위를 잇는 후손의 육체에 깃들게 합니다. (후손이 황위를 잇는 타이밍에 육신을 바꿔 타는 것) 부정의 힘을 쓴 대가로 진실한 기억이 한동안 봉인된단 사실은 그를 더없이 막막하게 만듭니다. 악신이 마음을 준 신녀는 터무니없는 짧은 생을 사는 존재인 만큼, 둘이 함께하는 시간은 스치는 바람보다 더 빠르고 허망하게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신녀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제가 모시는 신이 부정의 방법을 쓰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겁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는 하나, 사람 목숨을 요구하는 신이 과연 정상적으로 느껴졌을까요? 다만 신녀 스스로의 힘으로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그는 대신 자신의 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주술을 새깁니다. 몇번이고 삶을 이어나가, 반복되는 생 속에서 힘을 쌓고 언젠가는 자신의 '영원한 죽음'으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50년에 한 번씩 삶을 달리하는 건 황족뿐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신녀 사후 대신관으로 정착된 직책을 역임하는 인물에게로, 첫 번째 대신관에게서 다음 대신관에게로. 신녀 또한 혼(魂)을 옮기며 지금까지 삶을 지속해온 것입니다. 다만 이번 생의 대신관은 우연찮게 발생한 부작용으로 인해 이전의 기억을 잃게 되었지만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신녀의 사정을 전혀 모른 채, 그저 그의 소원을 이뤄주고자 황위를 이을 황제의 후손에게서 또다시 후손으로 이어지는 삶을 사는 타락한 신과, 그와 마찬가지로 영원처럼 생을 반복하는 신녀의 이야기가요. 그렇게 노력해왔건만, 현 황제가 외동인 탓에 새 제물이 없어 나라에 신의 힘이 닿지 못하자 난()이 다시 들이닥칩니다. 이렇게 쉽게 말이에요.

 

이후 기억을 모두 되찾을 그들이 헤쳐나갈 방법은 그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마스터 장면과 정보의 양이 많은 편입니다. '전생의 기억'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기억 각성 장면에서 PC가 헷갈리지 않도록 묘사를 부탁드립니다. 마찬가지로 백스토리의 '신녀'와 '황제' 등 성별은 탁에 따라 개변해주셔도 무관합니다.)

 

 

 

 

 

 

장면표
1
어디선가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한 이곳, 어째서인지 익숙한 목소리가… … 이 목소리의 주인은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2
쏴아아― 메마른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지나간다. 이 삭막한 바람엔 그저 원망만 실려 있겠지.

3
코끝에 비릿한 냄새가 난다. 마치 혈향같은. 이 번듯한 궁 안 그 어디에서도 핏자국은 보이질 않는데… 이 불쾌한 냄새는 도대체 어디서…?

4
하늘이 어둑하니 잔뜩 구름이 꼈다. 하지만 저 구름이 비를 쏟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 3년간 어둑한 하늘은 한결같이 메말랐으니까.

5
공기가 유난히 차갑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지만 벌써부터 입김이 나는 것 같은데, 착각일까?

6
심장이 거세게 뛰어 불안감이 엄습한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기분.

7
'혹 들어보셨습니까? 요즘 신탁이 내리지 않는 이유가 궁에 저주가 깃들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합니다.' 주변 화병을 나르던 궁인들이 속삭이는 대화가 들린다.

8
"옥체는 괜찮으십니까?" 저 멀리 대기하고 있던 궁인이 작은 병을 들어 건넨다. 황제와 당신의 상태를 살피는 듯, 몸을 보완할 약재가 담긴 병이다. (진통제 +1)

9
순간, 발목을 움켜잡는 느낌과 함께 몸이 휘청인다. …뭐였지? 길에는 그 흔한 돌멩이 하나 없었는데.

10
자박, 자박… 움직이는 발 뒤로 발걸음 소리가 따라붙는다. …왜 발을 딛는 소리가 한 번 더 들리지?

 

 

 

 

 

 

광기

광기 판정이 많은 만큼 광기 카드는 6장으로 고정합니다.

아래는 추천 광기 카드이나, 탁류 방지를 위해 원하시는 수만큼 준비하셔도 무관합니다.

 

<어둠의 축복> <기시감> <빙의> <피에 대한 갈망> <도를 넘어선 마음> <망향>

 

 

 

 

 

 

조킹 정보

시나리오 내에서 PC는 궁인들과 대신들을 통해 내부 분위기, 소문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진행 중 등장하지 않더라도 PC가 원한다면 호출, 주변을 둘러보며 묻는 것이 가능하니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다만 같은 신을 모시는 '신관'들에게는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터라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없으며, 일반적인 궁인들에게나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적대적인 동료 신관들에게는 '전 대신관께서 쌓아 올린 것을 망친 자', 궁인들에게는 '감히 우러러볼 수 없는 자', 대신들에게는 '교류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정권 때문에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자'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C의 설정에 따라 조율하셔도 무관합니다.

 

일반 조킹으로 얻을 수 있는 분위기나 정보로서는

01.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 높이 치솟으니, 하늘이 황제를 버린 것이 아니냐. 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02. 지속된 가뭄과 흉년 탓에 국고를 개방하는 것도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03. 대신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등이 있습니다. 궁 내부의 불안한 분위기와 PC, NPC를 향한 의심, 고립되는 분위기를 묘사해주시면 좋습니다.

 

 

 

 

 

GM 간단 정보

01. RP 구간이 많습니다. RP를 제외하신다면 시간이 현저하게 단축됩니다.

02. 마스터 장면 배경이 이전 배경과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PC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경우 적당히 개변해주세요. 혹은 미리 안내를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03. 공포 판정과 쇼크가 많습니다. 탁류와 착란 확률이 높으며 필요하시다면 진통제를 획득할 수 있는 구간을 더 넣어주셔도 무관합니다.

04. 착란으로 인한 엔딩루트는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허무하게 노력이 물거품 되었다. 라는 쪽으로 엔딩 창조를 해주시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도입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고희든 - 구월꽃 (九月花)">

 


도입01 장면: 기우제

등장인물: PC


 

악공들이 현을 뜯고 피리를 불자 잔잔한 곡이 울려 퍼집니다. 하늘에 나라의 안녕을 고하고 답을 얻기 위한 제사인데도 불구하고, 전과 달리 소수의 인원만이 신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황제조차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황제가 불참한 기우제가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눈이 멀 만큼 화려한 황금상, 울창하게 우거진 녹음처럼 꾸민 제단이 바싹 말라버린 이후로, 백성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일구어진 마른 과일과 약간의 곡식만이 초라한 제단을 장식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리를 지키는 신관들 속, 신당 중앙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PC는 이 나라의 유일한 '대신관'. 이 곳에 자리한 모든 신관들, 그리고 몇몇 대신들이 'PC'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공경심'과 '기대감', 약간의 '의심'까지 담겨있어 숨막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들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결 같을 겁니다.

 

메마른 땅을 적셔줄 '비'! 근 3년간 지속되는 빌어먹을 가뭄을 끝내줄 비구름을 바라기에 하늘에 매달리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빌고, 또 빌어보아도 당신에게 내리는 신탁 전무하고, 땅을 적실 빗방울 하나 보지 못하는 것을요.

 

「대신관의 자리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던 신탁. 신탁이 정녕 존재는 한단 말입니까?」

 

 

핸드 아웃 <PC 비밀>을 공개합니다.

 

 

…따가운 햇살이 신당 바닥을 달구고, 이글이글 끓어오른 열기에 목이 탑니다. 하늘에 애타게 청하는 기원 기도를 읊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제사를 마무리한 PC가 일어나 자리를 옮긴다면, 작은 소반에 젖은 천과 약차, 비교적 보기 좋은 과일 몇 가지를 담아온 궁인이 PC를 맞이합니다. 장시간 기우제를 지내느라 바싹 마른 입술이 고통받았으니, 이제는 갈증을 해결할 수 있겠네요. (진통제 +1)

 

"폐하께서 대신관님을 찾으십니다."

 

…무언의 선고입니다. 오늘도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고, 궁인들은 당신을 어떻게 볼 것이며, 대신들은 어떤 말로 당신의 명성을 깎아내려 할까요. 황제는 또 어떤 말을 하려는 걸까요.

 

(PC의 설정에 따라 궁 내의 인지도와 인식, 황제와의 관계를 따르는 지문으로 개변해주세요. PC의 고운 성정으로 좋은 인식이 심겨 있다면,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조킹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PC가 궁인 NPC를 통해 왜 부름을 받았는가에 관해 묻는다면, 그저 자신은 궁인에 불과하기에 자세한 사정은 듣지 못했다. 라고 답할 뿐입니다. 다만 황제의 심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귀띔해줄 수는 있습니다.)

 

 

 

 

 

 


도입02 장면: 화원

등장인물: PC


 

궁인의 안내에 따라 걸음을 옮긴 PC는 화원을 지나는 길목에 들어섭니다. 인적이 드물어질 때 즈음, 앞서 걷던 궁인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얘길 꺼냅니다.

 

"…그러고 보니, 아마 소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시려고 대신관님을 찾으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문? 궁에 적(籍)을 둔 사람이라면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을 받지만, 비교적 어려 보이는 궁인은 이곳이 궁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것처럼 주변 눈치를 살피더니 PC에게 살가운 어투로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세워 제 입가를 가리곤 다시 걸음을 옮기네요.

 

 

핸드 아웃 <소문>을 공개합니다.

 

 

(1 사이클부터 궁인과 간단한 RP, 조킹이 가능합니다. 이후에는 그대로 궁인의 안내를 따라 황제를 알현하러 가는 묘사를 해주세요.)

 

 

 

 

 

 

메인 페이즈

 


마스터 장면: 황제의 침전

등장인물: PC, NPC

조건: 1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후지산 아래서 온 저 나무 The Tree from Mount Fuji">

 

황제를 알현하러 온 PC는 어째서인지 일반적인 알현실이 아닌 황제의 침전으로 안내받습니다. 고요한 침전의 복도를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쩐지 이곳이 지나치게 서늘하고 음침한 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볕이 드는 복도의 곳곳에는 궁인들이 시립해 있는데, 이렇게까지 온기 한 점 없이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걸까요. 곧 PC의 도착을 고하는 말과 함께 침소 안에서 알현을 윤허한다는 황제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PC가 침소 안에 들어서자 보이는 NPC는 한눈에 보기에도 피로해 보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풍기는 알싸한 향은 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어주지만, 만면에 피로가 가득한 황제에게는 오히려 안정을 찾아주는 향이 절실해 보이네요.

 

황제는 PC가 침소에 든 것을 확인 후 주변을 지키고 있던 궁인들을 전부 물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반대편을 가리키며 초췌한 얼굴로 따분한 인사말을 건넵니다. 신변잡기 거리로 무언가 주저하는 듯 말을 끌면서요. 지금껏 나라의 중요한 제례(祭禮) 때마다 자리를 지킨 적이 없었으면서 이제 와 눈치를 살피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환한 복도와 달리 빛 한 줄기 들지 않도록 막아둔 갑갑한 창문, 둘밖에 남지 않아 다른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은 이 공간에 어둠이 잠식해 들어갑니다.

 

 

핸드 아웃 <NPC>를 공개합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면, 곧 황제의 몸을 위한 탕약과 PC를 위한 약차 등을 내놓습니다. 이때 진통제 +1을 획득합니다.

 

 


!! GM 메모 !!

 

이후 2 사이클부터는 자유 RP를 진행해주세요. NPC는 망설임 끝에 귀신과 관련된 꿈, 환각을 보는 자신의 상태를 언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NPC의 비밀을 알아내기 전까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으며, PC가 어째서 미리 알리지 않았는가? 를 묻는다면 섣부른 행동으로 눈에 띄게 될 시, 황제가 광증에 시달린다. 혹은 정말 하늘에게 버림받았다. 라는 소문이 돌거나 불안정한 궁과 나라의 분위기를 더 흐릴 수 있기에 신중해야만 했다. 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음 장면에서 그대로 배경이 침소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을 GM 분께서 언급하신 뒤 진행, 혹은 PC가 배경을 이동할 시 적당히 개변에 맞춰주세요. '다음 날 NPC가 이와 사건 관련으로 또다시 호출했다.' 식의 진행도 무관합니다.


 

 

 

 

 

 


마스터 장면: 다가오는 것

등장인물: PC, NPC

조건: 2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Informed and Prudent - Yi Nantiro">

 

…차박, 순간 어디선가 젖은 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도 다시 들리는 건 없습니다. 잘못 들은 걸까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는 PC의 시야에 화려한 황제의 침소가 가득 찹니다. 금과 옥으로 장식된 자기, 호화로운 귀물(貴物)들이 가득한 이 공간은 누가 봐도 위엄이 가득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방에 한가지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아니, 침전에 도착했을 때부터 느낀 것입니다. 방안을 에워싸듯 커다란 창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지만 어느 것 하나 열려있지 않고, 심지어 모든 창은 굳게 닫힌 채 발을 내려두었습니다. 틈새로 흐릿하게 들어오는 햇빛은 흔적에 가까워 보이네요. 그 때문일까요? 이 침소가 유독 음침하고 서늘하게 느껴지는 것이.

 

NPC는 방 안에 햇빛이 들 때마다 괴로워합니다. PC가 창문을 열려고 하거나 그에 관해 묻는다면,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더위로 갈증이 나는 것 같다, 라는 변명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물론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이니 더위를 심하게 탄다 치더라도… 이렇게나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침소를 두고 저런 말을요?

 

그리고 묘한 것이 PC의 눈에 들어옵니다. 그늘진 침실을 둘러보니 검은색의 기이한 문양들이 줄지어 선 모습이 말이에요. ...아니, 일반적인 문양이 아니라 '손바닥'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PC가 그 모습을 살펴보니, 시커먼 손바닥의 형태는 침실의 한구석, 작은 궤가 놓여있는 벽에서부터 천장을 타고 올라가 침소까지 이어지다 끊겨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벽을 타고 움직인 흔적처럼. 

 

 

《영혼》으로 공포 판정.

핸드 아웃 <궤>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NPC에게 이 사실에 관해 묻는다면 '간혹 아주 어두운 밤이 되면 방에서 젖은 소리가 들릴 때가 있었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NPC는 벽과 천장에 있는 손바닥 자국을 볼 수 없기에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라는 얘기로 흘러갑니다. 침실에 궁인들을 세워놓더라도 소리를 들은 것은 NPC뿐이었으니까요.


 

 

 

 

 

 


마스터 장면: 전 황제의 유품

등장인물: PC, NPC

조건: 프라이즈 '허리 매듭'의 비밀 획득 후


 

<BGM 추천: "[youtube] - The Horror in the Museum H.P. Lovecraft Orchestral Horror Music">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갑자기 PC가 쥐고 있던 매듭의 황동 방울이 손놀림과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둔탁하던 방울 소리가 시끄럽게 울릴 때쯤, NPC 혹은 PC가 다급히 매듭을 덮어 잡으면 금세 잠잠해집니다.

 보기만 해도 거북함이 치미는 허리 매듭은 도대체 어디서 난 걸까요. 은실로 수놓은 검은 비단으로 감싸여져 있던 매듭은 척 보기에도 불길함이 느껴집니다. PC가 NPC에게 매듭에 관해 묻는다면, '선황의 유품으로, 용도를 알 수 없으나 계속 보관 중이었던 것'이라 답합니다.

 

선대 황제의 유품 중에 어째서 이런 것이... 만약 PC가 이 매듭을 없애려 한다면 NPC는 극구 반대합니다. 선황의 유품을 함부로 처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일 테니까요. 하지만 PC가 NPC를 '이 매듭이 '악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라는 말로 회유할 경우, NPC는 썩 내켜 하지 않겠지만 당장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알아본다는 조건 하에 PC가 매듭을 소지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사건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오늘 밤 궁의 '서고'에 출입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내려줍니다. 단 황제와 함께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NPC 성향에 따라 공포에 질려있어 서두르려 하는 것일 수도, 혹은 귀찮은 잃에 휘말려 빨리 해치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대화를 맞춰주세요.

 


!! GM 메모 !!

 

만약 PC가 며칠 정도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할 경우 마스터님의 재량에 따라, 상황 흐름에 따라 맞춰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현재 정권을 놓고 많이 많은 상황이라 PC가 홀로 서고에 출입하거나, 보는 눈이 많을 때 둘이 함께 이동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좋지 않은 뒷말이 나올 거란 사족을 덧붙일 수도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지에 따라 PC를 걱정하는 말을 하거나, 이기적인 마음에 거절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장 언제 악귀에게 먹힐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라도 요.

밤이 올 때까지의 행동은 적당히 맞춰 넘어가 주세요. (ex 우선 처소로 귀가 후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한다. 또는 황제와 다른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등등.) 


 

 

 

 

 

 


마스터 장면: 서고

등장인물: PC, NPC

조건: 4 사이클 시작 전


<BGM 추천: "[youtube] - Gesture of Resistance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OST) - 김지수">

 

자박자박, 야심한 궁의 고요함을 깨는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희미한 작은 등 하나를 들고 서고로 향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팽팽하게 조여진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어둠 속을 헤치며 부지런히 걷던 두 사람은 이내 커다란 서고 앞에 다다릅니다.

 

다만, 넓은 규모로 지어진 서고 앞은 불을 피워놓은 커다란 화로 하나만 놓여있을 뿐, 자리를 지키는 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NPC가 최대한 보는 눈을 줄이고 입단속을 하기 위해 지금 시간에 자리를 비우라 명해뒀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최대한 인기척을 줄이고 겹겹이 잠긴 문을 하나씩 열며 안으로 들어섭니다. 육중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만이 귓가에 요란하게 울릴 뿐입니다.

 

옅은 종이 냄새, 혹은 관리를 위해 피워둔 향냄새가 은은하게 맴도는 외곽과 달리, 서고의 심층부로 갈수록 케케묵은 먼지 냄새와 습한 곰팡내가 짙어집니다. 궁의 서고라고는 하나, 까마득한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 오랜 서적 특유의 냄새까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나라의 지존을 위한 지식의 창고답게 다양한 분야별 서적으로 가득 한 서고는 황제의 감시하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NPC가 황족만이 열람할 수 있는 마지막 서고 칸의 문을 열어 PC를 그 안으로 초대합니다.

 

 

핸드 아웃 <역사서>, <▒▒대 황제의 일기>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서고에서의 장면은 두 사람 간의 의심이나 긴장감을 통해 자유롭게 RP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가장 안쪽 서고로 들어간 후에도 주변 책들을 둘러보며, '몇백 년이 지났으나 견고했고 아름다움이 칭송된 기록' 혹은 쓸데없이 황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적어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게 되는 상황 등을 자유롭게 묘사해주세요. 그 이외에는 대대로 국교를 찬양하며 황제와 대신관이 함께 나랏일을 논하는 일이 잦았다는 더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공개된 핸드 아웃 <역사서>와 <초대 황제의 일기>를 찾아내는 분위기는 보다 어둡고 피비린내가 맴도는 공간이다. 라고 분위기 묘사를 해주세요.

 


 

 

 

 

 

 


마스터 장면: 전생의 기억 01

등장인물: PC

조건: 4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Dreaming (7일의 왕비 OST) - 프롬">

 

순간 쿵, 하고 땅이 흔들립니다. …아니, PC의 몸이 흔들리는 듯하네요.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고, 시야는 어둠에 잠식됩니다. 함께 서 있던 NPC는 괜찮을까요?

《암흑》으로 공포 판정.

 

평생 가시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이 조금씩 흐려지고, PC의 시야가 점차 맑게 개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PC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방금까지 서 있던 '서고'가 아닌… 낡고 초라한 작은 집 한 채. 다 무너져가는 집 마당에 흙먼지를 무시하고 무릎 꿇고 있습니다. 빛바랜 낡고 해진 옷을 걸치고,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돌탑 앞에서 두 손을 마주 쥔 당신의 몸은 어째서인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의 입이 열립니다. 당신의 입도 함께 열립니다.

 

"이 보잘것없는 곳에서 나고 자란 이가 가득하여라.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고국을 떠나지 못하오니,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계신다면 단 한 번 청을 들어주십사… 부디 하늘의 숨이 닿게 하소서. 부디 마른 땅을 적셔주시고 곱게 숙인 벼의 머리를 나눠 이게 해주소서."

 

끊임없이 간절한 기도를 속삭이며, 돌탑에 빌고 또 비는 그는, 당신은. 그 무엇도 안중에 없는 듯합니다. 물 한 번 제대로 마시지 못한 듯한 마른 입술은 겨우 혀로 축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릅니다. 밤낮이 따로 없이, 해가 뜨면 기도를 올리고 해가 지면 또 마당에 나와 기도를 올리네요. 그리고 어느 순간 당신의 앞에 어디서 굴러온 지 모를 청동 방울이 잘그락거리며 존재를 과시합니다. 그와 동시에 귓가를 파고드는 목소리.

 

"그 원(願)이 하루도 빠짐없이 귀를 어지럽히니, 내 그것을 가엾게 여겨 기회를 주마."

"그것은 내 이 땅에 주는 기회의 증표요, 조건이니."

"이 땅 모든 이에게 하늘을 알리고 신뢰를 얻으라."

 

(이때 NPC의 '본명'을 전할 수 있습니다. '본명'은 자유롭게 설정 가능하며 본 마스터 장면에서 필수는 아니나, 연출에 도움이 되신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이후 NPC가 기억을 모두 되찾은 '현재' 마스터 장면에서 본명을 밝혀도 무관합니다.)

 

당신에게 내려온 '신의 목소리'. 그렇게 빌었던 '하늘'이 당신의 기도에 응합니다.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나요. 쾌감을 느꼈나요? 안도를 느꼈나요? 그도 아니면 인제야 우리를 돌봐주기로 한 하늘이 원망스러웠나요? …그것은 '그'의 감정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감정인가요?

 

다시 시야가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다시 밝아졌을 때, 당신은 익숙한 '서고'에, NPC의 앞에 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핸드 아웃 <하늘의 목소리>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PC가 어떤 반응을 하든 과거의 기억 속이기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없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것은 자유이며, 신의 속삭임이나 신녀의 행동은 PC의 성격에 따라 자유롭게 개변해주세요. 위는 예시 지문로, 탁에 따라 지문 개변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신이 증표로 준 '청동 방울'은 신의 몸에서 꺼낸 뼛조각을 넣어 만든 방울입니다. 제 힘을 담아두었지만 부정한 방도를 따라 저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후 악신이 된 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마스터 장면: 전생의 기억 02

등장인물: PC

조건: 5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그리워 그리워서 (구르미 그린 달빛 OST) - 개미, 이건영">

 

NPC의 손이 당신에게 닿았을 때, 다시 한 번 시야가 암전됩니다.

 

……

 

당신은 그 속삭임을 따라 하늘의 이야기를 전파합니다. 메마른 땅, 갈 곳을 잃은 백성들은 곧 하나둘씩 당신에게 기대기 시작합니다.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이라고는 기적을 말하는 신뿐이니, 당신의 얘기가 참이든 거짓이든 중요치 않을 것입니다. 하늘의 힘을 빌어 병든 자를 낫게 하고, 가뭄으로 메마른 땅에서 푸른 싹을 돋게 합니다. 수많은 백성이 당신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평생 부를 일 없던 하늘을 찬양합니다.

 

…그렇게 당신의 이야기가 온 나라 안에 퍼집니다. 나라의 지존이 거하는 궁에 들어선 당신은 황제와 대면하여 감히 '하늘'을 논합니다.

 

"신께서 제게 찾아오셨으니, 그를 받들고 뜻을 따른다면 '난(還)'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로 세상이 뒤바뀝니다. 신이 필요치 않던 나라에 '국교'가 세워집니다. 마른하늘에 비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리고, 자취를 감추었던 푸른 초원이 바람에 싱그럽게 물결칩니다. 배곪던 이들이 목을 축이고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기적을 이루기 위한 힘을 빌리는 데에 마땅한 '제물'이 필요했지만요.

 

"희생 없는 힘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50년에 한 번 황제의 직계 손 중 한 명을 제물로 바치라."

 

믿을 수 없으나, 그렇다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속삭임. 이미 밑바닥까지 드러난 황제마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렇게 황실의 비밀스러운 희생이 있고, 시간은 흐릅니다. 나라는 다시 풍요로 가득 차고 평화로우나, 당신은 마음속 깊이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대로 환국이 건재하는 한, 희생은 영원히 반복될 겁니다. …제물의 희생이 없으면 환국은 다시 바닥까지 추락할 테지요.

 

인명의 희생을 강요하는 신이라니, 옳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시는 신이 어떠한 연유로 제물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부정(不正)'의 길이라는 걸 알고 있는 당신은 결심합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이 반복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힘을 모으는 날. 타락해가는 당신의 신을, 그리고 이 나라를 구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당신은 모든 것을 반복합니다. 힘을 모으기 위해, 당신의 혼(魂)은 끝없는 길을 걷습니다. 당신의 뒤를 이을 대신관에게로. 그리고 그 대신관에게서 새로 다음 대신관이 될 인물에게로. 온몸에 주술을 새긴 당신은 50년에 한 번씩 혼(魂)을 옮기며 삶을 지속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영겁의 고통이 끝나는 날, 영원한 죽음으로 뒤틀린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요.

 

 

핸드 아웃 <PC의 비밀>이 갱신됩니다.

의식 시트 <결초(結草)>가 공개됩니다.

《시간》으로 공포 판정.

 

 

그렇게 다시 시야가 '현재'의 서고로 돌아옵니다. 다만, PC를 걱정하던 NPC는 상당히 불안정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부여잡던 그는, 곧 몸서리친 끝에 눈자위가 검게 변해버립니다. 마치 '악귀'가 된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변모한 NPC는 곧장 PC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이성을 잃은 에너미 NPC와 전투 2턴을 진행합니다.

(전투가 멈추는 조건은 1. PC가 회피 실패에 피해를 본 상황, 2. 2턴까지 진행된 상황. 두 가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NPC의 전투와 관련된 어빌리티는 GM님께서 자유롭게 정해주셔도 무관합니다.)

 

 


!! GM 메모 !!

 

황제 NPC는 신으로서 아직 기억을 되찾지 못했지만, 악신로 타락해버린 신의 영혼은 한계에 도달해 이성을 잃게 됩니다. 본능적인 파괴욕구로 눈앞의 PC를 죽이려 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지요. 단, PC의 피를 보고 정신을 되찾기까지의 2턴 전투가 필요합니다. PC가 그 전까지 사망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위는 예시 지문로, 탁에 따라 지문 개변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의식 시트의 경우, 오래전 자신에게 새겨졌던 주술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마스터 장면: 현재

등장인물: PC, NPC

조건: 이성을 잃은 NPC와 전투 후 조건을 충족했다.


<BGM 추천: "[youtube] - 0815 (대장금 OST) - Eric Rigler">

 

PC를 노려보며 거칠게 달려들던 NPC는, 곧 몸이 크게 휘청이더니 이마를 짚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더 이상 PC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NPC는 바닥에 떨어진, 혹은 피에 젖은 PC의 옷자락을 보고 정신을 차린 듯합니다. 휘청거리는 모습이 정말 괜찮아졌다 보이지 않지만요.

 

 

핸드 아웃 <NPC 비밀>이 갱신됩니다.

 

 

비로소 모든 기억을 되찾은 NPC는 자신 때문에 다친 PC를 걱정하기는 하나, PC가 '신녀'라는 것을 자의로 알지 못합니다. PC를 절실히 걱정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성을 잃을 자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자가 PC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친밀하다면 걱정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네요.

 

PC와 NPC는 자신의 존재를 토로할 수도,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면, NPC는 다시 이성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대한 견뎌보려 하지만 한계가 다다른 자신은 그저 다른 생명을 해치는 악신에 불과할 테니까요.

 

잠시의 실랑이 후, 지나친 움직임 탓인지 카각, 작은 소리와 함께 지니고 있던 허리 매듭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어느샌가 깨져버린 방울에서는 새하얀 조각이 굴러 나오네요.

 

 

프라이즈 <허리 매듭>을 파기, <뼛조각>으로 갱신됩니다.

핸드아웃 <악귀>가 공개됩니다.

 

 


!! GM 메모 !!

 

신이 타락하기 전, 자신의 본체에서 작은 뼛조각을 꺼내 매듭의 방울이라는 증표로 만든 것입니다. 신을 '정화' 혹은 '소멸' 시키기 위해서는 뼛조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PC가 신녀라는 사실을 NPC가 알게 된다면, 이후 PC의 희생으로 정화되는 것을 막으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캐릭터성과 탁의 분위기에 맞게 잘 이끌어주세요.


 

 

 

 

 

 

클라이맥스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잊혀지지 않는 그 사람 (백일의 낭군님 OST) - 정세린, 주인로">

 

6 사이클이 종료되면 NPC는 다시금 이성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보고 느껴도 몸을 제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겠지요. 비틀거리던 NPC는 다시 PC에게 달려들려 하고, 몸싸움에 흔들려 떨어진 등불은 곧 주변 서책들에 옮겨붙어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좁고도 넓은 곳에는 단 두 사람뿐.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간에 번지기 시작한 불길을 보고 바로 달려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떤 선택을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잔인한 굴레를 드디어 끝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기회. 혹은 악신에게 붙잡힌 가여운 NPC를 죽음이라는 영원한 안식으로 풀어줄 기회. 그것도 아니라면 당신이 모시던 신을 소멸 시켜 환국을 정화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이 수백 년 동안 생을 반복하는 고통으로 쌓아온 이 힘을 이용한다면 말입니다. 

 

더는 죽음이란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될지도 모릅니다. 이미 자신의 끝을 계산하던 이를 위해 자비를 베푸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겠지요. …오로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에너미는 NPC로 재배틀을 시작합니다.

 

 

조사 중 어떤 의식 시트를 얻었느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갈릴 것입니다. 전투 중 PC의 행동에 따라 엔딩 페이즈로 넘어가 주세요.

 

 


!! GM 메모 !!

 

이때까지 NPC, '신'의 '본명'이 언급되어야 합니다. 오래전 직접적으로 만나기 전에 PC에게 자신의 이름을 속삭였다는 연출도, 지금에서야 본명을 고백하는 연출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NPC는 몸을 의지대로 다룰 수는 없으나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가능한 상태로, PC에게 자신의 생각만큼은 말로 전할 수 있습니다. 그의 피를 손에 묻히는 결과가 오더라도요.

 

두 사람이 전투를 시작하면 얼마 후 불길을 보고 두 사람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연출도 괜찮습니다. 거세진 불길 탓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겠지만, 그만큼 위급한 상황을 연출해 주시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엔딩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기황후 Main Theme (기황후 OST) - 김장우">

<BGM 추천: "[youtube] - 꽃잎처럼, 불꽃처럼 (해를 품은 달 OST)">

 

(아래 엔딩 지문은 모두 예시일 뿐, 탁의 상황에 맞춰 묘사해 주세요. 또한 예시에 없는 엔딩을 창조하셔도 무관합니다.)

 

Ending 01. 다음 생이 있다면.

조건: 어떤 의식도 치르지 않고 전투에서 패배를 맞이한다.

 

쿠르릉-

 

큰 소리가 울리며 서고의 기둥이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굳건했던 이 환국이 발끝에서부터 무너지는 듯합니다. 당신이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지키고자 한 이 견고한 땅. 당신의 신이 온 힘을 다해 일으켜 세워 이끌었던 이 나라.

 

참으로 작고 약한 세상이었습니다. 이리 연약하게 무너질 것을요.

…하나, 그것을 약하다 비웃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비록 옳지 않은 부정의 길이 검고 어둡더라도 희망을 품고 살아온 이들에게 누가 잣대를 세우겠습니까.

 

커다란 화마가 당신을 감싸 안습니다. 마음에 들어찬 감정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끝을 앞둔 두려움일 수도, 혹은 드디어 이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난다는 산뜻한 개운함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란 참으로 무거운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어떤 선택을 하지 않은 당신의 마음이라는 것이 말이에요.

 

다음 생이 있다면, 이런 잔인한 삶의 끝에서라도 누군가가 고단하였구나. 하며 기회를 쥐여준다면,

당신은 '이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NPC가 스러져가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떠나가는 저 뒷모습에 미련이 흐르지만 당신은 저지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곧이어 날카로운 비명이 궁 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죽이고, 또 죽이고, 끝없는 죽음으로 이 마른 땅에 피의 강이 흐를 것입니다.

 

-'난()'입니다.

 

 

 

 

 

 

 

 

Ending 02. 남겨졌으나, 잊지 아니하리.

조건: '악신 소멸' 의식을 완료했다.

 

콰직-

 

새하얗기만 하던 조각에 핏물이 번지고, 발밑에서 작은 것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뜨거운 화마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괴로운 듯 소리를 내지르며 통증을 호소하다, 이내 꺾인 무릎으로 꿇어앉은  NPC는 곧 빛무리에 휩싸입니다. 파동처럼 어둑한 안개 무리가 일렁이는 것도 빛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황제의 몸을 감싸고 일렁이던 것은, 점차 새하얀 빛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그의 입이 열립니다.

 

'내 그대에게 귀 기울였음에 한평생을 후회하였으나, 그 한 평생을 만족하였으니.'

'그대의 선택이 나의 선택이 되었음이요. 이것보다 더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당신이 익히 알고 있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신만이 알고 있는 목소리였습니다.

 

'내 끝나지 않는 한평생 동안 그대만을 사모하였고, 그대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으며

'그대라는 작은 이를 만나 다행이었구나.'

'이 한 마디 전하지 못해 어찌나 긴 세월을 허투루 보내었는가.'

 

…목소리가 사그라듭니다. 괴로운 얼굴은 사라지고, 그저 여상한 미소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것은 익숙한 미소입니다. 언제나 다정했던 그의 속삭임이, 보이지 않았던 미소가 감은 눈 안으로 그려졌던 것은 그저 기분 탓이었나요.

 

쿠르릉-

 

하늘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어두운 밤을 더 어둠에 잠기게 만들고, 곧 습한 냄새와 함께 비가 쏟아집니다. 바깥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고, 그 비에 화마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다시 시선을 돌리면,

 

빛이 떠난 자리 쓰러진 NPC만이 당신을 맞이할 뿐입니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남겨진 이의 쓸쓸함은, 다시 시간이 해결해줄 것입니다.

 

 

 

 

 

 

Ending 03. 하면 이곳이 무릉도원이라.

조건: '결초 정화' 의식을 완료했다.

 

콰직-

 

새하얗기만 하던 조각에 핏물이 번지고, 발밑에서 작은 것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뜨거운 화마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괴로운 듯 소리를 내지르며 통증을 호소하다, 이내 꺾인 무릎으로 꿇어앉은  NPC는 곧 빛무리에 휩싸입니다. 파동처럼 어둑한 안개 무리가 일렁이는 것도 빛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황제의 몸을 감싸고 일렁이던 것은, 점차 새하얀 빛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앞, 안타깝게 일그러진 그의 입술이 겨우 열립니다.

 

'…그리도 가지 말라 속으로 삭혔거늘. 어찌 한평생 이리 매정하단 말인가.'

'애석하고 애석하나, 내 언제 그대를 말릴 수나 있었던가.'

'내 그대에게 귀 기울였음에 한평생을 후회하였으나, 그 한평생을 만족하였으니.'

'그대의 선택이 나의 선택이 되었음이요. 이것보다 더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당신이 익히 알고 있는 목소리가 아니었으며, 또한 익히 알고 있는 목소리입니다. 괴로운 듯 일그러진 얼굴엔 쓰디쓴 미소가 자리하고, 당신을 붙잡을 손조차 내밀지 못합니다.

 

그는 한없이 강하고 고귀한 존재입니다. 당신의 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당신의 믿음만을 쥐고 제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다시 만난 이날까지도요. …그의 몸이 하얀빛으로 일렁입니다. 이제는 어둠을 버리고, 감히 손을 뻗어 볼 용기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밝게. 흩어지는 두 사람의 빛무리는 분명 서로 다른 끝을 예고하는 것이겠지요.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배웅의 빛과, 이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소멸을 말하며 흩어지는 빛무리. 그리 그리워하던 이들이 언제 또다시 빛이라도 되어 스쳐볼 수 있을까요. 단 한 번만이라도

 

쿠르릉-

 

하늘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어두운 밤을 더 어둠에 잠기게 만들고, 곧 습한 냄새와 함께 비가 쏟아집니다. 바깥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고, 그 비에 화마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복사꽃 향이 흩어집니다.

 

무릇 무릉도원에서 찾아온 이의 향이 이런 향일까요.

 

 

 

 

 

 

핸드아웃
PC :: 비밀

쇼크: 없음


당신은 3년 전 대신관이었던 스승을 죽이고 자리에 오른 자다.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있다.
스승을 죽인 당시의 기억은 충격의 여파 때문인지 떠오르지 않으나, 스승의 주검 옆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정신이 들었던 것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타인이 보기 전 자리를 피한 덕에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았고, 가장 우수한 제자인 당신이 다음 자리에 올랐지만…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이 부정 탄 당신으로 인한 것이라면?

신탁 따위 받아본 적도 없는 자격 없는 가짜 대신관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이 사실을 들키지 않고 벌어진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소문 소문 :: 비밀

황제와 관련된 소문.
궁인들 사이에서는 쉬쉬하며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궁인이 말하는 소문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궁에는 수많은 소문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마련이고, 그에 관해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떠버릴 테니까.


쇼크: 없음

'황제가 밤마다 귀신에게 시달리고 있다.'

입가를 가린 채 소곤거리는 궁인들 사이에 퍼진 소문은 밤바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황제로 인해 생긴 모양이다.

궁인이 알려주는 소문들을 하나하나 맞춰보자면, 황제가 악몽에 시달린 지 3년은 된 모양인데…? 소문이 퍼진 것은 최근으로, 여태까지 이야기가 귀에 들려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궤 :: 비밀

검은 칠이 되어있는 상자에는 금색 염료로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그려져 있다.
납작하고 크기가 크지 않은 것이, 장신구를 넣어두는 궤처럼 보이는데?


쇼크: 없음

궤 안에는 탁하게 색이 바랜 허리 매듭이 들어있다.
NPC가 착용했던 걸까? 황제가 착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출하여 예법에 맞지 않는 데다가 어딘가 음침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평소에 황제가 착용한 걸 본 기억도 없는데…

프라이즈 <허리 매듭>을 획득한다.

NPC NPC :: 비밀

당신은 환 나라를 다스리는 어진 이, '황제'다.
안 그래도 나라 안팎으로 혼란하여 고민이 큰데, 이번에는 매일 밤 골머리를 앓게 되는 사건이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고민이 깊어진 탓인지 악몽을 꾸기 시작했는데, 이 소문이 궁인들 사이로 퍼진 모양이다.

당신의 【사명】은 '대신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해결하고,
나라가 '난(難)'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쇼크: PC

당신은 3년 전부터 악귀와 대치하고 있다.
밤마다 악몽을 꾸는 것이 시작이었다. 곧이어 환각까지 보게 되어 심신이 쇠한 탓에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당신은 귀신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또렷하게 듣고야 말았다.

"그자들의 제(祭)가 이어지니, 네가 내 것이로구나."

환에서 신관들이 지내고 있는 제(祭)는 '하늘'에게 비는 것이 아니다. 저 악귀와 관련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3년 전 제사를 이끌기 시작한 PC가 당신을 몰아내려 일을 꾸민 걸까?

이 나라에서 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분명 언젠가, 당신은 귀신에게 먹혀버리고 말 것이다.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모든 일의 원흉인 PC를 제거하는 것이다.

《죽음》으로 공포 판정.

(NPC가 귀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거나 본 것은 자신과 관련된 '환각'으로, 정말 귀신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프라이즈> 허리 매듭 <프라이즈> 허리 매듭 :: 비밀

황제의 침실 서랍에 들어있던 허리 매듭.
거무죽죽한 붉은 색과 검은색의 실로 얽어 만들어졌다.

중앙에 달린 황동 방울은 움직일 때마다 움직여 소리를 내는데, 어쩐지 맑은소리보다는 투박한 소리에 가깝다.

이 프라이즈의 소유자는 드라마 장면에서 자유롭게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쇼크: PC


알 수 없는 무언가의 피로 적셔진 실과 검은색의 실로 엮인 불길한 매듭. 손을 탄 느낌보다는 오래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황동 방울에는 「決死報國(결사보국)」 이라는 글이 적혀 있으며, 이런 것은 일상 착용을 위한 장식이 아닌, '저주'에나 쓰일 물건이다. …이런게 어째서 황제의 침실에 있는 거지? 분명 황제의 문제도 이 허리매듭에 관련있는 것이 틀림없다.

역사서 역사서 :: 비밀

서고 깊은 곳, 사방을 가득 채운 책장에 쌓여있는 역사서.
가장 오래된 것들은 표지부터 먹이 번져 확인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중간중간 검고 갈색으로 얼룩져 있는 서적들은 뭐가 묻은 거지?


쇼크: PC

자세히 살피니 서적에 묻은 얼룩은 무언가의 혈'血'이 묻어 색이 바랜 것임을 알 수 있다.

「건국 당시 환나라는 대륙의 가장 작은 땅이었으니, 이를 두고 다른 이들은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소국이라 말했노라.」
「땅이 곪아 벼 이삭 한 줌 남지 않을 때쯤 '하늘'의 부름이 내렸는데, '하늘'을 받드는 이가 황제 폐하 앞에 친히 나타나 이 나라가 다시 번성토록 기꺼이 도움을 주었으니, 그 이후로 환국에는 '국교'가 세워졌도다.」

「하나, 하늘의 힘을 품기에는 이 나라의 그릇이 마땅치 않아, 50년에 한 번 하늘 아래 대신관이, 그리고 황실 후계 중 한 명이 명을 달리하였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나라의 안녕을 위한 일이었기에 궁 밖으로 소식을 알리는 것을 금하였다.」

…잠깐, 아래 내용은 전 대신관에게서도 들어본 적 없던 내용인데?

《역사》로 공포 판정.

▒▒대 황제의 일기 ▒▒대 황제의 일기 :: 비밀

오래전 기록되었던 일기장은 보존을 위해 여러 천과 종이를 덧대어 두텁게 만들어졌다. 본래라면 함부로 손댈 수 없을 텐데….

몇 대 전인지도 모를 황제의 이름이 적힌 일기장은 낡아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다. 누렇게 바래진 책은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검고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


쇼크: 없음
('전생의 기억 02' 마스터 장면 이후 확인한다면 <쇼크: PC>로 변경됩니다.)

「출신모를 당돌한 이가 하늘에 대해 논하던 것이 달포도 되지 않은 듯 한데, 이제는 그대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구나.」

「이제와 감히 묻건데, 그대는 이 나라의 모습이 만족스러운가. …그저 스러져가는 이 땅에 단 한번만이라도 숨을 불어넣어달라 빌었던 모습이 안타까워 손을 뻗었건만, 이제는 그 원을 빌던 이가 사라진 땅에 이 몸 홀로 섰구나.」

「내 그대의 곁에 서고자 모든 것을 버리고 한낱 보잘것없는 인간의 몸에 깃들었으나, 그대의 원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이 몸은 끊임없이 이 삶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무릉도원을 뒤로하고 제 본분을 뒤로하였으니, 삿된 곳에 힘을 쏟는 이 몸은 언제 악귀가 될지 모를 일이라, …내 이 땅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 전 마지막 방도를 남길 것이다.」

「내 끝나지 않는 한평생 동안 그대만을 사모하였고, 그대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으며, 그대를 만난 것을 후회한다.」


…분명 '황제'의 일기라 적혀있지 않았던가? 글을 읽을수록 황제가 적었다기엔 어째서인지 분위기가… 순간 툭, 하고 일기장에 껴있던 종이 두 장이 떨어졌다.

【의식 시트 :: 악신 소멸 】을 획득한다.
프라이즈 <초상화>를 획득한다.

<프라이즈> 초상화 ('전생의 기억 01, 02' 장면 진행 전 확인할 시) <프라이즈> 초상화 :: 비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이 바랬고 낡아진 종이.
위에는 흐릿하지만 두 인물이 그려져 있다.

실력 좋은 화원이 그려냈는지 한 폭의 그림은 아직도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

이 프라이즈의 소유자는 드라마 장면에서 자유롭게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쇼크: 없음

한 여인과 황제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그려진 초상화는, 봄날 꽃놀이를 즐기던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 것인지 부드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어째서 이 인물들이 눈에 익는 걸까? 예전에 본 적 있는 그림이던가?

(이후 '전생의 기억' 장면이 진행, 그리고 아래 비밀로 갱신됩니다.)

('전생의 기억 02' 장면 진행 후 확인할 시) <프라이즈> 초상화 :: 비밀

쇼크: PC

머리가 맑아지니 이 모든 것들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익숙하다 느꼈던 인물들은 가장 '처음'의 당신, 그리고 황제의 후계자였던 '황태자'다.

첫 제물의 희생이 있고 후계자가 정해졌을 무렵, 이 '황태자'와 처음 마주했던 때로 기억한다. 가만 보니, 이 초상화가 있던 일기장의 이름이 황태자와 동일하지 않은가.

…그는 왜 처음 만났던 당신에게 그리도 다정했던 걸까.

의식명 악신 소멸
단계 절차의 이름 지정 특기 참가 조건 페널티
1 악신의 '본체'에서 나온 '신체의 일부'를 준비한다. 없음 【프라이즈 :: 뼛조각】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성 1 감소
2 악신에게 빙의된 자의 혈이 준비된 것에 묻어나게 한다. 《찌르기》 의식 시전 자가 '신관'의 직책을 지닌 자 여야만 한다. 없음
3 악신의 '본명'을 부름과 함께 준비된 것을 파괴한다. 《파괴》 혹은 《소각》 악신의 '본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없음
하늘의 목소리 하늘의 목소리 :: 비밀

그는 그 후로 하늘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귀와 머리를 울릴 땐 정신이 맑아짐을 느꼈습니다.


쇼크: 없음

그는, 당신은 나지막이 들려왔던 그 목소리를 기억한다.

그는 언제나 당신에게 다정했다. 무리한 요구를 하되, 언제나 당신을 걱정하고 위하는 목소리였다.

언제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 무단히 속삭였다.

(갱신) PC :: 비밀

쇼크: 없음

당신은 환국의 초대 신녀이자 수백 년 동안 육체를 옮기며 되풀이되는 생을 살아온 자다. 앞서 세상을 떠난 대신관도 당신의 전 육체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금의 육체로 새로 혼을 옮긴 것이다.

이번 육체로 들어온 순간 무언가의 부작용으로 기억이 사라졌던 것 같지만… 모든 기억을 되찾은 지금은 알 수 있다.

당신의 영혼에 새긴 주술을 시전할 수 있는 힘이 모였다는 것을.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자신의 소멸로 환국과 모시던 신을 정화하는 것이다.

의식명 결초(結草) 정화
단계 절차 지정 특기 참가 조건 페널티
1 악신의 '본체'에서 나온 '신체의 일부'와 '의식 시전 자의 흔적'을 준비한다. 없음 【프라이즈 :: 뼛조각】,
【프라이즈 :: 초상화】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성 1 감소
2 의식을 시전하는 자의 혈이 준비된 것에 묻어나게 한다. 없음 의식 시전 자가 '초기의 기억'을 모두 소지한 자여야만 한다. 없음
3 악신과 자신의 '본명'을 부름과 함께 준비된 것을 파괴한다. 《파괴》 혹은 《소각》 악신의 '본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없음
(갱신) NPC 비밀

쇼크: PC

당신은 환국의 난(亂)을 거둔 이이자, 악신으로 타락해버린 퇴색한 '신'이다. 수백 년간 육체를 옮기며 끝나지 않는 삶을 반복해왔지만, 이제 더는 제물이 없어 이 나라의 난을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드디어 자신의 기억이 모두 돌아왔지만, 이미 부정한 힘이 강해져 의지에 한계가 왔다. …하지만 당신은 이때를 위해 '의식'을 마련하고 소멸을 준비해왔다.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자신의 소멸로 환국과 신의 영혼을 정화하는 것이다.

(갱신) <프라이즈> 뼛조각

깨진 청동 방울 안에서 나온 것은 작고 새하얀 '뼛조각'. 매듭과 방울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으나, 정작 그 안에서 나온 뼛조각은 백지장처럼 새하얗기만 하니…

'누구'의 뼛조각인 걸까.

이 프라이즈에는 비밀이 없다.

악귀 악귀 :: 비밀

눈에 보이지 않는 악귀는 오로지 NPC만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째서 NPC가 악귀에게 조종당하는 것 같지?


쇼크: PC

우리를 따라다니는 듯했던 '악귀'는 NPC에게 빙의된 것이 틀림없다.

다만 '악귀'로 알고 있던 존재는 사실 당신이 모시던 '하늘'이자, '신'이다. 고결한 신이 타락한 지금, 모두가 우러르던 하늘은 죽음과 혼을 탐하는 악신이 되었으니.

그를 막을 방법은 '소멸', 혹은 자신의 혼을 이용한 정화뿐이다.

《혼돈》으로 공포 판정.

 

 

 

 

 

 

후기

 

첫… 인세인 시날이네요. 사실 인세인은 아직 걷지도 못하는 수준이지만 한 번쯤 시나리오를 적어보면 더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후기는 플레이보다 시나리오 작성이 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경우의 수 계산에 너무 약한 편이라.

 

동양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싶다.라는 마음과 인세인 10번 정도 플레이어 시켜주면 1인 소관 인세인 시날을 적어드리겠다는 약속이 합쳐져 유야무야 적기 시작했던 시나리오입니다. 지인분들의 많은 도움도 받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자주 플레이어 시켜주세요.

 

저는 신, 신관, 황제 이런 소재에 굉장히 취향이 가중되어있는 편입니다. 동양이 되었건 서양이 되었건 간에요. 아마 이번 시나리오도 읽어보시면서 제 취향이 잘 보이셨을 거라 생각되는데… 갑자기 이런 지독한 로맨스를?! 하고 놀라시진 않을까 적으면서 조마조마했네요.ㅠㅠ 첫 인세인 시나리오인 만큼 부족한 점이 넘쳐흐를 거라 생각하는데, 아무쪼록 멋진 마스터님들께서 세션을 잘 진행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같은 세계관을 통해 시나리오 하나를 더 작성해볼까 싶은데, 여유가 될 지 모르겠네요...

 

본 시나리오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비공개 예정이 없으니 편하게 즐겨주시면 감사드립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즐거운 TRPG가 되시길 바랍니다!

 

 

Thanks to.

 

이한(불곰님)|몽연(나물님)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http://naver.me/5ycGuMpm

 

 

 

(지인 지원 시나리오 카드입니다.)

 

로맨스 판타지는 대부분 슬픈 전설이 하나 있어.

그건 바로―

 

 

 

 

 

 

개요

얼마 후면 다가올 연인들의 날 '발렌타인'.

연인 혹은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사람에게 초콜릿을 전하거나, 받을 멋진 기회가 생기는 날입니다. 매년 반복되는 날이긴 하지만, 은근한 기대심이 차오르는 날이라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겠네요.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기회가 오는 날인 '발렌타인'은 마찬가지로 당신에게까지 하루하루 다가오며 두근거림을 선사합니다.

 

당신의 '그' 사람에게 초콜릿을 받기 위해서.

당신의 '그' 사람에게 초콜릿을 전하기 위해서!

 

… …그런데,

뭐라고요? 고작 침대에서 잠을 자다 깼을 뿐인데, 당신은 정혼자가 있는 로맨스 판타지의 메인 주인공!! 당신의 '그' 사람은 서브 주인공이라고요?! 거짓말?!?!?!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약칭: <서브초코> 

* 인원: KPC 1명|PC 1명| 1:1 타이만 시나리오

* 추천 관계: 연인·짝사랑·맞짝사랑

(PC추천: 오기가 셈, 잘 휘말림, KPC를 더 많이 좋아함 / KPC추천: 서브 주인공이 될 마음가짐이 있는 사람)

(초콜릿을 받기 위해 필사적이거나, 전하기 위해 필사적인 관계가 좋습니다)

* 시나리오 배경: 서양풍 로맨스 판타지

* 분위기: 약 쿠소·로맨스 코미디

* 소요 시간: 6시간~8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KP 재량에 맡기는 부분과 임기응변이 필요한 부분이 많습니다)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손놀림|승마|전투 기능

* 로스트 가능성: X

* RP·조사 위주|전투 가능성 O|추격 가능성 O|레일로드 형

* NTR에 대한 묘사 유의 (탐사자에게 정혼자가 있다는 설정. 관계가 과하지 않습니다.)

 

* 헌정 시나리오로 KPC를 여성, PC를 남성으로 가정하고 작성하였으나 플레이와는 무관합니다.

* 탐사자가 많이 굴려질 수 있습니다. 탐사자를 괴롭히고 돈고쇼를 보고 싶으신 KP님께 추천드립니다…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키퍼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크툴루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상 NTR(탐사자에게 정혼자가 있다는 설정. 관계가 과하지 않습니다.)로 느끼실만한 소재가 있으니 필히 유의해 주세요.

 

라이터의 특성상 지문이 긴 편에 속합니다. 플레이 상황과 취향에 맞게 지문들을 개변해주세요.

 

진상과 배경 설정을 제외한 모든 개변을 허용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본 시나리오에서는 자체 해석이 다른 진상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이 이야기가 시작되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도, 복잡한 과정도 번복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발렌타인 데이'가 다가오는 것과는 무관하게, '로맨스 판타지'에 빠져버린 사교도의 철없는 멤버 하나로 시작된 이야기지요.

 

한 영국의 유서 깊은 귀족 가문 출신이었던 사교도 가족들은 대대손손 '니알라토텝'을 섬기는 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가장 골칫거리였던 점 하나. 그들의 유일 무구한 자식이 '로맨스 판타지'에 빠져 온갖 소설과 만화를 끌어안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자신의 '유서 깊은 집안', 그리고 오래전 이어진 '귀족의 혈통'! 그리고 '다른 의미'로 아름답기까지 한 신을 모시니 이 얼마나 완벽한가요? 이대로라면 자신도 로맨스 판타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고 말고요. 신을 위해서 열심히 제를 올리고 바라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이 세상의 주인공이 되어 낭만적인 사랑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기도를 듣고 지켜보던 니알라토텝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세상의 주인공, 그것도 환상에 지나지 않는 '로맨스 판타지'의 주인공이라니… 어릴 때 스쳐 지나갈 만한 생각을 소원으로 품고 있는 그의 기도는 그다지 와닿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흔한 로맨스로 이어질 것이라면 재미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니알라토텝은 다른 방면으로 생각합니다. '보통 로맨스 판타지에는 '메인 주인공'과 '서브 주인공'이 나뉘기 마련.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는 '서브 주인공'의 영역에 얽히게 된다면 조금 더 재미를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습니다. 역시 사랑은 '역경과 고비'지요! 비록 니알라토텝의 장난 대상이 초콜릿 가게를 구경하던 KPC로 인해 얽혀버렸지만요.

 

 

 

 

 

 

KPC 정보

본 시나리오는 KPC를 여성, PC를 남성으로 가정하고 작성되었으나 본문상 초콜릿을 만드는 것은 탐사자가 참여하기 때문에 성별과는 무관합니다. 서로 초콜렛과 마음을 전달할 의지만 있다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KPC는 다가오는 발렌타인 데이를 위해 초콜릿을 준비하려 가게를 들렀을 수도, 혹은 기대에 찬 마음에 가게를 지나가다 기웃거렸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연의 일치로 들려버린 가게가 사교도의 집안이 운영하던 유명 브랜드였다는 점이 문제였겠네요. 가게에서 서비스로 나누어주던 미니 초콜릿. 그 초콜릿에는 가게의 상표 텍이 붙어있고, 그 뒤에는 이 문제를 발생시키는 마법진이 로고처럼 그려져 있습니다.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며 마법의 크기를 키우려 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KPC가 가져가 버린 마법진이 중심이 되어버렸네요.

 

그렇게 발렌타인을 하루 앞두고 발동해버린 마법진. 마치 가상 게임 시스템에 빠져버린 듯 세상이 변해버리고 KPC의 기억마저 바뀌어버립니다. KPC가 '서브 주인공'으로 선정되면서요. 이 '사랑'이라는 이름의 '역경과 고비'를 이겨낼 주인공은 바로 탐사자. …이 천진하고 화려하기만 한 세계에서 탐사자는 서브 주인공인 KPC와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이 거짓 세계에 빙의가 된 듯한 탐사자는 마음이 담긴 '초콜릿'을 전달함으로써 탈출이 가능합니다.

 

탐사자가 세션 도중 고백을 하려 한다거나, 발렌타인 당일 만든 초콜릿을 KPC에게 전하려 한다면 주변에서 방해가 무차별적으로 쏟아집니다. KP님께서는 탐사자가 마지막 날까지 고백을 하지 못하도록 필사적으로 방해해주세요.

 

(로맨스 코미디 장르를 표현하고자 억지스러운 세계관, 메타 시스템 들어가 있어 KPC가 조종될 수 있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에 민감하신 분께서는 주의 부탁드립니다. 또한 세션 진행 시 지문을 그대로 송출하시는 것이 반복된다면 KPC의 분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아예 1인 시나리오에 가까워집니다. 중간중간 RP를 많이 섞어주세요.)

 

 

 

 

 

 

시나리오 전개

 

01. 일어나세요, 공작님!

<BGM 추천: "[youtube] - Another Day of Sun - La La Land OST">

<BGM 추천: "[youtube] - 호텔 델루나 BGM(브금) - Deluna Waltz|otel Del Luna background music, Various Artist ost">

 

짹짹-

 

전날 꽤 피곤했던 하루를 보냈던 건지 깊은 잠에 빠졌던 탐사자. 포근한 침대의 감촉은 더없이 황홀하고 행복함을 안겨주지만, 창가에서 들리는 새의 지저귐 그리고 눈 부신 햇살만큼은 피할 수 없습니다. 탐사자가 졸린 눈을 깜빡이며 시야를 살피면 곧 부스럭거리며 커튼을 정리하는… 새하얀 앞치마를 맨 메이드복의… 잠깐, 메이드복? 단정하게 머리를 넘긴 사람이 넓은 방을 한 바퀴 돌며 정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공작님, 일어나셨나요? 오늘은 날씨가 무척 좋답니다."

"곧 세안을 위한 물을 올릴 테니 조금 기다려주시겠어요?"

 

다소곳한 모습으로 인사를 올리는 사람은 어쩐지 당신을 '공작'이라고 부르는데…? 저게 다 무슨 말이죠? 저 사람은 누구고, 왜 자신을 '공작'이라 부르는 것이며, 이 넓고 화려한 방은 다 무엇인가요?! 고급스럽고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장식과 그림들은 박물관이나 가야 볼 수 있을 법 한데도요?! 설마 자는 사이에 납치라도 당한 건가?! 《SAN 0/1》

 

 

《관찰력》

성공▷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탐사자에게 익숙한 것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영화 세트장에라도 온 것 같은 장소라니… 가짜로 만들어진 영화 소품과는 달리 고급스러움이 가득한 이곳의 가구들은 일부러 '억지스럽게' 꾸며진 느낌을 주지도 않고요. 침대 옆 창가에서는 작은 새 두 마리가 사이좋게 부리를 비비며 애정을 과시합니다. 마치 동화나 볼 법하네요.

 

실패▷ 주변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탐사자에게 익숙한 것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침대 옆 창가에서는 작은 새 두 마리가 사이좋게 부리를 비비며 애정을 과시합니다. 마치 동화나 볼 법하네요.

 

 

(시나리오의 가장 극적인 배경을 위해 탐사자를 '공작'으로 설정하였으나, 캐릭터의 설정이나 키퍼님의 취향에 맞게 다른 계급으로 변경하셔도 무관합니다.)

 

시녀의 말에 탐사자가 어떤 반응을 하든, 그는 '의아한 시선'은 던지더라도 탐사자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이곳의 세상은 '탐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니까요! 탐사자가 《심리학》 판정을 한다면 '시녀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을뿐더러, 자신을 무척이나 신뢰하고 있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이야기를 통해서도 탐사자가 모든 것을 부정한다면 시녀는 탐사자 신분에 대해서 차근차근 이야기해주기 시작합니다.

 

다만… 하지만 시녀와의 대화에서 알 수 있는 정보는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01. 탐사자가 있는 곳은 '다크 발렌타인 춰컬릿 도-나스'왕국.

02. 탐사자는 능력이 출중해 모든 이의 선망의 대상이며, 왕에게도 인정받은 인물.

03. 일부 사람에게는 냉정한 성품이라 알려졌지만, 사실은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인을 아낀다는 점.

 

 

 

…? 그다지 영양가 있는 정보는 아닌걸요? 왕국의 이름은 왜 저런 거죠? 대체 어디부터 태클을 걸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패닉에 빠져 도망가려고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시녀와 《근력》 대항에 부딪혀야 합니다. 하지만 이곳에 배치된 시녀의 경우 일반적인 사람이 아닌 '고등 쇼고스' 입니다. 《근력 75》를 지니고 있으며, 자세한 수치들은 룰북 298p를 참고해주세요. 시녀는 씨름을 하던 도중 안 되겠다 싶다면 '공작님의 안정을 위해!'라는 이유로 또 다른 시종들 1D5명을 호출합니다.

 

(탐사자가 원한다면 전투 진행도 가능합니다. 편하신 대로 진행해주세요. 다만 공작을 공격할 수 있는 시녀가 존재할 수는 없기에 탐사자의 선공격으로 시작되며, 시녀의 턴이 돌아온다면 시녀는 반격과 공격을 진행하지 않습니다. 시녀의 체력을 깎을 수는 있되 탐사자의 체력이 깎이지는 않게 해주세요.)

 

또한 시녀와 씨름을 벌일 시, 탐사자는 강제 《정신력》 판정을 진행하게 됩니다. 판정에 성공한다면 순간 '젤리 거품 같은 모습으로 몸이 흘러내리는 모습'의 환각을 마주합니다. …잠이 덜 깬 걸까 싶겠지만요. 이 경우 기괴하지만 스치듯 짧게 보았던 모습이기에 《SAN 1/1D3》만큼의 이성 피해를 입습니다. 

 

 

《지능》

성공▷ 무슨 말을 해도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고 뭔가의 '정석'대로만 말하는 듯한 시녀. 그래요, 그가 말하는 건 꼭 '소설' 속에서나 나올 법하지 않나요? 보이는 것들과 듣는 이야기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지만, 결국 당신을 위협하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의 당신은 안전하다는 말이겠네요.

 

실패▷ 눈앞에 보이는 것들과 듣는 이야기는 당황스럽기 그지없지만, 결국 당신을 위협하는 행동은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지금의 당신은 안전하다는 말이겠네요.

 

 

그렇게 탐사자가 이 당황스러운 상황에 최대한 진정한다면, 곧 노크 소리가 들리고 다른 하인이 들어와 씻을 물과 수건을 대령합니다. 제대로 눈조차 마주치지 않고 깍듯이 고개를 숙이며 예를 취하고 있는 모습은… 정말 당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듯한 느낌이네요.

 

"몸은 괜찮으신가요?"

"어제 늦은 시간까지 업무를 보시느라 식사를 거르셨으니 식사는 꼼꼼히 잘 챙겨드리라 집사님께서 이르셨습니다."

"곧 있을 '행사'에 참여하시기 위해 오늘 '정혼자'이신 '백작 영애'께서 찾아오시기도 하고요."

 

…정혼자? 갑자기 정신이 확 드는 말입니다. 갑자기 무슨 정혼자? 하지만 시녀는 탐사자의 반응은 아무렇지 않다는 듯 "오늘도 공작님께 잘 보이기 위해 어여쁜 드레스를 입고 오시겠지요? 언제나 사랑스러우신 분이세요." 하며 미소지을 뿐입니다. 마치 당신이 복받은 사람이라는 시선이네요.

 

만약 탐사자가 정혼자에 대해 묻는다면, 시녀는 황홀한 듯한 표정으로 양 뺨에 손까지 얹어가며 "세상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한 쌍"임을 강조해 말합니다. "모든 국민과 폐하께서 두 분의 약혼을 축하하셨었지요. 붉은 장미가 한가득 피어있던 저택의 정원에서, 공작님께서 모두가 바라볼 때 청혼하셨으니… 아아, 얼마나 낭만적인지!"라고 하면서요. 몸까지 베베 꼬는 것을 보니 정말 엄청난 상상을 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날조입니다. 탐사자의 캐릭터성에 맞춰 청혼을 받았다. 라고 개변하셔도 무관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커플이었고, 많은 이들에게 시기와 질투도 받았다. 등의 말도 붙여주시면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탐사자가 '행사'에 관해 묻는다면 아래와 같은 정보 전달이 가능합니다.

 

 

 

01. 왕국에서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발렌타인 데이' 행사며, 내일 주최가 된다.

02. 무도회와 사냥 대회는 물론이고 그 날밤 탐사자와 백작 영애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

03. 발렌타인 데이란? 사랑을 담은 초콜릿을 만들어 상대방에게 전하는 국가 대표 연례 행사. 성별과 무관하게 초콜릿을 전할 수 있다.

 

 

 

 

!! KP 메모

 

정혼자라거나 결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탐사자가 당황해 KPC의 행방에 대해 물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난 후 KPC에 관한 언급이 나오지만, 먼저 질문을 할 경우 KPC의 소개를 미리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아래는 예시로, KP님의 로판 취향에 맞게 설정해주세요. 단, KPC는 '메인 주인공'과 이어질 수 없는 '서브 주인공'이라는 점에 치중하여 설정해주시길 바랍니다.

 

 

KPC 프로필

 

한때 공작인 탐사자와 남쪽에 있는 '쇼콜라 광산'을 두고 경쟁했던 후작.

어릴 때부터 알고 지내던 당돌한 성격의 후작 영애로, 현재는 탐사자처럼 직급을 물려받고 가문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사업과 관련된 일도 함께 논의할 정도로 두 사람은 항상 붙어 다녔으며, 주변에서도 인정한 둘도 없는 '친우'입니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탐사자와 사랑에 빠진 백작 영애를 불편해했는데, 그 모습이 종종 눈에 보일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후 탐사자와 백작 영애의 결혼 예정이 잡힌 후에는, 서로 바빠 만나는 일이 드물었습니다.

 

(이 세계에서는 탐사자와 KPC가 얼마나 가깝고 교류하는지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관심이 없습니다. '서로 맺어질 리 없는 사람!'으로 설정되어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가 KPC에 관해 어떻게 말을 하고 대우를 하든 '두 사람은 친우니까 당연해!'라고만 인식합니다.)

 

 

 

 

어느 정도 대화를 마무리 짓는다면 시녀는 곧 가벼운 튜닉을 옷장에서 꺼내 탐사자에게 건넵니다. 가볍고 심플하지만 은색 실로 고급스러운 문양이 놓여진 튜닉이네요. 탐사자가 준비를 마치면 시녀는 곧 "식당으로 모시겠습니다." 하고는 문으로 손짓합니다. 탐사자가 그 말에 응답하는 순간, '띠리링―♪' …지금 상황에서는 들릴 리 없는 명랑한 알림이 들리며 탐사자의 앞에 반투명한 알림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일어나세요! 공작님!"
Completion!

 

'메인 주인공' 첫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완벽''로맨스'를 위한 첫걸음!

 

과연 주인공은 진정한 사랑을 이룰 수 있을까요?

 

 

 

…? 이건 무슨 말이죠? 창이 나타나면서 어디선가 환호와 박수 소리도 들리더니… 곧 알림창은 반짝이는 꽃잎으로 산개되어 흩어집니다. …이 무슨 게임의 한 장면 같은…? 그것도 그 알림창이 당신에게만 보이는 것처럼요? 《SAN 0/1》

 

탐사자가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이하든 말든 시녀는 전혀 신경 쓰는 듯하지 않습니다. 그저 여상한 미소를 지으며 문을 열고 앞으로 안내할 뿐이네요. …그렇게 탐사자가 손짓에 의해 문밖으로 나서는 순간, 탐사자는 강제 《정신력》 판정을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판정에 성공한다면 순간 '젤리 거품 같은 모습으로 몸이 흘러내리는 모습'의 환각을 마주합니다. …하지만 다시 정신을 차리고 뒤돌아보면 미소짓고 있는 시녀만 있을 뿐이네요. 《SAN 1/1D3》 만약 탐사자가 이전 시녀의 환각을 본 후라면 두 번째 보았을 땐 이성 판정 《SAN 0/1》 로만 진행합니다.

 

… …

 

 

 

 

 

 

02. 저희는 '천생연분'이에요!

<BGM 추천: "[youtube] - “Summer Montage / Madeline” - La La Land (2016)">

 

두 사람이 방 밖으로 나오면 넓고 붉은 카펫이 복도를 따라 길고 넓게 깔린 모습이 보입니다. 방 밖에 대기하고 있던 하인과 하녀들이 머리 숙여 인사를 하고, 탐사자가 걸음을 옮기는 복도 중간중간에는 조각상과 화병들로 장식이 되어있네요. …그리고 곧 1층으로 내려가는 넓은 중앙 계단과 함께, 벽면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초상화>가 보입니다. 부모님과 누이, 그리고 탐사자가 그려져 있는 가족 초상화. 고급스러운 드레스와 코트를 입고 있는 가족이라니… 이런 초상화에 그려졌던 기억도 없지만, 정말이지 낯선 풍경만이 당신을 반길 뿐입니다. 이대로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나요?

 

(초상화는 탐사자의 가족 설정대로 개변을 부탁드립니다. 만약 가족들의 행방을 묻는다면 형제자매들은 혼인 혹은 개인 사정으로 분가 중이며, 부모님께서는 직위를 물려주신 후 여행을 즐기고 계신다 둘러대 주세요. 종종 선물과 함께 편지를 보내온다고 하면서요.)

 

 

<초상화>

《관찰력》

성공▷ 고급스러운 초상화를 가만히 보고 있자니… 흐물렁, 잠깐 초상화의 얼굴 부분이 녹아내리고 있잖아요? 1초, 2초가 지날수록 흐물거리던 초상화의 얼굴 부분은 기괴하게 흘러내립니다. 차마 마르지 못한 페인트가 흘러내리는 것처럼요. 대체 이게 뭔데요?!?! 《SAN 0/1》

 

실패▷ 고급스러운 초상화는 흠잡을 곳이 없어 보이지만, 어쩐지 붓질이 거칠게 되어있는 듯합니다. …급하게 마무리를 지은 느낌이라 찝찝한데, 화가의 개성인 건가? 초상화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당신 뒤로 "공작님, 준비된 식사가 식을지 모르니 서둘러주세요."라는 독촉하는 시녀의 말이 들립니다.

 

 

…어라? 그러고 보니, 집안 곳곳에서 달콤한 향이 맡아집니다. 코가 아플 정도로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이 달콤한 향기는… 혹시 초콜릿? 식당에 가까워질수록 향이 짙어지네요. 벌써 디저트까지 준비가 끝났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탐사자가 이제 막 식당 앞에 도착했을 때, …저런, 무려 공작씩이나 되는 탐사자가 도착한 줄도 모르고 문 앞에 하녀 두세 명이 모여 쑥덕거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뭐 그렇게 신났는지 간드러진 웃음소리 하며… 하지만 뭔가… 뭔가 이상합니다. 춤을 추듯 박자 맞춰 스탭을 밟는 모습, 입가를 가렸다 내렸다 하며 쑥덕거리는 모습은 뮤지컬 연기를 한다고 해도 믿을 수 있겠어요.

 

 

《관찰력》

성공▷ …눈치 없고 이상한 하녀들을 자세히 살피면, ? 그들의 얼굴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코'와 '입'밖에 없습니다. 이목구비가 어영부영 있기는 한 것 같은데, 정확한 얼굴이 자세히 보이지 않아요! 아니, 애초에 눈코입이 존재하는 게 확실한 건 맞을까요? 《SAN 0/1》

 

실패▷ …눈치 없고 이상한 하녀들은 흐릿한 인상을 가졌습니다. 이거 뭐 다 똑같이 생겼다고 말해도 될 정도네요. 어떻게 이런 성의 없는 존재감이람?

 

 

《듣기》

성공▷ 

"KPC님은 언제쯤 오시는 걸까? 요즘 공작저 찾지 않으신지 오래됐잖아."

"백작 영애와 사이가 좋지 않으시니, 앞으로도 당분간 찾지 않으시겠지~"

"백작 영애를 공작부인이라고 부르셔야 하잖아? 얼마나 속이 쓰리시겠어."

"아쉬워라. KPC님을 응원하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던 것 같은데, 역시 어쩔 수 없지?"

"탐사자님과 백작 영애는 '천생연분'이니까!"

 

 

곧 탐사자의 뒤에서 "흠, 흠!" 하는 시녀의 헛기침 소리가 들리고, 모여있던 하녀들은 화들짝 놀라며 "꺄아악~" 일동 같은 소리와 함께 흩어집니다. …뛰어가는 다리 방향도 똑같은 모습이라, 어색한 건지 이상할 정도로 자연스러운 건지… 그렇게 탐사자가 식당 내부로 들어간 식당에 펼쳐진 것은…

 

…넓은 테이블을 가득 메운 '초콜릿'. 다양한 과일과 마시멜로를 찍어 먹을 수 있는 초콜릿 퐁듀, 아몬드가 얹어진 하트모양 화이트 초콜릿, 루비 초콜릿으로 코팅된 동그란 쉘에 담긴 가나슈 초콜릿, 심지어 화병에 꽂혀 장식된 것은 얇게 굳혀 겹겹이 붙여 만든 장미 모양 초콜릿이네요. 모두 종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기다란 테이블을 가득 메운 초콜릿들은 보기만 해도 혀가 마비될 것 같습니다. …준비된 식사는요?

 

탐사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든, 시녀와 하인들은 무슨 문제라도 있냐는 듯 의아한 표정과 함께 식탁의 의자를 꺼내 탐사자를 기다립니다. 설마, 그들이 말한 식사가 '이런 것'이었나요?! 탐사자가 식사를 위해 의자에 앉는다면, 곧 하인들이 냅킨과 앞접시, 식기 등을 준비해줍니다. 온통 초콜릿밖에 없기는 하지만… 그래도 고급 호텔에서나 볼법한 디저트들이네요.

 

(탐사자가 메뉴를 다른 것으로 바꿔달라 한다면 다른 음식조차도 초콜릿과 함께 나오거나 다른 음식의 '모양'으로 만들어진 초콜릿을 내어옵니다. 다른 음식은 존재하지 않으니, 탐사자가 원하는 멀쩡한 음식을 얻을 수는 없다는 점을 유의해주세요.)

 

그리고 탐사자가 식기로 막 초콜릿을 집으려는 그 순간,

 

<BGM 추천: "[youtube] - Chuck Berry - Roll Over Beethoven (1956)">

 

쾅-!!!

 

큰 소리와 함께 식당의 문이 열립니다. …아니, 부서져 버렸네요! 그리고 다그닥, 다그닥, 대리석 위를 움직이던 하얀 백마 두 마리가 앞다리를 세워 울음소리를 냅니다. 쿵, 하고 말과 함께 멈춰 선 것은… 금빛으로 치장된 하얀색 마차군요. 대체 어떻게 식당까지 마차가 들이닥치는 건데?! 《SAN 0/1》

 

탐사자가 당황해 주변을 살펴보게 된다면, 시녀와 하인들이 마차에 시선을 고정한 채 모두 양 뺨을 붉히고 손을 얹은 모습뿐입니다. 곧 이 정신없는 틈을 타 벌컥 열려버리는 마차의 문. 순간 어디서 피어났는지 모를 붉은 장미꽃잎들이 흩날리며 인물에게서 눈부신 후광이―… 후광?

 

"공작니이이이임~♥"

 

…그리고 들려오는 간드러진 목소리. 하지만 애교 넘치는 발음과 달리 목소리는 쉭쉭 거리는 쉰 목소리에 불과합니다. 어째서 이런 목소리가? 부신 눈을 깜빡이며 탐사자가 자세히 인물을 살피면, 반짝이는 하늘색 프릴 드레스를 걸치고 곱슬곱슬한 금발을 흩날리는… … 뱀?!?! 《SAN 0/1D6》

 

(그저 드레스와 가발을 걸친 '뱀 인간(291p)'일 뿐입니다. 이 세계에서 탐사자와 맺어질 운명의 주인공 '백작 영애'를 위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조된 이 세계가 불안정한 점, 그리고 탐사자를 만나기 위해 먼 곳에서부터 달려오느라 '형상 흡수(263p)'마법을 재사용하는 걸 깜빡 잊은 점까지… 본모습으로 탐사자를 마주해버립니다. 너무 완벽한 주인공보다 조금씩 허점이 있는 주인공이 매력적이잖아요!)

 

(뱀 인간을 좋아하는… 의외의 취향의 탐사자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귀여워하거나 호감을 보인다면 뱀 인간에게 조금 더 복흑과도 같은 싸늘한 분위기를 심어주세요. 탐사자를 잘 키워서 잡아먹으려 하는 느낌으로요. 이 경우, 마지막 추격 씬에서 아련하게 쫓아오는 대신 살벌하게 침을 흘리며 쫓아오는 등의 모습을 연출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탐사자가 정신이 혼미해지는 동안, 그 징그러운 사람의 형태를 지닌 뱀은 탐사자의 팔짱을 끼고 미친 듯이 달라붙기 시작합니다. 당신이 사랑스러워 못 견디겠다는 눈빛을 하면서요. 대롱거리는 금발은 가발인가요?! 격하게 움직일 때마다 점점 벗겨지는 것 같은데?!

 

"공작님, 어찌 저를 반갑게 맞아주지 않으시나요?"

"공작님이 너무 보고 싶어 이른 새벽부터 쉬지 않고 달려온 저를 꼬옥~♥ 안아주세요♥"

"아니면 모닝 KISS…♥"

 

으악! 눈감고 얼굴까지 들이대는 그의 모습은 기괴하기 그지없습니다! 이게 다 무슨 일인데요! 탐사자가 기겁하며 피하기 시작하면 주변의 시녀와 하인들은 "백작 영애님! 어쩜 이렇게 사랑스러우실까!" 모두 동시에 아름다운 하모니로 노래하듯 외칩니다. 백작 영애요?! '이것'이 백작 영애라고요?! 만약 탐사자가 백작 영애를 보고 '뱀' 혹은 '괴물' 같은 말을 언급한다면 그는 돌연 듯 눈빛이 날카로워집니다. 금방 다시 미소짓지만요.

 

그 말에 백작 영애가 자신의 본모습을 들켰다는 것을 깨닫는다면, "어머머머, 내 정신 좀 봐~" 하며 테이블로 가 초콜릿 하나를 집어 듭니다. 그리고는 소매에서 엄지손가락 크기의 작은 유리병을 꺼내더니 톡톡 한두 방울의 검은 액체를 뿌리네요. …무슨 소스인가?

 

"이번에 공작님을 위해 만든 '특별 제작'소스랍니다♥"

"이번 발렌타인 데이 행사 때를 위해 열심히 만들어왔어요~ 초콜릿에 뿌려먹으면 환상적인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흑련 가루(273p)'로 만든 약입니다. 탐사자가 환각을 보게 해 자신의 존재를 숨기려는 의도입니다. 또한 기분 좋은 환각 덕분에 운이 좋다면 '메인 주인공 커플 루트♥'로 진행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초콜릿을 직접 먹어주려 탐사자 입 앞까지 대령하는 백작 영애. 탐사자는 이 수상쩍은 초콜릿을 거절할지 순순히 받아먹을 지 결정해야 합니다. 만약 순순히 받아먹는다면 탐사자의 눈에 보이는 세상은 반짝이는 가루가 이곳저곳에서 아름답게 터져 날아다니고, 퐁퐁 피어나는 앙증맞은 꽃송이들, 그리고 기괴하게 뱀의 모습을 한 백작 영애는 꿀 같은 금발이 탄력있게 흔들리는 아름다운 미녀의 모습으로 비칩니다.

 

하지만 탐사자가 순순히 받아먹지 않겠다며 피한다면, 백작 영애와 《근력》 대항에 부딪혀야 합니다. 백작 영애(뱀 인간)는 《근력 50》을 갖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룰북 291p를 참고해주세요. 《근력》 대항은 1~2회로 이어지며 그 수는 키퍼님께서 난이도 조절로 맞춰주시면 됩니다. 만약 탐사자가 질색하다 못해 백작 영애를 공격하려 한다면, 전투 직전 바로 다음 장면으로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초콜릿을 받아먹은 직후에도 갑자기 다음 장면이 펼쳐지니 적당히 상황에 맞게 진행을 개변해주세요.

 

…그리고 그 순간,

 

<BGM 추천: "[youtube] - Best Of Sailor Moon Soundtrack Sailor Uranus & Neptune">

 

"당장 그만두지 못해! 이른 아침부터 체통을 잊었군요. 백작 영애!"

 

…!!! 팟, 대리석의 바닥에 날카롭게 꽂힌 주황색의 날카로운 장미꽃 하며, 이 익숙한 목소리는… KPC?! 펄럭이며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KPC는 잔뜩 화가 난 얼굴로 백작 영애를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가 등장함과 동시에 "이럴 수가, 한동안 공작님을 사이에 두고 백작 영애와 경쟁을 벌였던! 지금은 단순히 '친우'일 뿐인 후작님이잖아!"와 같은 대사를 읊는 듯한 긴 말을 하인들이 외칩니다. KPC가 후작이라고요?

 

(KPC에 맞게 대사와 행동을 개변하시되, 극적인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KPC는 현재 본 세계에 걸맞게 기억이 조작되어 있으며, 탐사자와는 이어질 수 없는 관계로 탐사자를 '아련하게' 또는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태도로 대하게 됩니다. '당신을 좋아하지만 이루어질 수 없다.'라는 느낌을 살려주세요. KPC에게 《심리학》을 쓰더라도 그는 한 치도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탐사자를 바라보는 눈빛만은 애정이 담긴 것 같다. 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KPC가 나타나자 백작 영애는 놀란 얼굴로 들고 있던 초콜릿을 툭, 떨어트립니다. 하지만 곧 상처받은 표정이 되어선 눈물을 글썽이네요. …저 끔찍한 모습으로요.

 

 

《관찰력》

성공▷ KPC와 백작 영애 사이에는 어딘가 모를 '긴장감'이 흐르는듯 합니다. 당신을 지켜주려는 걸까요? KPC의 시선이 당신에게 닿았을 때 어쩐지 그가 주춤했던 것 같은데… 하지만 이런 곳,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은 듯 행동하는 KPC는 마치 '로맨스' 영화나 소설 속의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실패▷ 이런 상황이 낯설지 않은 듯 행동하는 KPC는 마치 '로맨스' 영화나 소설 속의 인물처럼 느껴집니다. 괴물이나 뱀이 아닌 '백작 영애'라고 부르는 것을 보면 더욱이요.

 

 

"저는 그저, 공작님을 위해서였을 뿐인데…"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앞서서 실수를 해버렸나 봐요. 후작님이 찾아오실 줄도 몰랐답니다!"

"그나저나 저희의 '결혼'을 축하해주시러 미리 오신 걸까요? 약혼식 이후에 도통 모습을 보이지 않으셔서, 내일도 뵐 수 없을까 걱정했는데… 이렇게 오늘 건강한 모습을 뵐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쉭쉭 거리는 목소리로 사과를 하던 백작 영애는 곧 입가를 가리며 다소곳하게 미소짓습니다. 그러자 주변의 하인들이 모두 얼굴이 붉어지며 "마음 곱기도 하시지…"와 같은 말을 동시에 중얼거리네요. 무슨 짜고 치기라도 하는 건가요?

 

백작 영애의 말을 들은 KPC는 당황한 모습으로 주춤거리며 제대로 된 변명을 하지 못합니다. 혹은 당돌하게 나설 수도 있겠네요. 그는 곧 "나는 그것 때문에 들른 것이 아니라…"라는 말로 말꼬리를 흐립니다. KPC의 시선이 안타깝게 탐사자에게 닿고,

 

"탐사자…! 나는, 이 결혼을…!"

 

겨우 트인 KPC의 입에서 말이 터져나온 순간, 갑자기 식당 바깥에서 하녀들이 우루루 몰려와 백작 영애를 찾습니다. 아까 수군거리던 도중 흩어졌던 하녀들이네요. 내일 행사에서 입을 드레스와 재단사, 장신구를 위한 상인들이 도착했으니 방에 가보셔야겠다 하시면서요.

 

 

 

!! KP 메모

 

탐사자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 라고 생각하지만, 미련이 철철 넘쳐흐르는 KPC입니다. 다음 날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탐사자에게 전할 초콜릿을 준비할 예정이며, 백작 영애와는 서로 견제하는 듯한 RP를 추가해주시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변 엑스트라 NPC들은 이런 상황을 로맨스의 한 장면이라는 듯 얼굴 붉히며 바라보지만, 정작 KPC가 백작 영애에게 해를 가하려 한다면 나서서 막아주고, KPC를 악역 취급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성에 맞게 개변을 해주세요. 또한 KPC가 탐사자에게 말을 다 전하지 못하고 끊긴 부분은 "결혼을 반대하고 싶다."라는 말을 전하지 못했습니다. 만약 말을 다 하더라도, 자신이 결혼을 앞둔 탐사자에게 마음이 있다는 것을 말할 수 없으니 일명 '고구마' 구간에 들어갈 수 있는 연출일 것입니다.

 

 

 

백작 영애는 그들의 말에 반갑게 웃으며 쌩하니 방으로 올라가 버립니다. 나가면서 KPC에게 내일 행사를 위해 일찍 돌아가서 쉬라며, 말을 덧붙이면서까지요. 그리고 이내 KPC와 탐사자 둘만 남은 식당… 엉망이 되어버리고 식사는 물 건너갔지만, 그래도 나름 익숙한 KPC를 마주했잖아요! 다행인 일인지도 모릅니다.

 

<BGM 추천: "[youtube] - 영혼을 울리는 리코더 연주">
(정상적인 BGM으로 넣어주셔도, BGM이 없어도 충분히 괜찮습니다. 다만 절절하고 슬픈 노래가 들리는 상황임을 인지하게 해주세요.)

 

… …어디선가 묘한 음악 소리가 들려옵니다. 악사들이 있던가? 하지만 이곳엔 둘밖에 없는걸요. 이런 노래가 들릴만한 타이밍이던가요? 탐사자의 앞에 서 있던 KPC는 아까 들이닥쳤던 당당함은 다 어디 갔는지, 애절한 눈으로 혹은 말없이 탐사자를 바라보고 있을 뿐입니다. 둘이 남은 상황에 나눌 수 있는 대화들은 마음 고백을 제외하고 자유롭습니다. 아래는 예시로, 탐사자와 KPC에 맞게 여러 대화를 나눠주세요.

 

 

 

대화 예시

 

Q. 당신이 왜 여기 있나요?

→ 내일 당장 결혼을 앞둔 탐사자를 찾아와 혼란스럽게 만들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 하지만 오랫동안 보지 못했잖아. 결혼 축하도 하지 못했으니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싶었어.

 

Q. 마지막 인사라니?

→ …둘이 결혼해버리면, 방해하면 안 되잖아. 네가 행복했다면 그걸로 됐어.

 

Q. 이 세계는 이상해요. 저 백작 영애라는 사람도요.

→ 이상하다니? 우리가 예전 일탈하면서 즐길 때 쓰던 변명을 말하네. 그래도 힘내.

 

Q. 저는 기억이 아무것도 없어요.

→ 무슨 말이야? 어디 아프기라도 해? 담당의는 불러봤어? 가끔 단기 기억상실증이 유행하기는 하던데, 탐사자도 조심하도록 해. 푹 쉬면 금방 기억이 돌아올 거야.

 

Q. 저는 결혼을 원치 않아요. or 당신을 좋아해요.

→ (말이 끝나기 전 하녀들이 접시를 깨는 소리에 말이 묻힌다거나, 부딪혀 탐사자나 KPC를 넘어트리거나 여러 사고를 만들어 방해해주시면 됩니다.)

 

Q. 내일 행사 or 결혼식에 오나요?

→ 친구니까 축하는 해야지. 백작 영애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Q. 백작 영애를 왜 싫어하시나요.

→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그 녀석이 너를…! (이후 방해를 넣어주시면 됩니다.)

 

 

 

그렇게 둘만의 대화가 어느 정도 끝나면, KPC는 탐사자에게 '결혼 축하 선물'이라며 커다란 선물상자를 건넵니다. 묵직한 상자를 열어보면 커다란 초콜릿 덩어리들, 코코아 가루와 각종 견과류 장식들이 잘 포장되어 들어있네요. KPC는 슬픔에 잠긴 목소리로 "내일 행사에서 만들 재료가 필요하잖아. 이걸 써줬으면 좋겠어. 멋지게 초콜릿을 준비해서 결혼식 때 백작 영애에게 전해야 하지 않겠어? 우리가 오래전 경쟁했던 '쇼콜라 광산'에서 캐낸 것들이야."라는 말을 전합니다. 국가 대표 연례 행사일에 결혼이라니 복 받았다고 하면서요. …광산? 광산에서 이런 걸 캤다고요? 가능하겠냐고요? 《SAN 0/1》

 

(자신이 알고 있던 현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는 다른 힌트기도 합니다. 굳이 따지려 든다면 탐사자 빼고 모두가 '그럼 춰컬릿 도-나스 왕국에서 재료를 광산에서 캐지, 어디서 캐겠어?' 하는 의아한 반응을 보일 뿐입니다.)

 

그렇게 쓸쓸한 뒷모습을 남기며 공작저를 유유히 떠나가는 KPC. 그의 뒤로 바람이 불며 쓸쓸한 나뭇잎들만 흩날립니다. 그리고 그 순간, '띠리링―♪' …다시금 명랑한 알림이 들리며 탐사자의 앞에 반투명한 알림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저희는 '천생연분'이에요!"
Completion!

 

'메인 주인공' 두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메인 커플 주인공''서브 주인공'과의 만남!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마음을 정리하는 사람,

이루어질 사랑에 행복한 미래를 꿈꾸는 사람!

 

해피 엔딩에서 서브 주인공은 빠져주는 법!

 

 

 

…아까와 마찬가지로 창이 나타나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환호와 박수 소리… 곧 알림창은 다시금 반짝이는 꽃잎으로 산개되어 흩어집니다. 하지만 환호와 박수 소리, 뭐가 뭔지도 모른 채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말을 들으면 뭐 하나요? 엎어지고 부서지고 난장판이 난 식당에 홀로 있는 건 과연 좋은 일일지… …

 

이후 탐사자가 원한다면 남은 시간 주변을 둘러보며 오후 여가 생활을 즐길 수 있습니다. KP님의 재량에 맞춰 즐겨주세요. 정원 산책을 원한다면 넓은 화원을 구경할 수 있으나 넓은 초콜릿 모형이 동상처럼 서 있는 모습, 그리고 여러 마리의 새들이 합주하듯 지저귀며 날아다니는 비현실적인 모습, 저 멀리 고급스러운 마차가 돌아다니며 멋진 백마와 흑마들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간중간 《정신력》 판정을 통해 성공한다면, 말 대신 질척이며 마차를 움직이는 쇼고스, 하인의 옷을 입은 마리오네트의 모습 등 기괴한 모습을 스치듯 목격할 수 있습니다. 《SAN 0/1》

 

(꼭 전체 일과를 다 보내실 필요는 없습니다. 탐사자의 당황하는 모습, 알찬 일과를 보고 싶다면 스케줄을 정해주셔도 좋습니다. 만약 탐사자가 오후에 뭘 했을까요? 라는 질문을 한다면 뭔 영문을 알 수 없는 엉터리 업무를 보느라 골머리를 썩였다. 결혼 전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화가를 초청하여 모델 포즈를 잡는 시간을 가졌다. 무도회에 선보일 춤을 연습했다. 등의 일과를 알려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03. 한눈팔지 마세요. 공작님!

<BGM 추천: "[youtube] - “Supermonkey Returns OST - Kidding(running man 런닝맨 Easy Brother's music)">

<BGM 추천: "[youtube] - “호텔 델루나 BGM(브금) - Magic Ride|otel Del Luna background music, Various Artist ost">

 

그날 밤. 온종일 기괴한 일들이 몰아친 탓에 드디어 이제서야 제대로 숨을 돌릴 수 있게 되었네요. 내일있을 결혼식을 위해 피부관리까지 받아야 한다며 하인들이 얼마나 들들 볶았는지 말이에요. 어둑해진 방안은 커다랗고 푹신한 침대 주변 촛불 몇 개만이 밝히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얼마 후, 휴식을 취하고 있는 탐사자를 찾아오는 노크 소리가 있습니다. 나직하지만 경쾌하게 여러 번 두드리는 노크. 탐사자가 소리에 반응해 문을 열어준다면, 문밖에는 세 명의 하녀들이 쟁반에 봉투를 올려 기다리고 있는 모습을 마주합니다. 아까 낮에 보았던 하녀들과는 다른 사람일까요? 앞머리가 길게 내려와 이목구비를 제대로 알아보기 힘든 하녀들은 아까와 같이 《관찰력》 판정을 진행한다면 머리색이 제각각에, 아까 식당 앞에서 모여있던 하녀들과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눈코입이 흐릿해 정확한 얼굴이 보이지 않지만요.

 

"공작님! 내일 일정 안내표랍니다! 아침에 집사님께서 다시 한번 짚어주신다고 하셨지만, 미리 일정을 파악해두시는 것도 중요하니까요!"

 

 

《관찰력》

성공▷ 봉투가 놓인 쟁반을 들고 있는 하녀와 그 뒤의 일행들은 어쩐지 얼굴이 붉게 상기되어 있고, 눈도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서로 힐끔거리며 히죽히죽 웃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 사람이나 저 사람이나 자기들끼리 쑥덕거리고 있는 건 매한가지네요! 고작 일정표를 전달하면서 저런 모습이라니, 어쩐지 수상하게 보이는데…

 

실패▷ 고작 이 봉투 한 통을 전달하기 위해 세 명이 몰려오다니요? 그것도 늦은 시간에? 과분한 관심입니다.

 

 

탐사자가 봉투를 받고 나면, 하녀들은 서로 쑥덕거리며 의뭉스레 시시덕거리더니 탐사자가 잡기도 전에 후다닥 나가버립니다. "로맨틱해라!"라는 말을 남기고서요. 그렇게 찜찜한 기분을 뒤로하고 받은 봉투를 열어보면, 화려하게 꾸며진 종이에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다크 발렌타인 춰컬릿 도-나스' 왕국 연례행사 '발렌타인데이'
 제 1장. 사냥 대회 제 2장. 초콜릿 만들기 제 3장. 무도회 제 4장. 결혼식 

 

 

 

 

그리고 봉투를 정리하는 순간, 툭- 안에 들어있던 다른 작은 종이가 탐사자의 발치에 떨어집니다. …? 안내장이라기에는 너무 작은 사이즈고, 이외에 안내될만한 내용이 있던가요? 종이를 주워들면…

 

 

 

「 탐사자, 부담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내 마지막 부탁이야.

만약 네가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or 결혼을 원치 않는다면)

내일 '운명의 시간', '성스러운' '발렌타인 하트'가 '가리키는 곳'에서 만나.

나와 초콜릿을 교환해 줘! 」

 

-KPC-

Ps. 만약 거절이라면 이 쪽지를 태워주길 바라.

 

 

 

(일정 안내표를 전달해준 하녀들이 말한 '로맨틱해라!'는 바로 이 편지의 존재를 알고 있기에 하는 말입니다. KPC가 몰래 하녀들에게 부탁했으니까요. 봉투는 특별히 KPC 가문에서 탐사자의 가문으로 전달된 것이 아니기에 인장으로 봉인하지 않았습니다. 쉽게 열어볼 수 있는 봉투이기에 그만큼 쪽지를 넣어두는 것도 어렵지 않았을 테지요.)

 

…KPC의 이름이 적힌 작은 쪽지. 그가 몰래 이 쪽지를 보낸 걸까요? 그렇다면 하녀들이 쑥덕거렀던 이유는 바로… … 이럴 때가 아닙니다. 밤은 깊었고, 내일은 대망의 발렌타인데이. …그리고 당신의 결혼식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죠. 아직도 현실이 구분가지는 않지만… 이대로 KPC를 두고 결혼을 할 건가요? 그 괴물이랑?!

 

(쪽지에서 나온 수수께끼의 암호는 총 네 가지. '운명의 시간=결혼식' / '성스러운=신전' / '발렌타인 하트=신전 앞의 석상' / '가리키는 곳=석상이 가리키는 선언의 장' 입니다. 하지만 본 세계에 대해 잘 모르는 탐사자는 당장 알 수 없는 정보들이니 유의해주세요.)

 

물론 당신은 공작, 상대는 백작 영애이니 모두가 축복하는 결혼을 통해 안정적이고 행복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래는 모르는 일이잖아요? 당신은 주인공이니까요!

 

 

'띠리링―♪' …다시 명랑한 알림이 들리며 탐사자의 앞에 반투명한 알림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한눈팔지 마세요. 공작님!"
Completion!

 

'메인 주인공' 세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서브 주인공'의 구차한 마지막 매달림!

 

과연 '메인 주인공''서브 주인공'을 떨쳐내고

진실한 사랑을 차지할 수 있을까요?

 

당신만의 해피 엔딩을 위해 달리세요!

 

 

 

…같은 패턴으로 창이 나타나면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환호와 박수 소리. 이제와서 헛것을 보고 환청을 듣는다고는 할 수 없겠죠. 탐사자가 어떤 생각을 하고 각오를 다지든, 시간은 흐르고 탐사자는 잠에 빠져듭니다.

 

(만약 탐사자가 어둑해진 틈을 타 성에서 도망치려 한다면, 창밖의 길과 성 복도에서 경비 겸 돌아다니는 '구울(282p)'을 마주치게 됩니다. 뜬금없는 괴물의 등장이지만, 이 이야기를 만든 신은 탐사자를 막기 위해 이런 방법이 더 잘 먹히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요. 탐사자가 끝까지 도망을 시도할 경우 추격전을 벌이되, 마지막에 가서는 성 앞에 이어져야 할 길이 뚝 끊겨 있다거나, 뛰어도 뛰어도 도착할 수 없는 출구. 등의 연출을 해주시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 …

 

 

 

 

 

 

 

04. 마차는 사랑을 싣고

<BGM 추천: "[youtube] - “몰래몰래 / Sneaky [무료음악/브금/Royalty Free Music]">

<BGM 추천: "[youtube] - “Menuet of Innocence For Chamber Orchestra">

 

"공작님! 일어나세요. 나갈 준비를 하셔야죠."

 

이른 아침, 쏟아져 들어오는 밝은 햇살과 푹신한 이불… 당신의 몸을 흔들며 깨우는 저 목소리만 없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요. 시녀의 닦달에 탐사자가 눈을 뜨면, 침대 주변은 만개한 꽃들이 한가득, 그리고 온갖 상자들이 가득 널려있습니다. 이게 다 뭐죠?

 

탐사자가 이 상황에 관해 묻거나 상자들을 살핀다면, 시녀는 오늘 행사에 입고갈 옷을 고르기 위한 것들과 백작 영애에게 전할 꽃을 정해야 한다 답합니다. …이렇게나 많은 짐 속에서요?!

 

탐사자는 수많은 꽃 속에서 꽃다발을 꾸리고, 입고갈 옷을 골라야 합니다. 공작에게 어울릴만한 디자인이 많아, 결국 여러 벌 준비했다나요? 탐사자에게 어울릴만한 디자인으로 골라 입도록 도와주시는 것도 좋지만, 다이스 1D5를 통해 골라주시는 것도 즐겁지 않을까 합니다.

 

 

 

KPC의 의상 예시

 

(대충 이런 느낌의 옷들이 대기 되어 있다. 정도로 알려주신 뒤, 급한 대로 상자 하나를 골라보라며 랜덤 다이스 선택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래는 예시일 뿐으로, 탐사자와 KP님의 취향껏 변경해주세요. 로맨스 판타지 배경이긴 하나, 이런 게 왜 여기서 나와?! 싶은 현대풍의 옷을 넣는 것도 무관합니다. 대부분 '부담스러운 복장'이라는 어필을 넣어주시면 더 좋습니다.)

 

01. 크라바트에 빨간색 하트 브로치가 장식된 하얀색 정장

02. 쭉 뻗은 토끼 귀 머리띠와 은색으로 수놓아진 검은색 정장

03. 커다란 흰 깃털 장식이 된 모자와 리본 레이스가 붙은 넥 장식, 어두운 청색 정장

04. 옅은 청색 조끼와 금빛 견장이 달린 화려한 하얀색 정장

05. 검은색 개 목걸이를 닮은 목초커, 검은 장갑과 야생 미를 살린 가죽 자켓·바지

 

 

 

백작 영애에게 주기 위해서든, KPC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든 탐사자가 고르는 꽃들은 곧 꽃다발로 치장됩니다. 백작 영애에게 전해야 하니 화려한 분홍빛 레이스 리본이 묶이고, 다양한 꽃이 들어가겠네요. 이때, 《행운》 판정을 진행하며 꽃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꽃다발을 꾸리는 구간은 미니 이벤트입니다. 스토리가 너무 길어지는 것이 무리이신 분들께서는 제외하셔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행운》

성공▷ 한 송이 두 송이… 알록달록한 꽃 무더기를 돌아다니며 고르니, 꽤 봐줄 만한 꽃다발이 완성됩니다. 장미부터 백합, 튤립, 안개꽃 등 고급스러운 꽃까지… 모두 꺾어온 지 얼마 안 된 모양으로, 이슬 맺힌 꽃잎들이 싱싱해 보이네요.

 

실패▷ 한 송이 두 송이… 알록달록한 꽃 무더기를 돌아다니며 고르니, 꽤 봐줄 만한 꽃다발이 완성됩니다. …? 꽤 봐줄…만한? 바스락- 모아쥐고 있는 꽃들 사이에서 꿈틀거리며 소리가 들립니다. 이게 뭐지? ……!!! 잠깐, 꽃들이 벌어지더니 입을 벌리잖아요?! 입을 벌린다고요?! 꽃에 입이 왜 있는 건데요?! 입을 벌리며 꿈틀거리는 꽃들은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합니다. 물리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SAN 0/1》

 

 

탐사자가 적당히 준비하고 나오는 장면들을 진행 후, 바깥으로 나오면 탐사자를 기다리는 마차가 있습니다. 화려하게 치장된 마차는 정말 탐사자의 신분을 명시해주는 것 같네요. 그리고 탐사자가 마차에 올라타면…… "공작님♥" 금발의 미녀가 마차 안에 앉아있습니다. ……이 목소리는, 설마 백작 영애?! 어제와는 다른 모습이지 않나요?! 탐사자가 마차에서 다시 내리려 하든 말든, "철컥" 마차의 문은 잠겨버립니다.

 

(오늘의 뱀 인간은 실수 없이 형상 흡수 마법을 잘 사용한 상태입니다. 멀쩡한 미녀의 모습으로 연출해주세요. 또한 마차가 행사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온갖 스킨쉽의 위협을 받으니, 탐사자가 그 상황에 질색팔색할 수 있도록 연출을 도와주시는 편이 좋습니다.)

 

어쩔 수 없이 갇힌 마차를 백작 영애와 함께 타고 가는 탐사자. 얌전히 앉아있는가 싶던 백작 영애는 손을 꼼질 거리더니 곧 탐사자의 옆자리로 냉큼 이동합니다. …불길함이 마차를 가득 채우는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탐사자가 백작 영애의 사랑 공세(스킨쉽 공격)을 받을 차례입니다. 총 3번의 단계의 가정하에 예시로 적어두었으나, KP님의 재량껏 횟수를 늘리셔도, 내용을 마음대로 변경하셔도 무관합니다.

 

 

 

스킨쉽 공격 예시

 

(만약 탐사자가 도중 백작 영애가 귀찮다거나 사고 예방을 위해 그를 기절시키려 한다면… 그러셔도 괜찮습니다.)

 

…! 은근슬쩍 어깨에 기대오는 백작 영애. 어제보다야 멀쩡한 모습이니 괜찮을 수 있다지만… 닿은 부분이 싸늘하게 차갑기 그지없습니다. 꼭… '파충류'처럼요. …!! 잠깐, 슬금슬금 당신의 손을 건드리고 있는 건… 백작 영애의 손?!

 

《민첩》

성공▷ 휙! 당신이 눈치챘다고 생각했는지 빠르게 덤벼든 손, …휴. 다행히 당신이 한발 빨랐습니다. 간발 차로 손을 피했네요.

 

실패▷ 휙! 당신이 눈치챘다고 생각했는지 빠르게 덤벼든 손, 아악!!! 백작 영애가 당신이 피하기도 전에 당신의 손을 잡았습니다. 어째서 장갑을 꼈는데도 차가움이 느껴지는 거죠?!

 


 

덜컹-! 바퀴가 돌부리에 걸렸는지 마차가 크게 흔들립니다. 얼마나 큰 흔들림이었는지, 몸이 들썩이며 의자에서 잠시 떴을 정도네요! 쿵, 엉덩이가 다시 의자에 닿기 무섭게… "꺄아악~♥" 기우뚱, 당신에게로 쓰러지는 백작 영애의 몸. 쓰러지긴 뭘 쓰러져요?! 일부러 돌진하는 것 같은데?!

 

《민첩》

성공▷ 쿵! ……운 좋게 앞자리로 피한 탐사자. 돌진하던 백작 영애는 받아줄 사람이 없으니 마차 벽에 부딪히고 맙니다. …휴.

 

실패▷ 풀썩! 당신에게 냅다 기대며 안겨 오는 백작 영애. …이 좁은 마차에서 굳이 이래야겠나요. 이렇게 된 순간에도 그는 당신에게서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잠깐, 가발, 아니 머리카락이 벗겨지려고 하고 있는데 괜찮은 거냐고요?!

 


 

"공작님~♥"

 

…? 갑자기 슬금슬금 가까이 다가오는 백작 영애. 얼굴, 얼굴이 너무 가까워지고 있지 않나요? 이번엔 뭔 짓을 하려는 거냐고요?!

 

《민첩》

성공▷ 덜컹! 다시 한번 마차가 크게 흔들립니다. 그 순간, 마차 벽을 짚고 있던 백작 영애의 손이 미끄러지면서 슉-! 당신의 얼굴 옆을 지나쳐간 그의 얼굴. ……마차 벽과 입맞춤을 하고 있네요. 다행입니다.

 

실패▷ 덜컹! 다시 한번 마차가 크게 흔들립니다. 그 순간, 마차 벽을 짚고 있던 백작 영애의 손이 미끄러지면서 슉-! 당신의 이마에 닿는 싸늘한 무언가…! …? 말랑한 감촉이 아닌 게 미끈하면서도 묘한 감촉. 탐사자가 정신을 차리고 앞의 영애를 살피면… 앞에는 뱀의 모습을 한 백작 영애, 아니, 뱀의 모습이라고 했던가요? 눈을 깜빡이니 멀쩡한 모습인데도요?

 

(저는 소중한 탐사자를 쉽게 넘겨주기 싫어서 잠시 신화생물의 본모습으로 바꿨습니다… 하지만 각 탁의 분위기와 설정에 맞춰 사람 모습을 유지헤주셔도, 입술이 닿는 부분을 변경해주셔도 괜찮습니다.)

 

 

 

… …

 

이런저런 정신없는 일들을 겪으며 행사가 열리는 커다란 궁 앞까지 도착한 탐사자. 마차가 서서히 멈춰서자, 다시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마차 문이 열립니다. 하인들이 안내하기 위해 문 앞에서 기다리네요. 헬쑥한 모습으로 마차에서 내리면,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마차는 사랑을 싣고"
Completion!

 

'메인 주인공' 네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메인 주인공'들의 해피 엔딩을 위한 여정!

 

두근두근 단둘만의 마차 안에서 사랑은 더 깊어졌을까요?

이 이야기가 '서브 주인공'에게 알려지면 꽤 화젯거리가 되겠군요!

 

완벽한 해피 엔딩까지 앞으로 카운트 5!

 

 

 

… …

 

 

 

 

 

 

05. 사랑을 담아~ Get!

<BGM 추천: "[youtube] - “Une Petite Dispute [무료음악/브금/Royalty Free Music]">

 

마차에서 내린 탐사자는 곧 넓은 뒤쪽 숲 마당으로 안내됩니다. 그곳은… 남녀 할 것 없이 활동이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말을 타고 있네요. …잠깐, 말 이라고요? 탐사자, 승마를 할 줄 알던가요? 탐사자가 당황하는 반응을 보이면 뒤따라오던 백작 영애가 활짝 웃으며 탐사자의 팔을 잡아 이끕니다. 자신이 새하얀 백마를 준비했다면서요.

 

(단순히 어떤 좋은 재료를 얻을까. 에 대한 이벤트일 뿐이라 《승마》 기능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양심 없지만 《손놀림》이라는 방법이 있으니까요. 또한 순서는 일정표에 적힌 대로 사냥 대회 - 초콜릿 만들기 - 무도회 - 결혼식 순으로 이어지나, KP님의 취향에 맞춰 제외하고 다른 이벤트를 추가해주셔도 무관합니다. 뱃놀이 중 사고가 일어나 《수영 기능 판정이 들어가는 이벤트 등도 어울릴 거라 생각합니다.)

 

 

《관찰력》

성공▷ 백작 영애에게 끌려가며 주변을 살피면 당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그저 뿌듯하고 든든하고, 동경의 시선을 보낼 뿐이지요. …아, 사람들 사이에 보이는 저건… KPC?! 그는 백작 영애가 잡고 있는 당신의 팔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시선에 구멍이 뚫린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습니다.

 

실패▷ 백작 영애에게 끌려가며 주변을 살피면 당신을 도와줄 만한 사람은 없어 보입니다. 그저 뿌듯하고 든든하고, 동경의 시선을 보낼 뿐이지요. …아, 잠시 사람들 사이에 익숙한 모습이 보였던 것 같은데… 잘못 봤던 걸까요? 북적거리는 인파 덕에 제대로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게 탐사자는 수많은 시선을 받으며 새하얀 백마를 배정받습니다. …꼭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명마네요. 어정쩡하게 하인들의 도움을 타서 겨우 말에 오르는 것도 잠시, 백작 영애가 말을 건넵니다.

 

"공작님~♥ 사냥 대회에서는 이번 초콜릿을 만들 재료들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잖아요?"

"꼭 사냥 대회 1등을 하셔서, 만든 초콜릿을 제게 주실 거지요?"

"본래 잡은 사냥감은 연인에게 바치는 법이잖아요♥ 저희의 결.혼.선.물 로…"

 

…그런 룰이 있었나요? 당신이 그런 걸 알 리가요! 이런 건 난생처음 겪는 일들인걸요? 심지어 초콜릿 만들 재료들을 사냥으로 구한다니… 그건 또 무슨 말인지… 탐사자가 백작 영애와 대화를 하고 있자면, 주변 사람들이 모두 두 사람을 바라보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는 걸 뒤늦게 눈치채게 됩니다. 그리고 가까운 곳에 있는 몇 사람이 수군거리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까지도요.

 

 

《듣기》

성공▷

"들었나요? 이번에 와플 남작은 KPC 후작이 사냥감으로 초콜릿을 만들면 공작한테 바칠 거라며 아몬드를 걸었다더군요?"

"어머, 그럴 리가요? KPC는 이미 탐사자를 포기한 지 오래잖아요?"

"결혼 당일에 누가 훼방을 놓겠어요. 그런 무서운 말씀 마세요."

"하지만 조금 아쉽긴 하지요? 공작님과 KPC님도 예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낭만적인 사이라고 입을 모았었는데~"

"하하하, 그럼 뭐하겠습니까? 두 분은 둘도 없는 '친우' 사이신데요."

 

실패▷

"들었-요? --에 와플 남작은 KPC 후-- 사냥감으로 초콜-을 만들면 -작한테 바- 거라- 아몬-- 걸었--군요?"

"어머, ---가요? ---는 이미 탐사자를 --- 지 오래---?"

"결혼 --에 누가 --을 놓겠어요. 그런 --운 말씀 --요."

"하지만 -- 아쉽긴 하지-? 공작-- KPC-도 예상-- 많은 사람-이 낭만-인 사--고 입을 모았었는데~"

"하하하, 그- 뭐하-습--? 두 분은 -- 없는 '친우' ----요."

 

《지능》

성공▷ KPC? 저들이 말하고 있는 건 KPC와 당신의 이야기 인가요? KPC가 사냥감을 당신에게…? 그럼, 그도 사냥대회에 참가한다는 이야기일까요? 그럼 그와 겨뤄야 한다는 이야기잖아요? 잠깐, 지금까지의 상황을 가만히 보면… 당신과 KPC사이에 뭔가의 소문, 혹은 분위기에 대해 이야기가 도는 것 같기도 합니다.

 

(탐사자가 《듣기》 판정에서 실패했다면 《지능》 판정에서 적절히 힌트를 조절해주세요.)

 

실패▷ KPC? 저들이 말하고 있는 건 KPC와 당신의 이야기인가요? 사냥감이라는 말은 왜 나온 거죠?

 

 

이야기를 듣고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면, 어느새 출발 준비를 하라는 안내가 들립니다. 많은 사람들이 우글거리는 가운데, 탐사자 옆에도 빼곡하게 사람들이 준비를 하기 시작하네요. 그리고 당신의 바로 옆에는… KPC?! 활동복을 입은 KPC가 말을 타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역시 그도 참여하는 거였군요?!

 

(아주 잠깐, 막간을 이용한 출발 직전 자유 RP 구간입니다. 만약 탐사자가 마음을 전하려 하면 부딪히는 사람이나 큰소리로 외치는 하인 등 온갖 방해를 넣어주세요. KPC 또한 탐사자에게 줄 초콜릿을 만들기 위해 사냥을 준비하며, 긴장 상태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직접적으로 전하는 대화보다는 '아직 때가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머리를 돌리되 "답은 때가 되면 듣겠어. 정정당당히 내게 답을 하도록 해."라는 식으로 마무리 짓습니다. 단, 탁의 분위기와 상황에 맞춰 무도회에서 얻을 수수께끼의 답을 미리 조금씩 분배해 알려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뿌우우- 나팔이 울리며 수많은 말이 뛰쳐나갑니다. 당신도 이대로 있을 수는 없지요! KPC도 벌써 저만큼 나갔는걸요?! 탐사자가 말을 탄 채 숲으로 달려들어 가면… 그제야 생각나는 사실이 있습니다. …잠깐, 그런데 사냥 대회라면서… 왜 다들 빈손이죠? 무기는요?

 

 

 

사냥 대회 예시

 

 

!! KP 메모

 

춰컬릿 도-나스 왕국에서 열리는 사냥 대회는 무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초콜릿에 들어가는 가장 좋은 재료들을 낚아채는 대회이기 때문입니다. 비현실적인 판타지 이미지를 나타내고 있음으로 고증 표현을 유의해주세요. 단, KPC와 탐사자의 판정 대결만을 통해 재료를 수급합니다.

 

승부는 기본적으로 KPC와 《승마》 판정 대결 (KPC보다 결과가 높아야 합니다.)을 하며, 실패할 경우 낙마 가능성의 위험을 겪습니다. (룰북 64p 참고) 경기 내내 KPC와 마음 고백을 제외하고 자유로운 RP가 가능하니, 편하게 대화를 즐겨주세요. 아래는 예시일 뿐으로, 지문 그대로 연출하는 것 보다 KPC의 캐이입으로 행동 지문을 표현해주는 편이 더 좋습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승마》 판정을 2번 이상 패배한다면, KPC가 돌아갈 때 재료를 담고 있던 가방을 떨어트립니다. 이때 양심을 팔아먹고 슬쩍하는 《손놀림》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중요한 판정은 아니며, KPC가 지나갈 때 슬쩍 하는 방법으로요. 물론… 이 대체 방법에 대해서는 탐사자의 의견을 꼭 물어봐 주세요.

 

 


 

 

[첫 번째 승부]

 

다그닥- 다그닥- 잘 닦이지 않은 험한 숲길을 말이 달려갑니다. 모두 흩어진 줄 알았는데, 바로 지척에서 탐사자 말고도 말 달리는 소리가…? 순간, 옆을 가로막던 나무들이 모두 지나가고 옆에서 함께 말리고 있는 KPC를 마주합니다. 굳은 각오라도 다졌는지 표정이 매섭네요! 그리고, KPC가 냅다 손을 뻗기 시작합니다. 앞에 대체 뭐가??

 

《승마》

성공▷ KPC보다 앞지르기 시작하는 당신의 말! 역시 명마는 다른가 봅니다! 그리고 뭔진 몰라도 긴박함 속에 KPC가 잡으려던 것을 낚아채면…! …? 나무에서 뚝, 하고 손에 쥐어진 건… '끼에에에엑-!' 소리 지르는 라즈베리?!?! 크기도 주먹만 한 데다, 드, 듣기 싫은 기괴한 울음소리는 마치 '맨드레이크'를 생각나게끔 하잖아요?! 《SAN 0/1D2》

 

실패▷ 휘청, 말이 발을 헛딛었는지 크게 몸이 휘청입니다. 말과 함께 비틀거리는 사이, 뚝, 앞장서 달려 나간 KPC는 나무에서 재빨리 무언가를 따냅니다. 그러고는 재빨리 주먹만 한 열매를 천으로 둘둘둘 말아버리는데? '읍-! 으으읍-!' …? 뭔가 입이 막힌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기분 탓이겠죠? KPC는 의기양양하게 몸을 돌려 다른 곳으로 달려갑니다.

 


 

[두 번째 승부]

 

다그닥- 다그닥- 다시 말을 달래가며 열심히 달리다 보면… 앗, 이번에는 저 멀리서 KPC가 말에서 내려 주섬주섬 높은 턱을 만들어두는 것이 보입니다. 두꺼운 나무들과 돌을 쌓아놓은 걸 보니, 나무 위의 무언가가? 아, 잠깐, 설마 저 위의 새 둥지를 노리는 걸까요? 그가 다시 말에 탑승합니다. 서둘러야겠어요!

 

《승마》

성공▷ KPC의 말보다 높게 뛰어오른 탐사자의 말. 이거, 뛰는 거 맞나요? 나는 수준인데요?! 그렇게 탐사자의 손에 들어온 새의 둥지에는… ? 건들지도 않았건만, 데굴데굴 자의로 굴러다니는 세 개의 새알이 보입니다. 새, 새알이라기보다는…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처럼 생긴… 초콜릿? 단내가 나는데요?

 

실패▷ 탓! 탐사자의 말보다 높게 뛰어오른 KPC의 말. 그리고 그는 잽싸게 나무 위의 새 둥지를 낚아채 갑니다. 그가 가지고 내려온 둥지에는… 건들지도 않았건만, 데굴데굴 자의로 굴러다니는 세 개의 새알이 보입니다. 새, 새알이라기보다는…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처럼 생긴…? 그런데, 저걸 초콜릿에 넣는다고요?

 


 

[세 번째 승부]

 

어째 가는 곳마다 KPC를 마주치고 있으니, 마치 '운명' 같네요! 다시 한번 앞장서서 달리는 KPC가 향한 곳은… 냇가? 저기서 뭘 하려고? KPC는 말의 고비를 잡아당기며 크게 몸을 세우더니, 말은 곧 거세게 물속으로 거칠게 발길질을 합니다. 뭘 하는지 몰라도 이곳에 대해서는 탐사자보다 KPC가 더 잘 알고 있으니, 서둘러 그를 따라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죠.

 

《승마》

성공▷ 울퉁불퉁한 길을 힘겹게 달려 따라붙은 탐사자의 말이, KPC의 말처럼 똑같이 물속으로 거칠게 발길질을 합니다. 그러자, 발에 채여 거대한 것이 밖으로 튕겨 나오는데…! 차, 참치?! 참치가 왜 냇가에서 나오는데?! 《SAN 0/1》

 

실패▷ 울퉁불퉁한 길을 힘겹게 달려 따라붙은 탐사자의 말이, KPC의 말처럼 똑같이 물속으로 거칠게 발길질을 합니다. 풍덩! 순간 물이 잔뜩 튀면서 옷이 다 젖어버렸네요! 얼굴로 끼얹어진 물을 어푸푸 닦아내고 시선을 돌리면, KPC는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물에서 튕겨 나온 커다란 물고기를 챙깁니다. 저건… 차, 참치?! 참치가 왜 냇가에서 나오는데?! 《SAN 0/1》

 

 

 

만약 탐사자가 세 번 중 두 번 이상 KPC를 이긴다면, KPC는 분한 모습을 보이긴 하지만 곧 아련한 모습으로 패배를 인정합니다. 탐사자에게 더 좋은 걸 주고 싶었다는 말을 남기면서요. 그리곤 자신이 전한 말을 잊지 말라는 말과 함께 말을 타고 사라집니다. 덩그러니 홀로 남은 탐사자. 하지만 KPC가 사라지고 금세 나팔소리가 다시 들리네요. 사냥이 끝날 시간입니다.

 

다시 마당으로 돌아온 탐사자는 승패 결과에 따라 상황을 연출해주세요. 많은 사냥감을 가져오지 못해 걱정했다 하더라도, KPC와 탐사자가 앞다퉈 챙겨온 것들은 춰컬렛 도-나스 왕국에서 제일가는 귀한 재료들입니다. 사냥으로도 손쉽게 얻을 수 없다고들 하네요.

 

탐사자가 KPC를 이기지 못했더라도 사냥 대회 2등 자리를 얻게 되며, 승부와 무관하게 백작 영애와 KPC의 뜨거운 시선을 받게 됩니다. 자리를 이동하면서 KPC는 탐사자의 귓가에 "잊지 마. '운명의 시간', '성스러운' '발렌타인 하트'가 '가리키는 곳' 이야." 라는 말을 남기며 자리로 돌아가 버립니다.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주변에서는 어수선하니 빨리 건물 내부로 이동해달라는 말만 전하네요.

 

 

 

Main Quest
"사랑을 담아~ Get!"
Completion!

 

'메인 주인공' 다섯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메인 주인공'의 사랑 고백을 위한 단계!

원하는 재료를 얻으셨나요?

 

뜨거운 두 사람의 사랑을 받는 주인공은 과연,

어떤 사람을 선택할지?!

 

완벽한 해피 엔딩까지 앞으로 카운트 4!

 

 

 

… …

 

 

 

 

 

 

06. 마지막 재료는 사랑♥

<BGM 추천: "[Incompetech] - “Arroz Con Pollo">

 

탐사자가 안내받은 곳은, 마치 연회장을 비워놓고 요리 도구들로 가득 채워둔 공간처럼 느껴집니다. 코를 찌르는 초콜릿의 단내가 얼마나 넘실대는지 모르겠네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하얀 앞치마를 매고, 빈 주방 자리를 차지합니다. 탐사자도 피할 수 없겠네요.

 

탐사자가 준비를 끝내고 적당한 자리를 잡으면, 탐사자를 따라온 하인이 가볍게 설명을 들려줍니다. 시작을 알리는 나팔이 울리면 재빨리 앞에 놓인 진열대로 가 원하는 재료 최대 3가지를 골라올 것. 그리고 만들고 싶은 초콜릿을 만들면 된다고요. …이야기만 들으면 참 간단합니다. 게다가 당신이 들어오면서 하인들이 사냥터에서 잡아 온 것, 그리고 공작저에서 가져온 재료 몇 개를 함께 가져다줬거든요. …KPC가 선물로 가져왔던 것들이지만요.

 

 

 

!! KP 메모

 

사냥터에서 잡아 온 재료는 몇 개고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가져온 재료는 2개, 그리고 주방 진열대에서 최대 3개의 재료를 쓸 수 있으니 탐사자가 원하는 대로 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단, 정상적인 재료가 아닌지라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는 탐사자와 KP님의 상상력이 중요합니다.

 

사냥터에서 잡아온 것들이나 이상한 청체의 주방 재료들은 옆에서 도와주는 하인에게 물어볼 경우 설명을 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괴한 모양새에도 "당연하잖아요?"라는 반응으로 탐사자를 당황케 할 뿐입니다. (단, 재료뿐 아닌 KPC가 남긴 말의 힌트도 한두 가지 정도 답해줄 수 있습니다. 이에 관련된 사항은 '무도회'파트를 참고해주세요.)

 

초콜릿이 현실의 레시피와 맞지 않아도 무관합니다. 탐사자가 만들고 싶은 초콜릿을 마음껏 만들게 해주세요.

 

 

 

 

탐사자가 사용할 수 있는 재료 (탐사자 안내용)

 

[공작저에서 가져온 재료 - 최대 택2]

코코아 파우더 / 견과류 (아몬드, 땅콩, 호두) / 커버춰 화이트 초콜릿 / 다크 커버춰 초콜릿 / 슈가 파우더 / 무염 버터

 

[사냥터에서 가져온 재료 - 자유]

끔찍한 라즈베리 / 크런치 새알 / 과일칩 참치

 

[주방 진열대의 재료 - 최대 3가지]

(최대 3가지를 쓸 수 있으나, KPC와 다시 대항 판정을 해야 합니다. 그중 몇 개를 가져갈 수 있을지 잘 지켜봐 주세요.)

Milk 생크림 / 허니 캐라멜 / 호들갑 딸기 크런치 / 장미향 루비 초콜릿 커버춰 / 그분의 다리

 


 

(아래는 KP님 전용 사냥터 재료/주방 재료 설명입니다. 그대로 설명해주기 보다는 연출을 통해 진행해주시는 편이 더 즐거우리라 생각합니다.)

 

[※사냥터에서 가져온 재료]

끔찍한 라즈베리: 성인 주먹만 한 크기로 이목구비는 없지만, 나무에서 재배되자마자 약 2~3시간 동안 끔찍한 비명을 지릅니다. 비명은 두통을 유발하기 때문에 재배 시, 빠르게 천으로 말아 비명을 막아줘야 합니다. 단, 라즈베리가 터지지 않게 조심해서요. 다른 라즈베리와는 비교되지도 않는 상큼함과 달콤함으로, 1년에 70알도 구하기 힘들다고 합니다.

 

크런치 새알: 크런치 새알은 알이 깨어나기 전/후의 가치가 확연하게 차이 납니다. 알에서 깨어난 후의 크런치 새는 햇빛에 버석버석 해져, 토핑 재료로밖에 쓸 수 없습니다. 크런치 알은 바삭함이 최고로 살아있어 초콜릿에 섞기 좋다고 하네요. 마찬가지로 알 자체가 귀해 구하기 어려운 재료라고 합니다.

 

과일칩 참치: 신선한 민물에서 자라는 참치. 죽는 순간 순식간에 바싹 말라버립니다. 참치 속은 부위마다 다른 과일로 되어있어, 토핑 재료나 바크 초콜릿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마르고 나서도 관리가 어려워 귀족과 왕족들의 식사에 오르내리는 편입니다.

 

[주방 진열대의 재료]

Milk 생크림: '슈브 니구라스'의 젖이 소량 섞여 있는 생크림입니다.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지만, 한 입 먹는 즉시 세상 모든 것과 사랑에 빠진 듯한 극도의 황홀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합니다. 단, 이 접시에 들어 있는 모든 양을 섭취한다면 미약에 취한 것과 같은 위험한 분위기에 빠져버리고 말겠지만요.

 

허니 캐라멜: 왕국에 단 하나밖에 없는 캐라멜 호수에서 퍼왔다는 허니 카라멜. 누군가가 연구 도중 물약을 빠트렸다고 하는데, 그 후로 캐라멜을 먹게 될 경우 KISS하고 싶어지는 욕구를 일으킨다고 합니다.

 

호들갑 딸기 크런치: 개량 생산 중 실수로 개발된 딸기 크런치. 자잘한 것들이 스파클링처럼 톡톡 튀어 다니며 말을 합니다. 한 조각도 아닌 수십 또는 수백의 크런치를 사용하게 되니 그만큼 시끄럽다고 하네요. 하지만 맛만큼은 보장한다고 합니다. 보관할 때는 도망가지 않게 꼭 뚜껑을 닫아주세요.

 

장미 향 루비 초콜릿 커버춰: 광산 깊숙한 곳에서만 나는 분홍색 장미 모양 초콜릿, 향까지 장미 향이 난다고 하는데, 종종 연인들이 사랑을 전할 때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료를 사용할 때 향이 너무 강해,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 혹은 가장 행복한 환상을 보게 되니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 해야 합니다.

 

그분의 다리: 녹색 액체가 범벅인 문…어 다리? 하지만 그것에 비교하면 너무 큼직합니다. 마치 촉수처럼요. 징그럽게 생긴 모양새와 달리 잘 다져서 초콜릿에 넣으면 젤리와 같은 식감을 준다고 합니다. 없어서 못 넣는 재료라고들 하니까요. 먹게 되면 무언가를 깨우친다나 뭐라나…

 

 

 

(KPC와 대항하는 판정을 제외하고는 자유로운 상황 진행, RP 구간입니다. 편하게 진행하시되, 마찬가지로 직접적인 마음 고백은 할 수 없도록 해주세요. 탐사자가 비슷한 말을 하려거든 접시가 깨지는 소리, 옆에서 주방 기구가 터지는 소리 등으로 묻어주시면 됩니다.)

 

요리 시작의 알림이 울리고, 사람들이 서로 연인에게 바칠 초콜릿에 가장 좋은 재료를 넣기 위해 진열대로 뛰어갑니다. 아까와 같이 대회는 아니지만 구하기 힘든 재료들을 손에 넣고 싶지 않겠어요? 탐사자가 서둘러 진열대로 가서 무언가의 첫 재료를 고르고, 《민첩》판정을 진행합니다. 판정에 성공할 시, 북적거리는 인파 속에서 원하는 재료 앞 자리를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순간, 텁- 탐사자와 동시에 그 재료를 잡는 사람이 있습니다. KPC입니다.

 

(판정에 실패 시, 탐사자와 KPC는 그 재료를 얻을 기회를 잃습니다. 다른 사람이 집어가기 때문입니다. 3번의 기회를 얻을 동안 《민첩》판정을 꾸준히 진행해주세요.)

 

탐사자가 KPC에게 재료를 양보하면 그만이겠지만, 양보하면 양보하는 대로 KPC는 섭섭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자고로 가장 좋은 초콜릿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당연할 텐데, 좋은 재료를 포기한다는 건 자신에게 좋은 초콜릿을 줄 생각이 없는 걸까? 라는 생각, 혹은 자존심 문제일 수도 있겠네요. 탐사자와 KPC는 《근력》 대항 판정을 진행하며, 진열대에서 잡는 재료 족족 겹쳐 잡게 됩니다. 가장 탐나는 재료라는 이유로요. 단, 세 번의 기회 간 KPC와 승부하고 나면 나머지 재료는 동난 상태입니다. 이외에 얻을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탐사자가 자리에 돌아가면… 어라? 탐사자와 마주 보고 있는 앞자리는 KPC잖아요? 이때 KPC는 자신만만하게 초콜릿을 만들어도, 엉망으로 만들어도 좋습니다. 하지만 좋아하는 탐사자가 앞치마를 매고 요리하는 모습에 정신이 팔리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겠네요. 이외에 승부를 나누는 일은 없으니 자유 RP를 즐겨주세요. 초콜릿 완성도는 개인 설정에 맡기되, 중간에 재료, 초콜릿을 맛봐달라며 접근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 재료와 관련된 효능을 당장 자리에서 느끼게 되겠네요. 탐사자가 KPC에게 아무리 좋아한다는 말을 제외하고 분위기 어필을 하더라도 KPC는 그럴 리가 없지. 라는 느낌으로 로미오와 줄리엣 연출을 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자리에서 만든 초콜릿을 선물하려 한다면, 지나가던 엑스트라가 실수로 집어 가는 전개도 괜찮습니다.)

 

탐사자가 초콜릿을 만들고나면, KPC는 언제 마무리까지 지었는지 포장을 마친 상태입니다. 작은 상자에 담는 것도, 들고가기 어려워 보일 정도로 커다란 포장도 괜찮습니다. 탐사자가 모든 마무리를 마치면 어디선가 팡파르 가 울리며 폭죽이 터집니다. 그리고 익숙한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마지막 재료는 사랑♥"
Completion!

 

'메인 주인공' 여섯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운명의 '메인 주인공'에게 전할 초콜릿은 잘 만드셨나요?

 

'메인 주인공'은 '메인 주인공'끼리 사랑을 이루어야 하는 법.

'서브 주인공'의 애정 공세를 조심하세요~!

 

완벽한 해피 엔딩까지 앞으로 카운트 3!

 

 

 

 

 

 

 

07. 파티의 꽃은 무도회

<BGM 추천: "[youtube] - “André Rieu - The Second Waltz - Classic Album Selection [5CD]">

 

"탐사자 공작님이 입장하십니다!"

 

초콜릿을 완성한 탐사자는 곧 무도회장으로 안내됩니다. 커다란 무도회장은 아까 주방시설이 있던 곳만큼이나 넓고, 많은 사람이 북적입니다. 풍성한 드레스를 입고, 멋스러운 정장을 입은 사람들이 있는데… 아직 탐사자의 파트너인 백작 영애는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탐사자와 누군가를 찾듯 주변을 빙 둘러보며 수군거리네요.

 

 

《지능》

성공▷ 아무래도 탐사자와 KPC, 그리고 백작 영애에 대한 이슈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듯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주변 분위기, 당신에게 나타나는 알림창을 본다면… 설마 삼각관계 이슈? 당신이 '메인 주인공'이고 KPC가 '서브 주인공'이라면…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일 뿐인가요?

 

실패▷ 아무래도 탐사자와 KPC, 그리고 백작 영애에 대한 이슈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듯합니다. 이야기를 들어보거나 주변 분위기, 당신에게 나타나는 알림창을 본다면… 설마 삼각관계 이슈?

 

 

탐사자가 이동하기 위해 주변을 둘러보면 가까운 테이블에 탐사자를 힐끔거리던 [안경을 쓴 노신사], [젊은 귀족 부인], [취한 남성 귀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탐사자는 이들에게 대화를 시도해, KPC가 쪽지에 적었던 암호 적인 말의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안경을 쓴 노신사]

나이가 꽤 지긋하고 머리가 하얗게 센 노신사입니다. 예의 바라보이고 위엄있는 모습이네요. 그는 탐사자와 눈이 마주치고는 아무 일 없던 척 시선을 돌립니다.

 

《탐사자가 말을 걸 시》

"어이쿠, 탐사자 공작 아니십니까? 이번 행사의 주인공인 기분은 어떠신지요?"

"곧 '운명의 시간'이 다가오니, 새신랑의 신선한 모습을 볼 수 있겠군요."

 

《운명의 시간에 관해 물어볼 시》

"허허허… 공작님께서 쑥스러우신지 그런 걸 되물으시는군요."

"'결혼식' 말입니다. '결혼식'! 이미 공작님께서 청혼을 하셨었으니, 오늘은 이곳에서 결혼식 때 서로의 초콜릿을 교환하면 되니까요."

"아, 그러고 보니 백작 영애는 아직 안 오셨군요?"

 

노신사는 인기가 많은 모양으로, 탐사자와 대화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다른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자리를 떠납니다.

 


 

[젊은 귀족 부인]

탐사자와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잔뜩 붉어져 부채질에 여념 없는 젊은 귀족 부인입니다. 탐사자를 힐끔거리지만 수줍음을 많이 타는지 쉽게 인사를 건넬 생각을 못 하네요.

 

《탐사자가 말을 걸 시》

"어, 어머머… 그, 고, 공작님… 아니세요?"

"하실… 마, 말씀이 있으실… 까요? 아! 추, 축하드린다는 말씀… 부터 드려야겠"

"결혼식 축하드려요!"

 

귀족 부인은 얼굴이 잔뜩 붉어진 채로 축하한다는 말을 건넵니다. 하지만 어지간히 수줍은 모양으로 탐사자의 말에 제대로 답할 여력이 안 보이네요. 제대로 된 대화를 위해서는 《대인 기능》 이 필요합니다.

 

《대인 기능》

성공▷

"그, 생각해 보니… 공작님께서는 따…로 백작 영애께 청혼하셨다고… 들었어요. 저는 비록 그 자리에 없었기에…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아! 너무 아쉽다는 말이랍니다…!"

"보통은… 서, 성스러운 '신전'에서… 선언 예약을… 하고… 어, 어머머, 잘못되었다는 말은 절대 아니에요! 다만 흔하지 않아서"

"그, 그거 들으셨나요? 신전 앞의 '발렌타인 하트'는 운명의 연인이 그곳으로 모일 시… 신기한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군요!"

"무, 물론 저희끼리의 재밋거리 이야기지만요"

"'발렌타인 하트'요? 신전 앞의 하트 탑이잖아요?"

 

(탐사자가 다른 질문을 했다면 대화 지문을 개변해주세요. 귀족 부인은 최대 2개의 답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대인 기능》 최대 3번까지 판정을 시도할 수 있으며, 모두 실패 시, 1개의 힌트만을 알려주거나 말을 에둘러 답답하게 대답해줍니다.)

 

곧 귀족 부인은 너무 많은 이야기를 했다며 얼굴을 붉히고는 서둘러 자리를 피합니다.

 


 

[취한 남성 귀족]

탐사자와 눈도 마주치지 못할 정도로 잔뜩 취한 남성 귀족. 후들후들 거리는 팔다리로 어떻게 서 있는지 신기할 정도입니다. 탐사자가 물어보면 답은 해주지만, 그의 부탁을 다 들어줘야 하며, 그것이 불편할 시 《대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앙~? 이~거~ 잘난 공, 작~님 아니야~?"

"결혼 축~하~ 드립니드아아아~ 딸꾹, 아~ 거기 있는 물~좀 한 잔 주실 수~ 있, 딸꾹!"

 

(뭘 물어보려고 할 때마다 귀찮게 굴어줍시다. 물을 가져다 달라거나, 케이크를 집어달라거나, 뒤의 하인에게서 술잔을 받아 달라거나… 큰일을 부탁하지는 않지만 자잘한 일로 귀찮게 굴면서 대답을 잘 안 해줍니다. 과음한 연출을 해주세요.)

 

《대인 기능 or 몇 번의 부탁을 들어줄 시》

성공▷

"이거 참~ 공, 딸꾹! 작님께서 제게 말도 다 거시구~"

"에엥, 하트가 가리키는 곳? 그거야~……커어어"

"…헉! 제가 졸았습니까?! 흐음~… 그, 거야~ 딸꾹, 당연히! '선언의 장' 아니겠습니까?"

"신전에 선언 예약을 먼저 하고! 선언의 장에서 진정한 연인임을 선언하면서 초콜릿을 교환하고! 그다음 약혼과 결혼을 진행하죠오~"

"물론 공작님께서는 마음이 어찌나 급하셨는지, 선언도 초콜릿 교환도 없이 청혼부터 하셨지만~"

"아, 그랬으니 공작님께서느은~ 이번 결혼식 때 초콜릿 교환을 하시려나~? 참 순서가 뒤죽박죽이군요~ 딸꾹! 그래도, 축~하~ 드립니드아아~"

 

이렇게 말을 끝낸 남성 귀족은, 곧 취기에 곯아떨어져 그대로 바닥에 누워버립니다. 하인들이 알아서 치우겠죠.

 

 

 

"KPC 후작님이 입장하십니다!"

당신이 무도회장에 입장하고 얼마 안 가, 저 멀리 반대쪽 문에서 KPC가 입장한다는 목소리가 울립니다. 그러자 주변에서는 한층 더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커지는 것 같네요.

곧 탐사자를 발견한 KPC는 탐사자를 보며 무언가 입을 뻥긋거립니다. …뭐라고 하는 거죠?


《관찰력》
성공▷ '이쪽으로 춤 신청하러 와.' 어지간히 갑갑했는지 KPC는 뻥긋거리며 중앙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합니다.

실패▷ 뻥긋거리는 KPC가 뭐라 말하는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어지간히 갑갑했는지 KPC는 중앙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을 손가락질합니다. 춤이라도 추자는 말일까요?

KPC를 만나러 가려면 아래와 같은 무도회장을 지나 움직여야 합니다. 대체 무슨 귀족들이 이렇게나 많던가요? 꽤 큰 장소에 사람도 많이 모인만큼 조심해서 움직여야겠네요.

 

 

탐사자와 KPC는 지금부터 수많은 사람을 《민첩》과 《근력》으로 사람들 사이를 피해 지나갑니다. 판정에 실패할 때마다 파트너를 바꿔가며 춤을 추던 사람들은 KPC와 탐사자를 붙잡고 춤을 춥니다. 주접도 떨면서요. 아래는 이동 룰로, KP님의 재량껏 개변해주셔도 무관합니다.

 

 

 

무도회를 탈출하라!

 

01. 탐사자와 KPC는 한 턴의 이동당 《민첩》판정을 진행합니다. 판정 실패 시, 실패한 탐사자 혹은 KPC는 그 턴에 이동이 불가능 or 예상치도 못한 위치로 1칸 이동합니다. (위치는 KP님 재량에 맞춥니다.)

02. 판정에 성공하면 원하는 방향을 이동하되, 이동할 수 있는 방향은 가로/세로/대각선입니다. 1칸씩만 이동이 가능합니다.

03. 이동한 장소에서는 다른 사람과 어울려 춤을 추게 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붙잡혀 주접을 듣거나 춤 상대로 놓아주려 하지 않기 때문에, 이동할 시간이 되면 《근력》판정을 진행합니다.

04. 두 사람이 같은 번호의 위치에서 만나는 것을 성공하면 스토리 진행이 가능하며, 《근력》판정 실패 시, 실패한 탐사자 혹은 KPC는 그 턴에 이동이 불가능 or 예상치도 못한 위치로 1칸 이동합니다. (위치는 KP님 재량에 맞춥니다.)

 

(위의 룰은 탐사자에게 핸드 아웃으로 공유가 가능합니다.)

 

 

 

수많은 인파의 춤 속에서 빠져나온 탐사자와 KPC. 서로 만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KPC는 지친 모습이지만 곧 "내가 보냈던 쪽지의 의미를 알아냈어?"라고 묻습니다. 왕국의 사람이라면 누구든 알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둘만의 비밀 약속이니까요.

 

둘만의 자유 RP타임입니다. 춤을 추며 《행운》판정으로 발을 밟을 가능성을 넣어주셔도 좋습니다. KPC는 은근슬쩍 백작 영애를 질투하는 모습을 비추거나, 옛날에 공작과의 추억을 언급해 아련한 모습을 보이게 해주세요. 이때 역시 탐사자가 고백을 하려고 한다면 주변 춤추던 사람들이 부딪히거나, 심하면 천장의 샹들리에가 떨어지는 사고까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지능》

성공▷ 계속해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 당신이 KPC에게 특별한 말을 하려고 할 때만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요? 마치 그것을 '막으려는' 것 처럼 말이에요. 문득 당신은 한 가지 생각이 스칩니다. 모든 것이 '초콜릿'에 중점으로 맞춰져 있는 세상, 그리고 '메인 주인공'인 당신과 '서브 주인공'인 KPC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그렇다면, 혹시 고백이 담긴 초콜릿을 KPC에게 전해야만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닐까요?

 

실패▷ 계속해서 일어나는 이상 현상. 당신이 KPC에게 특별한 말을 하려고 할 때만 사고가 일어나고 있지 않나요? 마치 그것을 '막으려는' 것 처럼 말이에요. 문득 당신은 한 가지 생각이 스칩니다. 모든 것이 '초콜릿'에 중점으로 맞춰져 있는 세상, 그리고 '메인 주인공'인 당신과 '서브 주인공'인 KPC는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정말 결혼식까지 이걸 해결할 문제는 없는 걸까요?

 

 

이후 무도회의 연주가 끝납니다. KPC는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말끔한 모습과 표정으로 예의 바르게 인사를 하더니, 들어왔던 문을 통해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그와 동시에 '앞으로 한 시간 후, 탐사자와 백작 영애의 결혼식이 있을 예정이니 신전 앞 결혼식장으로 이동해달라.'라는 말을 안내인이 큰 소리로 전합니다. 백작 영애는 치장을 위해 미리 식장에 가 있다고 하면서요. …앞으로 한 시간. 탐사자의 운명이 한 시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파티의 꽃은 무도회"
Completion!

 

'메인 주인공' 일곱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완벽한 해피 엔딩 전, 자유를 만끽하셨나요?

 

미래의 행복을 위해 새하얀 웨딩드레스를 입고 기다리고 있는,

운명의 '메인 주인공 상대'!

그리고 또 다른 미련으로 가능성 없을 선택을 기다리고 있는,

'서브 주인공'!

 

완벽한 해피 엔딩까지 앞으로 카운트 2!

 

 

 

 

 

 

 

08. 운명의 길은 스스로!

<BGM 추천: "[Incompetech] - “C-Funk">

<BGM 추천: "[youtube] - “Hawaii Five O Theme Song Full Version">

 

무도회가 슬슬 마무리되어가고, 하인들이 다가와 탐사자를 안내합니다. 마당으로 나가면 탐사자가 타고 왔던 마차가 보이는군요. 아까와 다른 점을 꼽아보라면… [Marry Me!] 라는 말이 적힌 깃발들이 길목에 붙어 나열되어있습니다. …설마, 결혼식장까지 이어지는 걸까요?

 

"마차를 타고 약 50분 걸리는 위치에 신전이 있습니다."

"결혼식장은 바로 신전 앞에서 이루어질 예정이니, 길을 찾으실 필요도 없으세요."

"다소 위험을 감소하기 위해 빠른 속도로 이동하지 않으니, 그동안 마차에서 푹 쉬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을 둘러보아도 KPC의 흔적은 찾을 수 없습니다. 먼저 이동한 걸까요?

 

 

《지능》

성공▷ 이로써 탐사자는 KPC가 쪽지로 전한 암호들을 풀었습니다. 운명의 시간인 '결혼식' 시간, 성스러운 '신전' 앞의 발렌타인 하트 '탑'이 가리키는 방향인 '선언의 장'에서 KPC를 만나면 되는 거겠죠! 그리고 당신이 마음을 담아 만든 '초콜릿'을 그에게 고백과 함께 전달하는 것이 이 모든 것에서 빠져나갈 '답'이 될 것입니다.

 

실패▷ 이로써 탐사자는 KPC가 쪽지로 전한 암호들을 풀었습니다. 운명의 시간인 '결혼식' 시간, 성스러운 '신전' 앞의 발렌타인 하트 '탑'이 가리키는 방향인 '선언의 장'에서 KPC를 만나면 되는 거겠죠! 하지만, 그 후에는… 뭘 해야 하는 거지?

 

 

지금 탐사자는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얌전히 마차를 타고 제시간까지 이동하거나, 마부에게서 말 하나를 뺏어 빠른 속도로 약속 장소까지 혼자 이동하는 것. 마부에게서 말을 뺏어 홀로 가는 경우 결혼식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도착할 수 있기에, 신전 도착 이후 추격 씬에서 일어날 사건에 보너스 주사위 1개 보정치를 받습니다. 단, 탐사자에게는 주사위 보정치에 대한 사실을 알리거나 선택을 강요하지 말아 주세요. 마부에게서 말을 뺏을 때는 《민첩》판정이 필요합니다.

 

(탐사자가 얌전히 마차를 타고 이동한다고 말할 경우, 퀘스트 완료창을 띄운 후 바로 신전 앞의 장면으로 이어주세요. 혼자 이동한다고 선택한 경우, 아래의 '신전까지의 추격 진행' 룰을 따릅니다.)

 

 

 

신전까지의 추격 진행

 

(추격은 룰북 130p를 참고하되, 임의 개변된 사항이 있습니다.)

 

01. 탐사자가 탄 말은 이동력 11입니다. 쫓아오는 하인들의 경우 무거운 마차 한 대에 모두 타고 있기에, 추격 마차는 이동력 9로 고정합니다.

02. 단, 출발 순서는 판정에 따지 않고 탐사자가 먼저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해주세요.

03. 추격 표는 8칸으로 진행합니다. 추격 마차와 탐사자가 3칸 이상 차이가 날 경우 따돌리기 성공입니다. 이 경우 추적이 마무리되고, 다음 스토리로 진행됩니다.

 


 

[1칸]

막 무도회장 입구에서 빠져나온 골목입니다. 무거운 마차를 한 마리의 말이 힘겹게 몰면서 뛰고 있습니다. "공작님~! 같이 가셔야죠!" 뒤에서는 두 명의 하인과 마부가 탐사자를 부르며 마차에서 안달복달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2칸]

잠시 길을 막아둔 울타리가 보입니다. 울타리의 문이 느리게 닫히고 있는데… 과연 닫히기 전 통과할 수 있을까요? 《민첩》 판정을 통해 빠르게 승부를 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판정에 실패할 경우 HP- 1D3만큼의 피해를 입습니다.

 

[3칸]

큰 사거리가 나타나면서 길이 시원하게 뚫립니다. 아무런 장애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이대로 직진해주세요!

 

[4칸]

"꺄아악♥ 공작님~!" 멀리서 탐사자를 발견한 귀족 영애들이 얼굴을 붉히며 뛰어옵니다. 다치면 어쩌려고?! 몰려오는 무리를 보고 말이 놀랐는지, 달리는 움직임이 거칠어집니다. 《승마》 판정을 통해 떨어지지 않고 무사히 뚫고 지나갈 수 있습니다. (룰북 64p) 단, 판정 결과가 처참하더라도 낙마는 하지 않고 발이 고삐에 걸려 떨어질 뻔 하는 등의 위기는 겪습니다.

 

[5칸]

바로 지척까지 낮게 내려온 두꺼운 나뭇가지가 보입니다. 《민첩》 판정을 통해 나뭇가지를 잡아당겨 꺾으면, 뒤에 쫓아오는 마차에 장애물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추격 마차는 이동력 1회가 차감됩니다,

 

[6칸]

반대쪽에서 달려오는 짐을 나르던 수레가 보입니다. 점프해서 비켜 갈 수는 있을 법한데…! 수레를 비켜 가기 위해서는 《도약》 판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말을 타고 점프를 하기에 기본 《도약》 수치에 +30%의 보정치가 붙습니다. 하지만 판정에 실패할 경우 HP- 1D3만큼의 피해, 이동력을 잃습니다.

 

[7칸]

저 멀리 거대한 신전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새하얀 장미에 둘러싸인 신전은 멀리서도 후광이 비출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당신의 앞길을 막고 있는 나무 상자의 탑은 아름답지 않지만요. 《도약》 판정을 이용해 넘어주세요. 말을 타고 점프를 하기에 기본 《도약》 수치에 +30%의 보정치가 붙습니다.

 

[8칸]

드디어 신전 앞 도착입니다. 장미와 백합 등으로 장식된 아름다운 예식장은 신전 앞 실외에서 준비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여러 사람들이 보이긴 하지만, 앞의 시계를 살피니 30분이나 넉넉하게 남았네요. 백작 영애도, 당신을 붙잡을 특별할 사람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탐사자가 도착하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아는 척을 하려 합니다. 하지만 이럴 때가 아닙니다. '발렌타인 하트 탑'을 찾아야죠!

 

 

《관찰력》

성공▷ 앗…! 주례를 보는 곳의 웨딩 아치 뒤, 높게 솟았지만 거대하진 않은 '탑' 하나가 보입니다. 위에 붉은 뭔가가 보이는 것 같은데… 저게 바로 하트 탑인 걸까요? 뭔가, 움직이는 것 같은데…?

 

실패▷ 앗…! 주례를 보는 곳의 웨딩 아치 뒤, 높게 솟았지만 거대하진 않은 '탑' 하나가 보입니다. 위에 붉은 뭔가가 보이는 것 같은데…

 

 

탐사자가 가장 앞까지 달려 나와 뒤의 탑을 확인하면, 정말로 '하트 탑'입니다. 명백히 이름 푯말까지 달려있네요. '발렌타인 하트 탑'. 단지 예상외로… 하트라는 것이 '심장' 모양을 띄고 있다는 것은 그로데스크한 의미 같지만요. 심지어 꿀렁꿀렁거리면서 정말 심장 박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 진짜 심장은 아니겠지? 《SAN 0/1》

 

탐사자가 '탑이 가리키는 곳'이자 '선언의 장'을 찾아 둘러보면, 순간 팡파르 소리가 들리면서 탑에서 폭죽이 터집니다. 꽃잎이 흩날리고 색색의 종이들이 휘날리기도 하면서요. 그리고 높이 솟은 폭죽은 신전 뒷마당을 향해 날아갑니다.

 

동시에,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Main Quest
"운명의 길은 스스로!"
Completion!

 

'메인 주인공' 여덟 번째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고지가 눈앞에 있습니다!

 

결혼 준비는 마치셨나요? 

혹은, 또 다른 선택을 위해 발을 놀리고 계시는가요?

 

완벽한 해피 엔딩까지 앞으로 카운트 1!

 

 

 

… …

 

 

 

 

 

 

 

09. 최종♥선택

<BGM 추천: "[Incompetech] - “Cantina Blues">

<BGM 추천: "[youtube] - “위험한 퀘스트 Dangerous quest">

 

자, 탐사자. 마지막 길입니다. 뒷마당으로 향하자, 저 멀리 빛을 등진…… KPC입니다. KPC는 탐사자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곧 세상 모든 것을 가진 얼굴로 반깁니다. 환호까지 지르면서요.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당신의 뒤를 바라보며 경악에 가까운 표정이 됩니다. "서둘러!!" 비명을 지르면서요.

 

"공작니이임~! 결혼식은 저쪽인데, 어딜 가시는 거예요!"

 

(마지막 추격입니다. 쫓아오는 백작 영애와 하녀를 피해 KPC에게 도달하며 초콜릿과 마음을 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찬가지로 룰북의 '추격룰'을 참고하였으나, 편의상 개변된 부분이 있습니다. 또한 연달아 추격 씬을 넣는 것에 루즈함을 느낄 것 같다, 예상되시는 분께서는 추격 대신 전투를 넣어 백작 영애를 꺾고 만나러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 KP 메모

 

[백작 영애 (뱀 인간)]

이동력: 8

근접전: 50%

(이외의 수치는 룰북 291p를 참고해주세요. 단, 전투가 일어날 시 물기/독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백작 영애가 탐사자를 따라 잡는다면, 탐사자는 이동력을 소모해 백작 영애를 공격하거나 《회피 판정을 통해 그의 손에서 빠져나갈 수 있습니다. 별다른 타격은 없으나 구애인이 생각나게끔 매달리는 연출을 해주세요.)

 

[하녀 1명]

근력: 45 | 건강: 50 | 크기: 70 | 민첩: 40 | 지능: 50 | 정신력: 50 | 이동력: 7

(자유롭게 개변해주셔도 좋습니다.)

 

탐사자가 이동력이 불리할 시, 시작을 조금 더 앞지른 칸으로 해주셔도 좋습니다. 이동은 《건강》 판정 없이 탐사자가 먼저 이동하는 것으로 합니다.

(만약 KPC의 성격상 탐사자가 오기만을 기다리지 않겠다 싶으시다면, 같이 추격하는 방향으로 바꾸셔도 재미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서로의 특성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하녀나 백작 영애의 경우 전투 상황으로 한 대씩 공격받았을 때, 변장한 모습이 풀리는 상황 연출도 괜찮습니다.)

 

 

 

 

KPC에게까지 추격 진행

 

[1칸]

하녀가 있는 구간입니다. 특별한 장애물은 없습니다. 단지, 하녀는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얼굴을 붉힌 채 이 모든 상황을 구경하는 듯한 모습 같기도 합니다.

 

[2칸]

백작 영애가 있는 구간입니다. 치렁치렁한 웨딩드레스와 면사포를 쓰고 있지만 당황한 표정이 역력합니다. …그래요, 저 뱀 같은 얼굴로요. 주변에는 화려한 의자들이 몇몇 보입니다. 의자를 넘어트려 다음 상대의 이동력을 소모시킬 수 있습니다.

 

[3칸]

아앗…! 앞에 싱그러운 꽃들이 가득 꽂힌… 아니, 입을 열어 이빨을 들어내고 꿈틀거리는 꽃들이 화병에 가득 꽂힌 채 장식되어 있습니다. 좁은 통로로 빠져나가야 하는데, 안 물릴 수 있을까요?! 《민첩》 판정을 통해 빠져나가 보도록 합시다. 판정에 실패할 경우 HP-1만큼의 피해를 입습니다.

 

[4칸]

아무것도 없는 구간입니다. 빠르게 달려가 보도록 합시다!

 

[5칸]

잠깐, 이곳을 정리한 사람은 누구죠? 중간에 카펫이 우글거리면서 밀려있잖아요? 미끄러져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습니다. 《민첩》 판정 혹은 《도약》 판정을 통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습니다. 판정에 실패 시, 좋지 못한 모습으로 갸우뚱 할 뿐, 별다른 피해는 없습니다.

 

[6칸]

푸드덕- 선언의 장 중앙에 가까워지자, KPC가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하얀색 비둘기들이 어디선가 날아와 엄청난 광경을 만듭니다. 아, 아름답다면 아름다울 수는 있는데… 저렇게 혼잡스러운 새 무리 속을 지나갈 수 있겠나요? 《회피》 판정을 통해 무사히 지나갈 수 있도록 합니다. 경우 HP-1만큼의 피해를 입습니다.

 

[7칸]

KPC가 있는 곳에 도착했습니다. KPC는 다급하게 탐사자를 잡으며 기쁨과 혼란스러움으로 감정이 뒤섞인 얼굴입니다.

 

 

 

KPC와 손을 맞잡자마자 털썩, 소리가 들리며 백작 영애가 주저앉습니다. 글썽거리던 눈에서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네요. 아무튼 잡히지 않아서 다행 아니겠어요?

 

(초반에 적힌 대로 백작 영애가 싸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면, 눈물을 흘리는 분위기가 아닌 변신 마법이 풀린 채 분해하는 모습 등으로 연출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탐사자, 진심이야? 진심으로 나와 초콜릿을 교환하려 이곳에 와준 거야?"

 

감동에 가득 찬 목소리. …이제 그의 말에 답할 차례입니다.

 

 

 

 

 

 

ENDING. <해피 발렌타인>

 

<BGM 추천: "[Incompetech] - “Stoic Morning">

<BGM 추천: "[Incompetech] - “Sinfonia No. 3 in D Major - BWV 789 저자 Kevin MacLeod">

 

<자신의 마음 고백과 함께 초콜릿을 KPC와 교환했다.>

 

두근 두근, 이곳까지 쉴 새없이 뛰어오느라 아직까지도 정신이 없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이상한 곳을 마주하고, 난데없는 정혼자에 메인 주인공, 서브 주인공이라니. 정말 현실이 맞는 걸까요? …이런 모습의 KPC도 계속 좋아할 수 있는 걸까요?

 

다른 사람들의 응원을 받지도 못하고 정해진 운명만이 들이밀어졌지만, 당신은 기어코 KPC에게 초콜릿을 전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팡파르가 선언의 장에 터지네요!

 

동시에, '띠리링―♪' 환호와 박수 소리가 들리며 투명한 창이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중에 가장 큰 소리일 거예요.

 

 

 

Main Quest
"해피 발렌타인!"
Completion!

 

'메인 주인공' 마지막 퀘스트 완료를 축하드립니다!

 

당신의 선택은 운명을 비켜나간 '영원한 사랑'!

모든 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켜낸 사랑은 아름다울 뿐이지요!

 

행복하세요! 사랑하세요! 기뻐하세요!

해피 발렌타인!

 

 

 

… …

 

"…자, 탐사자!"

 

깜빡깜빡, 탐사자는 몸을 흔드는 힘에 못 이겨 눈을 뜹니다. …익숙한 천장,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시선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보면, 한 손에는 포장된 상자를 들고 불만스러운 얼굴로 탐사자를 깨우는 KPC가 보입니다.

 

"대체 언제까지 잘 거야. 발렌타인데이를 이렇게 날려 먹을 셈이야?"

"내가 만든 초콜릿 안 먹어볼 거냐고?!"

 

…드레스가 아닌 평범한 옷과 두 사람만의 공간. 그리고 아련하긴커녕 불만스러운 표정은 또 다른 현실감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꿈, 이었을까요? 정말요? 달그락, 탐사자가 몸을 일으키면, 탐사자의 손에는… 나름 익숙한 상자가 쥐어져 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온갖 역경을 겪어 만들었던… …

 

 

KPC 생존|탐사자 생존

시나리오 완료 보상|SAN + 1D10

 

 

 

 

 

 

ENDING. <RUN! RUN! RUN!>

 

<BGM 추천: "[youtube] - “호텔 델루나 BGM(브금) - Deluna H|otel Del Luna background music, Various Artist ost">

 

<KPC를 가짜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버리고 도망가버린다.>

(본 엔딩은 레일로드 형 시나리오이나, 테스트 플레이 시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이라 살짝 추가해두었습니다.)

 

두근 두근, 뭐가 진짜고 거짓일까요? 당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너무 다른 느낌의 세상입니다. 이전까지의 기억이 없는 당신의 KPC를 진짜 KPC라고 생각할 수 있겠나요? 그저 모든 게 만들어진 세상 같습니다.

 

모든 것을 등지고 하염없이 뛰어 도망갑니다. 뒤에서 당신을 부르는 목소리는 한두 개가 아니지만… 지금 당장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것이 우선이지, 저 목소리를 신경 쓸 겨를이 있겠냐구요! 그렇게 뛰고, 또 뛰다보면

 

쑤우욱-!

 

발이 어딘가로 빠져버립니다. 이게 뭐죠?! 크고 어두운 홀에 빠져버린 당신은, 끊임없이 떨어지는 아찔함에 곧… 정신이 아득해짐을 느낍니다.

 

… …

 

"…자, 탐사자!"

 

깜빡깜빡, 탐사자는 몸을 흔드는 힘에 못 이겨 눈을 뜹니다. …익숙한 천장,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시선을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보면, 한 손에는 포장된 상자를 들고 불만스러운 얼굴로 탐사자를 깨우는 KPC가 보입니다.

 

"대체 언제까지 잘 거야. 전화도 안 받고 하루 내내 잠이나 잤다고?!"

"발렌타인데이를 이렇게 지나친 건 또 처음 보네?! 진짜 이렇게 나오기야?"

 

…드레스가 아닌 평범한 옷과 두 사람만의 공간. 그리고 아련하긴커녕 불만스러운 표정은 또 다른 현실감으로 다가오는 듯합니다. 꿈, 이었을까요? 정말요? 달그락, 탐사자가 몸을 일으키면, 탐사자의 손에는… 나름 익숙한 상자가 쥐어져 있습니다. '그'곳에서 당신이 온갖 역경을 겪어 만들었던… …

 

그보다, 벌써부터 막막해지네요. 발렌타인데이가 벌써 하루나 지나가 버렸다니요? 눈앞에 잔뜩 실망하고 화가 난 KPC의 모습이 보입니다. 당장 한 대 쥐어 박고 싶어 보이는 표정이에요. …저 화를 어떻게 풀어줘야 할까요.

 

 

KPC 생존|탐사자 생존

시나리오 완료 보상|SAN + 1D10

 

 

 

 

후기

원래 이런 우당탕 개그 로코 시날은 자신이 없어서 평생 적을 엄두도 못 내겠다 싶었는데… 기어코 앤캐랑 가보고 싶어 적게 되었습니다. STORM에 뒤이어 "~말고 ~도 적어주시면 안 될까요?"에 휩쓸린 걸 보면, 아무래도 저는 이런 기대에 약한가 봐요… 잠을 자다가 이건 적어야겠다 싶어 벌떡 일어나 적게 된 것이 서브초코의 시초였기도 하고요…

 

시나리오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조금 가벼운 인형극, 뮤지컬 등의 느낌을 잡고 적었습니다. BGM을 고르시거나 연출하실 때 이런 작은 점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길어질 줄 몰랐지만요…

 

제가 이런 장르 관련으로는 센스가 떨어져 어설픈 부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ㅠ.ㅠ 그래도 가볍게 즐기시고 와주셨다면 무엇보다 기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앤캐랑 다녀올 수 있는 시날을 이렇게 적을 수 있어서 행복한 기회였기도 하네요. 모두가 행복하고 달콤한 발렌타인 데이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나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Thanks to.

 

어의님(리 샤오샤오)|가비님(한시원)

훔님(리리에르 벨라리스)|팀장님(빅터 루가프룸)

도당님(로스린다)|스레기님(칼 비스탄)

가시님(라이너스 재거)|맹우님(벤투스 엔시스)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naver.me/5ycGuMpm

 

 

 

Call of Cthulhu (7th Edition) 의 저작권은 Chaosium Inc. 에 있습니다.

ⓒ1981, 1983, 1992, 1993, 1995, 1998, 2001, 2004, 2005, 2015.

Cthulu 7th Edition, ‘크툴루의 부름’ 한국어 번역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초여명에 있습니다. ©2016; 전권보유.

본 문서는 비공식 2차 저작물로 원작의 저작권 및 제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시나리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 있었다.  (0) 2021.03.15
-報本反始- 보본반시  (0) 2021.03.06
STORM :: 01. 유령 대소동  (0) 2019.12.03
신부(新婦)  (0) 2019.10.11
만개한 꽃은 바다향을 머금고 :: 멸망(滅亡)  (0) 2019.03.17

 

(MOOD님(@superaboterary) 커미션입니다.)

 

 

어둑한 바닷속이 무색하도록 눈부시게 새하얀 건물, 주변을 형형색색으로 밝혀주는 거대한 산호초.

우리는 바다 깊은 곳, 심해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축복 받은 주민입니다.

 

 

https://youtu.be/8oeF4yXaKic

(칼렛님(@KaLeT_muzik) 작곡 커미션 입니다. 본 시나리오 내에서만 감상해주시길 바랍니다.)

 

 

 

 

 

 

개요

어둑한 바닷속에서는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도시는 수면과 한참은 떨어진 심해에 자리 잡고 있거든요.

 

바깥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요? 바닷속처럼 알록달록 빛나는 산호초가 있을까요? 그도 아니면 심해어처럼 눈먼 이들이 있을까요? 간혹 궁금증이 일기도 하지만, 정작 우리는 이 도시를 나가본 적이 없습니다. 바깥은 거친 폭풍이 몰아치고, 아직 어린 우리들에게는 위험한 곳이기에 어른들이 금기로 정해두셨기 때문이에요.

 

우리는 이 아름다운 도시 속 안전한 보호 아래서 성인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저 먼 곳, 수면 밖이 궁금해서요? 아니면 바깥 육지가 궁금해서요? 어쩌면 이 도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어른이 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요. 그래서인지 모두들 우릴 보고 '꿈을 품은 미래'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당신은 이곳에서 어떤 꿈을 품고 있나요?

 

…아, 대강당의 종이 울립니다. 수업을 들으러 갈 시간이에요. 너무 늦으면 선생님의 잔소리가 하루 종일 쫓아다닌다는 것을 당신은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서둘러 친구들과 함께 학교로 돌아가 볼까요?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인원: 3~4인 (인원은 KP님의 재량껏 조율 가능합니다)

* 시나리오 배경: 근미래 SF + 고대 그리스 복식·건축양식

* 소요 시간: 6~8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심리학

* 로스트 가능성: X

* RP 위주|전투 가능성 X

고어, 폭력, 유혈, 약 식인(제외 가능), 심해 호러 판타지의 장르에 대한 묘사 유의

 

1부에서의 탐사자들은 모두 10세입니다. 관계와 백스토리 설정에 대해서는 자유로우며 '캐릭터 메이킹' 부분을 참고해주세요.

본 시나리오는 3부작 중 1부로, 계속 공개될 예정입니다. 2/3부는 웹 공개가 아닌 시나리오집으로 엮여 나오니 필히 확인 후 플레이해 주세요.

 

 

 

 

 

 

WORLD

우리들의 해저 도시 '시어도어(Theodore)'

 

인구수 약 이백~삼백의 해저 도시. 빛이 전혀 들지 않는 심해에 터를 잡은 탓에 도시 밖 바닷속 풍경은 어둡기만 합니다. 도시를 둘러싼 반구 형태의 '돔'은 언뜻 말랑말랑한 해파리처럼 보입니다.  어류, 산호류 등 바다 생물 및 해류는 이 특수한 돔을 자유롭게 통과 할 수 있습니다. 다만 돔은 악한 기운으로부터 해저 도시민들을 지키기 위한 신의 보호막 역할을 하므로, 오로지 사람만이 돔을 통과할 수 없을 뿐이지요.

 

해저 도시인 만큼 '시어도어'에서 지내는 모든 사람들은 수중 호흡이 가능합니다. 또한 기본적으로 해저 대지에 발을 딛고 걸어 다니지만, 바닷물로 가득 찬 수중 도시이기에 수영을 못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뭐, 간혹 예외인 사람이 없진 않겠지만요.

 

모두가 바다에서 나고 자라서일까요? 우리는 육지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돔의 출입문은 단 하나뿐인 데다가, 육지로 향하는 방법 또한 그 출입문을 통해 고작해야 해수면 가까이 올라가는 것이 전부니까요. 게다가 바다 밖 세상은 365일 내내 거센 폭풍이 쉼 없이 몰아치기 때문에, 아무 준비를 하지 못한 자는 수면 가까이로도 올라갈 수 없습니다.  어른들도 함부로 갈 수 없는 곳이니만큼, 아이들은 도시를 나갈 수 없도록 더 특별히 보호를 취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곳은 남다른 과학 문명을 자랑합니다. 인공지능이 탑재된 기계와 뛰어난 시스템이 있고, 알록달록 빛나는 산호초를 삼킨 해파리 떼가 도시를 밝혀줍니다. 해저 도시라 불을 피우는 일은 없지만, 도시의 거리 곳곳에 자리한 산호의 은은한 불빛만으로도 충분히 도시를 아름답게 밝힐 수 있습니다. 동시에, 심해어들은 모두 우리의 친구입니다. 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수중 생물은 없습니다. 간혹 심해어를 집에 데려가 가족으로 맞이 한 사람들도 적지 않으니까요.

 

눈부시게 새하얀 건물들이 즐비한 이곳 시어도어에는 단 하나의 신전이 있습니다. 코린트 양식으로 지어진 이 거대한 신전은 평상시엔 두꺼운 벽으로 둘러싸여 있고 제를 지낼 때만 도시민들에게 공개됩니다.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이 신전에 출입할 자격이 주어지는 것은 성인이 된 이후입니다. 아직 성인식을 치르지 못한 어린아이들은 신전에 들어가지 못하는 것은 물론, 심지어 우리가 정확히 어떤 신을 모시는 건지도 알 수 없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들 앞에서 신의 이름마저 입에 담지 않지요…. 어른이 되기 전까지 우리는 자유롭지만, 반대로 이 해저 도시에 묶여있는 신세이기도 합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안전을 위한 일이겠지만요.

 

 

 

 

 

 

캐릭터 메이킹

탐사자들은 모두 5세까지의 기억이 없습니다. 오히려 가장 어렸을 때의 기억이 남아있는 경우가 드문 일이긴 하지요. 우리에게는 '혈연'과 '부모님'이 존재하지 않는 대신, 모든 어른이 우리의 부모님 역할을 해줍니다. 이것은 탐사자를 포함한 시어도어 모든 시민들의 공통점이며, 우리에겐 이것이 당연한 일입니다. 제 몫을 할 수 있는 멋진 어른이 될 때까지, 서로 돌보는 것이 모두의 의무니까요. 간혹 호기심이 많은 아이가 묻거든, "못생긴 아귀가 커다란 입으로 너희를 물어다 주었지!"라는 말로 어른들은 우리를 놀리기도 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들은 모두 성(Family Name)을 '시어도어(Theodore)'로 통일합니다.

 

본 시나리오의 탐사자들은 10세, 15세, 20세로 3부에 거쳐 성장하게 됩니다. 캐릭터 성장에 따른 기능치·특성치는 수호자 룰북 92p를 참조해 주세요. 본 시나리오의 캐릭터 메이킹은 수호자 룰북 32p를 참고해 작성되었으며, 하우스 룰이 반영되었습니다.

 

KP님께서는 시나리오 내의 숙소의 배치, 혹은 가벼운 지리와 생활공간 안내가 미리 가능합니다. 탐사자들끼리는 관계 설정을 위한 생활공간 이용을 권장해 드립니다. (Ex. 악몽을 자주 꿔, 침대를 붙이고 같이 손잡고 자는 친구)

 

 

 

1부. -10세-

학교에서 저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8-10세 아이들이 모여 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나뉜 클래스의 수는 많으나 탐사자들은 모두 같은 반으로 알고 지내는 사이입니다. 얼굴만 알고 데면데면할 수도, 절친한 사이일 수도, 혹은 얼굴만 보면 물어뜯기 바쁜 사이일 수도 있겠네요. 관계도는 자유이지만 단 한 가지, 가족 관계만은 불가합니다.

 

《근력, 크기, 교육》에서 각각 15점을 감소시켜주세요.

※ 단, 《교육》은 탐사자들의 나이가 어린 만큼 40 이하의 수치를 권장드립니다.

 

 

 

2부. -15세-

학교에서 중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11-15세 아이들이 모여 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탐사자들은 같은 반 동기여도, 다른 반 친구여도 괜찮습니다. 5년의 시간이 흐른만큼 탐사자들 끼리의 관계 변화가 가능합니다.

 

※ 《HP, MP, 이성》 수치가 초기치로 회복됩니다.

※ 《근력, 크기》에 각각 1D10점을 추가해주세요. 《교육》15점이 추가됩니다.

※ 추가된 점수만큼 기능치를 늘려주세요.

 

 

 

3부. -20세-

학교에서 고학년 범위에 들어가는 나이입니다. 16-20세 아이들이 모여 반을 구성하고 있으며, 20세에 성인식을 치러야만 진정한 구성원으로 구분됩니다.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탐사자들은 같은 반이어도, 각자 다른 반이어도 무관합니다. 관계 변화 또한 가능하며, 오랜 시간을 함께한 만큼 서로가 익숙해졌을 것입니다.

 

※ 《HP, MP, 이성》 수치가 초기치로 회복됩니다.

※ 《근력, 크기》에 각각 1D10점을 추가해주세요. 단, 고등부의 교육은 이전보다 고됩니다. 홀로 설 수 있을 정도의 엄청난 지식을 주입받아야 하지요. 그 양을 소화할 수 있는 건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요. 따라서 《교육》에 2D2*5점이 추가됩니다.

※ 탐사자들은 모두 20세가 되었으며, 성인식을 앞둔 상황입니다. 여러분에게는 성인식이 곧 졸업식으로 다가오겠죠.

※ 마찬가지로 추가된 점수만큼 기능치를 늘려주세요.

 

 

 

외관 설정 TIP

탐사자들의 외관은 최소 사람과 비슷한 모습만 유지해주신다면 특별한 제한이 없습니다.

 

바다에서 사는 만큼 물고기와 닮은 '비늘' 혹은 '물갈퀴' '지느러미'를 갖고 있기도 하지요. 모두가 그렇듯 외관은 다양하기에 부분부분 비늘이 난 사람, 아예 팔다리가 비늘로 덮인 사람, 아예 비늘이라곤 찾아볼 수 없이 매끄러운 피부만 가진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FAQ

 

01. 오리지널 캐릭터를 짜는 것이 아닌, 기존의 캐릭터로 AU 플레이를 해도 되나요?

→ 괜찮습니다. 단, 플레이를 하지 않고 소재를 AU로만 소비하지만 말아 주세요.

NPC의 경우 기존 캐릭터가 아닌, 시나리오 내의 오리지널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분위기를 전반적으로 잘 살릴 수 있을 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가급적 교체가 아닌 오리지널 캐릭터로 즐겨주시면 감사드립니다.

 

02. 음식은 주로 뭘 먹나요?

→ 생식을 위주로 합니다. (해초, 생선, 조개 등) 하지만 과학이 발전한 미래 배경인 만큼, 요리 기구를 통해  불로 조리된 요리를 먹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물속이 배경이니 불붙은 채 세팅되는 요리만 아니면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적극적인 상상력을 지향합니다.)

 

03. 돔 속의 도시도 모두 물로 차있나요? 목소리는 어떻게 전달되나요?

→ 돔 속도 바다와 마찬가지로 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돔은 그저 보호막 역할을 하는 담이라고 봐주세요. 목소리의 경우는 물 속의 울림으로 전달됩니다. 심해에서 사는 사람인 만큼, 저희가 알고 있는 '일반' 사람과는 신체구조가 다를 테니까요.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키퍼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크툴루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상 고어, 폭력, 유혈, 약 식인(제외 가능)에 대한 묘사가 있으니 필히 유의해 주세요.

 

진상과 배경 설정을 제외한 모든 개변을 허용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본 시나리오에서는 자체 해석이 다른 진상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또한 3부 전체에 해당하는 진상이므로, 3부까지 세션이 끝나기 전 진상 설명을 하지 말아주세요.

 

어리석은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고, 인류는 끝내 스스로를 파멸로 몰고 갑니다.

반복되는 전쟁과 환경 파괴,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지구 생물들의 생존율은 날이 갈수록 현저히 줄어듭니다. 생기 넘치던 숲이 메마른 모래알이 뒹구는 사막이 되고, 전 세계 인구수가 절반으로 줄어들었을 때쯤이었을까요. 생존의 낭떠러지에 몰린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유일하게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곳으로 눈을 돌립니다. 즉, 남은 인류의 미래가 '바다'에 걸려있단 것이죠.

 

그리고 미래 후손들의 생존을 위한 길고 긴 연구 끝에 과학자들은 '심해인(299p)'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들이 따르는 '다곤과 히드라(286p)'를 동경하게 되고, 그들과 보다 더 가까운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가 걸린 연구는 그리 간단히 끝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과학자들이 생각한 심해인과 인간의 혼혈은 예상과 다르게 인간과 거리가 먼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태어난 스스로의 존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미쳐버리는 자들도 적지 않았으니까요. 인간이라는 존재성이 망가지지 않을 만큼 정신력이 강하고,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사는 존재가 될 순 없을까? 당연하게도 그 연구는 지구상 최후의 인간 수명이 다할 때까지 답을 찾지 못할 난제 중의 난제였습니다.

 

따라서 남은 인류는 심해인과 거래를 합니다.  그들의 요구는 심해인이 소유한 수많은 해저 도시 중 하나를 받아, 그곳에서 이 세상이 멸망한다 하더라도 미래의 새 인류를 양육할 수 있는 기회를 달란 것이었습니다. 새 인류는 현 인류의 후손이면서 동시에 심해인의 후손이기도 하니, 두 종족의 희망으로 자랄 것이며, 심해인의 조상신인 다곤과 히드라를 계속 섬기고 따를 테니 나쁜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완벽한 이상향의 새 인류가 탄생한다면 그 해저 도시를 심해인에게 다시 돌려주겠다는 점까지 말이지요.

 

이후 심해인으로부터 한 해저 도시를 건네받은 인간들은 자신들이 목표로 삼은 새 인류를 탄생시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예상대로 남은 현 인류의 수명이 다하기 전에 연구를 끝내지 못할 거란 난관을 마주했지요. …하여, 연구자들은 자신들을 비롯한 현 인류가 사라져도 계속해서 새 인류 탄생 연구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자동 연구 장치 및 시스템을 발명합니다. 이 인공지능이 탑재된 자동 연구 기계만 있다면 언젠가는 그들이 바라던 대로 완벽한 이상의 새 인간이 태어날 테니까요. 그때까지 이 도시에 설치된 시스템과 기기들은 새 인류를 만들고 양육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겁니다.

 

그렇게 탄생한 구 인류의 희망. 아니, 수많은 실패작들 중에서 성공한 새 인류의 후손들. 그들이 바로 탐사자입니다.

 

 

 

 

 

 

신 인류의 요람 '시어도어(Theodore)'

완벽한 이상향의 새 인류를 위해 만들어진 도시 '시어도어'. 이곳은 또 다른 말로 '요람 프로젝트'라 불립니다. 어린아이로 태어날 미래 인류를 안전하게 키울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니까요. 뛰어난 과학의 발전으로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이곳은, 중앙 시스템이 '신전'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어린 탐사자들에게 신전이 공개되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존재를 일찍 알아버려 미쳐버리는 결과를 막기 위함이며, 진실을 받아들이기에 무리가 없을 때까지 그들의 이성을 보호하기 위한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들은 성인이 될 때까지 신전과 자신들이 모시는 신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누구인지 모를 자신들이 모시는 신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 전부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가본 적이 없다 생각하는 그곳은, 실제로는 탐사자들이 태어난 곳이기도 합니다. 탐사자들은 모두 신전 깊은 곳에 있는 '바다의 알'… 즉, '인큐베이터'에서 태어나며, 바깥으로 나오게 되는 것은 5세의 모습이기에 그 전까지의 기억이 없는 것도 당연하지요.

 

그렇다면 인류가 모두 사라지고 탐사자들만 남았는데, 도시의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이들은 요람 프로젝트를 위해 만들어진 '홀로그램'입니다. 마찬가지로 중앙 시스템 AI가 관리하는 인물들이지만 그들은 실제 사람처럼 만질 수 있고, 개성도 다양하지요. 오감으로 그들을 느낄 수 있도록 탐사자들의 세포에 자극 주는 것뿐이지만요. 홀로그램들은 탐사자들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만들어줄 친구들이자, 과거 인류보다 더 든든한 지식을 심어줄 선생님이며,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부모가 되어줄 것입니다. 탐사자들이 모두 건장히 성장하여, 탑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갈 수 있도록 도와줄 테지요.

 

 

 

 

 

 

희망을 담은 '진주(Pearl)'

탐사자들은 인류와 세상을 위해 태어난 자들로서, 성장을 하면 '진주'가 생겨납니다. 탐사자들은 '어른이 되면 진주가 생긴다.' 까지는 알고 시작할 수 있으나 가치에 대해서는 알 수 없습니다. 이 진주는 청소년으로 성장한 2부에서 소지한 채 시작하며, 3부를 통해 힘을 갖게 됩니다. 색과 모양은 가지각색으로 탐사자들의 취향에 맞출 수 있으며, 하지만 진주에 생겨나는 힘은 1D5 다이스로 정해주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자신이 가진 힘의 성향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나가는 것이 더 재밌을 테니까요.)

 

청소년 때 갖게 된 진주는 성인식을 통해 스스로 의미부여를 할 수 있습니다. 시어도어의 모두는 '진주'를 자신의 심장과도 같은 소중함이라 여기며, 혼인이나 관계성에 따라 서로 진주를 교환해 장신구로 만들어 지니기도 합니다.

 

진주는 시나리오 내에서 중요한 단서가 되지 않지만, 바깥으로 나갈 때 열쇠로 쓰이며 대지에 생명을 불어넣어 줄 힘입니다. KP님의 취향에 따라 변경하셔도 무관합니다.

 

(탐사자들이 진주의 생성과정을 궁금해한다면, 마치 민담에 나오는 구미호의 여우 구슬처럼, 

성장을 하면서 입을 통해 진주를 뱉어내게 되는 과정을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생명을 틔우기 위해 분할된 힘
물 (Νερό) 불 (Φωτιά) 바람 (Αέρας) 식물 (Δέντρο) 정화 (Καθαρισμός)

 

 

 

 

 

 

1부 KP 정보

1부에서 다뤄질 중심 내용은 '유령' 소재입니다.

 

평화롭던 숙소에 불길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아이들 사이에서는 분분히 '유령의 짓이다.'라는 소문이 돌게 됩니다. 하지만 사실 유령은 소각장을 탈출한, 탐사자들 이전의 '실패작'입니다. 유령의 짓이라 불리는 일도 탐사자들을 시샘한 실패작이 사고를 치고, 시어도어를 탈출하기 위해 방법을 찾아다니는 소동에 불과합니다.

탐사자들은 사건 조사를 통해 이와 맞닥뜨리게 되며, 의미 모를 상황을 직면하고, 모면하게 될 것입니다.

 

1부는 시어도어를 본격적으로 탐색하기보다는 이 도시의 전체적인 시스템에 적응하고, 호기심 유발에 목적을 크게 두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진상 파악보다는 KP분의 재량으로 탐사자들끼리 RP를 하거나 시어도어의 시스템(홀로그램)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유도해주세요. 

 

Q. 엔딩의 헬렌이 왜 기억을 못 하나요?

A. 탐사자들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쳐 실패작으로 만들 위험이 있다고 감지했기에, 중앙 시스템에서 불량품으로 분류, 일부 기억을 재정비해두었기 때문입니다.

 

Q. 엔딩에서 왜 신전 뒤의 입구가 사라졌나요?

A. 일시적인 홀로그램 효과입니다. 탐사자들의 기억에 혼란을 주기 위해 중앙 시스템에서 덧씌워둔 것뿐입니다. 탐사자들 주변에 있는 인물들처럼요.

 

Q. 그렇다면 시어도어에서 '진짜' 사람은 탐사자들뿐인가요?

A. 그렇습니다.

 

Q. '헬렌'의 경우 중앙 시스템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을 텐데, 탐사자들에게 유령=실패작에 대한 정보를 줘도 괜찮은 건가요?

A. '헬렌'이나 탐사자들의 또래로 만들어진 어린아이 홀로그램은, 던전의 상-중-하에서 '하'에 속하는 몹이라고 봐주세요. 감시자의 역할을 하는 다른 선생님이나 '레이첼'보다는 특성치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가진 정보도 적습니다. 정말 탐사자들의 상상력을 키워주고 외로움을 달래줄 '상상 친구'에 속하는 개체입니다.

'유령'이라는 것은 중앙 시스템이 판단하기에 '고장 난 홀로그램'일테니, 그저 탐사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소재에 그칠테고, 탐사자들이 헬렌과 돌아다니는 중에도 고장난 홀로그램을 분별하기 바빴을 테지요.

 

Q. 홀로그램은 어떤 자극을 주는 건가요? 껴안거나 손을 잡아도 통과하지 않나요?

A. 시어도어 전 범위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시스템이 깔려있습니다. 원리는 전기 같은 자극으로 몸이 그 감각을 느끼게 하는 것과 비슷하게 봐주세요. (어찌 보면… 자극에 절여진 통 속의 뇌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네요…)

 

Q.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NPC들과 연애적인 감정을 엮어도 될까요?

A. 네… 원하신다면…… 그것이 망한 사랑일지라도…… (KP님 화이팅!) 다만 본 시나리오 내에서만 즐겨주세요.

 

 

 

 

 

 

시나리오 전개

 

01. 속삭임

<BGM 추천: "[youtube] - GRIS OST - Debris">

 

모두가 잠들어있을 시간. 텅 빈 거리를 헤치며 탐사자는 걸음을 옮깁니다. 어둑한 거리를 밝혀주는 은은한 빛들을 보았나요? 당신의 발치에서 맴돌던 작은 물고기들을 보았나요?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저 걸음을 서두르는 당신의 머릿속에는 당신을 부르는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뿐이에요.

 

점호 시간이 지나 다디단 잠자리에 누운 지 얼마나 지났던가요. …당신은 귓가에 속삭여진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그 목소리에 눈을 떠 주변을 살펴보았지만, 깊은 잠에 빠진 친구들만 보일 뿐 당신의 귓가에 속삭인 사람은 찾지 못했지요. 그 목소리가 당신에게 무슨 말을 속삭이는 건지도 알아듣지 못했고요. …그렇게 속삭임을 놓친 지 하루가 지났습니다.

 

… …

 

그리고 또다시 찾아온 밤의 시간. 당신은 다시 한번 잠자리에서 속삭임을 듣습니다. 익숙한 목소리인가요?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던가요? …모르겠습니다. 여전히 알아들을 수 없는 목소리입니다. 하지만 어제와는 확실히 달라요. 귓가에서 속삭이는 듯한 이 목소리는 탐사자가 걸음을 옮기면 가깝게 들렸고, 걸음을 멈추면 다시 멀어졌지요. …아, 그래요. 마치 당신을 부르는 것처럼요. 그 순간, 탐사자는 단 한 가지 생각으로만 머리가 가득 찹니다. 자신을 부르는 저 목소리를 찾아야 한다. 라는 맹목적인 생각으로요.

 

 

 

!! KP 메모

 

탐사자들에게 들린 목소리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구 인류들의 미련이자 잔재입니다.

완벽히 태어난 자신들의 '희망'을 땅 위로 부르는 목소리이며, 존재했던 자들이 다양한 만큼 탐사자들이 들은 목소리들도 다양합니다. 각자 들은 목소리는 아래 표를 참고하여 1D5 비밀 다이스로 정해주신 후, 탐사자들에게 귓속말로 전달해주세요.

 

 


귓속말 매크로를 만들어 사용하신다면 도움이 되실 것 같아, 매크로를 함께 첨부합니다.

/w ?{대상|이름1|이름2|이름3|이름4|이름5} ?{보낼 내용}

 

 



떠들썩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곳에서 지내다 보면 익숙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탐사자가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는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간드러진 웃음소리, 눈을 뜨면 당장에라도 눈앞에 뻗어진 손이 있을 것 같았습니다.

2

구슬픈 여인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한두 명의 울음소리가 아니었지요. 흐느끼는 울음소리는 서러운 마음이 느껴졌고, 동시에 어린 탐사자에게 두려움을 심어주었을지도 모릅니다.

3

괴로운 듯한 비명 소리가 들립니다. 남성의 목소리 같지만… 한두 명의 목소리가 아니었어요. 그들의 목소리는 공포에 가득 찬 듯하기도, 악에 받친 듯하기도 했지요. 마치 무언가에 쫓기는 듯 당신에게까지 두려움이 전염되는 목소리였습니다.

4

힘없는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마치 노인들의 목소리 같네요. 그들은 무언가를 간절히 기도하는 듯 경건하게, 혹은 애절하게 무언가를 읊었습니다. 탐사자에게 '말을 건다'라기 보다는, 고장 난 기계처럼 끊임없이 말을 읊었다. 에 가까웠거든요.

5

수많은 목소리가 탐사자의 귓가에 속삭였습니다. 빠르게 귓속으로 파고드는 목소리들은 어린아이의 목소리인지, 성인의 목소리인지조차 인지하기 어려웠습니다. 무슨 말을 속삭이는지 알아들을 수는 없었으나, 등골을 싸늘히 만들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지요.

 

 

 

… …

 

그리고 흐렸던 정신이 맑아질 무렵. 탐사자, 당신은 자신이 어두운 복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앞에는 커다란 문이 닫혀있는 채로요. …정확히 말하자면, 그래요.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들 '모두'가 이곳에 서 있었습니다.

 

여기가 어딜까요? 탐사자들이 주변을 둘러보면 어두운 복도는 온통 계단으로 되어있고, 복도 중간중간에 창문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구면이네요. 그렇지요? 학교에서 함께 수업을 듣던 친구들인걸요. 익숙한 얼굴을 마주한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만, 이런 어두운 복도에 달랑 탐사자들 뿐이라니… 혼란스러움과 공포를 느끼는 친구들도 있을 것입니다. 《SAN 0/1D2》

 

탐사자들은 이곳에 오게 된 경위, 그리고 자신들의 심정과 상황에 대한 의문 제기를 할 수 있는 상황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똑같은 목소리를 듣지는 못했지만, 공통점을 찾아내게 될 것입니다. 모두 잠결에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고 이곳까지 찾아오게 되었다는 사실을요.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요. 어떻게 어딘지도 모르는 곳에 오게 된 걸까요. 시어도어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사실도 몰랐었는데요.

 

그렇게 상황 정리를 한 후, 탐사자들은 주변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둡기는 하지만 뚫려있는 창 덕분에 아예 사물 분간이 안 될 정도는 아니니까요. 얼핏 주변을 둘러보면… [복도], [창문], [막힌 문], [벽화]가 눈에 들어오네요.

 

 

 

복도

빙글빙글 돌아 올라가는 형식의 복도. 밝은 빛이 없어 어두울 뿐이지, 자세히 살펴보니 온통 하얀색으로 이루어진 건물입니다. 난관 없는 계단은 가운데 공간이 뻥 뚫려있어, 아찔하게도 보이네요. 올라가는 길 앞에는 문이 막고 있고, 탐사자가 올려다 보거나 아래를 내려다 보아도 어둠 뿐입니다. 이 긴 공간은 어디까지 이어져있는 지 가늠조차 되지 않습니다.

 

《지능》

성공▷ 아, 이렇게 긴 공간은… 시어도어에 한 곳뿐입니다. '중앙 탑'이요! 그제야 이해가 갑니다. 중앙 탑은 시어도어에서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 바깥에서 봤을 때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솟아 있거든요. 그러니 밑도 위도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실패▷ 아, 이렇게 긴 공간은… 시어도어에 한 곳뿐입니다. '중앙 탑'이요! 그제야 이해가 갑니다. 중앙 탑은 바깥에서 봤을 때도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길게 솟아 있거든요. 그러니 밑도 위도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창문

복도 벽면에 여럿 나 있는 유리 없는 창문. 탐사자가 밖을 내다보면, 주변의 다른 건물들과 비교해 봤을 때 약 7층 정도 되어 보이는 위치입니다. 저 멀리 시어도어를 둘러싸고 있는 반투명한 돔이 보이기도 하네요. 하지만 탐사자도 알다시피, 돔 밖으로 연결되는 길 따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막힌 문

올라가는 복도 자체에는 가운데를 막아주는 난관이나 벽이 없기 때문에, 문 너머로 계속해서 오를 수 있는 계단이 보입니다. 하지만 하얀색의 두터운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문은 열릴 생각을 하지 않네요. 손을 잡고 밀어보아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답답한 문에는 거대한 물고기 두 마리가 얽혀있는 조각이 되어있을 뿐입니다.

 

(탐사자가 다른 기능 판정으로 문을 넘어 가려 한다면, 몸에 약한 전류가 흐릅니다. 큰 상처를 주지는 않지만, 준비되지 않는 사람이 함부로 올라갈 수 없도록 막아둔 시스템이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키퍼님의 재량에 따라 전류가 흐른 충격 설정으로, 탐사자에게 페널티를 주셔도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관찰력》

성공▷ 문에 조각된 거대한 물고기는, 평소 우리가 보던 물고기의 형상이 아닙니다. 심해에는 살지 않는 물고기일지도 모르지요. 눈을 가늘게 뜨고 자세히 살피니, 물고기의 눈 부분에 두 개씩, 총 네 개의 홈이 파여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 잠깐, 순간… 눈이 비어있는 조각과 눈을 마주친 것 같은데, 착각이었을까요? 말도 안 되죠. 비어있는 눈과 어떻게 마주쳐요. 기분 탓이었을 겁니다. 《SAN 0/1》

 

(물고기의 눈에는 이후 진주를 꽂는 공간입니다. 탐사자의 수만큼 물고기 눈을 가정해두었으니, 물고기의 형상과 홈의 개수는 탐사자 수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벽화

새하얀 벽 중간중간 그려진 벽화들. 벽화는 색이 뚜렷하지 않고 흐릿합니다.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색이 바랜 것이겠지요. 벽화들은 큼직하게, 계단의 방향을 따라가고 있네요. 탐사자가 벽화를 하나하나 살핀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시어도어와 돔의 형태,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는 사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갈수록 사람 대신 물고기의 수가 더 많이 그려져 있다는 것도 알 수 있지요.

 

(《감정/예술》판정을 사용한다면, 적어도 이 벽화가 몇 세기는 거뜬히 넘겼을 거라는 사실을 알 수 있지만, 어린 탐사자인 만큼 두루뭉술하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오래되었다.'까지 알려주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또한 아래로 내려갈수록 더 오래된 그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BGM 추천: "[epidemicsound sound-effects

] - High Heels 7">

 

탐사자들이 주변을 모두 살피고 자신들이 중앙 탑에 모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무렵, 타박타박 가벼운 발걸음 소리가 들리며 아래에서부터 검은 인영 하나가 계단을 올라옵니다. 탑을 지키는 어른일까요? 통금시간을 넘긴 지금 우리가 밖에… 그것도 출입이 금지된 중앙 탑에 있다는 사실을 들키면 일주일 내내 벌을 받고 잔소리를 들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사실 물로 가득 찬 바닷속이고 수영이 가능하기 때문에, 탐사자가 창밖으로 뛰쳐나가 버린다면 어쩔 수 없지만… 위로 가는 길도 막혔으니 올라오는 사람과 마주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일 것입니다. 창밖으로 나가버렸다가 다른 어른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또 큰일이니까요. 만약 탐사자가 "수영을 할 수 있으니 굳이 창밖으로 나가겠다."라고 선언을 한다면 《수영》 판정의 '어려움 성공'으로 탈출이 가능합니다. 기준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아직 어린 몸으로 원하는 만큼의 수영 실력을 뽐내기 어렵기 때문에 바닥으로 내려오면서 이끼 낀 바위 위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실수로 해류에 휘말려 한참 공중에 부유하는 등의 이벤트를 추가해주세요. (데미지 추가는 자유) 이 경우, 레이첼은 탑의 주변을 둘러보다 밖으로 탈출하는 탐사자를 발견하는 전개로 진행됩니다.

 

그렇게 어둠을 헤치고 탐사자들의 앞에 나타난 사람은… 바로 탐사자들의 반을 담당하는 보모 교사 '레이첼'. 시어도어의 모두가 탐사자들을 보살펴주기는 하지만, 지금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봐 주시는 선생님입니다.

 

 

 

레이첼 시어도어 Leichel Theodore

 

 

 

[특성치]

근력: 65 | 건강: 70 | 크기: 65 | 민첩: 65 | 지능: 85 | 교육: 90 | 정신력: 100 | 외모: 90

 

[기능]

관찰력: 80 | 듣기: 80 | 자료조사: 80 | 심리학: 70 | 설득: 70

 

중앙 AI가 관리하는 시어도어의 홀로그램 중 한 명으로, 정신력은 견고합니다.

모든 홀로그램은 각자 개성이 다르며, 인격이 존재하기에 탐사자들을 보호하는 선 안에서라면 실제 사람처럼 돌발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AI에게 정신과 몸을 조종당하는 것이 아닌, 상부를 따르는 부하 직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레이첼은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은 선생님입니다. 부드러운 성정과 배려심을 보면 그 누가 그를 좋아하지 않겠나 싶겠지만요. 언제나 일을 척척 해내는 그의 모습에 모두가 동경하고 있다고 해도 무관합니다. 레이첼은 상냥한 미소로 탐사자들을 대하고는 하지만, 이렇게 규칙을 어기고 나와 있는 탐사자들을 마주한다면 짐짓 엄격한 얼굴을 흉내 내며 꾸중을 합니다. 누가 봐도 장난스러워 보이는 모습이지만, 어린 탐사자들에게는 그의 모습이 무섭게도 느껴질 수 있겠지요.

 

 

 

"다들 여기 계셨나요? 한참을 찾아다녔어요."

"어쩌면 네 사람이 이렇게 동시에 나가버린 건지… 정말 깜짝 놀라서 모든 방을 둘러보았다니까요?"

"멋대로 빠져나왔으니, 며칠간 학교 마당 바위 청소를 벌로 드릴 거에요. 깨끗하게 이끼를 닦아내는 거로요."

 

말은 그렇게 하지만, 탐사자들을 한 명 한 명 눈으로 살펴본 레이첼은 모두가 다친 곳이 없다는 것을 알았는지 한숨을 쉬며 미소짓습니다. 하지만 금세 엄격한 얼굴로 왜 여기에 모여 있는지, 사고를 치지는 않았는지 꾸지람을 하며 규칙을 어겼으니 당분간 중앙 탑 근처에는 얼씬도 못 하게 할 거라 말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지금의 상황이 두려운 아이들을 안심시키려 도닥여주겠지요.

 

 

《지능》

성공▷ 오늘도 '우리를 찾아다녔다'라고 말하는 레이첼을 보니, 평소에도 종종 우리의 위치를 찾아내던 레이첼이 떠오릅니다. 아이들을 관리하는 것이 선생님의 의무지만, 그는 우리가 어디에 있건 놀라울 정도로 '금방', '정확하게' 찾아냈었지요. 아마 레이첼과의 숨바꼭질은 평생 꿈도 못 꿀 일일 겁니다.

 

(작은 복선입니다. 레이첼은 '감시자'의 역할로써 탐사자들을 찾아내고 지켜보는 것이 그의 일입니다. 그 때문에 탐사자들은 중앙 AI에 집중 마크가 되어, 레이첼에게 감시를 당하고 위치를 쉽게 들킬 수밖에 없습니다. 세션 중간중간 다른 어른들, 혹은 레이첼의 시선이 따라붙는 상황, 눈이 마주치는 상황 등 의아함을 품게 되는 연출을 추가해주신다면 더 효과적일 거라 생각합니다.)

 

 

레이첼은 탐사자들에게 사정을 듣고, 함께 숙소로 돌아갑니다. 그렇게 돌아가는 길, 그는 어린 탐사자들에게 두려움이 아닌 흥미를 유도해주기 위해 이야기를 건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는 바로 '바다 신의 부름'이라는 전설. 시어도어에는 간혹 특별한 아이들만이 바다 신의 부름을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신의 목소리가 아니라, '고래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진 것이라고 하지요. 높은 곳까지 솟아있는 탑의 통로를 통해 고래의 소리가 따라 이곳까지 흘러들어오는 것이라고요.

 

만약 탐사자들이 이에 실망한다거나 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그는 한 가지 사실을 더 안겨줍니다. 그래도 실제 신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은 '대신관'님 뿐이라고요. 그러니 정말로 신의 부름을 받은 사람이 없지는 않을 거라며, 어른이 되면 대신관님께 직접 물어보라고 장난스러운 말을 덧붙입니다. 이 무슨 약 오르는 말일까요. 우리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한참 멀었는걸요. 어른들은 다 똑같습니다. 알려줄 듯 알려주지 않고, 위로해주듯 우리에게 장난을 쳐요!

 

"아무렴 어떨까요. 신께서는 여러분을 언제나 지켜보고 계시니까요."

"잠들기 전, 감사 기도와 반성의 기도를 올리는 것 잊지 마세요."

"'훌륭한 한 사람이 되어 미래를 밝히겠습니다.'라고요."

 

숙소까지 돌아가는 과정에서 자잘한 RP를 즐겨주셔도 괜찮습니다. 만약 이야기를 들려주며 탑에서 빠져나가는 동안 《심리학》 판정을 한다면, 레이첼은 탐사자들이 무사함에도 안심하기는커녕 어딘가 조급한 모습을 보이고, 한시 빨리 탑에서 멀어지려고 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혹시 모르죠. 탐사자들의 생각보다 선생님은 화가 단단히 났지만 티를 내지 않는 것 뿐 일지도요.

 

(당연하겠지만, 레이첼은 화가 난 것이 아닌 당황한 상태일 뿐입니다.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이 태어났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맞춰 농담을 하고 작은 이야기를 들려주지만, 실제로 현재 탐사자들처럼 무언가의 목소리를 들었다거나, 탑까지 이끌려 온 것을 보는 것은 그도 처음 겪는 일입니다.)

 

 

 

!! KP 메모

 

만약 탐사자들이 바로 레이첼을 따라 탑에서 나가지 않으려 한다면, 리얼타임 10분의 간격을 가진 뒤 이상 현상을 겪게 됩니다. 강제 《관찰력》 판정을 하게 되며, 어려움 판정 이상인 탐사자들의 눈에는 레이첼이 잠시 흐려졌다가, 눈 깜빡할 사이에 멀쩡히 돌아오는 모습을 확인합니다. 《SAN 0/1》

 

 

 

그렇게 모두가 탑에서 막 나갔을 때, 혹은 숙소에 도착했을 때 탐사자들의 귓가에 흐릿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우리의……."

 

이번에는 처음 들었던 목소리와 달리 뚜렷한 의미를 담고 있는 '언어'입니다. …하지만 그도 잠시, 바람에 흩어지듯 목소리는 끝맺지 못하고 사라집니다. …이번에도 환청인 걸까요? 선생님이 말씀하신 '고래의 울음소리'라기엔… 너무 또렷하게 들렸는걸요. 들려온 목소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지능》 판정을 통해 처음에 자신이 들었던 속삭임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목소리가 아닌 여러 사람의 목소리가 한데 섞여 동시에 들리는 듯한 속삭임… 그러니까, 노인 혹은 아이들, 여성이나 남성의 목소리일 수도 있겠네요. 음습하고 기괴한 목소리가 귓가를 훑고 지나가 찜찜한 기분만 자아냅니다. 《SAN 0/1》

 

 

 

(

숙소는 대형 강당처럼 커다란 하나의 방입니다. 다른 편의 시설이나 생활 공간은 따로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이곳은 침실로 사용합니다. 개인용 침대와 협탁이 있고 커튼을 이용해 만든 중앙의 칸막이로 가구를 구분해 놓고 있습니다.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 10~20명이 한 방을 사용하며, 아이들이 많은 만큼 숙소에는 여러 개의 침실이 있지만 탐사자들은 모두 같은 침실을 사용합니다.)

 

그렇게 탐사자들을 방까지 데려다준 선생님은 모두가 침대에 눕는 것을 확인하고, 머리를 쓰다듬어준 후, 조용히 방을 나섭니다. 우리들 외에는 모두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들어있네요. …부드러운 침대가 탐사자들의 몸을 감쌉니다. 정신없이 움직였기 때문일까요. 오늘따라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조용한 정적이 당신을 감싸자, 아득히 멀어지는 정신을 느끼며 잠에 빠져듭니다. 참, 우리 '기도'는 했던가요?

 

(위는 탐사자들이 바로 잠드는 전개로 진행되었으나, 탐사자들끼리 작은 RP를 나누어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직 못다 한 궁금증, 혹은 마지막으로 들었던 목소리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그에 논의를 나누어도 당장 뚜렷이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없습니다.)

 

 

《관찰력》

성공▷ 노곤함에 감기는 시야. 그 순간, 당신은 눈을 마주칩니다. …누구와? 모르겠습니다. 작게 열린 숙소의 문틈 사이로, 한 쌍의 눈동자가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체 누가요? …소름 끼치는 여러 쌍의 눈과 마주치자, 피가 싸늘히 식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 순간 눈동자는 사라지네요. 《SAN 0/1》

 

 

《지능》

일반 성공▷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그 눈이 당신에게 익숙한 걸까요.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 노란 눈동자가, 왜 '레이첼'을 생각나게끔 하는 걸까요.

 

어려운 성공▷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그 눈이 당신에게 익숙한 걸까요. 어둠 속에서 빛나는 그 노란 눈동자가, 왜 '레이첼'을 생각나게끔 하는 걸까요. 그래요. 우리를 '감시'하는 시선처럼요.

 

 

(만약 탐사자들이 눈을 발견하자마자 숙소의 문을 열어본다면, 눈은 빠르게 사라져 문 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살펴보던 눈들은 아이들을 감시하던 레이첼의 시선으로, 이 또한 복선에 해당합니다.)

 

 

 

 

 

 

02. 시어도어의 유령

<BGM 추천: "[Incompetech] - Awesome Call">

 

… …다음 날 아침입니다. 우리에게 쨍한 햇빛이란 건 없지만, 어둑했던 숙소가 협탁 위 작은 산호들로 은은하게 밝아집니다. 친구들은 옹기종기 모여 아침 식사 메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네요. 신선한 조개가 식탁에 오를지, 부드러운 식감으로 식욕을 자극하는 생선 살이 오를지… 탐사자들은 기대에 찬 식사를 하고 대강당으로 향하게 됩니다.

 

새하얀 대리석 바닥과 당장이라도 움직일듯한 아름다운 조각상, 천장 높이 솟아있는 코린트 양식 기둥… 그 사이로 무리 지어 헤엄치는 해수어들이 당신들을 반깁니다. 당신들의 옆으로 지나며 뛰어가는 친구들의 새하얀 옷자락이 물결에 따라 하늘거리는 모습이 유독 평화로워 보이네요.

탐사자들이 수업을 받기 위해 대강당에 모이면, 오늘은 일어난 후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속삭임이 들리지 않습니다. 조용히 귀를 기울여 보아도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떠드는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아요. 선생님이 오시기까지 아직 시간이 남은 모양인지, 다들 이리저리 무리 지어 수다 떨기에 바빠 보입니다.

 

 

《듣기》

성공▷ 탐사자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무리 중 한 아이가 입가를 가린 채 속삭입니다. 손으로 가리거나 속삭이면 뭐 하나요. 이미 여기까지 다 들리는데요?

 

"너희, 들은 적 있어? …요즘 숙소 근처에 유령이 나타난대."

"유령? 누가 그래?"

"에이, 누가 그랬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너희는 무섭지도 않아?"

"또 이상한 말로 관심 끌려는 거 아니야?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이제는 유령 나온다고 거짓말하는 거지?"

"뭐, 뭐?! 아니야! 옆 반에 준이 그랬다고! 밤에 창밖을 내다봤는데 수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뭔가가 빠르게 튀어나와서 사라졌다는 거야!"

"그럼 선생님이 아니었을까?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던 것뿐이지… 물고기일 수도 있잖아?"

"설마~ 그렇게 잘 보일 만큼 커다란 물고기가 숙소 근처에 막 돌아다니겠어? 선생님이 그렇게 몸을 숨겨가며 날렵하게 움직일 리도 없다고."

 

실패▷ 탐사자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무리 중 한 아이가 입가를 가린 채 속삭입니다. 비밀스러운 대화인지 몇 마디는 들리지 않습니다.

 

"너희, 들은 적 있어? …요즘 숙소 근처에 --이 나타난대."

"--? 누가 그래?"

"에이, 누가 ----- 중요한 게 아니잖아! --- 무섭지도 않아?"

"또 이상한 말로 -- 끌려는 거 아니야? 한동안 잠잠하다 했더니… 이제는 ------- 거짓말하는 거지?"

"뭐, 뭐?! 아니야! 옆 반에 준이 그랬다고! 밤에 창밖을 내다봤는데 수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검은 뭔가가 빠르게 튀어나와서 사라졌다는 거야!"

 

(크게 중요한 단서는 아니지만, 탐사자들이 자세히 알고 싶다면 대화하는 아이들에게 RP가 가능합니다. 자신의 말에 관심을 가져주는 탐사자들에게 반가운 반응을 보일 수도, 자신들만의 비밀이라며 오히려 숨기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네요. KP님의 재량에 따라 유령에 대한 공포심을 심어주셔도 괜찮습니다.)

 

 

 

!! KP 메모

 

아래에는 탐사자들이 아이들에게 RP를 하겠다 선언했을 시 얻을 수 있는 정보 예시입니다. 중요 단서는 없기에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1. 지금껏 시어도어에 유령에 대한 괴담이 아예 없던 것은 아니지만, 숙소 주변에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처음이다.

2. 모두가 잠들 시간에 나타났으니, 선생님일 리가 없을 것이다.

3. 준이 말하기를, 유령의 크기는 꽤 크다고 하더라.

4. 우리의 숙소 근처에 나타난 것을 보면, 우리 같은 또래를 노리는 게 아닐까?

 

 

 

《지능》

일반 성공▷ 친구의 말을 듣다 보니… 허술하지만 그럴싸한 유령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시어도어에 정말 유령이 나타났을까요? 이곳은 신의 보호가 있는 곳인걸요. 하지만 유령이든 아니든 확실히 숙소 근처에, 그것도 아무도 없는 시간 숨어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면…? 위험한 일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어려운 성공▷ 친구의 말을 듣다 보니… 허술하지만 그럴싸한 유령 이야기 같습니다. 하지만 시어도어에 정말 유령이 나타났을까요? 이곳은 신의 보호가 있는 곳인걸요. 잠깐, 혹시… 우리가 들었던 속삭임이 유령과 관련된 것이라면요?

 

실패▷ 친구의 말을 듣다 보니… 허술하지만 그럴싸한 유령 이야기 같습니다. 혹시 창밖을 내다봤다가 숨어있던 유령과 눈이라도 마주친다면… …?

 

 

탐사자들이 도란도란 유령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으면, 복도에서 우는 아이 몇몇을 데리고 레이첼이 느지막이 들어옵니다. 뭐가 그렇게 서러운지 울고 있는 아이들을 자세히 보면… 같은 숙소를 쓰는 친구들이었네요! 레이첼은 곤란해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교실의 아이들을 바라봅니다.

 

<BGM 추천: "[Incompetech] - Anxiety"><BGM 추천: "[youtube] - Layers of fear 2 OST 2 . The Director

">

 

"어젯밤 사이, 좋지 않은 일이 생겼어요."

"여기 친구들의 옷장이 온통 뒤집히고, 옷들은 몽땅 찢어져 있더군요."

"밤 중에 모두 숙소에서 자고 있었을 것을 생각하면… 도통 누가 그런 일을 벌였는지 알 수가 없어요."

"…부디 친구들 사이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답니다. 저희는 당장 범인을 찾겠다며 여러분을 꾸짖을 생각이 없어요. …그만큼 불편한 마음이 있었을 거라 생각도 하고요."

"이에 관해 대화가 필요하다면 조용히 저를 찾아와 주세요. 반성의 의미로요."

 

레이첼은 씁쓸히 말하며 우는 아이들을 달래고, 자리로 돌려보냅니다. 늦은 밤 옷장이 있는 곳까지 가서 그렇게 난도질을 해놨다니… 평화롭던 지금까지의 생활을 생각하면, 레이첼의 말대로 누가 그런 무서운 짓을 벌였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그 정도로 감정이 상했던 사람이 있던 걸까요? 하지만… 자세히 생각해보면 저 상황 범주에 속하는 건, 탐사자, 당신들이 아닌가요? 밤중에 네 사람 모두 숙소를 나가 탑에서 만났다는 점을 생각한다면요. 《SAN 0/1》

 

…하지만 평소처럼 똑같이 수업이 시작되고, 여러 일이 지나가는 동안에도 레이첼이나 다른 어른들이 여러분을 호출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당연하다는 듯 레이첼이 여러분을 의심스러운 눈으로 살피는 일도 없었고요.

 

그렇게 수업이 모두 끝나고, 탐사자들이 교실을 나가려 하는 순간 뒤에서 레이첼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다른 학생들이 모두 교실을 빠져나갔는지 크게 둘러본 후, 탐사자들에게 손짓하네요. 여러분이 레이첼에게 다가가면, 그는 걱정스러운 눈길로 탐사자들을 확인하며 어렵사리 입을 엽니다.

 

"여러분을 의심해서가 아니에요."

"혹시 이상한 사람을 보지 못했는지 묻기 위해서랍니다. …이곳 학생들의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서요."

"어젯밤 밖으로 나갔던 사람은 여러분뿐이니까요. 밖을 거닐던 사이에 다른 사람은 보지 못했나요?"

 

(레이첼이 탐사자들이나 다른 학생들을 의심하지 않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안전하게 지어진 요새인 만큼 시스템은 완고했으니까요. 옷장이 있는 드레스룸은 기본 홀로그램인 다른 인물들에게는 특별히 필요하지도 않았을뿐더러, 보안 시스템은 탐사자들에게만 특별히 반응하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니 탐사자들이 드레스룸에 들렀더라면 시스템에 흔적이 남아 있었을 테지요. 탐사자들만을 위해 만들어진 학생 친구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이 서로에게 악감정을 품고 그런 돌발행동을 하는 것은 부질없으며,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대강당 내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중앙 시스템이 곧바로 알아차렸을 것입니다.)

 

 


 

NPC 대화 예시

 

어째서 저희를 / 다른 친구들을 의심하지 않나요? → 여러분은 단순히 목소리의 근원지를 찾으러 나갔을 뿐이에요. 이후로는 제가 숙소를 확인했으니, 침대가 비어있는 학생들이 없다는 점을 알게 되었죠. 본관 드레스룸이 있는 구역까지 순찰을 담당하시던 선생님도 돌아다니는 학생을 보지 못했다 하셨어요.

 

그럼 외부 사람이 한 짓일까요? → …아마 그렇지 않을까 유추 중이랍니다. 내부에서 들어간 흔적은 없었으니, 숙소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 아닐까 해요. 창문을 통해 들어갔다거나… 어머, 그래도 걱정 마세요. 앞으로 이런 일이 더 없도록 보안 시스템을 더 강화시킬 예정이거든요.

 

하지만 다른 사람을 본 기억은 없어요. → 어쩔 수 없네요… 여러분을 찾으러 갔을 때, 저도 다른 사람을 보지 못했는데. 혹시 나중에라도 생각이 난다면 꼭 말씀 주세요.

 

유령의 짓이 아닐까요? → 유령이요? 하하하… 친구들 사이에 그런 이야기가 돌던가요? 종종 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친구들이 키가 큰 수초를 보고 유령이라고 하더군요. 물살이 거세질 때 창문까지 흔들거리는 걸 보면… 사실 저도 무섭게 느껴지긴 한답니다.

 


 

 

(레이첼은 학생이나 대강당에 관련된 사람을 의심하지 않으나, 외부 어딘가에 잘못된 홀로그램이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고장 난 시스템이 있다면 고쳐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기는 하지만, 탐사자들이 지내는 이곳까지 피해가 올 정도라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1순위의 일이 되겠죠. 하지만 오히려 탐사자들이 레이첼을 의심하게 하는 경위가 되는 것도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어제 비슷한 시간 탐사자들처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던 건 레이첼이었으니까요.)

 

레이첼에게 《심리학》 판정을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어딘가 조급해 보이고, 탐사자들의 눈치를 살피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탐사자들을 걱정하고 있는 태도만큼은 진실해 보입니다. 어려운 성공이 나올 경우, 레이첼이 무언가 숨기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입니다. 거기까지 대화를 마친 레이첼은 탐사자들에게 오늘은 밤늦게 나가지 말라는 신신당부를 남긴 채 자리를 떠납니다. 외부인의 침입이라거나 유령 소문이라거나… 오늘따라 뒤숭숭한 일이 많네요.

 

<BGM 추천: "[Incompetech] - Almost New"><BGM 추천: "[Incompetech] - Tranquility Base by Kevin MacLeod">

 

… …

 

수업이 끝난 만큼 시간은 늦은 오후를 향합니다. 특별한 과제도 없었겠다… 숙소로 돌아가거나 주변을 둘러보아도 괜찮을 것 같네요. 어제 이상한 소리에 이끌렸던 탑을 찾아가 확인해보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탐사자들이 향할 수 있는 곳은 [교문], [도서관], [마당], [숙소]입니다.

 

 

 

[교문]

탐사자들이 밖으로 나가기 위해, 혹은 단순히 구경만 하기 위해 교문으로 향하면 앞을 지키는 두세 명의 선생님과 맞닥뜨립니다.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던 선생님들은 탐사자들을 발견하자, 곧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건넵니다.

 

"외출하러 나왔니?"

"어쩌지, 요 며칠간은 보안 강화 때문에 바깥으로 외출이 조금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봤자 하루 이틀 뿐일 테니 조금만 참으렴."

"밖에서 구해야 할 게 있다면 선생님이 구해다 주마."

 

(선생님들은 당분간 사건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외출과 외부인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로 나가고 싶어 하는 탐사자가 있을 경우, 《대인 기능》 판정 선언을 통해  빠져나가는 것이 가능합니다. 안전을 위해 레이첼or다른 선생님과 함께 간단한 나들이를 하는 정도며, 자유 RP를 위한 작은 이벤트이기에 키퍼님의 재량에 따라 생략하셔도 무관합니다.)

 

《대인 기능》

성공▷ 선생님께 아쉬운 말을 들었지만 조금 더 졸라보자, 곤란한 얼굴로 시선을 교환하는 어른들이 보입니다. 그렇게 어른들이 입을 열려던 그때… 언제 마당까지 따라 나왔죠? 레이첼이 몇몇 아이들을 살피며 다가와 무슨 일이냐 물어봅니다. 그러자 곤란해 보이던 선생님들은 레이첼을 보며 안심한 얼굴을 하고, 그에게 탐사자들과 함께 외출할 것을 요청합니다. 잠시 고민을 하던 레이첼은… 탐사자들을 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 웃고는 흔쾌히 수락하네요.

 

(성공한 경우, 레이첼 단독으로 탐사자들을 외출시켜도, 혹은 다른 선생님들 여럿과 함께 외출을 해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여러 보육자가 있다는 상황을 어필하기 위해 여러 선생님과 외출하는 상황 연출이 더 권장 드립니다.)

 

실패▷ 어떤 말을 해도 선생님들은 아쉬운 말만 반복할 뿐입니다. 어쩔 수 없죠.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함부로 움직이기엔 어려울 테니까요.

 

(밖으로 빠져나온 탐사자들은 레이첼과 함께 있든 《은밀 행동》으로 몰래 나왔든, 적절히 먹을 것을 사 먹거나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앙 탑' 근처에는 경비가 삼엄하기에 다시 탑 안으로 들어가거나 알아볼 수 없습니다. 오히려 돌아가라며 어른들의 꾸중을 들을 뿐이지요. 바깥을 거닐던 도중 《관찰력》 판정을 통해 종종 알 수 없는 시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시선은 '실패작'의 시선일 수도, 혹은 탐사자들을 감시하는 '어른들'의 시선일 수도 있습니다. 간혹 레이첼이 빤히 쳐다보고 있는 시선과 눈이 마주치는 상황이 연출되어도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아기자기한 장신구, 커다란 문어찜 꼬치, 신께 기도를 올릴 때 간단히 입을 수 있는 하얀 예복 등을 모두 구경하고 나면, 선생님은 탐사자들을 다시 학교로 데려다줍니다. 주의해야 할 시기인 만큼 너무 늦게까지 밖에서 놀지 말고, 볼일이 끝나면 숙소로 조심히 돌아가라는 말과 함께요.

 

 

 

 

[도서관]

은은한 산호의 빛을 조명삼아 꾸며진 넓은 도서관. 3층 짜리 건물로 천장이 높이 솟아 있습니다. 새하얀 건물은 산호 빛에 반사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게끔 하네요. 보고 싶은 책이 있다면 사서 선생님께 말씀드리고 열람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행운 or 관찰력》

성공▷ 도서관 중앙에 넓게 놓인 책상들 사이, 주인도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는 책 몇 권이 보입니다. 누가 치우는 걸 깜빡했을 지도 모르겠어요.

 


 

 

<희망의 도시 시어도어>

오래된 책인지, 색이 탁해진 붉은 가죽 표지의 책입니다. 책을 펼치면 시어도어의 찬양 글이 가득하네요. 지루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수많은 내용 중 그나마 눈에 들어오는 건 아래 내용 정도입니다.

 

「…그로 하여금. 우리의 '요람'이 탄생했다. 그들의 보호 아래. 그분의 보호 아래에서.」

「누가 감히 어둠이 두렵다고 하는가. 깊은 어둠 속 선택받은 우리의 땅은 밝은 햇살 부러운 점 없거늘.」

「우리의 희망이 영원할 곳을 한 곳 이르라 한다면, 그곳이 바로 이곳, 시어도어일 것이다.」

 

…아, 곤란합니다. 책의 아래에는 무언가 지저분하게 찢겨있습니다. 꽤 큰 면적을 찢은 것 같은데, 아무도 못 봤을까요? 탐사자가 찢긴 부분을 자세히 확인하겠다는 선언이 있을 시, 《관찰력》 판정을 통해 찢긴 부분에는 미묘하게 삽화가 그려있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행운》

성공▷ 탐사자가 책의 다른 페이지를 살펴보거나 닫으려 할 때, 가장 낡아서 떨어지려 하는 마지막 페이지가 손끝에 거슬립니다. 페이지를 조심스레 살펴보면… 이 책과 연결되어있던 페이지가 아니었네요? 아마 다른 책에서 떨어진 낱장을 실수로 이 책에 잘못 꽂아둔 걸 지도요. 세월로 흐릿해진 글씨가 겨우 보일 정도입니다. 낡은 종이는 자칫하다간 바스러질 것 같다고 느껴질 정도니까요.

 

「'실패작'의 끝은 언제나 부질없었다. 어떤 방법으로도 그들은 광기와 죽음을 피해갈 수 없었기에.

요람은 언제나 평화로워야 하며, 광기는 전염된다. 그렇기에 우리는 평화를 지켜내기 위해 '실패작'을 제거한다. 우리를 위해. 시어도어를 위해. 더 먼 미래의 ▒▒를 위해.

「'희망'을 위해 '희생'을 거듭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자 의무일 뿐이다.」

「-▒▒Project-」

 

(보이지 않는 글씨는 1. '인류'를 위해 / 2. '요람' Project 입니다. 요람 프로젝트와 관련된 일부분의 서류, 더미 데이터가 노출된 것이지만 이후 확실한 진상과는 거리가 있기에, 탐사자들에게 모호하게 느껴지는 것이 맞습니다.)

 

탐사자가 자료를 모두 확인하면, 들고 있던 종이는 바스러지며 안 그래도 안 보였던 글씨들을 더 확인할 수 없게 됩니다. …사서 선생님께서 보시기 전에 흔적을 치우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어요.

 

 

 

<사전>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단어 사전입니다. 사실 시스템에 검색을 하면 되니… 굳이 책으로 된 사전을 뒤질 필요는 없지만요. 사전에는 몇 페이지가 접혀 표기되어있습니다. 페이지를 펼치면 아래 단어들에 엉성하게 밑줄이 그어져 있네요. 사서 선생님이 아시면 화내실 텐데…

 

[요람]: 젖먹이를 태우고 흔들어 놀게 하거나 잠재우는 물건. 주로 작은 채롱처럼 된 것을 이른다. / 사물의 발생지나 근원지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람]: 생각을 하고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만들어 쓰고 사회를 이루어 사는 동물. / 어떤 지역이나 시기에 태어나거나 살고 있거나 살았던 자.

 

[실패]: 일을 잘못하여 뜻한 대로 되지 아니하거나 그르침.

 

 

 

<제목 없는 동화책>

제목이 적혀있지 않은, 짙푸른 색 커버의 동화책입니다. 하지만… 도서관에 드나들면서 본적은 없던 책 같은데. 뭐, 새로 들어온 책일지도 모르겠네요. 탐사자가 책을 펼쳐보면, 옅은 색감으로 우리 또래가 그려진 삽화와 글이 보입니다.

 

「맑게 빛나는 진주, 포근한 조개 침대, 자신을 반겨주는 수많은 물고기 친구들이 있음에도… 그는 바다 밖이 궁금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바깥세상… '대륙'이라는 곳 궁금했지요.」

「"바다 밖은 새하얀 진주보다 밝은 빛이 있다는데. 진짜일까? 산호가 아니어도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이 있다나 봐."」

「하지만 그의 호기심 가득한 말은 그 누구에게도 긍정적인 답을 얻지 못했습니다.

「"네가 그곳으로 가버린다면, 다시는 우리를 만날 수 없겠지. ■께서도 너를 보호하지 못하실 거야."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 저 높은 수면 위에 닿을 때까지, 바다 위로 오르길 시도했습니다. 거센 해류가 그의 몸을 긁고 지나가도, 성격 나쁜 물고기 친구들이 막아서도 멈추지 않았지요.」

 

「"님. 부디 제게 힘을 주세요. 저 위까지 닿을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자신이 있어요."

 

「그리고 그는 바깥 세상에서… 

오래오래 행복했을까요?

 

「'바다'야말로 우리를 위한, 가장 안전한 '요람'이자 그분들의 '계획'이 담긴 곳인데도요.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바다로 들어왔지만, 동화책은 그 반대의 이야기를 꾸며내고 있습니다. 바깥을 향한 호기심과 두려움을 동시에 자극하기 위한 이야기이며, KP님의 취향에 맞게 내용을 변경하셔도 무관합니다.)

 

 

탐사자들이 책을 모두 살필 무렵, 지나가던 사서 선생님이 다가와 탐사자들이 꺼내놓은 책이냐며 질문합니다. 탐사자들이 그에 답을 하면 사서 선생님은 답답한 얼굴로 '최근 누가 책을 지속적으로 꺼내둔 뒤 치우지 않는다거나, 책장에서 책이 마구 떨어져 있다거나, 이리저리 뒤 섞여 있는 등 이상한 일이 잦다.' 라고 답합니다.

 

('실패작'이 다른 사람들의 눈을 피해 몰래 자료를 열람했던 흔적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책이 엉망으로 놓이거나 떨어져 있는 흔적은 학생들에게 '유령의 흔적'으로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서 선생님과 대화 도중 《행운》 판정을 통해, 실패 시 책의 찢어진 부분을 들키고 오해를 받으며 꾸중을 들을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뭐라고 해명하든, 실제 범인을 찾을 수 없으니 설득이 통할 리가 없겠죠. 그리고 선생님은 책을 소중히 하라는 말과 함께 다시 자리를 떠나네요. 도서관에는 몇몇 친구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이 보이지만,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이 없습니다.

 

 

 

 

[마당]

대강당 앞의 넓은 마당입니다. 몇몇 또래 친구들이 마당에 모여 떠들거나, 산책을 하거나, 놀이하는 평화로운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탐사자들이 마당에 나와 주변을 살피면… 익숙한 친구가 보입니다. 아침에 교실에서 입을 가리며 떠들던 아이, '헬렌'이에요. 아이는 아침에 다른 친구들과 모여있던 모습과 달리, 산호와 수초가 심어진 화단 근처를 홀로 어슬렁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탐사자들이 헬렌을 부르거나, 부르지 않아도 탐사자들을 발견한 아이는 반가운 표정으로 손짓합니다. 그리곤 대뜸 말을 건넵니다.

 

 

 

헬렌 시어도어 Helen Theodore

 

 

 

[특성치]

근력: 50 | 건강: 60 | 크기: 50 | 민첩: 40 | 지능: 50 | 교육: 40 | 정신력: 60 | 외모: 70

 

[기능]

관찰력: 50 | 듣기: 55 | 자료조사: 55 | 오컬트: 45 | 말재주: 50

 

중앙 AI의 관리하에 놓인 홀로그램 친구지만, 아직 정신적인 면으로는 탐사자들처럼 어립니다. 강한 통제보다는 또래 친구 라인에 맞춰있기에 충동적인 행동을 자주 보이며, 쾌활한 성격으로 친구들에게 관심받는 것을 좋아합니다. 특히 오컬트 같은 괴담, 유령의 존재에 귀가 밝아 친구들 사이에서는 '이야기꾼'으로도 통합니다.

 

 

 

"…너희, 내가 했던 유령 이야기 믿어?"

 

탐사자들이 말을 믿건 안 믿건 상관없습니다. 헬렌은 탐사자들을 끌고 뒷편 화단으로 가더니 손가락으로 한 부분을 가리킵니다.

 

"저기가 유령이 나타났다는 곳이야. 사실 다른 곳에서도 나타나지 않을까 싶어서 화단 전체를 보러 다니고 있었는데… 특별한 건 보이지 않더라. 그, 그렇다고 직접 유령하고 마주치는 건 무섭겠지만."

"그래도 궁금하지 않아? 숙소 근처에서 튀어나왔다는 점이라던가… 오늘 아침에 옷도 난도질 되어 있었다는 거. 한밤중에 누가 그런 짓을 하겠어? 간도 크지. 그런 짓을 하다가 선생님께 들키면 일주일 내내 눈물 뺄 게 뻔하다고!"

"…유령이 한 짓이 분명해."

 

누구보다도 유령을 무서워하면서 궁금해하는 듯한 친구. 그리고는 탐사자들에게 유령이 나타나는 이유에 관해 설명할 수 있다고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입니다. 이후 탐사자들이 궁금해하는 반응을 보일 경우, 져주는 척을 하며 이야기 하나를 들려줍니다.

 

"사실 시어도어에 신전이 생기기 전, 그 아래에는 신의 사상과 반대되는 죄수들이 갇히는 지하 감옥이 있었대."

"그리고 그곳에서 죽어 나간 원혼들을 누르기 위해, 그 위에 신전이 세워진 거지."

 

(사실이며 동시에 사실이 아닌 이야기입니다. 공공연하게 퍼지는 구설수가 꼬여 만들어진 이야기이며, 신전 아래에 있는 것은 탐사자들을 탄생시킨 '바다의 알'이 있는 공간, 그리고 동시에 실패작이 처리되는 끔찍한 공간이 공존하기에 이야기는 괴담처럼 변형되었습니다.)

 

그리고 원혼이 우리의 숙소를 노리는 건, 분명 우리가 '꿈을 품은 미래'이자 신의 자녀이기 때문일 거라고 말합니다. 직접적인 위해를 끼치지 않는 건 이곳이 신의 보호를 받는 곳이기 때문에 위협으로만 그치는 게 틀림없다고 하면서요. 신나게 이야기를 하던 아이는 곧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살피더니 목소리 크기를 줄입니다.

 

"저기, 우리 유령 이야기가 진짜인지 확인해보지 않을래?"

 

잔뜩 긴장한 얼굴로 묻는 친구. 탐사자들이 혼자 가라고 한다면 무서운 걸 어떡하냐며 고집을 부립니다. 밤에 몰래 나와 숙소 근처를 살피고, 유령의 근원지인 신전 주변을 둘러보자면서요. 유령이 밖으로 새어 나올 정도라면 신전의 힘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겠냐는 주장도 펼칩니다. 만약 탐사자들이 끝까지 거절한다면, 헬렌은 밤중에 탐사자들을 깨우러 직접 찾아간다며 우깁니다.

 

그렇게 탐사자들의 동의를 얻어낸다면, 아이는 손뼉을 치며 뿌듯한 표정을 짓더니 다시 입가를 가리고 알립니다. 오늘은 보안 문제로 밤에 나가기가 더 힘들 테니, 내일 밤에 이곳 화단 앞에서 만나자고요. 모두 약속을 마치면 헬렌은 손을 크게 흔들며 자리를 떠납니다.

 


 

Event. 레이첼의 벌

(해당 이벤트는 탐사자들의 추가 RP를 돕기 위해 추가된 간단 이벤트입니다. 상황에 따라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셔도 무관합니다.)

 

"너희, 레이첼 선생님께서 벌주신다고 하셨지?"

 

헬렌이 자리를 뜨고 얼마 후, 탐사자들의 발목을 잡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시선을 돌리면 상냥히 웃고 있는 선생님이 계시지만… 당신들은 알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벌을 주고 혼내실 때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어제 탑에서 레이첼을 만났을 때 분명, '벌'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사고가 많아서 넘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요!

 

탐사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건, 선생님은 들고 온 바구니에서 해면 스펀지와 걸레, *군소나 보말이 담긴 통을 하나씩 쥐여줍니다. 학교 정원에 있는 바위들의 바위를 깨끗이 청소하라고 하면서요. …우리의 의도로 나간 것도 아니었는데, 억울하지만 어쩔 수 없지요.

 

(선생님은 탐사자들을 계속 지키고 있지 않습니다. 나중에 검사하러 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할 일을 하러 돌아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은밀 행동》으로 몰래 빠져나갈 수 있으며, 빠져나가지 않을 경우는 아래 표를 참고해 다이스 1D4로 청소를 진행한 후, 선생님께 검사를 받게 됩니다.)

 

(*군소와 보말: 이끼를 먹어주는 바다 생물)

1

내심 억울한 마음이 강했던 모양인지, 해면으로 열심히 문질렀지만… 바위가 깨끗해지기는커녕 문지른 해면이 찢어져 더 지저분해졌습니다. 이리저리 잔 조각이 떠다니고 이끼들은 잔뜩 눌렸네요. …큰일입니다. 선생님이 보시면 더 지저분해졌다고 잔소리를 하실 게 분명해요.

2

바위에 군소와 보말 몇 마리를 붙이고 삭삭 바위를 청소합니다. …그런데 이거, 군소와 보말이 너무 느린 거 아닌가요? 원체 느린 생물이니 결과를 보려면 며칠 걸리는 게 당연하지만요. 거슬리는 작은 동물 친구들을 보고 있자니… 어디서 온 건지 하나둘 모여든 해수어들이 청소를 더 방해합니다. 으악! 이러다가 청소 안 하고 놀았다고 잔소리를 들을 텐데!

3

해면과 걸레로 열심히 문지르자, 당신의 작은 손에도 빛을 보는 바위가 보입니다. 자잘 자잘 한 따개비라던가 삿갓 조개(limpet) 등은 당신의 힘으로 떼어낼 수 없었지만 말이에요. 이 정도면 선생님도 칭찬해 주실 게 분명합니다!

4

주섬주섬, 바위 위를 기어 다니는 게들을 물리치고 이끼 청소를 합니다. …순조로운데요? 다른 친구들이 시끌벅적한 것에 비하면 당신이 청소하는 바위는 따개비도 적고, 이끼 수도 유독 적어 보입니다. 빠르게 해치우고 쉬어도 될 것 같아요! 점점 깨끗해지는 바위를 보니 선생님도 좋아하시겠네요.

 

그렇게 도란도란 청소를 모두 마친 후, 선생님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바위를 꼼꼼히 살핀 후, 탐사자들의 결과에 따라 잔소리를 하거나 칭찬을 해줍니다. 그리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손에 사탕 하나씩 쥐여주네요. …벌은 벌이지만 그다지 무서운 일은 아니었어요.

 

 

 

 

[숙소]

<BGM 추천: "[Incompetech] - Chase Pulse Faster"><BGM 추천: "[youtube] - amnesia ost - 16 - hub">
(만약 다른 곳이 아닌 숙소를 먼저 조사하게 되었다면, 이후 바로 임시 숙소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임시 숙소를 준비할 동안 밖에서 안정을 취하고 와라', 혹은 당장 왔을 때는 '숙소가 멀쩡해 조사할 것이 없다. 그리고 다른 곳을 모두 둘러보고 왔을 때에서야 이상한 상황이 펼쳐졌다.' 식의 전개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KP님의 재량껏 개변해주세요.)

 

탐사자들이 숙소를 향하면, 자신들의 방 문 앞에서 웅성거리며 모여있는 아이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탐사자들을 발견하자 다급히 손짓하기도 하고, 눈치를 살피기도 합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급한 손짓에 긴장이 역력한 채로 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침대 위에 온통 치덕치덕 묻어있는 붉은 손자국입니다. 뒤집히고 찢긴 이불과 시트, 열려있는 협탁의 서랍들이나 바닥에 뒹굴고 있는 개인 물품… 이곳저곳 끈적하게 묻은 붉은 자국이 없는 곳이 없습니다. 그래요. 온통 피투성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요. 《SAN 0/1D2》

 

(어린 탐사자기에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의료 판정에 성공한다면 바로 피가 묻은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주변의 친구들에게 상황에 관해 묻는다면, 방의 상황은 수업이 끝나고 오자마자 발견했다고 합니다. 누가 이런 짓을 벌였는지 목격한 사람도 없을뿐더러, 이번에는 특별히 몇 명만을 노린 게 아니라 모두의 침대에 벌어진 일이기에 다들 패닉에 빠진 모습을 보이며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합니다. 탐사자들은 이후 [침대], [협탁], [창문], [바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침대]

때 탄 곳 없이 새하얗던 이불과 시트는 넝마가 되어있습니다. 선명하게 남은 붉은 자국을 만져본다면 끈적거리며 손에 조금씩 묻어나지만, 느리게나마 지워집니다. 《관찰력》 판정이 이어진다면 색이 흐릿하게, 혹은 어둡게 변색되어가는 것이 보이며, 확실히 피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력》

성공▷ 마치… 날카로운 갈고리에 피해를 본 듯, 이불은 이리저리 뒤집히고 찢겨있습니다. 하나의 침대를 노린 것이 아니라 모든 침대 가요. 하지만 의미 없이 이불을 뒤집어놓은 것 치고는… 그래요. 무언가를 찾아다녔다는 듯 이불을 모두 걷어냈다. 에 가까운 느낌입니다.

 


 

[협탁]

침실에 있던 많은 협탁이 쓰러져 바닥에 나뒹굴거나, 서랍이 열려있습니다. 아예 협탁에서 빼내어 바닥에 떨궈둔 것도 있네요. 아니, 부서진 걸까요? 탐사자가 협탁 서랍들을 뒤지다 보면, 한 곳에서 색이 탁하고 흐린… 구슬 하나를 찾습니다. 구슬이라기엔, 표면이 울퉁불퉁하고 거칠며 엄지손톱만 합니다.

 

《지능》

성공▷ 이런 볼품없는 구슬을 갖고 놀던 친구가 있던가요? 소중하게 보관하던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옷이나 물건에서 떨어져서 나뒹굴던 구슬이라고 생각할 법합니다. 하지만 이건 구슬이라기보다, 조금 더… … '진주'에 가까워 보이는걸요.

 

(꼭 《지능》 판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혹 《감정 판정을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단번에 품질이 떨어지는 진주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탐사자가 어느 자리의 협탁에서 발견했든, 친구들 사이에서 진주의 주인을 찾아낼 수 없습니다. 진주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살피려 한다면, 크기만 클 뿐이지 이 정도로 거칠고 볼품없는 진주는 상품의 가치도 없을뿐더러, 어른이 되면 갖게 되는 진주라고는 생각도 못 할 정도입니다.)

 


 

[창문]

숙소의 가구에는 붉은 자국들이 넘쳐나지만, 정작 벽과 창문의 주변은 깨끗합니다. 만약 창밖을 내다본다면, 진득하니 어두운 그림자가 탐사자의 얼굴 가까이 드리우며… … 《SAN 0/1》 아! 거대한 수초일 뿐입니다. 레이첼 선생님이 종종 말씀하시던 무서운 수초인가 봐요. …새카만 수초 사이로 무언가와 눈이 마주쳤던 것 같은데, 착각… 이겠죠?

 


 

[바닥]

평소라면 티끌 하나 없이 새 하야기만 하던 바닥은 중간중간 핏방울이 떨어져 있기도 합니다. 널브러진 물건들 때문에 더 정신없어 보여요.

 

《관찰력》

성공▷ 눈을 가늘게 뜨고 너저분한 바닥을 살피고 있다보면, 우리에겐 익숙한 '비늘' 몇 개가 보입니다. 비늘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엉망으로 갈라지고 물때가 껴있는 것이 보입니다. …으, 이렇게까지 지저분할 이유가 있을까요. 보기만 해도 찌든 냄새가 날 것 같습니다.

 

 

 

 

탐사자들이 방을 다 둘러볼 때쯤이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선생님들이 뛰어와 학생들을 안정시킵니다. 여러분에게도 다친 곳은 없는지, 놀라지 않았는지 물어보면서요. 그리고는 임시 숙소를 안내해줄 테니, 오늘은 다른 방에서 잠을 자라 일컫습니다. 방을 치우고 주변 점검을 해야 하니까요.

 

기존 숙소에서 조금 떨어진 반대쪽 관의 숙소로 안내받는 탐사자들은, 복도를 지나면서 오늘따라 '날씨'… 즉 해류의 상태가 좋지 않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깊은 심해에서 해류에 시달릴 정도라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위쪽은 어떨까요. 높이 자란 수초들이 정신없이 흔들리고 바닥의 모래 알갱이들이 흩날립니다. 그 때문인지 평소라면 잠잠히 떼 지어 다닐 물고기들과 바다 속을 밝혀줄 해파리들도 보이지 않네요.

 

《지능》 판정에 성공한다면, 이 정도로 어둑한 시어도어는 오랜만이며, 어쩐지 휑해 보이는 이 건물들이 원래부터 사람이 살지 않는 장소 같다. 라는 섬찟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SAN 0/1》

 

이후 탐사자들은 임시 숙소에 배정을 받고, 간단한 식사 시간을 갖습니다. 그런 불안한 일이 있었지만 오늘의 식사도 만찬이 따로 없네요. 부드러운 생선 살과 굴, 바다의 보물이라 불리는 새콤달콤한 해초의 열매들도 일품입니다. 그렇게 자유 RP와 식사를 마친 탐사자들은, 선생님의 안내를 받아 푹신한 이부자리에 누워 잠자리에 듭니다.

 

… …

 

<BGM 추천: "[Incompetech] - Evening Fall (Harp)">

 

진득한 불길함의 찌꺼기가 남아있어서일까요. 여러분은 푹신한 이부자리에 누웠어도 꿈을 꿉니다.

 

당신이 눈을 뜨면, 새하얀 신전 앞에 서 있습니다. 그 어둑한 심해의 시어도어일지라도, 환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처럼 신전이 눈부시게 빛납니다. 당신의 주변으로 은은한 빛을 내는 해파리들이 지나다니고, 지금껏 보지도 못한…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해수어들이 알록달록한 비늘을 뽐내며 주변을 맴돕니다. …참 아름다운 광경이에요.

 

그렇게 주변을 돌아보며 뒤를 돌아본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 …그건 끝없이 펼쳐진 심해 모랫바닥을 보듯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습니다. 그저 새하얀 옷을 걸치고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몸을 숙이고 있을 뿐이지요. …그에 당신은 어떤 반응을 보였나요?

 

순간, 다리 아래로 투둑,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무수한 비늘이 떨어져 내립니다. 엄지손톱만 한 비늘들이 걷잡을 수 없이 자신의 살갗에서 떨어지고, 붉고 흉한 상처가 남을 뿐입니다. 억지로 떼어낸 것도 아닐 텐데… 하나하나 떨어져 나갈수록 누가 억지로 잡아 뜯는 것과 같은 고통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차오르는 당혹감에 고개를 들어 앞을 본 순간, 수많은 사람들과 신전은 사라지고, 당신은 거울처럼 자신의 모습을 비춰내는 해수면을 마주합니다.

 

아아, 양옆으로 튀어나온 흐리멍덩한 눈,

팔다리에 잔뜩 돋아있는 비늘이 추하게 뜯겨 늘어진 피부,

이끼가 낀 듯 물때가 끼어있는 자신의 손과 발.

 

이게 바로… …

 

"당신은 우리의---"

 

낡은 쇠가 서로 긁히듯 끔찍한 쇳소리가 귀에 달라붙습니다. 분명 어디서 들었던 것 같은 목소리인데… 소름 돋는 목소리에 일순 눈앞이 아찔해질 때, …눈을 찌르는 강한 빛이 당신을 덮치며 꿈에서 깨어납니다.

 

 

 

 

 

 

03. 우리가 모르는 사이

<BGM 추천: "[Incompetech] - Blue Sizzle"><BGM 추천: "[Incompetech] - Private Reflection">
(혹은 기상~헬렌이 등장하기 직전)<BGM 추천: "[youtube] - Kanno Yoko - Powder (카우보이 비밥 OST)">

 

… …

 

탐사자들은 끔찍한 악몽에서 눈을 뜹니다. 아니, 끔찍했던 꿈이 맞나요? 아름다웠던 풍경과 기괴했던 자신의 모습… 무엇을 의미하던 것은 모르겠으나, 다시 한번 자신의 모습을 살핀다면 흉측한 모습이 아닌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상한 점은 따로 있지 않나요?

 

당신들이 있는 곳은 아늑했던 숙소가 아니라는 사실이요. 분명 누워서 잠을 청했던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주변을 둘러보면 익숙한 사람들, 탐사자들이 일렬로 서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서 있는 이곳은… 그래요. 또 '중앙 탑' 앞이네요. 대체 언제… 여기까지? 분명 잠든 이후의 기억은 남아있지 않은데도요? 《SAN 0/1》

 

자신의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는 탐사자가 있다면, 네 사람은 모두 실내복 차림으로 신발조차 신지 않은 채 맨발로 서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주변에 《관찰력》 판정 시, 언제나 중앙 탑을 지키던 어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점과 유난히 시어도어가 조용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상황에 놓인 탐사자들이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도록 RP 시간을 주세요. 만약 어른들이 지키고 있지 않은 틈을 타 중앙 탑 내부로 들어간다면 이전에 보았던 모습 그대로의 탑으로, 특별한 건 발견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당혹감에 찬 대화를 나눈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어디선가 숨죽인 듯 혹은 외치는 듯… 여러분의 이름 하나하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얘들아…! 여기서 뭐 하고 있어?! 진짜 한참 찾아다녔잖아!"

 

잔뜩 화가 난 얼굴로 씩씩대며 다가오는 헬렌입니다. 잔뜩 토라진 얼굴이며 흐트러진 옷이며… 잠깐, 헬렌은 여기까지 어떻게 찾아왔죠? 탐사자들이 헬렌에게 해명해도, 하지 않아도 그는 탐사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잔뜩 씨근덕거립니다.

 

"지금이 몇 시인지 알아? 나 혼자 화단에서 죽은 듯이 기다리고 있었단 말이야!"

"덕분에 너희 찾으러 돌아다니다가 선생님께 들킬 뻔한 거 알아?"

"약속한 장소에는 나타나지도 않았지, 그렇다고 숙소에 있는 것도 아니지! 혹시 몰라서 밖으로 나와봤는데… 나 빼고 여기 모여있는 거야?!"

 

투덜대지만 결국 자기 빼고 놀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약속이라니요? 약속은 다음 날 밤이었잖아요? 당장 자다가 깬 상황에 무슨 말을 듣고 있는 건가요?

 

 


 

NPC 대화 예시

 

약속이라니 무슨 말이야? 내일 밤에 만나기로 했잖아? → ? 너희야말로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잠이 덜 깼어? 오늘따라 멍하더니… 오늘이 약속한 날이잖아? 이미 한밤중이라고?

 

그럼, 약속하고 하루가 지났단 말이야? / 자고 일어났더니 지금이야. 기억이 없어 → 같이 수업도 들었잖아? 온종일 너희가 멍하니 한눈팔았던 걸 제외하면… …그러고 보니 유난히 말이 없는 것 같기도 하던데.

 

오늘 다른 특별한 일은 없었어? → 응. 오늘은 이상하거나 기분 나쁜 일 같은 거 없었어. 다들 안심하더라~ 오히려… 너희가 이상한 거 아니야?

 

어른들은 모두 어디 갔지? 평소라면 탑을 지키고 있잖아. → 어라? 그러게?! …나도 보초 서는 사람 있을까 봐 조용히 온 건데… 다른 곳은 시간이 한참 늦었으니 사람이 없는 건 당연하겠지만~

 


 

 

"너희… 꼭 뭐에 홀린 듯한 말만 하네. 괜히 더 무섭잖아…"

 

당신들 못지않게 당황스러운 얼굴로 주변을 살피는 헬렌. 주변에서는 이야기를 나누는 당신들의 목소리를 제외하고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어쩐지 불길합니다. 우리는 기억이 없는데, 하루라는 시간이 지났다고요? 의식도 없었는데 '나'는 하루를 잘 지내고 잠자리까지 들었다고요? 대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SAN 0/1D2》

 

 

《관찰력》

성공▷ 복잡한 머리에 바닥으로 시선을 옮기면, 발에 채는 작은 종이가 보입니다. 종이를 들어 살펴보면…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얼룩덜룩 붉은 자국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그에 적힌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신이시여, 어째서 저를 버리셨나요?

저는 그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이 있었어요! 제가 바로 당신의 아이이자 희망일 텐데…!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틀려!! 그 자리는 내가 있어야 할 자리야!!!

 

 

 

너덜거리는 종이에 휘갈겨 쓴 문장들. …악의가 가득한 휘갈겨진 글씨를 보고 있자면 속이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옵니다. 탐사자들이 종이를 살피거나 대화를 나누고 있을 시, 헬렌은 이 상황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 탐사자들에게 빨리 신전으로 이동하자고 재촉합니다. 무단으로 통금시간을 어긴 자신들이 어른들에게 발견되는 것도, 뭔가에 홀린 듯한 행동을 하는 탐사자들도 두려울 테니까요.

 

(혼란스러운 상황이 닥쳐, 신전으로 향하기보단 학교로 돌아가 어른들께 알리고 안정을 취하려 하는 성격의 탐사자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 경우는 무작정 끌고 가려기보다는, 오컬트적인 지식에 관심이 많은 이미지로 알려진 헬렌을 이용해 최대한 유도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 …

 

 

<BGM 추천: "[Incompetech] - Classic Horror 1">

<BGM 추천: "[youtube] - 

Layers of fear OST - I Needed a Finger">

 

탐사자들이 서둘러 신전 근처로 걸음을 옮기면,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순수한 흰색으로 가꿔진 거대한 신전이 탐사자들을 반깁니다. 은은한 빛을 밝히는 산호가 가득 솟아있고, 투명한 방울방울 산소 방울이 피어오릅니다. …하지만 들어가는 입구는 단단히 막혀있네요. 보안 시스템이 작동 중인지, 작은 기계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옵니다. …오기는 왔는데, 어떻게 사실 확인을 해야 할까요?

 

 

《듣기》

성공▷ 탐사자들이 방법을 논의하던 순간, 자박거리는 발걸음 소리와 함께 작은 소리 속닥이는 목소리가 다가옵니다. 잠깐, 신전의 앞쪽으로 다가오는 발소리 말고도 뒤쪽에서도 발소리가 들리는데요?

 

 

탐사자들이 소리를 듣지 못했다면, 헬렌이 나서서 몸을 숨길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커다란 산호들 사이로 몸을 숨기고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보면… 신전의 앞으로는 '레이첼'이, 신전에 뒤에서는 또 다른 선생님 두 분이 걸어 나옵니다. 그들은 신전 앞에서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더니 대화를 나눕니다. 만약 탐사자가 레이첼을 자세히 살피려 한다면, 《관찰력》 어려움 판정으로 그가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화 내용]

 

"최근 아이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조금 불안정합니다. 잠결에도 움직여 바깥으로 나오더군요."

"몽유병일까요? 자세한 검진을 받아볼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글쎄요. 조금 더 지켜보는 건요? …하지만 오늘 하루는 사고 없이 조용히 지나가더군요. 수업 시간에도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았어요."

"당신이 굳이 그렇다면야… 레이첼, 그들과 가장 가까이서 접촉할 수 있는 건 당신이에요. 각별히 유의하도록 하세요."

"예, …그러고 보니, 신전의 뒤는 모두 처리가 되었나요?"

"시간이 꽤 지났으니까요. 이제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군요. 걱정 마세요. 나올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시간도 몇 년이나 지났는데 당신은 항상 걱정이 많아요."

 

 

 

대화가 오가는 도중에도 레이첼의 목소리는 퍽 걱정스럽습니다. 그렇게 얼마나 두런거리며 대화를 나눴을까요. 그들은 서로의 용건을 끝낸 듯,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그들이 향하는 방향을 자세히 알아보려 한다면, 학교가 있는 방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탐사자들은 《지능》 판정을 통해 '신전의 뒤라면 특별한 건물이나 공간이 없었는데, 두 선생님은 뭘 하고 나온 걸까? 우리가 모르는 다른 공간이 있는 게 아닐까?'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시 모르죠, 정말로 헬렌이 말한 괴담과 같은 공간이 있을 지도요.

 

 

《관찰력》

일반 성공▷ 커다란 산호들이 빙 두르고 있는 신전. 그 주변을 눈에 띄지 않게 둘러보다 보면, 신전의 뒤쪽 바닥의 흙이 울퉁불퉁한 게… 고르지 않고 지저분하게 쌓여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성공▷ 커다란 산호들이 빙 두르고 있는 신전. 그 주변을 눈에 띄지 않게 둘러보다 보면, 신전의 뒤쪽 바닥에 인위적으로 흙이 넓게 덮여있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흙은 마치… 뭔가로 문대며 흔적을 지워놓은 듯합니다. 그런 거 있잖아요. 누군가에게 들킬까 싶어 발로 문지르며 덮어놓은 듯한…

 

 

그 이상한 모습에 바닥의 모래를 걷어내면, 둥근 모양의 뚜껑… 입구가 나타납니다. 새하얀 건물들 사이에서 유독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녹슨 철문이에요. 하지만 뚜껑에는 커다란 그림과 그를 두르는 알 수 없는 문양만이 있을 뿐, 어딜 봐도 손잡이와 잠금장치 등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림 or 문양을 살핀다》

분명 '해수어'의 모양입니다. 하지만, 해수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의… 그래요. 사람의 형태를 취하고 있는 기괴함이 엿보입니다. 물갈퀴가 있는 손발, 비늘로 덮인 거대한 팔, 두텁게 늘어진 입술과 아가미… 두 마리가 얽혀있는 모습은 좋게 봐주려 해도 봐줄 수 없는 모습입니다. 그것을 두르고 있는 거대한 문양은… 대체 뭘 의미하는 걸까요? 이리저리 꼬이고 문자 같은 형태를 취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배운 언어는 아닙니다.

 

 

"'반인 반어' 일까?"

 

문득, 헬렌이 말을 꺼냅니다. 바다에서 태어나는 우리에게 비늘이나 물갈퀴 등은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반인반어'라고 불리지 않았지요. 우리는 '인간'이라고 불리니까요. 이런 기괴한 모습은 시어도어에서도 찾아볼 수 없으니… 정말로 '반인 반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만약 탐사자가 입구의 뚜껑을 만져본다면, 순간 눈앞이 어두워지면서 귓가에 수군거리는 수많은 속삭임이 들립니다. 들리는 목소리는 시나리오 최상단 '01. 속삭임 - KP 메모'를 참고해주세요. …그리고 그와 동시에 따끔, 하는 통증이 일고, 입구를 짚고 있는 손바닥에서 피가 새어 나옵니다. …뭔가에 끌려나가는 듯 그려진 문양을 따라 움직이던 피는 서서히 모양을 완성하고, …이내 입구에서 새하얀 문구가 떠오릅니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가요?

 

「-Project 승인-」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느리게 입구가 열리고… 지금껏 마주했던 어둠보다 지독한 내부를 마주합니다. 여기가, 정말 숨겨진 입구가 맞는 걸까요? 계단은 보이지 않지만… 입구를 더듬어보면, 시리도록 차가운 고철 사다리가 만져집니다.

 

 

《행운》

성공▷ 어두운 입구를 바라볼수록 당신을 이끄는 수군거리는 속삭임이 커집니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 수는 없으나, 이것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이번에는 탑이 아닙니다. 속삭임은 아래에서 올라오고 있어요.

 

실패▷ 어두운 입구를 바라볼수록 당신을 귓가에 맴도는 웅얼거림이 커집니다. 탑으로 찾아갈 때의 목소리와는 뭔가 다른 것 같은데…

 

 

(속삭임의 느낌은 비슷하나, 소각당한 실패작들의 원념과 사기가 섞인 속삭임으로 중앙 탑으로 인도되던 속삭임과는 다릅니다.)

 

"…여야 했어."

 

탐사자들이 망설이거나 순서를 정해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면, 어디선가 쇠끼리 긁히는 끔찍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탐사자들이 고개를 돌리기 직전, 강한 힘으로 몸이 밀리더니 끝도 없이 깊은 구렁텅이로 떨어져 버립니다. …마치 끝없이 몸을 잡아당기는 소용돌이처럼요. 《HP - 1D3》

 

… …

 

강한 힘에 등을 밀렸을 때, 당신은 지독한 어둠 속에서도 눈앞이 번쩍였습니다. 아니, 번쩍인 게 맞나요? 당신의 눈앞에 그려졌던 것은-

 

(같은 유전자를 가진 이들의 효과로 기억이나 감각을 공유하는 현상입니다. '실패작'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면서 그의 감정이나 짧은 조각 기억 단편을 공유받습니다. 공유받는 기억과 감정은 아래 표를 1D4 다이스로 정한 후, 귓속말로 전달해주셔도, 장면표 연출로 공개해 주셔도 무관합니다.)

 

 

1

모두가 당신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봅니다. 어떤 실수를 하든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격려하며, 최고의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시간이 흐를수록 겹겹이 긴장이 쌓여갑니다. 가진 것이 많을수록 잃을 것도 많다는 사실 때문일까요? 부드러운 눈길은 어느새 수십 또는 수백 개의 눈으로 당신을 옥죄어오고, 칼날 위를 걷듯 부담감으로 어깨가 무겁습니다.


…그래요. 이것은 '두려움'입니다.

2

살갗이 늘어지며, 어느새 붙어있던 비늘이 하나둘 떨어집니다. …가죽과 함께 떨어진 비늘은 너덜거리며 갈라져 있고, 당신의 필사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곳저곳에 물때가 껴 빠지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시선이 따갑습니다. 당신이 추하게 변해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한숨이 따라오고, 어느새 수군거리며 당신을 흘끔거립니다. …당신에게 따라오는 시선은 '멸시'와 '경멸' 뿐.


…그래요. 이것은 '절망'입니다.

3

친근하게만 느껴졌던 사람들이, 버둥대는 당신의 팔다리를 잡고 어딘가로 끌고 갑니다. 그리고, 그 반항적인 몸짓에 당신의 품에서 구슬 하나가 데굴데굴 굴러떨어집니다. 탁한 색과 울퉁불퉁한 구슬, 당신의 유일하고 소중한 '진주'. 하지만 당신을 잡고 있던 사람은 그 진주를 주워, 어둠 속으로 던져버립니다. 당신은 저것이 없으면… … 그 절실함과 동시에 당신의 몸도, 지독한 어둠 속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그래요. 이것은 '공포'입니다.

4
진득한 어둠 속, 뼈가 씹히는 소리가 귀를 맴돕니다. 온몸이 질척이고, 당신은 '익숙한' 것들의 아래에 몸을 숨깁니다. 몇 주가 지났을까요? 아니, 몇 달? 그도 아니면 몇 년? …알 수 없습니다. 검게 늘어진 것들 사이에서 숨을 죽이고, 살기 위해 입에 욱여넣습니다. 당신의 절실한 기도가 닿았던 걸까요? 아니, 당신이라는 인재를 버리기에 그분이 너무나도 안타까워하셨던 게 분명합니다!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문의 틈이 열리던 날 당신은…



…그래요. 이것은 '환희'입니다.


('살기 위해 욱여넣는다'라는 건 쌓여있던 시체를 먹었다는 묘사가 됩니다. 식인 소재에 대해 거부감이 있는 탐사자분이 계신다면, 본 소재는 KP님의 재량으로 편히 개변해주세요.)



 

 

 

!! KP 메모

 

탐사자들이 주변을 둘러보아도 헬렌은 찾을 수 없습니다. 헬렌은 '허가'받지 못한 홀로그램으로 이 공간(소각장)에 들어오지 못하며, 떨어지는 탐사자들을 따라 출입을 시도했을 시, 손발이 빛으로 흩어져 사라지는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탐사자들처럼 입구를 만졌더라도 허가가 없었기에 승인 절차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04. 소각장

<BGM 추천: "[Incompetech] - Heart of the Beast"><BGM 추천: "[Incompetech] - Ghostpocalypse - 5 Apotheosis">

 

(지금부터 리얼타임 1시간의 제한이 걸립니다. 손잡이가 없는 입구는 중앙 시스템이 관리하는 홀로그램들, 그리고 프로젝트의 주인공들인 탐사자들의 존재 자체로 인식이 되며, 자신의 권한이 아닌 다른 인식으로 오픈된 입구를 눈치챈 중앙 시스템이 보안을 강화합니다. 1시간 후면 선생님으로 가장한 감시자들이 들이닥치게 되며, 탐사자들의 의식을 잠재운 채 숙소로 옮길 테고요. 단, 단일 엔딩으로서 적당한 시간 조절과 연출 개변은 자유롭게 해주세요.)

 

철퍽-

 

질퍽한 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당신의 의식이 끊깁니다. …그리고 잠시 번쩍였던 무언가의 기억을 본 것 같기도 합니다. 분명 당신을 향한 섬뜩한 기억이지만, 당신이 겪지 않았던 다른 누군가의… … 그리고 흐린 시야가 점차 돌아오기 시작합니다. 지독히도 어두운 곳이지만, 약한 실루엣 정도는 확인할 수 있습니다.

 

(1D4의 다이스로 랜덤 탐사자 한 명을 지목해주세요. 시기와 광기에 사로잡힌 '실패작'은, 이곳이 필사적으로 탈출했던 소각장임을 미처 자각하지 못한 상태로 탐사자들을 따라 내려와 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진주'가 시어도어를 탈출할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제대로 된 탐사자들의 진주를 빼앗기 위해 닥달합니다. 광기에 탐사자들은 아직 진주가 없는 어린아이임을 망각한 채로요.)

 

<BGM 추천: "[youtube] - 

Layers of fear 2 OST 2 - cyclop">

 

커헉! 작은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꽉 막힌 비명이 들립니다. …누구의 목소리죠? 급하게 어둠 속에서 찾아보면 익숙한 '지목된 탐사자의 이름'의 목소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둑한 곳에서 실루엣을 보고 있자면, '누군가'가 그의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고 있는 것 같은데…!

 

공격당한 탐사자는 《근력》 판정으로 쉽게 상대를 떨쳐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약해져 있는 상대니까요. 실패한다면, 남은 탐사자들이 해당 판정으로 쉽게 도와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근력판정에 모두 실패하더라도 성공할 때까지 시도할 수 있습니다.

 

'실패작'을 떼어내고 나면, 《행운》 판정을 통해 울퉁불퉁하고 물컹거리는 곳에서 중심을 잡습니다. 미끄덩거리기까지 하는데 도통 아래에 뭐가 있는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확실한 건, 당신의 코를 찌르는 지독한 악취입니다. 판정 실패 시, 물컹거리는 바닥에서 중심 잡기를 실패하고 넘어집니다. …온몸이 축축하게 젖는 건 덤이에요.

 

"내놔! 당장 내놓으란 말이야!"

 

악에 받힌 목소리. 목이 잔뜩 쉬어버린 것 같기도 하고, 손톱에 무언가가 긁히는 듯 소름 끼치는 목소리입니다. 헌데, 무얼 내놓으라는 거죠? 탐사자들이 뭐라고 답하든, '그것'은 다시 한번 달려들려 하며 탐사자들의 옷을 뒤지려 합니다. …그렇게 탐사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노라면,

 

<BGM 추천: "[youtube] - 

The Theory of Everything Soundtrack 04 - Chalkboard">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희망'을 위해, '희생'을 거듭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자 의무입니다.

「아버지시여,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지 마소서.」

「어머니시여, 우리를 '미래'로 인도하여 주소서.

 

'공간'을 울리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리고 은은하게 불이 밝혀진 우리가 서 있는 곳. 당신들은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저 말이 무슨 의미인지, 그리고 우리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는 저 사람은 누구인지… 의문을 품기도 전에 걷혀버린 어둠으로 인지해버리고 맙니다. 당신들이 서 있는 이곳은, 당신들이 밟고있는 것은 '썩어가는 시체의 산'이라는 것을요. 《SAN 1/1D4+1》

 

썩은 살이 뭉개지고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당신은 잔인함을 넘어선 이 모습을 제대로 보고 있을 용기가 남아있던가요? 그리고 밝혀진 빛으로 당신들의 앞에 있던 '그것'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기억합니다.

 

아아, 양옆으로 튀어나온 흐리멍덩한 눈,

팔다리에 잔뜩 돋아있는 비늘이 추하게 뜯겨 늘어진 피부,

이끼가 낀 듯 물때가 끼어있는 자신의 손과 발.

 

… …

 

이건, 사람이라기보다는… 그래요. 위에서 보았던 '반인 반어' 그림과 비슷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아니, 그보다는 진물과 피가 흐르는 몸이 더 흉할지도 모르겠네요. 충격적인 모습에 말을 잃었을까요? '그것'은 제 얼굴을 급히 '손'이었던 것으로 가리며 악을 지릅니다.

 

"당장 너희의 진주를 내놔! 그것만 있으면… 난 그것만 있으면…!"

"너희라고 다를 줄 알아? 아니, 다르지! 내가 '진짜'야! 너희는 내 대체품일 뿐이라고!"

"행복해?! 즐거워?! 거기가 너희의 자리일 줄 알아?! 말도 안 되는 소리!"

"난, 난 나가고 말 거야. 이딴 곳에 처박혀있지 않을 거야! 나는 실패작이 아니야! 실패하지 않았다고!"

"신께서는 나를 택하셨어! 그래서, 그래서 내가 이곳에서 나갈 수 있던… …!"

 

(탐사자들의 말에 대꾸는 가능하지만, 그는 광기에 사로잡혀 자세한 답을 해주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같은 말을 중얼거리거나 악을 칠 뿐입니다. '진주'가 탑을 통해 나갈 수 있는 열쇠라는 것과 탐사자들의 존재에 대해 진실을 답해주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실패작'은 자신이 이곳에서 빠져나갈 수 있던 기회가 있던 것은 신이 자신을 택하였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RP와 별개로 진주를 달라고 하는 그것에게 탐사자가 그가 흘리고 간 진주를 내어준다면, 그는 그것을 자신의 것이 아니라 외칩니다. 광기도 광기이거니와, 자신의 진주가 가치가 열쇠로서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을 테니까요.)

 

혹 대화를 하는 중 주변을 살펴보려는 탐사자가 있다면, 온통 피가 튀어 벽도 제대로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관찰력》 판정을 통해 피투성이 벽 사이로 언뜻 삽화를 봅니다. …마찬가지로 위에서 보았던 두 마리의 반신 반어가 얽혀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들의 중간, 녹색의 수많은 다리를 갖고있는 무언가가 흐릿하게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우리에겐 가까이 가서 볼 수 있는 여유가 없으니까요.

 

<BGM 추천: "[youtube] - Saw SoundTrack">

<BGM 추천: "[youtube] - [Terror Songs] 5# Theme: Halloween"><BGM 추천: "[youtube] - Jon Ekstrand-16-A Long Way Back"><BGM 추천: "[youtube] - [슌TV 브금저장소] 무서운 bgm,공포 브금,공포bgm , 무료BGM,무서운 브금, 무료 브금, FREE BGM. horror BGM , nocopyrightsound

">

(※마지막 BGM은 공포 커버 이미지와 점프 스케가 포함된 영상입니다. 미리 안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실패작'이 자신이 이 '소각장'에서 탈출했었지만 다시 제발로 들어왔다는 것을 인지했을 때,

 

「소각을 시작합니다.

 

소름끼치는 목소리와 함께 그의 등 뒤로 빛이 없는 어둑한 곳, 쌓여있는 시체 사이… 거대한 무언가가 솟아납니다. 실루엣일 뿐이지만 당신들은 느낍니다. 질척하게 흘러내리는 몸, 그 사이로 수많은 붉은 눈동자가 데룩데룩 굴러가고, 사라짐을 반복합니다. …이 원형질로 가득한 역겨운 부정형 생물과 눈이 마주쳤나요? 흘러내리는 기둥들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눈앞의 '그것'을 덮칩니다. 질퍽거리는 소리, 그리고 악에 받친 단말마.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허우적거리는 팔다리가 덩치에 뭉개지고 삼켜집니다. 《SAN 0/1D4》

 

(심해인들에게 복종한 '쇼고스'입니다. 실패작의 소각은 쇼고스의 '먹이'로 주어지는 과정을 거치며, 어둠 속 실루엣 뿐이기에 쇼고스를 목격한 탐사자들의 이성 판정은 실패작이 먹히는 과정으로만 판정합니다. 이곳에 떨어진 실패작은 쇼고스에게 먹히지 않기 위해 시체들 사이에 몸을 숨기고 생존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력》

일반 성공▷ 잔인하고 기이한 소리를 내며 먹혀버리는 '그것'. …문득, 당신은 '그것'의 모습이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대체, 무엇과…?

 

어려운 성공▷ 잔인하고 기이한 소리를 내며 먹혀버리는 '그것'. …문득, 당신은 '그것'의 모습이 익숙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1D4 판정을 통해 탐사자 한 명을 지목해주세요)'의 모습과…? 어째서죠? 그런 사람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던 괴물의 모습이었을 텐데.

 

 

(같은 유전자로 만들어지는 탐사자들은, 즉 클론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사자들 중 한 명과 똑 닮은 모습이었겠지요. 안타깝게도 지금은 그 모습을 제대로 찾아볼 수도 없는 몰골이지만요.)

 

그리고, 그 거대한 것이 어둠 사이로 스물스물 다가오는 걸 눈치 챈 순간, 당신들의 귓가로 쨍한 이명이 들립니다. 수많은 목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이내 견딜 수 없는 두통까지 자아냅니다. 이럴 때가 아닌데, 빨리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하는데. 당신과의 마음과 다르게 머리를 뒤죽박죽으로 만드는 이명에 이마를 짚게 됩니다. 흔들리는 시야 덕에 앞도 제대로 볼 수가 없습니다. 아아, 이대로라면… …

 

절실함과는 달리 긴장감에 숨통이 조여오고, 탐사자들은 의식을 잃습니다.

 

 

 

 

 

 

ENDING. <우리를 인도하여 주소서>

<BGM 추천: "[youtube] - Saw SoundTrack">

 

(혹은 기상~헬렌이 등장하기 직전)<BGM 추천: "[youtube] - Kanno Yoko - Powder (카우보이 비밥 OST)">

 

(엔딩은 지문 출력만이 아닌 탐사자들의 적극적인 RP가 들어가는 것을 권장합니다. 엔딩 결과로 인해 탐사자들이 이상함을 느끼고 주변 아이들에게 시어도어를 탈출하자고 말하거나 마을의 이상함을 토로한다면, 주변인(홀로그램)들은 되려 탐사자들을 이상한 시선으로 보고, "왜 그렇게까지 생각하는데?" 혹은 "왜 탈출해야 하는데?" 등의 이해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입니다.)

 

… …

 

깜빡, 여러분은 지끈거리는 두통을 느끼며 흐린 눈을 뜹니다. 눈앞은 우리에게 익숙하고도 남는 하얀 천장이 보입니다. 몸이 빠져들 것만 같은 푹신한 침구, 당신들의 주변을 눈이 아프지 않을 정도로만 밝혀주는 색색의 산호등. …여러분은 새하얀 실내복을 입고 한데 모여 침대 위에 누워있네요.

 

진득하고 고통스러운 악취를 느꼈을 것이 분명한 당신들의 코는 이제는 산듯하고 달콤한 향만이 느껴집니다. 지독한 악몽을 꾼 것 같아요. 숙소에는 여러분 말고 다른 친구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창밖에서 기분 좋게 떠드는 정겨운 웃음소리들만 들려올 뿐이에요. 우리가 정신을 잃은 후 시간이 오래 흐르기라도 한 걸까요? 언제 숙소까지 왔는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요, 혹 헬렌이 말했던 것과 같이 유령에 홀렸던 걸지도 모르죠.

 

《관찰력》

성공▷ 숙소 안을 둘러보면, 이곳에는 탐사자들뿐입니다. 모두 밖으로 나가 있나 봐요. 그렇게 시야를 천천히 둘러보던 사이… 탐사자는 눈을 마주칩니다. …누구와? …모르겠습니다. 작게 열린 숙소의 문틈 사이로, 여러 쌍의 눈이 당신들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대체 누가요? 소름 끼치는 여러 쌍의 눈과 마주치자, 피가 싸늘히 식는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SAN 0/1D2》

 

(만약 탐사자들이 눈을 발견하자마자 숙소의 문을 열어본다면, 눈들은 빠르게 사라져 문 앞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습니다. 살펴보던 눈들은 아이들을 감시하던 선생님들의 시선으로, 이 또한 복선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이 껄끄러운 상황에 몇 분이 흘렀을까요. 마주친 눈들은 하나하나 사라지고… 얼마 후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숙소 문이 열리고 몇몇 선생님이 들어옵니다. 그들은 눈을 뜬 당신들을 보며 놀란 얼굴을 하고, 다가와 몸에 다른 이상이 없는지 살피네요.

 

"이번에 이상한 사건들이 일어나고, 이후로 갑자기 여러분이 쓰러져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여러분이 정신을 잃고 삼 일이 지났답니다."

 

걱정스러운 말과 함께 레이첼이 탐사자들을 안정시킵니다. 혹시 이번 옷들과 숙소가 넝마가 되었던 사건이 많이 두려웠는지, 혹은 어른들에게 알리지 못한 다른 충격적인 일이 있었는지 등의 말을 물으면서요. 삼 일씩이나 우리가 정신을 잃었다고요? 그 신전에서 우리를 구해온 것이 어른들이 아니었다고요? 처음부터 모두 꿈이었나요? 그것도 모두가 똑같이 꾸는 꿈이 있을 수 있나요?

 

<BGM 추천: "[youtube] - Kanno Yoko-1-Intro Theme">

<BGM 추천: "[youtube] - 

Your Turn To Die Ost .23-Clown's Song [EXTENDED]">

 

하지만 여러분은 알고 있습니다. 목에 남아 있는 붉은 자국과 당신들 중 한 사람의 손에 쥐여있는 피로 얼룩진 작은 종이는, 그것들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으니까요. 얼마나 세게 쥐고 있던 걸까요. 잔뜩 구겨진 종이는 어딘가에서 찢어낸 듯하고, 두 명의 반인 반어와 많은 사람이 삽화로 그려져 있습니다. 작은 글귀와 함께요.

 

「아버지시여, 우리의 '희망'을 저버리지 마소서.」

「어머니시여, 우리를 '미래'로 인도하여 주소서.

 

… …

 

 

이후, 탐사자들이 '헬렌'을 만나 그때의 이야기를 꺼낸다면, 여러 가지 질문들을 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자신들을 도와주지 않았는지. 혹은 괴물을 목격했다든지. 아니면 단순히 유령에 홀렸다며 이야기를 마무리했을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헬렌과 함께했던 탐험'에 대해 질문을 받을 시, 헬렌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탐사자들을 보며 답합니다.

 

"무슨 말을 하는 거야? 너희는 며칠 내내 쓰러져 잠만 잤잖아."

"나도 유령 타령하다가 선생님께 몇 날 며칠 잡혀있었는걸? 뒤지러 다닐 만큼 간도 크지 않아."

"너희… 이제 몸은 이제 괜찮은 거야? 화단 근처에서 쓰러졌다더니."

 

무슨 말인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선생님께 물어도, 돌아오는 답은 같아요. …문득 '그것'에게 졸렸던 목에 열이 오르는 것 같은 기분도 듭니다. 정말 유령 소동이었을 뿐일까요? 다시 한번 지하를 발견했던 신전의 뒤를 확인한다면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타사자들이 정말로 확인하기 위해 신전으로 향한다 선언한다면, 다시 찾아가보았을 때… 없습니다. 분명히 존재해야 할 문이 보이지 않습니다. 일부러 모래로 감추어둔 흔적도, 우리가 한참 밟고 지나다닌 모래의 흔적도 없어요. 허망하리만큼 조용하고 깨끗한 신전의 뒷편만 보일 뿐입니다.

 

《강제 관찰력》

성공 여부 관계없이 결과 출력▷ …그리고 그때, 지직- 귓가를 찌르는 노이즈 음과 함께 시야가 흐려집니다. 마치 '잔상'이 흩어지는 듯한 어지럼증. …? 그리고 당신의 눈에 보이는 건 바닥에 둥근 모양을 하고 있는, 녹슨… 아니, 방금 '녹슨'이라고 했나요? 눈을 깜빡임과 동시에 부드러운 모랫바닥만이 재차 우리를 반기고 있네요. 《SAN 0/1》

 

그저 '잔상'이었나요? 어떻게 하루 만에 그 거대한 문과 지하 공간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는 걸까요? 우리의 기억은 이렇게나 선명한데, 아직 목의 통증도 다 가시지 않았는데요.

 

이 도시가 정말 안전한… 우리의 '요람'이 맞는 걸까요.

 

단순히, 정말로 단순히 우리가 운이 없었을 뿐일 지도 모릅니다. 도시 바깥으로 나가지 못하는 갑갑함에, 유령에게 이용당하며 이상한 악몽이라도 꾼 걸지도 모르지요.

 

…오늘도 당신들은, 시어도어의 '꿈을 품은 미래'입니다.

 

 

전원 생존

 

《HP, MP, 이성》 수치가 초기치로 회복

 

 

 

 

 

 

후기

 

Thanks to.

 

KP: 샐맨님 / PL: 갤러해드(유사님), 알카라스(세롬님), 테리엇(지베님), 솔레이(바나님)

KP: 정식님 / PL: 모스(춘식님), 람파스(혀누님), 아르비드(원), 필립(챠부), 플레타(정식님)

KP: 데자님 / PL: 제가르(룩커님), 레오니아(루이트님), 아져라인(미아님), 네오(데자님)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타이만이 아닌 단체 시나리오를 적어보는 것은 어떠냐. 는 지인분의 의견으로 적기 시작한 성장 시나리오입니다. 첫 단체 시나리오 작성부터 너무 높은 난이도에 도전한 게 아닐까 걱정되는데…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부디 너그럽게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번 캠페인 시나리오는 공지에 적힌 대로 총 3부작으로 진행되며, 시나리오집으로 나올 예정이 있어 2부, 3부는 웹 공개가 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단, 본 1부는 시나리오집 판매가 있을 일정 기간 동안 웹에 지속적으로 공개될 수 있으니 참고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리지널 캐릭터가 아닌 기존 캐릭터로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가급적 시나리오에 등장하는 NPC는 교체가 아닌 오리지널로 즐겨주시면 감사드립니다. 

 

 

※ 언제나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naver.me/5ycGuMpm

 

 

 

 

 

 

Call of Cthulhu (7th Edition) 의 저작권은 Chaosium Inc. 에 있습니다.

ⓒ1981, 1983, 1992, 1993, 1995, 1998, 2001, 2004, 2005, 2015.

Cthulu 7th Edition, ‘크툴루의 부름’ 한국어 번역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초여명에 있습니다. ©2016; 전권보유.

본 문서는 비공식 2차 저작물로 원작의 저작권 및 제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bubble__cm님 커미션)


서로 연모의 정을 가진 이들에게는 붉은 실이 엮여있어, 삶을 달리하더라도 풀리지 않는다고 해요.

계속계속 이어져, 다음 생에도, 또 그다음 생에도 만남을 이어갈 수 있도록…


그러니 제가 당신의 품을 떠나더라도 슬퍼하지 마세요.

눈앞에 드리운 고통에 잠식되지 말아 주세요.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처럼,

매화 꽃잎과도 같은 새하얀 첫눈이 당신에게 떨어질 때 즈음.

못다 한 정을 품고 당신을 찾아갈게요. 


당신에게는 영겁의 시간이 짧은 하루와도 같을 테니,

부디, 다시 만날 그날만을 기다려주세요.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인원: KPC 1명|PC 1명| 1:1 타이만 시나리오

* 키퍼를 제외한 2인 플레이 개변 가능

* 추천 관계: 연인 상정

* 꼭 연인이 아닌 소중한 관계로도 개변이 가능합니다. (제목과 의미가 달라지겠으나, 제목 자체 변경은 하지 말아주세요.)

* 시나리오 배경: 동양풍

* 소요 시간: 4~6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자료 조사|지능

* 로스트 가능성: O

* RP 위주|전투 가능성 X

* 자컾 헌정 시나리오로, 개변이 많이 필요하실 거라 생각합니다.







개요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키퍼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크툴루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시나리오는 1:1 타이만으로 작성되었으며, 키퍼링 해주시는 분을 따로 모시고 PC 2인으로의 개변 플레이를 허용합니다.


엔딩 방향을 제외한 플레이에 개변이 가능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본 시나리오에서는 창작 주문과 자체 해석이 다른 진상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탐사자는 자신의 신부, 즉 KPC가 죽으면서 동시에 동면과도 같은 깊은 잠에 빠져듭니다. 자신의 본체로 돌아가 차가워진 시신을 감싸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충격에… 혹은 그가 말한 것처럼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며 잠에 든 걸 수도 있겠지요. 일반적인 인간과 다른 시간개념 때문인지, 세월은 어느덧 몇십 년, 혹은 백 년 단위로 넘어가 버렸을 수도 있습니다. 십 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던가요? 영원할 것 같던 만년설도 둘이 누운 자리에 내리쬐는 따스한 햇볕에 녹아 버리고, 이내 그 자리에 자라기 시작한 작은 풀로 앙상한 나뭇가지 대신 푸른 녹음이 둘을 반깁니다.


다시 말해, 탐사자가 지금부터 마주할 상황은 일종의 꿈이자, KPC가 남긴 주술 속 세상입니다.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주술사 KPC는 '사이에가(룰북 139p)'를 숭배하며 타락한 길을 걷던, 흑술사 가문의 후계자입니다. 서국에 있어야 할 신화생물을 동방까지 끌어들이고, 어둠 속에 갇힌 그 신을 숭배하기까지… 실상 KPC는 악한 마음을 가지지 않았으나, 가문의 부추김에 따라 '사이에가'를 어쩔 수 없이 섬기게 되었을 터입니다. 하지만 무슨 이 비극일까요. 비틀어진 숭배의 길로 그의 힘을 뽑아 직접 주술을 사용하던 가문의 방식 덕에, 힘을 써오던 그의 몸에도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신의 힘을 멋대로 쓰려 했던 어리석은 자들의 결말일 뿐이지만요.


KPC는 힘을 쓸수록 체내에 독이 쌓여가고, 몸은 무거워져 갑니다. 갈수록 점차 수면 시간도 늘어납니다… 자신의 몸 상태를 알아차린 것은 이미 늦을 때였기에, 자신이 두고 갈 탐사자에 대해 아쉬움과 슬픔만이 깊게 자리 잡은 KPC. 그리고 그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짐작하며, 고민 끝에 마지막 주술을 심어두기로 합니다. 주술이 실패하더라도 얼마 살지 못할 몸으로써는, 더 잃을 것이 없으니까요… 그렇게 KPC는 다시 한번 탐사자의 곁으로 돌아오기 위해, 남은 수명을 건 도박을 시작합니다.


(탐사자가 잠에 빠져들고 흐른 세월은 키퍼님의 취향에 따라 자유롭게 맞춰주세요. 혹은 2D100 으로 정해주셔도 괜찮습니다. 또한 KPC는 주술을 심지 않더라도 약 한 달밖에 버틸 수 없는 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마지막 주술을 사용함으로써 보름 정도의 생명이 깎여 나가며 모든 걸 미래에 걸게 됩니다.)


(※본 시나리오에서는 KPC가 주술사라는 사실을 탐사자가 알고 있는 상태로 진행합니다. 하지만 흑술사의 가문이나, 뒤에서 이루어지던 어두운 진실은 알아차리지 못했기에 진행 시 유의 부탁드립니다. 또한, 탐사자가 처음부터 KPC가 주술사라는 사실을 모른 채로 진행한 후, 뒤에서 진실을 함께 밝혀주셔도 무관합니다. 이 여부에 따라 주술사 관련 설정은 탐사자에게 안내해주세요.)







KPC 정보


KPC가 탐사자에게 건 주술은 탐사자의 꿈속, 즉 무의식의 세계 속에 자신의 혼백을 가두는 끔찍한 마법입니다. 시전자가 죽는 순간 지정된 상대에게 발동되는 이 마법이, 그리운 사람을 꿈에서라도 다시 만날 수 있는데 어찌 끔찍하냐고 묻는다면… 그것은 처음부터 KPC의 모습으로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겠네요. 즉, 탐사자의 앞에 KPC가 나타나는 모습은 눈 요괴라 볼 수 있을 정도로 새하얀, 그리고 어린아이의 모습입니다. 피부, 머리, 눈동자를 포함해 모두 하얀색인 KPC의 모습은 이질적이며, 탐사자에게 괴이한 모습으로도 비칠 수 있겠네요.


KPC의 어릴 적 모습이 성인의 모습과 크게 다를 바가 없더라도, 희기만 한 어린아이의 모습은 단박에 KPC임을 알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무엇보다 탐사자의 꿈에 주술이 걸려, 기억을 막는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요.


그로써 탐사자의 앞에 나타나는 KPC는 약 7~8세 정도의 모습으로, 말과 행동 모두 그 나이대를 따릅니다. 탐사자에 관련된 기억은 모두 없이 초면으로 시작하나, 탐사자가 KPC를 돌보기 시작하면서 믿을 수 없는 속도로 성장하고, 기억을 되찾아갑니다. 또한 KPC의 영혼은 눈 속에서 재탄생을 하게 되면서 체온이 없이 시작하니, 필히 진행에 주의해주세요.


※현재 KPC의 몸은 지금껏 주술의 사용으로 인해, 시신에 독소가 쌓여 부패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그만큼 잘 보존되어 있기 때문에 아래의 주문으로 영혼을 데리고 나오더라도 무리 없이 살려낼 수 있으니, 진행에 있어 참고 부탁드립니다.


※시나리오 자체상 어린 KPC가 탐사자와 동행하기에, '육아'와 비슷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탐사자분의 호불호 조건을 확실히 파악하신 후 세션을 진행하심을 권장합니다.



호접몽 (창작 주문)

마력: 4 | 이성: 1D5


꿈속에 등장한 것을 현실로 끌어낼 수 있는 주문.

단, 현실에 물질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끌어내고자 하는 대상이 물체가 아닌 혼백, 정신적인 개념일 때 사용하기 적합합니다. 다만 꿈에서 혼백을 데리고 나오더라도 혼백이 들어갈 육체가 주변에 없을 경우 무용지물이 되며, 예외로 혼백 · 정신을 담아둘 수 있는 주술적인 물체가 현실에서 가까이 있을 경우는 사용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전개


01. 겨울의 시작

<BGM 추천: "[youtube] - 7일의 왕비 (7일의 왕비 OST)">


당신의 눈 위로 쏟아지는 하얀 빛. 오늘도 어김없이 아침은 찾아옵니다. 창밖에서 쌓여있던 눈이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 그리고 산새가 지저귀며 날아가는 소리… 모든 것은 변함없이 똑같고, 당신을 반겨옵니다. 하지만 정작 "긴 밤, 편히 주무셨나요?" …조곤거리는 목소리는 당신을 반기지 않습니다. 아직 잊히지도 않습니다. 매 아침마다 믿을 수 없습니다. 누워있는 침상의 옆켠은 온기 없이 싸늘하고, 새근거리며 들려오는 숨소리는 이제 들려오지 않습니다. …모든 건 빠짐없이 똑같은 삶인데, 오직 '그'만은 당신의 공간에 없네요.


하지만 오늘도 방 안의 온기는 따스합니다. 설원의 추위가 보통의 인간과는 다른 당신에게 위협조차 될 수 없지만, 연약해 보이던 KPC가 혹여나 감기에 걸릴까, 추위에 몸을 떨지 않을까 따스하게 데워두는 것이 습관으로 남았으니까요. …그가 떠난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사실 나날을 세어보지는 않았습니다. 하루면 어떻고, 몇 년이면 어떤가요. 당신이 홀로 남았다는 사실에는 변함없는걸요.


(탐사자에 따라 KPC가 죽은 후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가, 를 정확히 알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탐사자를 속이는 기분이 되겠지만1D10년이 지난 것 같으나, 드래곤으로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은 남들과 다르기에, 아마 "그쯤 되었다 느껴진다."라고 풀어주세요.)


KPC가 세상을 뜨기 전 당신에게 남겼던 위로. …겨울이 찾아오고 새하얀 첫눈이 찾아올 때 즈음. 그가 다시 찾아오겠다는 말. 인간들은 그런 윤회, 환생과도 같은 설을 줄곧 믿고 따랐었지요. 괴로워하는 당신을 보며 위로하고자 그런 말을 남겼을 것입니다. 자신의 삶에 비하면 영원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당신에게, 그런 것을 위로랍시고요. …짧은 삶을 살다 가버리는 것에는 익숙하나, 오직 그가 떠나고 나서 허한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 작은 존재가 이렇게까지 크게 마음속을 채웠을지, 누가 알았을까요.


하지만 그의 위로는 거짓말뿐입니다. 이곳은 만년설이 덮인 '설원'. 첫눈이라는 것은 애초에 찾아볼 수가 없는걸요. 약한 온기가 서리는 날이 있으니 아예 계절 자체가 나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시시때때로 내리는 눈은 가히 '첫눈'이라는 개념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당신은 그에 배신감을 느꼈나요? 아니면 거짓말에 기대서면서도 영원에 가까운 기다림을 선택하셨나요?


…하지만 이 설원에도 어느덧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차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지만요.

그렇게 탐사자, 당신은 이번에도 기약 없는 겨울의 시작을 맞이합니다.


… …



탐사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피면, 오래전 설산에서 나던 겨우살이를 가져다 장식해둔 화병이 보입니다. 제대로 된 꽃이 나지 않아 화려하진 않지만, 조금이나마 분위기를 밝게 하고 싶다며 KPC가 꽂아두었던 것들이네요. 그가 떠나고 제대로 된 관리가 없었으니 볼품없이 바싹 말라서 이젠 약재로도 쓸 수 없어 보이지만요. 그리고 주변에는 두 사람이 함께 책을 모으며 꽂아두던 [책장], 그리고 [탁자], 마당으로 통하는 [뒷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탐사자의 성향에 따라, 이후 뒤에 나올 [탁자]의 조사 내용을 지금으로 당기셔도 무관합니다. 혹은 [탁자] 조사가 지금 가능하지만, [찻잎이 담긴 통]이나 [다도 도구]의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진행해주셔도 즐거울 거라 생각합니다.)




[책장]

얕게 먼지가 쌓여있는 책장. 한동안 손길이 닿지 않아서인지, 손끝에 먼지가 묻어납니다. 이렇게 관리를 소홀히 지속하다가는 책의 상태들도 나빠지겠어요. 빼곡히 들어찬 책들은 KPC가 주로 익히던 주술에 관련된 것들, 혹은 두 사람이 함께 기록한 것들, 장에서 구해온 귀한 책들도 간간이 보입니다.


《자료 조사》

성공▷ 책장에서 손이 가는 대로 책을 빼내자, <일지>와 <주술책>이 보입니다. 내용은 대략적인 정리로 아래와 같습니다.


<일지>


xxx. xx. xx

목조 건물을 수리하기 위해, 마을에서 □□목수를 호출.


xxx. xx. xx

탐사자와 함께 마당 청소, 창고 정리


xxx. xx. xx

묵은 옷을 정리하고, 탐사자와 새로운 옷을 짓기 위해 ●●상단의 상인을 호출.


xxx. xx. xx

●●상단에 주문해두었던 옷을 찾으러, 탐사자와 함께 장터를 다녀오는 날.

약초 씨앗도 함께 구입.


xxx. xx. xx

뒷마당 약초밭을 가꾸고, 새 씨앗 심기.


xxx. xx. xx

텃밭을 가꿀 기구를 위해, ◇◇대장장이를 호출.


xxx. xx. xx

지붕 수리를 위해, 마을에서 ○○목수를 호출.


xxx. xx. xx

새로운 기구 제작을 위해 □□대장장이를 호출.



아, 글을 읽자 새록새록 당신도 기억이 납니다. 일지에는 두 사람의 집을 가꾸면서 필요했던 것들. 즉 장인들과 상인을 호출했던 기록을 남긴 일지입니다. 굳이 이 정도로 기록을 해야 하나 싶지만 내용을 보고 있으니… KPC는 먼저 호출했던 장인들의 실력이 못 미더웠나 보네요. 같은 목수나 상인, 대장장이가 필요하더라도 같은 사람을 재차 호출하지는 않았습니다. 하긴, 두 사람의 장소에는 언제나 신경을 많이 쓰던 그였으니까요.


(가문에서 홀로 남은 KPC가 끝까지 힘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을 불러들일 때마다 제물로 바쳤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두 번 다시 같은 사람을 호출할 수는 없었겠지요.)


<주술책>

KPC가 수많은 주술책 중, 자주 꺼내 보던 서책입니다. 펼쳐보면 기본적인 주술사의 소양과 관련된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마음을 맑게 갖고, 자신보단 남을 위해 힘을 사용할 것을 강조하고 있네요. …하지만 이 책을 꺼내 읽을 때마다 쓸쓸한 미소를 짓던 KPC가 생각납니다.


《지능》

일반 성공▷ 문득, 그가 오래전 자신을 주술사라 소개했을 때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는 주술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이런 무능한 주술사는 되고 싶지 않았지요."라는 말을요. 어두운 안색 탓에 무어라 묻지는 못했으나, 그는 실제로 자신의 힘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주술에 기반이 되는 힘이 약하다고 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언제나 주술을 쓰고 난 후,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었지요.


어려운 성공▷ 문득, 그가 오래전 자신을 주술사라 소개했을 때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는 주술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이런 무능한 주술사는 되고 싶지 않았지요."라는 말을요. 어두운 안색 탓에 무어라 묻지는 못했으나, 그는 실제로 자신의 힘을 자주 사용하지는 않았습니다. 주술에 기반이 되는 힘이 약하다고 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언제나 주술을 쓰고 난 후, 그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았었지요. 어쩌면 주술 자체가 그의 몸에 무리를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실패▷ 문득, 그가 오래전 자신을 주술사라 소개했을 때 했던 말이 떠오릅니다. "저는 주술사가 되고 싶지 않았어요. 아니, 이런 무능한 주술사는 되고 싶지 않았지요."라는 말을요.





[뒷문]

추위를 막고자 겹겹이 발린 창호지가 보이는 문. 새하얀 창호지는 바깥의 햇빛 때문인지 더 밝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곳을 통해 뒷마당에 있는 약초 텃밭으로 나가고는 했었지요. 설원에서 고운 꽃을 보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그는 두 사람을 위해, 혹은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며 작은 약초를 가꾸곤 했습니다.


졸린 눈을 깜빡이며 당신을 향해 인사를 건네던 침상, 그가 종종 서서 책을 꺼내 읽던 책장… 그리고 수많은 서책들. 하나하나 눈에 담고 나니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다른 곳을 다 둘러보지 않고 밖으로 나가더라도 상관은 없지만, 시나리오의 흐름상 천천히 흘러가기에 탐사자가 차근히 둘러볼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BGM 추천: "[youtube] - Flower Blossom (기황후 OST)">



탐사자가 뒷문을 열어보면, 밝은 햇살이 탐사자를 향해 쏟아집니다. 하지만 괴로울 정도로 눈을 찌르는 빛은 곧 눈을 몇 번 깜박이자 사그라들고… 탐사자의 눈을 가득 메우는 건 뒷마당에 펼쳐진 새하얀 눈. 발목을 넘어설 정도로 소복이 쌓인 눈은 발자국의 흔적도 없이 깨끗하기만 합니다. 더이상 약초가 자라지 않는 텃밭은 풀 한 조각 보이지 않고, 저 멀리… [매화나무] 한 그루만 보이네요.


두 사람이 집에 들어오기 전부터 건재했던 나무. 하지만 당신은 단 한 번도 이 나무에서 꽃이 핀 모습을 본 적 없습니다. 말라서 죽은 게 아닐까 싶다가도 생기를 띄고 있는 나무는, 그저 꽃을 피우지만 않았을 뿐입니다.



《관찰력》

성공▷ …? 아, 온통 세상이 하얀 눈에 덮여있다 보니 몰랐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에 작은 꽃이 보입니다. 나뭇가지에 쌓인 눈 덕에 티가 나지는 않지만, 하얀색의 매화꽃이 틈틈이 피어있네요. …어째서 날이 더 추워지는 지금 꽃을 피워낸 걸까요. 단 한 번도 꽃봉오리조차 보이지 않았는데… 그렇게 꽃을 살피고 있다 보면, 나무 아래에 유독 눈이 볼록하게 높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실패▷ …? 자세히 살펴보니 나무 아래에 유독 눈이 볼록하게 높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렇게 탐사자가 나무 아래 쌓인 눈을 살피려 하면, 손을 뻗는 손등 위로 새하얀 '무언가'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손등에 닿자마자 녹아 버리는 건… 눈? 오늘은 더 이상 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하늘에서는 하늘하늘 작고 하얀 눈송이가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이 정도라면 눈이 심하게 쌓이지는 않을 테니 다행일까요.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순간, 아래에서 뽀드득, 눈 소리가 납니다.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시선을 내리면… 손? 볼록하게 솟아있던 눈 사이로 작고 새하얀 손이 보입니다. 피부가 얼마나 새하얀지,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손이라고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탐사자가 그 손을 잡아당기거나 눈을 파헤치면, 눈 안에서는 말 그대로 새하얀, 작은 어린아이가 나옵니다. 얇은 옷 하나만을 입은 채 신발도 없이 눈 바닥 아래에 누워 있는 아이. 아이는 당신의 시선을 느꼈는지 감고 있던 눈을 느리게 뜨며 깜빡입니다.


"… …"


하지만 아이는 당신을 마주했음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습니다. 탐사자를 살피듯, 느리게 눈동자를 굴릴 뿐이에요. 마치 피부만큼이나 새하얀 눈동자. 은은한 그림자가 지지 않았더라면 흰자위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될지도 모릅니다. 거의 7~8세 정도나 되었을까요? 새하얀 눈, 창백하리만큼 하얀 피부, 눈처럼 새하얀 머리. 그리고 피부는 얼음장처럼 차갑기만 합니다. …그 어떠한 생물도 이 정도로 차갑지는 않을 거예요. 싸늘하게 식어버린 KPC가 생각날 정도입니다. 인간이 맞나? 기이함이 느껴집니다. 《SAN 0/1》



《지능》

성공▷ 아이를 보고 있자니, 동방에 떠돌던 '설인' 혹은 '눈 요괴'가 머리에 떠오릅니다. 한 번도 이곳의 요괴를 본 적은 없지만… 드래곤인 당신이 있는데 또 다른 존재가 있다 한들, 이상할 건 없지 않나요?




KPC 메모


KPC는 이때 비밀 다이스로 《건강》판정을 진행해주세요.

판정에 실패했을 시, 기침하는 등 감기에 걸린 듯한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이 부분은 필수가 아닌 즐거움 요소를 조금 더 추가하기 위한 것으로, 키퍼님의 취향에 맞게 진행해주셔도 좋습니다.




…아이는 대체 누구일까요. 어디서 왔길래 당신의 마당에, 그것도 눈 속에 파묻혀 있던 걸까요. 당신이 아무리 말을 걸고 질문을 하더라도, 아이는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텅 비어있는 듯한 하얀 눈에 당신을 담을 뿐이에요. 하지만 이렇게 체온이 찬 것도 당연한 걸지도 모릅니다. 차가운 눈 속에 얼마나 오래 파묻혀 있었을까요. 얇은 옷차림을 보아하니, 몸을 데울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탐사자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말을 걸다 보면, 약한 힘으로 몸이 당겨지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가 작은 손으로 당신의 옷을 잡고 있었네요. 순간, 아이의 입이 달싹거린다 싶더니 미약한 목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더듬더듬, 나오는 말을 들어보자… ? 당신이 아이에게 했던 말이잖아요? 이외에도 아이는 짧게, 조금씩 탐사자가 자신에게 했던 말을 따라 합니다. …마치 구관조를 보는 듯한 느낌이에요.


(KPC는 아직 탐사자가 하는 말 외에 다른 말은 하지 못합니다. 이제 막 태어난 백지상태로, 그가 했던 말을 따라 하는 것이 최선이며, 무의식적으로 탐사자를 의지하며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탐사자가 KPC를 두고 가려 하더라도 그를 따라가려 애씁니다.)


… …


두 사람이 몸을 녹이기 위해 방으로 들어오자, 탐사자에게는 아무 감흥도 주지 못했던 따뜻한 온기가 아이에게는 꽤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정작 밖에 있을 때는 추위에 떨지도 않았으면서, 방안의 온기를 느끼자 그제야 추위를 깨달은 듯 가늘게 몸을 떠네요. 방을 둘러보며 이불이 덮인 침상 위를 애틋하게 바라보기도 합니다.



《관찰력》

성공▷ 아이를 돌보던 탐사자가 주변을 둘러보면, 이것저것 올라가 있는 탁자 위에 [찻잎이 담긴 통]과 [다도 도구]가 눈에 띕니다. KPC가 즐겨 마시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혹시 아나요?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면 차갑던 몸도 금세 온기를 되찾을지도 모르죠.


실패▷ 아이를 돌보던 탐사자가 주변을 둘러보면, 이것저것 올라가 있는 탁자 위에 "다도 도구"가 눈에 띕니다. KPC가 즐겨 마시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혹시 아나요? 따뜻한 차를 우려 마시면 차갑던 몸도 금세 온기를 되찾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찻잎이 보이지 않네요. KPC가 떠난 이후로 사용하지 않았으니 다 떨어졌을 수도 있을 테고요. …따뜻한 물이라도 끓여 마시게 해주는 건 어떨까요?


(판정 성공 시 다도 도구를 사용할 수 있기에 표기 해두었으나, 실패할 시에는 특별히 사용할 일이 없기에 따로 표기해두지 않았습니다. 단서는 통에만 존재하며, 의미가 중요치는 않으니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또한, 지금이 아닌 앞에서 탁자를 먼저 확인하셔도 무관합니다.)




[찻잎이 담긴 통]

고급스러워 보이는 무늬가 새겨진, 자기로 만들어진 작은 통입니다. 뚜껑을 열어보자 부드러운 꽃향기와 달콤한 과일 향이 당신의 코를 자극하네요. 품질 좋은 청차(靑茶)가 통의 절반가량을 채우고 있습니다.


《행운》

성공▷ 그렇게 차를 우리기 위해 찻잎을 덜어낼 때, 순간 통의 바닥에 그려진 무언가가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작은 글씨로 이루어진 원형이 몇 개씩 겹쳐있는 문양이네요. 글씨를 읽어보려 해도 알아볼 수 없습니다. …원래부터 그려져 있던 거였나요? 보고 있으니… 어쩐지 머릿속이 술렁이는 듯 기이한 느낌을 안겨주기까지 합니다. 《SAN 0/1》


(KPC와 주로 관련된 것에 남아있는 주술의 흔적입니다. 이 흔적이 있는 것들을 가까이하면서 KPC는 성장하고, 제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또한 이성 판정은 진을 처음 본 순간만 진행되며, 이후로 마주할 때는 진행되지 않습니다.)




[다도 도구]

다기 옆에 가지런히 정리되어있는 도구들. 상태가 좋아 언제든 사용하기에 문제없어 보입니다. …처음 이 도구들을 장만했을 때는 어땠었나요. 앞으로 이어질 두 사람의 생활에 들떠, 그가 서툰 손길로나마 찻잔에 두 사람의 이름을 새기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신에게 직접 조각을 해주겠다며 손에 든 그 칼이 위험한 줄도 모르고요. …그 흔적은, 그가 없는 지금도 여전하네요.


(이 부분은 두 사람의 추억을 조금 더 강조하기 위해 추가되었습니다. KPC인 아이가 이 흔적을 보며 질문하거나, 관심을 보여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두 사람이 차를 나눠 마시면, 아이는 몸이 차가운 만큼 뜨거운 것에 약한지 한참 후후 불어가며 식혀 먹는 모습을 보입니다. 종종 혀나 입천장을 데었는지 화들짝 놀라기도 하네요. 그렇게 느릿느릿 차를 다 마시고 나면… 아이는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며 탐사자의 곁에 꼭 붙어 있습니다.



《관찰력》

성공▷ …? 노곤노곤 당신에게 기대있는 아이를 자세히 보니, 눈마냥 하얀색으로 질려있던 피부에 혈색이 돌기 시작하는 것이 보입니다. 옅은 분홍기를 띄기 시작하더니 화지에 색이 번지는 것마냥 천천히 제 색을 찾아가네요. 그와 동시에 당신을 잡고 있는 아이의 손끝이, 아까와는 달리 따뜻한 온기를 띄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실패▷ …? 노곤노곤 당신에게 기대있는 아이를 자세히 살피니, 당신을 잡고 있는 아이의 손끝이, 아까와는 달리 따뜻한 온기를 띄고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KPC의 첫 흔적을 흡수함으로써 위의 현상과 동시에 아이는 느리게 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탐사자의 말을 따라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의지가 담긴 말이며, 7~8살 아이가 할 정도의 대화임을 유의해주세요.)


"…추워요."


? 아이를 살피고 있는 사이, 작게 웅얼거리며 들려오는 목소리. 아이를 다시 바라보니 아이는 이상한 점을 못 느끼는 듯 웅얼거리며 재차 춥다고 말을 합니다. 아까까지는 당신의 말만을 따라 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대화를 해줄 마음이 든 걸까요? 작은 인간이 당돌하기 짝이 없습니다.





KPC 대화 예시


이름이 뭐니? 왜 우리 집 마당에 쓰러져 있던 거지? → …이름, 이 뭐더라…? 그런 기억은 없어요. 눈을 떴을 때부터 거기에 누워 있었는걸요. 저, 길을 잃은 건가요? 저희 부모님은요?


부모님은? 기억이 없다고? → 부모님이요? …모르겠는데. 혹시 저희 부모님 못 보셨어요? 절대 저 혼자 두시지 않을 텐데…? 아무것도 기억 안 나요. 밤에 잠들었던 기억 이후에는… 하지만 다른 기억도 희미해서 잘 모르겠어요.


집이 어딘지 말하면 데려다주마. → … …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없어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분명 사람들이 많은 곳이었는데… 매일 부모님을 찾아오는 사람도 많았어요! 저희 집 굉장히 넓고 컸으니까 밖으로 나가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왜 처음부터 말을 하지 않았던 거지? → …? 말을 하고 있었는걸요? 계속, 계속 말했는데…? 못 알아들으셨나요?





자신이 말을 걸었다며 억울하다는 듯 항변하는 아이. 계속 당신의 말을 따라 한 게 전부였으면서. 놀리는 것도 아니고 말이에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에 미간이 좁혀지지만, 자신의 이름, 가문, 집의 위치까지 아무것도 기억을 못 하니 다른 의미로 골치가 아파옵니다. 당신이 지내고 있는 이 집은 마을에서도 구석진 곳에 있는 장소. 인적이 드물어 쉽사리 아이의 부모를 찾아주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인구가 밀집된 곳에 가야 할 것 같은걸요… 예를 들자면… 그래요. 저녁에 마을 중앙에서 장터가 열릴 테니 사람이 많이 모였을 때 찾아가 보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여기까지 생각이 미쳤을 때, 순간 탐사자의 옷자락이 당겨지며 가늘게 떨림이 느껴집니다. 시선을 따라 내리면 떨리는 몸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는 아이가 다시 한번, "추워요."라는 말을 하네요. 아까와는 달리 혈색이 돌기는 하지만… 확실히 아이의 옷에 묻은 눈이 녹으면서 축축해져 있습니다. 이대로 젖은 옷을 두면 몸을 덥힌 것도 소용없이 고뿔에 걸리고 말 거예요.



《지능》

성공▷ 성인인 KPC와 탐사자의 옷이 아이에게 맞을 리가 없겠지만… 적어도 젖은 옷을 입고 있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방에 있는 '옷장'에서 적당히 가장 작은 옷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요?


(탐사자가 옷을 찾기 위해 옷장을 바로 떠올리면 《지능》 판정을 진행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만약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는 사실을 끝까지 떠올리지 못할 경우에는 지능 판정을 추가해, 힌트를 주세요.)



<BGM 추천: "[youtube] - The Sad Love Story Ost - Instrumental">


… …


탐사자가 그렇게 옷장을 뒤져보면, 따뜻한 털이 부착된 붉은 옷이 눈에 들어옵니다. 생전 KPC가 즐겨 입던 옷이에요. 하얀 설원 위에 서 있자면, 이 옷 덕분에 그가 눈에 잘 들어왔던 때가 생각납니다. …허리를 끈으로 여미는 옷이기에 치수가 크더라도, 적당히 고정해 입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KPC 메모


본 시나리오는 탐사자와 KPC가 성인이 된 후 만났다는 것을 전제로 적었기에, 나오는 옷도 성인 사이즈에 맞춰 적혔습니다. 하지만 KPC가 어릴 때의 옷도 잘 보관하는 성향이라면, 탐사자가 그것을 떠올려 KPC의 어릴 때 옷을 찾아주는 쪽으로 개변하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때에도 KPC인 아이가 추억에 관련된 것들을 이것저것 물어보며 대화를 나누어도 즐겁겠지요…?

하지만 어릴 때의 옷도 한계가 있기에 장터로 새 옷을 마련하거나, 그대로 부모를 찾아주러 나갈 수 있게끔 상황을 잘 유도해주세요.




Q. 탐사자의 몸이 KPC보다 작을 때는 어떻게 되나요? KPC의 옷보다 탐사자의 옷을 찾아주지 않을까요?

A. KPC가 남긴 편지의 내용과 위치를 개변해주시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탐사자의 옷을 정리하던 KPC가 그를 걱정하며 넣어둔 편지, 그리고 탐사자가 가장 즐겨 입던 옷으로요.




그리고 탐사자가 그 옷을 선택해 꺼낸다면, 순간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함께 작게 접힌 종이 하나가 옷에서 떨어집니다.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로 접힌 종이는 조금 오래되었는지 끝이 낡아 있네요. 펼쳐보면 아래와 같은 글이 보입니다.




오랜만이에요, 탐사자.

이 옷을 꺼내셨다는 것은, 탐사자가 저를 떠나보내려 준비를 하고 계신다는 걸까요?

그도 아니라면, 저에 대한 그리움을 다시 새기시려는 걸까요. 어느 쪽이어도 탐사자의 행복을 위한 길이겠지요?

탐사자는 제가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신경 쓰던 것… 모두 알아주셨으니, 가장 먼저 꺼내시는 옷도 이 옷일 거라 생각했어요. 모든 것은 제가 당신의 곁을 떠난 이후겠지만요…


오늘 아침은 쌀쌀하지 않으셨나요? 홀로 계시더라도 방에 불을 올려두셔야 할 텐데, 제가 없다고 잊지 않으셨을까 걱정이랍니다. 저 때문에 끼니를 거르시지는 않으시겠지요? …이렇게나마, 제가 없는 미래를 상상하며 탐사자를 걱정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일일까요? 탐사자를 향해 이런 편지를 남기는 것도 저의 못다 한 연서라 생각해주셔요.


제 평생 하나뿐인 정인.

부디, 부디 다음 생에서는 당신과 함께할 수 있기를…




《관찰력》

성공▷ KPC가 죽기 전 남겼던 편지. 당신을 걱정하는 절절함은 그때도 지금도 변치 않았습니다. 그는,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떠날 준비를 하나하나 하고 있었네요… 그럼에도 자신의 연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것이겠지요. 쪽지를 살피고 뒤집어보니, …? 뒤에는 아까는 보이지 않았던 검은색 글씨들이 둥근 진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건… 아까 차가 담겨있던 통에서 보았던 것과 같은 모양이네요.


실패▷ KPC가 죽기 전 남겼던 편지. 당신을 걱정하는 절절함은 그때도 지금도 변치 않았습니다. 그는, 당신이 모르는 사이에 떠날 준비를 하나하나 하고 있었네요… 그럼에도 자신의 연정을 주체하지 못했던 것이겠지요.



적당히 아이가 옷 입는 것을 도와주면, 헐렁한 옷의 소매가 축 늘어져 내려옵니다. …역시, 고정은 시킬 수 있어도 아이가 입기에는 무리였네요. 갈아입지 않는 것보다야 낫지만 신도 없이, 이런 몰골로 돌아다닐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당신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는 마냥 좋다며 긴 소매를 들었다 놨다, 신을 신지 않은 맨발을 꿈질거립니다.



《지능》

성공▷ 아이를 돌보느라 정신이 없었나 봅니다. 근래에 이렇게 당황스러운 적이 있었던가요? 시간은 어느덧 인시(오후 3~5시)를 향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밀집한 마을의 중앙까지 가려면 시간이 꽤 걸릴 테니… 간단한 요깃거리를 먹은 후 장터를 찾는 것이 좋겠어요. 오늘은 특히나 장이 크게 열리는 날이니, 주민이라면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그곳을 찾을 테니까요.


(이미 앞서 나왔던 힌트로, 탐사자가 《아이디어》 요청을 먼저 시도한다면, 쉽게 알려주셔도 괜찮습니다. 난이도 조절을 위해 판정 없이 지문으로 안내 주셔도 무관하니 편히 진행해주세요. 또한 그럴 탐사자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집에 아이를 두고 홀로 장터를 다녀오려 한다면, KPC는 제 나이답게 떼를 써주세요. 홀로 있기를 두려워하고, 의지하려는 모습을 보이며 몰래라도 따라가려는 행동을 취합니다.)



… …




KPC 메모


바로 당일 장터를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다음 날 장터가 열린다. 라고 개변하신 후 하루 동안 둘만의 시간을 즐기는 것도 괜찮습니다. 느긋하고 일상 RP를 즐기시는 분이시라면 편하게 개변하여 즐겨주세요.


이 경우, 장터에 들어섰을 때 예시로 드린 BGM 보다는 조금 더 신나는 곡을 넣어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








02. 매화꽃 필 적에


"업어주세요."


함께 장터로 가는 것이 결정되고 나가려 하자마자, 냉큼 떨어지는 목소리. 당돌하다고까지 생각되기는 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잖아요. 의자에 앉아 달랑거리는 작은 발은 차마 큰 신발을 신겨 데려가더라도 걷기 힘들 것입니다. 당신을 향해 두 손을 쭉 뻗은 아이는 순수한 얼굴 그 자체입니다.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제 부모에게 요청하듯이요.


(탐사자에 따라서 업는 것이 아닌, 앞으로 안아주려는 경우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는 두 사람의 RP에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지만, 아이가 등에 업혀서 탐사자의 뿔을 만져보고 싶다 말을 한다거나, 높이 올려달라거나… 다양한 이유를 대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혹은, 아이가 탐사자에게 앞으로 안기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어 탐사자가 아이의 성장을 눈치 못 채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탐사자가 KPC를 업고 장터로 간다면, 사람도 아닌 탐사자가 무엇이 힘들까요. 작은 아이는 새의 그것마냥 가볍기 그지없습니다. 제대로 등에 붙어있는지조차 모르겠어요. 그저 간간이 당신에게 말을 걸며 머리카락을 만지고, 종알거리며 떠드는 목소리로 아이의 안부를 알 수 있을 뿐이지요.


"이 옷, 누구의 옷인가요?"

"탐사자의 옷 같지는 않아요. 조금 더… 작은 것 같은데."

"집에는 저희 둘밖에 없지 않았나요?"


잠시간이지만 말을 못 했던 것이 서러울 정도로 떠드는 아이. 자신이 입은 옷이 신기한지 연신 소맷자락을 팔랑이며 물어옵니다. 당신이 즐겨 입는 옷과는 또 다른 분위기의 옷이라 신기한 걸까요. 그야 그렇겠지요. 아직도 당신에게는 옷에 베인 KPC의 향이 코끝에 스쳐집니다. 눈이 쌓이고 바람이 부는 겨울 길을 따라 걷더라도, 어찌 그의 향을 잊을 수 있을까요.


그렇게 호기심이 많은 아이는 탐사자의 대답을 듣고, 이런저런 KPC에 대한 이야기를 묻습니다. 탐사자가 대답을 하지 않으려 한다면 눈치까지 봐 가면서요. 오랜만에 누군가와 이토록 떠드는 것이 당신에게는 반가운 일인가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여러 생각이 머리를 스쳐 갈 때 즈음. 저 멀리 장터를 알리는 등불들이 붉게 빛나며 두 사람을 반깁니다.


<BGM 추천: "[youtube] - 비익련리(比翼連里)">


… …


장터로 들어가니, 벌써부터 북적거리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당신처럼 멀리서 찾아온 사람과 장사꾼들, 갖은 고기를 구워 팔거나 달콤한 설탕물을 입힌 과일도 보이네요. 부모님의 손을 잡고 왔는지, 꼬마 아이들은 양손에 동물 모양 장난감을 들고선 당신의 옆을 뛰어 지나갑니다. 갑작스러운 인파 속에 파묻혀 넋을 잃었는지, 이곳에 오는 종일 당신을 향해 떠들던 아이도 말을 잃고 주변을 둘러보기 바빠 보여요.


인파를 헤치고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면 [동물 가면 가게], [의복 가게], [보물찾기 가게] 등이 보입니다. 이외에도 신기한 것은 한가득이니… 느긋하게 둘러볼까요?


(어느 가게를 먼저 찾더라도 아이는 이미 성장을 마친 후이기에, 가게 주인의 대사는 모두 통일되어 시작합니다. 가벼운 놀이 코스처럼 즐겨주세요.)




[동물 가면 가게]

알록달록한 가면이 가득한 노점상. 어린아이들이 앞에 옹기종기 모여 구경을 하고 있네요. 아이들에게 상술을 펼치고 있던 가면 가게 주인은 당신이 다가오자 함박웃음을 짓더니, 당신의 등 뒤에 있던 아이를 보며 말을 겁니다.


"이야, 정말 새하얗네! 마치 눈꽃 송이가 사람이 되었다고 믿어도 되겠소."

"이 설원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가 바로 너일 거다! 눈만 버찌처럼 붉은 것이, 정말 눈으로 만들어진 눈요괴라 해도 믿겠소!"

"그나저나 큰 아이인데 아직 가면을 좋아하는 거요?"


(눈의 색은 KPC의 외형에 걸맞게 바꿔주세요. KPC의 모습은 현재 14~15살 정도로, 색이 돌아온 부분은 눈과 피부색밖에 없습니다.)


요괴? 손님에게 요괴라니요! 악의 없어 보이는 장사꾼의 미소를 보니 그저 신기하다는 말을 저리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보다 붉은 눈이라니요? 차라리 하얀 구슬에 비유하면 모를까, 붉은 홍등에 비쳐 그리 보이는 걸까요? 그러거나 말거나, 당신의 등을 두드리며 아이는 신이나 내려달라고 하네요. 가면을 구경하고 싶다면서요. …그렇게 아이를 땅에 내려주는 순간… ? 영차, 하는 소리와 함께 내려온 것은 족히 14살은 되어 보이는 아이. 분명 처음 만난 아이는 이 정도로 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아이가 오는 길에 다른 사람과 어디서 바뀌었나? 싶어도 외형은 그대로이니… 이걸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SAN 0/1》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든 아이는 그저 해맑습니다. 아무렇지 않게 노점상에 걸린 가면들을 보며 이것은 어떠냐, 봐달라며 당신을 잡아당깁니다. …그러고 보니, 정말 가게 주인의 말처럼 눈이 붉네요. 분명 새하얀 진주처럼 은은하던 하얀 눈동자가 이제는 선명한 붉은 색을 띠며 당신을 마주합니다. …붉은색의 눈이라니, 익숙하다 못해 아이에게 기묘함마저 느껴집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사정을 물어도 자신의 아이는 답을 내어줄 수 없습니다. 자신의 몸이 자란 것에 대해 의아함을 품지 않고, 원래부터 이런 몸이었다는 듯한 태도를 보입니다. 또한 14~15살 수준의 지식을 가진 상태임을 유의해주세요. 또한 지금부터는 KPC의 기억과 관련된 취향, 입맛 등을 되찾아갑니다. 어린 KPC가 고르는 것마다 탐사자가 익숙함과 기시감을 느끼도록 해주세요.)


"저, 이것으로 할래요."


말과 동시에 탐사자의 앞에 가면 하나가 불쑥 들이 밀어집니다. 하얀 토끼 가면이네요. 아이가 당신에게 고른 가면을 보여주며 자신이 다시 써보는 동안, 문득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이곳의 장터도 예전 KPC가 거동을 할 수 있었을 때 찾았던 곳이에요. 함께 먹거리를 즐기고 물건을 사며, 동물 가면을 썼던 것이 기억납니다. 


《지능》

성공▷ 그때는 무슨 가면을 썼었던가요, 기분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가면으로 얼굴을 덮는 아이. …그래요. 기억났습니다. 당신의 소중한 이가 썼던 가면도 저 아이가 고른 가면과 같았지요. 이 이상한 기시감은, 그리움으로부터 자라나는 거였나요.


실패▷ 그때는 무슨 가면을 썼었던가요? …자세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렇게 오래된 일도 아닐 텐데, 벌써 그를 잊어가는 걸까요?




[의복 가게]

단출한 옷부터 화려한 옷까지, 사람이 많을 때를 놓치지 않고 온갖 옷을 꺼내둔 의복 가게. 세상의 온 천이란 천은 다 모아다가 올려둔 것 같습니다. 초반에 이 마을에 자리 잡았을 때, 이 가게에 들러 KPC와 함께 옷을 지어 입었던 때가 기억나네요. 탐사자가 가게의 주인에게 KPC의 옷을 요청하면, 주인은 반갑게 맞이하며 아이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옷을 맞춰줍니다.


(큰 장이 열린 만큼 가게의 주인은 두 사람에게 바가지를 씌우려 할 것입니다. 1D2을 굴려, 1=바가지가 씌워진다, 2=아이가 걸치고 있던 KPC의 옷을 알아보고, 바가지를 씌우지 않는다. 로 진행해주세요. 작은 이벤트 겸으로 넣은 부분이니 《대인 기능》을 사용해서 상황을 피해갈 수도 있습니다.)




[예시 지문]

2. 아이가 걸치고 있던 KPC의 옷을 알아보고, 바가지를 씌우지 않았다.


곤란한 얼굴로 연기를 하며 두 사람에게 가격을 더 내릴 수 없다 말하던 주인은, 문득 아이가 걸치고 있던 옷을 보다가 눈이 화등잔만 해집니다. 그리고는 옷을 들어 자세히 살펴보네요.


"이거, …저희 가게에서 지은 옷이네요?"

"분명히 기억합니다. 꽤 오래전, 주문하신 옷을 전달하기 위해 저희 남편이 먼 곳으로 떠났던 것을요."

"…산 호랑이에게 물려간 건지, 눈 폭풍에 휘말린 것인지 돌아오지는 못했다는 것이, 한으로 남았습니다만…"


거기까지 말을 한 가게 주인은 서글픈 눈으로 옷을 몇 번 매만져 보더니, 이내 옷은 그냥 가져가라 합니다. 사라진 가족의 흔적을 보게 되어 기분이 이상하다면서요. …다행인 걸까요? 그렇게 슬퍼 내쫓는 모습은 아니었으니까 말이에요.





[보물찾기 가게]

붉은색 주머니가 가득 담겨있는 통에서 하나를 골라 뽑을 수 있는 보물찾기 가게입니다. 장사꾼은 "꽝은 없으니 안심하세요!"라는 말과 함께 넉살 좋은 미소를 짓네요. 붉은색 주머니는 손바닥만 한 크기로, 화려한 황금색 수가 놓여 있습니다.


(자유로운 RP가 가능한 이벤트입니다. 단, 1D2를 굴려 1=KPC가 생전 좋아했던 물건, 2=KPC가 생전 싫어했던 물건을 뽑는 것으로 진행해주세요. 이 또한 탐사자에게 기시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단서입니다.)


… …


물건을 뽑자, 당신에게 들어 올려 자랑을 하는 아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거예요."


라며 방싯 웃어 보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니 다행일까 싶은데… 물건이, 많이 익숙하네요. 분명 KPC가 좋아했던 것이랑 비슷해 보여요. 그의 생전 함께 추억이 쌓였던 곳에 와서일까요? 새록새록 세상을 떠난 KPC의 흔적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속마음을 모르는 채로 떠드는 순수 자체의 아이 때문에, 더 자극이 되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KPC가 아니라면 인간과도 거의 소통을 할 일이 없던 당신이기 때문이지요.




<BGM 추천: "[Incompetech] - Asian Drums by Kevin MacLeod">



《관찰력》

성공▷ 그렇게 두 사람이 얼마나 장을 둘러보았을까요. 신이 나 앞서가는 아이를 쫓는 사이, 장터의 바닥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꾸물꾸물 뭔가 얽히고설킨 듯 움직이던 것들은, 이내 글씨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면서 선을 만들어내네요. 이리저리 방향을 틀어 쭉 뻗어 나가, 어디서 시작되고 어디서 끝나는지 알 수 없습니다. 무엇인지 제대로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의 집에서 보았던, 검은색 글씨로 만들어진 원형 모형과 비슷한 모양새를 하고 있네요.《SAN 0/1》


실패▷ 그렇게 두 사람이 얼마나 장을 둘러보았을까요. 신이 나 앞서가는 아이를 쫓는 사이, 장터의 바닥에 이상한 것이 보입니다. 꾸물꾸물 뭔가 얽히고설킨 듯 움직이던 것들은, 이내 글씨와 비슷한 형태를 취하면서 선을 만들어내네요. …? 하지만 다시 한번 눈을 감았다 떴을 때, 그것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집니다. 《SAN 0/1》



(마찬가지로 주술의 흔적입니다. 성공 시에는 바닥에 보이는 진이 계속 사라지지 않으며, 이 장터를 완전히 두르고 있는 형태로 거대하기에, 정확히 원형이라는 것을 가까이서는 알아볼 수 없습니다. 단지 검은색의 '글씨'를 닮은 '무언가'가 집에서 보았던 것과 비슷하다고 느낄 뿐입니다.)


"왜 안 오시나요?"


불길한 것을 보고 있을 때 들려오는 목소리.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그 아이겠지요. 당신이 멈춰 서서 오지 않음에 스스로 데리러 왔는지, 목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리면… … 아까의 모습보다 더 훌쩍 커버린 아이가 보입니다. 거진 18세는 되어 보이는걸요…? 하지만 의복 가게에서 맞춘 옷은 원래부터 이때 맞췄다는 듯, 전혀 작은 태를 보이지 않습니다. 꼭 맞는 옷과 신발. …어떻게 이렇게 크고 있는 걸까요. 그는, 정말로 '요괴'라도 되는 걸까요?



《정신력》

성공▷ 아이를 보고 있자니, …무언가 떠오를 것 같습니다. 익숙하고, 잊으면 안 되는 것이요. 아이는 분명 당신에게 '익숙'한 것 같은데, 도저히 무엇 때문인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마치, 물에 번진 먹처럼 흐려진 것 같아요.


실패▷ 아이를 보고 있자니, …마냥 해맑아 보이는 모습에 별다른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아무렴 어떤가요. 일단 지금은 당신의 가슴이 허전하지 않은 것을요.



당신이 걱정되는 듯 손을 뻗은 아이는, 손을 겹쳐 잡자마자 웃으며 차분한 말을 건넵니다.


"주변에 가족과 함께 온 사람이 많아요."

"저희도… 다른 사람의 눈에는 가족으로 보일까요?"

"탐사자가 홀로 지내시는 만큼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탐사자의 가족이 되어드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지금의 가족은… …"


(KPC는 다시 한번 성장을 거치면서 자신의 가문에 대해 기억해냅니다. 어릴 때는 몰랐으나 악한 주술을 사용하는 집안 내력을 알게 된 이후이기에 현재 가족에게는 부담감만 갖고 있을 뿐입니다. 탐사자가 가족에 관해 묻는다면 솔직하게 대답은 해주지 않지만, 가족에 대해 기억이 난 사실이 있으나 그다지 말하고 싶지 않다. 라고 거절합니다. 또한 여전히 자신의 이름만큼은 거절하지 못하니 유의해주세요.)


어딘가 어두운 기색을 보이던 아이는 집의 위치를 묻는다면 어색하게 모른다고 답합니다. …그의 모습을 보면 전혀 모르는 것 같지 않은데… 뭐, 급한 일은 없으니까요. 적당히 늦지 않은 시간에 귀가할 수 있도록 도우면 되겠지요. 아무 생각 없이 계속 데리고 있기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빠른 모습의 변화가 불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 순간,


눈앞에 하늘거리며 하얀 무언가가 날아갑니다. 하나, 둘… 가볍게 눈송이가 흩날리는 듯했던 것은… 꽃잎? 새하얀 꽃잎이네요. 주변을 둘러보니, 아까는 인식하지 못했던 매화나무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꽃잎들. …대체 언제 피었던 거지요? 집 뒷마당에 피어있던 매화나무처럼, 이곳도 다를 바가 없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은 당신보다 먼저 꽃이 피었다는 사실을 인식했나 봅니다. 하얀 꽃을 구경하며 풍미를 즐기는 모습이네요.




《듣기》

성공▷ 나무 아래에서 모여있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가 언뜻 귓가에 스칩니다.


"역시 악한 기운이 걷히니 확실히 태가 나는구먼."

"변화가 확실한 법이지. 이런 추위 속에 꽃을 피우는 것 보시오. 얼마나 악기운에 억눌려 있었을꼬!"

"주술사들이 그러더이다. 마지막 남은 흑술사가 사라졌으니, 이제 설원에도 머지않아 꽃이 필 거라고."

"다 스스로 무덤을 판 게지. 죗값을 치룬게야! 그 힘을 쓰면 쓸수록 제 수명도 온전치 못하다면서?"

"징하다, 징해- 악한 신을 모시면서까지 그런 힘을 쓰고 싶었을꼬…"




사람들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순간 당신의 귓가에 부드럽게 무언가가 스칩니다. 매화 나뭇가지네요. 아이는 당신의 귓가에 꽃이 핀 나뭇가지를 꽂아주며 부드럽게 미소짓습니다. "꽃이 어여뻐, 드리고 싶었어요. 겨울의 첫눈 같지요? …제가 꺾은 것은 아니고 가게의 주인 분이 내어주신 것이니 걱정 마세요."라는 말을 붙이면서요.


… …


이후 아이와 짧은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해가 완전히 져버려 하늘이 어두워지고, 지붕마다 걸려있는 등만 어여쁘게 빛납니다. …이제 슬슬 아이를 집까지 데려다주어야 할 텐데요. 그렇게 탐사자가 아이를 부르면, 아이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탐사자에게서 뒤 돌아 서 있습니다. 그 자리에 멈춰 서서요.


<BGM 추천: "[Incompetech] - Consequence">


탐사자가 아이를 돌려세우면, …새하얗기만 하던 아이의 얼굴은 온통 검습니다. 밑도 끝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 그런 아이를 인식한 순간, 세상이 어두워집니다. 고요하게 빛을 뿜던 등불은 어둠에 먹힌 듯 사그라들고, 세상은 밤과 동화되어버립니다. 당신의 귓가에 들리는 것은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 뿐. 적막. 그리고 또 적막. 웃으며 뛰놀던 아이들의 목소리는 사라지고, 상술을 펼치던 장사꾼들의 입담도 무언가에 삼켜진 듯 들리지 않습니다.


…모두가 당신을 바라봅니다. 모든 빛을 빨아들인 듯 검은색의 얼굴. 그리고 보기 힘들 정도로 크게 뜬 눈. 눈. 눈. 눈만이 당신을 향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눈동자가 당신에게 시선이 박혀서요. 《SAN 1/1D2》


…그리고 잠시 후, 당신의 앞에 굳어버린 듯 서 있던 아이는, 느리게 손을 들어 올려 당신에 뺨에 제 손을 얹습니다. …아, 돌아왔던 온기는 없어요. 시릴 정도로 차가운 냉기가, 다시 한번 당신의 뺨을 어루만집니다. …당신의 품에서 식어가던 그의 몸처럼요. 뺨이 시려 아렸던가요? 당신의 뺨을 어루만지던 손은 이내 당신의 눈을 덮어버립니다.


… …








03. 호접몽

<BGM 추천: "[Incompetech] - Dark Walk by Kevin MacLeod">


"…탐사자."


깜빡깜빡, 당신의 눈앞은 온통 암흑뿐입니다. 마치, 세상에 모든 빛이 사라진 듯합니다. 유일하게 보이는 것은… … 새하얀, 빛이 뭉쳐있는 듯 흩날리는 매화나무 한 그루. 그리고 새하얀 머리를 흩날리고 있는… 그래요, KPC입니다. 당신이 알고 있는 완전한 그의 모습과는 다르지만. 분명 KPC입니다. 어째서 몰라봤던 걸까요, 새하얗기만 하던 아이가 점점 자라면서 KPC와 비슷한 모습을 띠고 있던 것을 몰라봤을 리가 없는데, 당신의 머릿속에는 뿌연 뭔가가 끼어 있는 듯 그가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잊으면 안 되는 '무언가'로만 인식되었을 뿐이에요.


누워있는 당신의 머리카락을 쓸어주며 무릎베개를 해주고 있는 KPC. 그의 얼굴에는 희미한 미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옛날이야기를 하나 들려드릴까요?"


이어 나지막하게 이어지는 그의 음성. 그의 손끝이 스치는 곳마다 시린 냉기가 퍼져나갑니다. …이곳은 현실이 맞나요?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이 암흑 속이 말이에요.


(아래의 이야기는 전체적인 진상을 설명하며 탐사자와 RP를 진행하는 부분입니다. 예시로 적어두었을 뿐, KPC의 성격과 설정에 맞게 지문을 고쳐주세요.)


(지금의 KPC는 머리색만 백발일 뿐, 온전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진상을 설명할 수 있으며, 탐사자에게 자신 숨겨온 진실에 대해 용서를 구하게 됩니다. 탐사자에게 용서받지 못하더라도, 완전히 떠나기 전 한 번만이라도 얼굴을 다시 볼 수 있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면서요.)


"저희 동방의 땅에는, 대대손손 내려오는 주술사 가문들이 있었답니다."

"하지만 언제나 욕심이 많아 길을 잘못 드는 자가 있기 마련이지요. …그들 중에서도 흑술을 사용하는 자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거든요. …신의 힘을 빌려 술법을 사용한다 하지만, 악신의 힘을 억지로 끌어다 쓰는데, 어찌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을까요."

"그들은 자신의 몸에 독을 쌓아가면서까지, 강한 힘을 얻어냈답니다."


"악신의 힘을 빌려 쓰기 위해 그들은 사람을 제물로 바쳤어요."

"아무도 모르게 이루어지는 일이었다지만, 그 누가 모를까요. 한눈에 보기에도 흑술사의 주술에는 악한 기운이 넘실거렸던 것을요. …하지만 그들은 힘을 포기하지 못했지요. 가문 대대로, 그렇게 그렇게 주술을 이어왔답니다."

"그리고, 그들은 수명이 짧은 덕에 시간이 흐를수록 수가 확연히 줄었어요. 줄고, 줄고, 또 줄어서… 마지막으로 남은 흑술사는 한 명이 되었지요."


"…마지막 남은 흑술사는, 그런 힘에는 관심이 없었답니다. 다만, 어렸을 때부터 가족들을 따라 신을 섬기고 술법을 사용했을 뿐이었지요. …폐습대로 제물을 바쳐가면서까지요."

"어쩔 수 없었다. 라는 것이 그의 변명이었어요. 하지만 희생을 만들었는데 어떻게 변명이 통할까요. 악의가 없었다 하더라도, 지우지 못할 죄를 지었는걸요."


"마지막 남은 흑술사도 결국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수명을 깨달았답니다."

"하지만 미련이 넘치고도 남아 자신의 정인과 조금이라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에, 더는 쓰지 않겠다 다짐했던 주술을 사용하게 되었어요."

"자신의 혼백을 정인의 꿈속에 심어두는 것이었지요."


"탐사자, 그는 이로써 자신의 추한 진실을 정인에게 고백을 하게 되는 거예요."

"이런 진실을 보고도, 그의 정인은 자신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자격을 나누어 줄까요?"

"…차라리 지독한 악몽을 마지막으로, 잊히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단 한 번. 정인과 다시 마주할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만족한 채로 말이에요."


한참 말을 잇던 그는 당신의 손 위에 작은 종이 하나를 쥐여줍니다. 옷장에서 보았던 작은 편지와도 같네요. 탐사자가 종이를 펼쳐보면, 아래와 같은 주문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호접몽 (창작 주문)

마력: 4 | 이성: 1D5


꿈속에 등장한 것을 현실로 끌어낼 수 있는 주문.

단, 현실에 물질적으로 형상화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끌어내고자 하는 대상이 물체가 아닌 혼백, 정신적인 개념일 때 사용하기 적합합니다. 다만 꿈에서 혼백을 데리고 나오더라도 혼백이 들어갈 육체가 주변에 없을 경우 무용지물이 되며, 예외로 혼백 · 정신을 담아둘 수 있는 주술적인 물체가 현실에서 가까이 있을 경우는 사용 목적을 이룰 수 있습니다.




"…탐사자와 함께하기 위해, 마지막 기회를 얻기 위해 제가 남겨놓았던 주술의 끝이에요."

"하지만, 제가 무슨 자격으로 당신을 따라나서게 해달라 섣불리 청하겠나요."


"…저를 잊어주시겠나요, 탐사자?"


"제가 죽어버린 지도 어느새 ○○○년이 흘렀답니다. 이미 용서를 구하기에도 늦었을 거예요."

"그 누구보다도 지혜로운 탐사자라면, 제게 어떤 말을 내어주시겠나요?"


검은색의 원형이 몇 번씩이나 겹치고 얽혀있는 종이. 그리고 적혀있는 글씨들은 일종의 '주문'을 형상화해둔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 내내 당신의 눈앞에 아른거리던 이 문양들. …결국 모두 KPC를 의미하던 거였을까요? 아니, 지금 눈앞의 KPC는 대체 누구인가요? 이 꿈이 끝나면, 정말로 눈앞의 그는 사라지는 걸까요?


(엔딩 분기입니다. KPC가 타인을 빗대어 설명했지만, 자신의 이야기인 만큼 탐사자에게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세요. 이미 오랜 시간이 흘러버려 시신이 남아있지 않을까 탐사자가 걱정한다면, 자세한 이야기는 해주지 않고 자신을 믿어달라고만 해주세요. KPC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탐사자의 믿음과 용서입니다.)







엔딩


Ending 01.    Happy Ending.   <우리가 처음 만난 그날처럼,>

<KPC를 살려내기 위해 주문을 사용한다.>

<BGM 추천: "[Incompetech] - Despair and Triumph">


당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KPC의 눈이 커져갑니다. 아무 말을 하지 않고 믿을 수 없다는 듯 굳어있던 표정은 미소가 사라진지 오래. 입술이 가늘게 떨립니다. 그리고 당신의 입에서 주문이 사용되는 순간,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모를 거센 바람이 두 사람을 휘감습니다.


새하얀 눈보라처럼, 꽃잎이 휘날립니다. 눈앞이 흐릴 정도로 두 사람을 향해 몰아치는 바람.

하지만 거칠지도, 설원의 칼바람처럼 시리지도 않습니다. …이런 따뜻한 바람은 어디에서 느껴보았던가요. 새하얀 눈만 흩날리던 곳에서는, 상냥한 봄바람은 느낄 겨를이 없었지 않았던가요?


그렇게 흐려지는 눈앞, 눈물 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KPC가 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 …



깜빡 깜빡, 눈꺼풀을 찌르는 밝은 햇빛. 따가운 햇살에 두 눈을 뜨면, 당신의 눈에는 모든 것이 조그마하게만 보입니다. 아직은 쌀쌀하지만 당신이 알던 설원과는 다른 따스함. …시선을 돌리면 자신의 커다란 몸이 보이고, 주변은 무너져 낡아있는 건물의 흔적과, 곳곳에 자라있는 푸른 녹음이 선명하네요.


아, 기억났어요. 그가 당신의 품을 떠나면서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당신. …대체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요. 보통의 다른 존재들과는 다르니, 당신의 짧은 잠은 길고도 길었겠지요.

이내 당신의 큰 몸에 닿아오는 따스하면서도 작은 손길. …당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던 그대로의 모습인 '그'가 당신을 미소로 반겨옵니다. 


"…나의 평생 하나뿐인 정인."


부디, 부디 다음 생에서도 당신과 함께할 수 있기를…



KPC 구제|탐사자 생존

시나리오 완료 보상|SAN +1D10 회복







Ending 02.    True ending.   <부디, 다시 만날 그날만을 기다려주세요.>

<주문을 사용하지 않고, KPC를 살려내지 않는다.>

<BGM 추천: "[Incompetech] - Heartbreaking">


당신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KPC의 굳어있던 표정은 풀리고 이내 부드럽게 미소가 떠오릅니다. 그의 입술이 가늘게 떨리네요. 그리고 그가 입술을 달싹이는 순간, …어디에서 불어오는지 모를 거센 바람이 두 사람을 휘감습니다.


새하얀 눈보라처럼, 꽃잎이 휘날립니다. 눈앞이 흐릴 정도로 두 사람을 향해 몰아치는 바람.

하지만 거칠지도, 설원의 칼바람처럼 시리지도 않습니다. …이런 따뜻한 바람은 어디에서 느껴보았던가요. 새하얀 눈만 흩날리던 곳에서는, 상냥한 봄바람은 느낄 겨를이 없었지 않았던가요?


그렇게 흐려지는 눈앞, 눈물 어린 미소를 짓고 있는 KPC가 보였던 것 같기도 합니다.


"…나의 평생 하나뿐인 정인."

"부디, 부디 다음 생에서는 당신과 함께할 수 있기를…"


…울음기 섞인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며 정신이 흐려집니다.


… …


깜빡 깜빡, 눈꺼풀을 찌르는 밝은 햇빛. 따가운 햇살에 두 눈을 뜨면, 당신의 눈에는 모든 것이 조그마하게만 보입니다. 아직은 쌀쌀하지만 당신이 알던 설원과는 다른 따스함. …시선을 돌리면 자신의 커다란 몸이 보이고, 주변은 무너져 낡아있는 건물의 흔적과, 곳곳에 자라있는 푸른 녹음이 선명하네요.


아, 기억났어요. 그가 당신의 품을 떠나면서 깊고 깊은 잠에 빠져들었던 당신. …대체 시간이 얼마나 흐른 걸까요. 보통의 다른 존재들과는 다르니, 당신의 짧은 잠은 길고도 길었겠지요. 당신의 품 안에 아직 흐트러지지 않은 '그'의 모습이 보입니다. 생기를 잃은 창백한 얼굴, 단정한 옷차림… 긴 시간에도 부패하지 않은 그의 시신이 말이에요.


만약, 그와 함께 나왔더라면… 그는 지금 즈음, 당신을 향해 미소지어 주었을까요?



KPC 로스트|탐사자 생존

시나리오 완료 보상|SAN +1D3 회복








후기



Thanks to.


데이님 (아델)|까까님 (유틴)

TT님 (리네아 아마릴리스)|상추님 (라와다 L. 유드릭)



테스트 플레이를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naver.me/5ycGuMpm




Call of Cthulhu (7th Edition) 의 저작권은 Chaosium Inc. 에 있습니다.

ⓒ1981, 1983, 1992, 1993, 1995, 1998, 2001, 2004, 2005, 2015.

Cthulu 7th Edition, ‘크툴루의 부름’ 한국어 번역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초여명에 있습니다. ©2016; 전권보유.

본 문서는 비공식 2차 저작물로 원작의 저작권 및 제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지인분께서 지원해주신 카드입니다.)



그거 알고 있어?

유일하게 열려있는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바다가 나온대.

그리고,


그 바다 끝자락에는 우리의 '안식처'가 있다고 해.




본 시나리오의 분위기와 주제로 작업된 숏플럼님의 작곡 커미션입니다.

출처를 명시해 주시는 한에서 본 시나리오의 세션용 BGM으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https://soundcloud.com/rpcommission/h6euzisqwmuo






개요

 약 3년. 3년 만에 평화롭던 당신의 세상은 망가져 버렸습니다. 건조한 바람에 땅은 갈라지고, 물은 메말라갔습니다. 결국 사막화된 도시에는 모래 바람만이 흩날립니다.  아름다운 푸른 자연은 나라에서 조차 손을 쓰지 못할 속도로 변해버렸습니다.


 "비상식량과 식수 배급일이 곧 다가옵니다. 생존자 여러분께서는 시간에 늦지 않게 정해진 양을 배급받아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배급 장소는-…"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들려오는 라디오 소리. 정부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은 소량의 비상식량과 식수를 배급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 누굴 원망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식량을 지원해주는 것도 감지덕지하는 걸요.


 …그렇습니다. 그렇게 황폐해진 3년을 버텨온 당신. 하지만 그 3년 동안 제대로 된 외출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전역에서 일어난 소란에 가족과도 헤어져, 이제는 혼자일 뿐입니다. 생존자가 얼마나 남았는지 모르는 동네는 적막뿐, 당신을 찾아오는 사람도, 당신이 찾아갈 사람의 존재도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A 지역. A 지역에서 "꽃 무리"가 대거 발견되고 있습니다. 생존자 여러분께서는 해가 지기 전, A 지역으로의 방문은 되도록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인원: KPC 1명|PC 1명| 1:1 타이만 시나리오

* 키퍼를 제외한 2인 플레이 개변 가능

* 추천 관계: 초면 상정

* 시나리오 배경: 현대

* 소요 시간: 9 ~ 17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 키퍼링 난이도: ★★★☆☆ (준비해야 할 부분들이 많습니다.)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대인 기능|전투 기능

* 로스트 가능성: O

* 관찰·RP 위주|전투 가능성 O

* 완벽한 해피 엔딩이 없습니다.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키퍼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크툴루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시나리오는 1:1 타이만으로 작성되었으며, 키퍼링 해주시는 분을 따로 모시고 PC 2인으로의 개변 플레이를 허용합니다.


엔딩 방향을 제외한 플레이에 개변이 가능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잡고 있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만큼 고어, 상해, 유혈 적인 묘사가 있으니 필히 유의해 주세요.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본 시나리오에서는 자체 해석이 다른 진상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00. 발단

탐사자는 꽤 오랜 시간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입니다. 특별한 외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유 없이 몸살과 같은 증상이 찾아오며, 간헐적으로 몸에 힘이 빠져 움직이기 힘들어집니다. 그나마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으로는 피부가 투명해지는 느낌으로 안쪽의 핏줄이 비쳐 보이는 것뿐이에요. 병원에서조차 병명과 이유를 알 수 없는 상황에 탐사자는 입원을 한 채, 차도 없을 임시방편 치료만을 받아온 지 3년째. 갈수록 악화되어가는 증상에 괴로움을 느끼는 탐사자는 외로움과 분노만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갑니다. 자신의 얼굴을 볼 때마다 언젠가는 '괴물'이 되어버릴 거라는 두려움에 사로잡힌 채로요.


(본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탐사자는 통각을 느낄 수 없는 몸입니다. 이는 관계캐 헌정으로 작성되었기에 백 스토리로 들어갔으나, 플레이하게 되는 탐사자에 따라 무통증을 진상에서 빼셔도 무관합니다. 단, 무통증을 진상에서 제외 시, 현실에서는 병의 증상 중 하나로 큰 두통을 느꼈다. 라고 추가하시는 쪽이 재밌을 거라 생각합니다. 〈Ex. 현실에서는 두통이 심하지만 꿈에서는 건강하다. 그렇기에 꿈을 빠져나가려 할수록 두통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시나리오의 시작은 통증을 느낄 수 있는 상태로, 여행이 진행되면서 자신의 건강에 대한 기억이 돌아오기에 다시 무통증의 몸으로 돌아갑니다.)


하지만 사실 이름과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병은, '요그 소토스'를 섬기는 숭배자들에 의해 생겨난 현상입니다. 탐사자를 제물로 바치기 위해 악한 주문을 사용하여 느리게 생명력을 빼앗으려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오랜 세월 고통을 받으며 절망과 갈 곳 없는 분노가 쌓이면, 그만큼의 제물로서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른 채 3년의 세월 간 꼬박 병을 앓고 있는 탐사자. 그나마 고통을 조금이라도 더 잊기 위해 탐사자가 선택하기 시작한 것은 바로 '수면'입니다.


그리고 개인의 꿈속 세계, 일종의 수면을 통해 다른 차원에 드나드는 탐사자. 하지만 꿈속의 또 다른 수면 세계에 깊이 빠져들수록 숭배자에게 걸렸던 주문은 엉키고 비틀어져, 이내 탐사자의 수면 세계가 다른 차원으로 이동되어 버립니다. 탐사자의 기억을 함께 봉인해 묶어둔 채로요. 그 때문에 탐사자는 꿈에서 깨어나지 못한 채 차원에 갇혀 헤매기 시작합니다. 자신의 현실 기억 대신 거짓으로 만들어진 꿈속의 기억을 품고서요.




01. 시나리오 시작 배경

탐사자가 갖고 있는 거짓된 기억은 "꿈속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행적""자신의 건강"입니다. 평화롭던 세상에 갑자기 들이닥친 재앙. 재앙으로 인해 꿈속의 세상은 3년 만에 황폐해져 사람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꿈속의 평화로운 삶을 살고 있던 탐사자에게는 끔찍함 그 자체였을 겁니다. 사막화되어버린 황폐한 환경은 정부조차 따라가기 힘든 속도였으니까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재앙과 함께 나타나기 시작한 '돌연변이'들. …아니, 돌려 말하는 '돌연변이'라는 말은 그나마 불안감을 막으려 포장한 말에 불과합니다. 바이러스처럼 퍼져나가는 이 현상은 사유를 알 수 없으며, 어떻게 전염이 되는지조차 알 수 없습니다. 모두 증상이 달라 예방책을 마련할 수 없고,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다 '변화' 해버린다는 것만이 유일한 단서였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작은 몸살이라도 난다면 모두 의심부터 하고, 서로 배척할 수밖에 없는 사회로 변모되어버렸습니다.


이 모든 것은 탐사자가 현실에서 무의식적으로 갖고 있던 '자신이 괴물이 되어버릴 것 같다'는 두려움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02. 꽃 무리 (돌연변이)

돌연변이라 불리던 것은 이내 머지않아 '꽃 무리'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이유는 특별한 것 없이 말 그대로, '꽃'의 현상을 띄우기 때문입니다. 다만, 아름다운 꽃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요. 홀로 다닐 때는 '꽃'이라 불리는 돌연변이. 하지만 대부분 이 꽃들은 무리 지어 다니기에 '꽃 무리'라고 불립니다.


잔혹함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의 발현 과정. 과한 통증을 거쳐 지나간 환자의 얼굴에는 가느다란 실선이 생기고, 이내 빠르게 꽃을 피워냅니다. 그리고 꽃이 피어남과 동시에 죽어버리는 몸. 그렇게 죽어버린 몸은 축 늘어져 제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제대로 움직이는 것은 걸음을 옮길 수 있는 '다리'와 '꽃잎' 뿐이에요. 안쪽에서부터 펼쳐진 꽃잎들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흘러내리는 진득한 체액과 자잘한 톱니처럼 보이는 수많은 이 밖에는 없으니까요. …무엇보다 이 꽃의 가장 위험한 점은 거처를 옮겨 다니며 식인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미 쉬쉬하는 사실이지만 일종의 '좀비'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꽃 무리'는 섭취를 하는 머리가 잘려 나가지 않는 이상은 계속해서 움직이는 생물입니다. 변형된 머리의 꽃잎은 모두 색과 형태를 다르게 띠고, 해가 떠 있는 아침부터 낮까지는 움직이지만, 해가 져버린 저녁부터는 그 자리에 서서 꽃잎을 말아 봉오리로 만든 채 움직이지 않습니다. 낮에는 광합성과도 같은 작용을 해 움직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지만, 밤에는 불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몸체에 스치거나 닿게 되는 순간 언제 그랬냐는 듯 공격할 수 있기에, 가까이 지나다닐 때는 유의해야 합니다.


※꽃은 '빛'과 '소리'에 반응을 합니다.



(익명의 꿀벌 @BEE_trpg님 지원 이미지입니다. 설명을 위해 탐사자에게 핸드아웃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KPC 정보

인형을 오랜 시간 소중히 여기고 대해준다면, 그 인형에 영혼이 깃든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본 시나리오에서 등장하는 KPC는 탐사자가 병실에서 소지하고 있던 밀랍인형입니다.


알 수 없는 병 때문에 주변인의 면회조차 제대로 허가되지 않았던 탐사자는, 오래전 소중한 사람에게, 혹은 알고 지내던 지인에게 선물 받았던 투박한 모양의 밀랍인형을 소지한 채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지내던 탐사자에게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건 인형 하나뿐.


(만약 탐사자가 정말로 인형은 안중에도 없고 그런 것에 관심을 주지 않는 타입이라면, 인형 자체가 꽤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영혼이 깃들었다는 설정으로 개변하셔도 괜찮습니다.)


병이 오랜 기간 퍼져나갈수록 탐사자의 이성이 약해져, 결국 그는 수면으로 도피하기 시작했고, 꿈속에서 빠져나오질 못하는 탐사자의 이상 변화를 눈치챈 KPC는 무력감에 젖어갑니다. KPC는 단순한 인형에 영혼만이 깃들었을 뿐, 움직일 수도,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렇게 눈앞에서 탐사자를 방관해야만 하는 고통에 시달리는 KPC의 앞에, 어느 날 돌연 듯 나타난 것은 인간의 형태를 취한 '니알라토텝'이었습니다.


니알라토텝이 KPC에게 제시한 것은, 다른 차원에 갇혀버린 그를 구할 방법은 있으나, 그저 작은 영혼의 파편에 불과한 KPC는 그를 도와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시, 빠져나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이야기. 그리고 현실로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탐사자 스스로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기 싫어할 경우, KPC의 노력이 무산되어버릴 거라는 이야기도 함께요.


탐사자가 어떤 방향의 엔딩으로 이어지든, 니알라토텝에게는 손해 없는 작은 즐거움 거리로 이어질 것입니다. 또한 다른 신화생물의 제물로 바쳐지려던 탐사자를 직접적으로 건드는 일도 아닐 테고요.


탐사자가 현실로 돌아왔을 때, 병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아닐지는 확실한 답을 얻지 못했지만, 적어도 그가 다른 차원에서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면, KPC는 어떤 선택을 내려야 했을까요? 꿈을 꾸며 그가 죽어가는 것을 기다릴지, 적어도 현실에 희망을 걸어볼지 말이에요.


(KPC 또한 시나리오 진행 중 탐사자에게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제안할 때, 탐사자의 의견 존중에 있어 스스로 선택을 내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출구인 '인식처'에 다가갈수록 탐사자는 잊고 있던 현실의 고통을 다시 깨닫기 시작하고, 현실로 빠져나왔지만, 병이 완전히 낫지 않았을 경우도 생각해야 하니까요. 이 부분은 KPC의 캐릭터성에 맞춰 RP를 진행해주세요.)



※체력 회복 시스템


본 시나리오에서는 음식, 약으로 체력을 회복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음료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투 회피가 가능한 만큼 필수 섭취가 아니며, 회복 수치는 《HP +1로 통일합니다.






시나리오 전개


01. 하루의 시작

<BGM 추천: "[Incompetech] - Relent">


… …


아, 당신은 목 안으로 버석거리는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고통에 눈을 떴습니다. 눈을 뜨자마자 옆으로 보이는 커다란 창문. 낡은 커튼을 엉성하게나마 묶어 빛을 가려두었지만… 낡고 헤져 구멍 뚫린 부분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햇빛은 어쩔 수 없네요. 뜨거운 햇빛이 당신의 눈가에 아른거리자, 그제야 칼칼했던 목이 적나라하게 갈증이었던 사실을 깨닫습니다.


빛이 이렇게 쏟아질 정도면, 벌써 한낮이 되었다는 의미일 텐데요… 하지만 뭐 어떤가요. 늦잠을 자도 뭐라 할 사람도 없고, 특별히 할 수 있는 일도 없는걸요. 뜨거운 햇볕 아래에 나가는 것만큼 끔찍한 일이 어딨을까요. 해가 떠 있을 때 외출을 하게 된다면, 당신은 모래알이 구르는 듯한 고통이 아니라, 정말로 목에서 모래알이 구르게 될지도 모릅니다.


(탐사자가 정확한 시간을 알고자 한다면, 특별한 조사 없이 방 안에 있던 미니 라디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오후 3시가량이 된 시간임을 안내해주세요. 생존자들은 대부분 낮에 움직이는 꽃들을 피해 저녁부터 움직이기에, 아침 시간부터 낮까지는 잠을 청합니다.)


탐사자가 갈증에 시달려 물을 찾는다면, 부엌의 구석진 곳에서 물이 담긴 페트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큰 박스 안에 담겨있는 수많은 페트병. …하지만 정작 물이 담겨있는 것은 두 병뿐입니다. 그나마 두 병 중 하나는 반병밖에 남아있지 않지만요. 이외에 다른 페트병들은 텅 비어있어, 조금씩 우그러져 있는 모양새일 뿐입니다.


(중요하지는 않지만, 탐사자가 병의 총 개수를 궁금해한다면, 2D10으로 정해주셔도 좋습니다. 정부에서 배급하는 수통이며, 식수와 식량난으로 인해 비정기적으로 배급되어, 탐사자는 먹고 마시는 것을 아끼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직 식량과 식수 배급에 대한 안내가 뜨지도 않았는데, 벌써 물이 이 정도밖에 안 남았다고요? 갈 수록 산입니다. 안내가 뜨더라도 배급일은 보통 몇 주 후로 지정되니까요. 최근 이대로 굶거나 수분 부족으로 죽지는 않을까 두려울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아예 안 먹을 수는 없잖아요.


탐사자가 집 내부를 둘러보면, 화장실과 조금 전 탐사자가 나온 [방], 그리고 [부엌]이 전부입니다. …집은 그다지 크지 않아요. 당연하죠, 여긴 당신의 집이 아니니까요. 모든 소동이 일어나면서 아는 사람들과 헤어지고, 도망치던 끝에 도달한 곳이 이 빌라입니다. 이미 2D10개월 가까이 지낸 곳이긴 하지만… 어찌 생각하면 혼자 사는데 쓸데없이 넓지 않아 휑한 느낌은 덜 해보입니다. 그렇다고 외롭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탐사자의 방

간소하게 침대 매트만 깔아놓은 방. 작은 옷장이나 물품들이 있지만, 대부분 낡고 헤졌습니다. 당신 것이 아닌 물건들이 많지만, 운이 좋게 쓸만한 물건들은 많아요.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침대 매트], [옷장], [창문] 뿐입니다.


[침대 매트]

구석구석 먼지가 남아있는 사용감이 많은 매트. 삐그덕 거리는 스프링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사용하는 데에 불편함은 없습니다.


《관찰력》

성공▷ 덮여있는 이불을 뒤지던 도중, 어디선가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 손을 뻗어 구석을 뒤져보면 손바닥 정도 크기의 투명한 약통이 손에 잡히네요. 내부에는 달랑 알약이 2개밖에 들어있지 않지만… 적어도 약을 찾았다는 게 어딘가요? 지금까지 피폐한 생각에 잠겨 잠드는 나날을 반복하느라, 이렇게 깊숙이 뒤져볼 생각을 못 했는데… 병뚜껑에 <진통제>라는 글씨가 눈에 띕니다.


실패▷ 덮여있는 이불을 뒤지니, …먼지만 자욱이 일어나 코를 간질입니다. 언제 한 번 창밖으로라도 이불을 털어야겠어요.


(진통제는 한 알당 체력을 +1씩 회복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탐사자와 KPC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필수로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단, KPC는 사람이 아니기에 약을 사용하더라도 회복 효과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이런 특징을 탐사자에게 들키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옷장]

군데군데 먼지가 쌓인 낡은 옷장. 탐사자가 옷장을 열어보면, 끼이익- 하는 녹슨 문첩 소리가 귀를 괴롭게 합니다. 탐사자의 몸에 꼭 맞는 크기의 옷은 아니지만, 적어도 작아서 못 입을 정도는 아닌 몇벌의 옷들. 다들 대피하거나 집을 떠날 때 짐을 최대한 챙겼을 테니, 옷이 이렇게 많지 않은 것도 당연한 거겠네요.


《옷장을 뒤져본다》

많지 않은 옷들과 모자, 양말들을 뒤지다 보면, 가장 아래 서랍에서 작은 <손거울>과 <낡은 노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화려하지 않고 검은색의 사각형 손거울. 먼지는 묻어있지만, 아직 멀쩡해서 사용할 만 할 것 같네요. 낡은 노트는 주인이 한 장 한 장 뜯어 사용했는지 별다른 내용은 보이지 않습니다. 남이 사용하다 버린 느낌이긴 하지만… 혹시 메모할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요? 펜만 있으면 딱 좋겠네요.


(손거울과 낡은 노트는 건너편 건물에 있는 KPC와 소통을 할 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해가 떠 있을 때는 밖으로 나가는 것이 어렵고, 꽃 무리는 소리에 예민하기에 창밖으로 소리치는 것도 불가능하니까요. 또한 손거울은 이후 여행을 시작했을 때, 앞길에 꽃 무리가 있는지 먼저 비춰 살피는 것이 가능하며, 미리 전투 회피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창문]

먼지로 얼룩덜룩해져, 흐려진 창문. 햇빛을 가리기 위해 엉성하게 묶어두었던 커튼이 앞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커튼을 거둔다》

탐사자가 커튼을 거둬내면, 기다렸다는 듯 밝은 햇빛이 탐사자를 향해 쏟아져 들어옵니다. 눈을 찌르는 쨍한 햇빛… 차츰 밝은 빛에 눈이 익숙해져 갈 쯤 창밖을 보면, 건너편에는 마찬가지로 낡은 빌라와 주택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아래에는…


자박, 자박…


길게 발을 끄는 듯한 소리. 꽤 높은 곳까지 들리는 이 발소리는 하나둘이 아닙니다. 오래전에는 반갑고, 또 무엇보다 친근한 소리였지만… 창 아래로 보이는 저 수많은 무리의 벌어진 꽃잎들은,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에 끔찍한 고깃덩어리가 꿈틀거려 무엇보다 흉측하고 두려울 뿐입니다. 3년, '저것'들이 돌아다니기 시작한 이후, 언제 잡아먹힐까 두려워 제대로 된 외출은 상상도 못 하게 되었으니까요. 당신이 지내고 있는 이 거리에 수십 마리의 꽃 무리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자, 도저히 익숙해지지 않는 광경에 토기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SAN 0/1D2》


탐사자가 불쾌감을 느끼고 창문에서 멀어질 때쯤, 퉁- 작은 소리와 함께 무언가가 창문에 부딪혀 밖으로 떨어집니다. …? 이게 무슨 소리죠? 특별히 창문이 깨지지도 않았고, 층이 높아 아래로 떨어진 것이 무엇인지 확인하기도 어렵습니다. 탐사자가 아래를 살피고 있을 무렵, 순간 눈가에 닿아오는 빛. 무언가에 반사되어 눈을 향한 듯, 따가운 햇빛에 눈살이 구겨집니다.


당신의 눈과 얼굴 위로 불안정하게 비치는 빛을 손으로 막아 겨우 앞을 확인하면, 꽤 가까운 거리의 건너편 건물 창가에 서 있는 한 사람이 보입니다. 한 손에는 탁한 색의 커튼을 불안한 듯 움켜잡고, 다른 한 손에는 작은 거울을 들어 당신을 향한 채로요.


(만약 탐사자가 건너편의 KPC에게 소리 질러 의사소통을 하고자 한다면, 《지능》판정을 추가하셔서 목소리를 크게 낼 경우, 아래에 돌아다니는 꽃 무리에 주목되어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힌트를 주셔도 무관합니다.)


탐사자와 눈이 마주치자, 급하게 손에서 거울을 내린 상대방. 그리곤 미소지으며 손을 흔들어옵니다. 아직도 이곳에 사람이 남아 있던가요? 식량을 구하러 간혹 나가거나 창밖으로 살필 때도 사람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지 꽤 오래되었는데 말이에요. 놀라움 반, 반가움 반, 그리고 당신에게 자신의 존재를 쉽사리 알려주는 상대방에게 약간의 의심도 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렇잖아요? 세상이 이렇게 위험해지면서 사람들은 타인보다 자신을 챙기기 급급해졌으니까요.


당신의 표정이 의아하다는 것을 눈치챈 건지, 상대방은 안절부절 자신의 소매를 만지다가 이내 무언가 생각난 듯 방을 뒤져 뭔가를 꺼내옵니다. 조금 큰 크기의 노트. 그리고 매직이네요. 그리곤 노트에 매직으로 글씨를 적어, 탐사자가 있는 방향으로 돌립니다.




"많이 놀라셨나요? 갑작스럽게 죄송해요."

"제 이름은 ㅇㅇㅇ예요."

"이 동네에 다른 사람이 있는 걸 본 건 처음이라, 반가운 마음에 인사라도 나누고 싶었어서…"




머쓱하게 노트를 들어 얼굴을 가리던 그는, 자신의 노트를 바라보는 당신을 향해 어색하게 미소짓습니다. 하긴, 서로를 조심해야 하는 요즘이긴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홀로 지내게 된다면 외롭잖아요. 그의 말따라 오랜만에 보는 사람에게 반가움을 느껴 말을 걸었던 걸 수도 있겠네요.


(만약 탐사자가 KPC를 의심해 대화하지 않으려 무시한다면, KPC는 창밖으로 큰 소리가 나지 않는 물건을 탐사자가 있는 창물로 던져 관심을 끌던가, 말없이 밤에 찾아가는 전개로 움직이게 됩니다. 또한 위에서 KPC가 이름을 밝혔기 때문에, 이후 아래의 지문부터는 KPC를 '상대방'이라 칭하지 않고 KPC로 기재하니 참고해주세요.)


하지만… 당신에게 말을 걸어오는 KPC에게 답을 주려 해도, 방법이 없지 않나요? 저 건너편까지 큰 소리를 내어 말을 걸 수도 없고… 아, 그러고보니 옷장에서 발견한 '낡은 노트'가 있었네요. 펜, 펜도 어딘가에 있을 법 한데…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요? 방은 둘러봤으니, 아직 둘러보지 않은 곳을 살펴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탐사자의 방>에서 <부엌> 순서로 옮겨갈 수 있도록 흐름을 정해두었으나, 만약 처음부터 탐사자가 <부엌>을 살폈다면, 먼저 펜을 찾은 상태여도 괜찮습니다.)





부엌

아까 발견했던 페트병들과 몇 없는 식기들. 삭막하기만 한 모습뿐, 별달리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나마 살펴볼 만한 것은 [찬장][서랍], [달력]뿐이네요.


[찬장]

찬장의 나무문을 열어보면, 컵 두 개와 쌓여있는 커다란 수프 통조림, 정부에서 지원된 식량 팩들이 보입니다. 저 음식들만 먹은 지 얼마나 오래되었던가요? 이제 보기만 해도 한숨이 나올 정도로 지긋지긋할 뿐입니다. 이외에 특별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후 KPC가 방문해 둘만의 시간을 가질 때, 함께 식사해도 괜찮은 부분입니다. 신선한 재료가 아닌 통조림과 긴급 식량들일 뿐이지만, 적어도 혼자 먹는 것보다는 즐겁지 않을까요? KPC와 탐사자 중 한 명이라도 요리 실력이 좋다면, 이런 재료로도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음식을 마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서랍]

연결 부분이 녹슬어 빡빡한 서랍. 웬만한 물건들은 밖에 두었더니 서랍을 열 일은 드물었던 것 같네요. 조금 힘을 써야 열릴 듯합니다.


《근력》

성공▷ 덜컹! 꽤 요란한 소리를 내며 확 끌려 나온 서랍. 안에는 여러 가지 공구들이 보입니다. 정리가 되어있지 않아 쓸만한 게 있는지 확실하게 보이지는 않는데… 조금 더 깊이 뒤져, 자세히 살펴봐야 하지 않을까요?


실패▷ 덜컹! 꽤 요란한 소리가 났지만, 묵직함이 느껴지는 것과 다르게 서랍은 끝내 열리지 않았습니다. …당신의 손에 빠진 손잡이가 덜렁이고 있다는 점이 유독 씁쓸하게 되었지만요.



《관찰력》

성공▷ 혹여 날카로운 공구가 있지 않을까 조심하며 손을 넣어 뒤지자, 서랍 아래에서 작은 <잭나이프>가 손에 잡힙니다. 접힌 날을 살펴보면, 상태가 그다지 나쁘진 않은 칼. 위험한 상황은 피하고 있으니 특별히 쓸만한 곳은 없는데… 언젠가는 과일 깎는 데라도 쓸 수 있을까요? 물론 과일도 없지만요.


실패▷ 작은 공구들 사이로 손을 넣어 뒤지던 탐사자. …! 서랍을 뒤지던 도중, 갑작스러운 통증이 손바닥을 파고듭니다. ……저런, 철제 공구가 있는 서랍은 조심히 다뤘어야 했는데요. 서랍에서 손을 꺼내자, 손바닥에 깊게 팬 상처에서 진득한 피가 흘러내리는 것이 보입니다. HP -1》


(본 시나리오에서는 꽃 무리에 대적할 수 있는 무기를 얻을 기회가 총 2번 주어집니다. 어떤 무기를 사용해도 무관하며, <잭나이프>의 획득은 두 번의 기회 중 하나로 취급됩니다. 서랍 조사가 《근력》판정 실패로 이어졌다면, <잭나이프>는 획득할 수 없습니다.)




<잭나이프>

근접전 (격투)|1D4+피해 보너스


(룰북 405p 《단도, 소형》 참고)





[달력]

식량 지급일을 표기했던 벽에 걸린 달력. 이제는 너무 낡고 헤져, 자칫 잘못 만졌다간 낱장으로 뜯겨 흩어질 것 같습니다. 지급일 말고는 다른 일정은 전혀 적혀있지 않은 모습에 왠지 모를 씁쓸함이 몰려오네요. …아, 달력에 줄로 연결된 <매직>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돌아온 탐사자의 방

매직을 들고 방으로 돌아오자, 사라진 당신의 자리를 불안한 눈으로 지켜보며 창가를 서성이던 KPC가 보입니다. 곧 돌아온 당신을 보고 안도한 듯 손을 흔들며 미소짓네요.


탐사자가 노트에 대답을 적어 KPC를 향해 보여주면, 그는 눈에 띄게 안색이 좋아집니다. 당신이 자신을 무시하지 않고 대답을 해줬다는 점에서 안심한 것처럼요. 그리고 다시 노트를 펼쳐, 탐사자의 메세지에 대한 답을 적어 창가로 보여줍니다.





KPC 대답 예시


제가 여기 있던 걸 어떻게 알았나요? → 며칠 전에 당신이 창가를 지나는 걸 봤어요. 커튼을 묶어뒀길래, 혹시 사람이 사는 게 아닐까 싶어서 보고 있었거든요.


일행이 있나요? → 아니요. 혼자 지내고 있어요. 따로 가족이나 친구들하고는 헤어진 지 오래됐으니까요.


이 동네에 온 지 얼마나 됐나요? → 음... 다섯달? 이제 거의 반년이 되어가긴 해요. 위쪽 도시에서 내려왔거든요.


제가 당신을 어떻게 믿어야 하나요? → 이런 곳에서 사람을 쉽게 신뢰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라는 거, 잘 알고 있어요. 저도 오늘에서야 용기 내 당신에게 말을 건 걸요. 하지만 무엇보다 도움이 절실했으니까요. …한 번만 저를 믿고 도와주시면 안될까요?


어떤 도움이 필요한데요?…식량이 부족해요. 그렇다고 당신에게 강탈한다거나, 억지로 요구할 생각은 없어요. 그냥, 이런 곳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거든요. 식량에 대한 도움은 받으면 좋은 거고, 아니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렇게 한참을 대화하던 KPC.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보여주곤, 안색이 어두워집니다. 식량에 관련된 일이다 보니, 아무래도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건은 아니니까요. 머뭇거리며 당신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KPC는 미안함과 불안함이 먹먹한 얼굴로, 마냥 거짓말을 하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부족한 건 식량뿐이에요. 적어도 식수는 넉넉하거든요.”

”탐사자만 괜찮다면, 식수와 식량을 교환하는 것도 괜찮아요!”




(KPC는 탐사자와의 접점을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거래를 요청하기도 합니다. 만약 거래를 요청하기 전에 탐사자가 도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면, 윗부분을 진행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아직 식량 배급일은 한참 남았는데, 부엌에 식수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오릅니다. 마침 통조림이나 식량 팩은 넉넉하게 남았으니... 적당히 교환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합니다. 낯선 사람을 함부로 만나는 게 위험한 일이긴 하지만, 지금은 탐사자의 한 치 앞가림하기에도 벅차니까요. 그리고 혹시 아나요? 이런 삭막하고 외로운 곳에서 함께 도우며 알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이 생긴다면, 팍팍한 생활에 조금쯤은 희망이 있다 여겨지게 될지.


그렇게 탐사자가 KPC에게 긍정의 답을 적은 노트를 보여주면, KPC는 밝게 웃으며 끄덕입니다.




“제가 오늘 밤에 그쪽으로 갈게요. 괜찮나요?”

“아무리 밤이라도 위험하잖아요. 도움을 요청한 건 저니까, 제가 찾아뵐게요.”

“가끔 밤에 물건 구하러 나가거나 도시에서부터 이주할 때 밤에 많이 움직여서, 나름 익숙하거든요.”




그건 그의 말이 맞습니다. 꽃 무리가 움직이지 않는 유일한 시간인 밤. 큰 소리를 내거나 그것들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공격당할 일은 없지만, 아예 위험성이 없지는 않으니까요. 밖으로 나와 건너온다면, 적어도 밤길에 꽃들을 자주 피해 본 사람이 움직여야 더 안정적일 겁니다. 꽃들이 건물 내로 들어올 수 없도록 빌라의 현관문을 막아두었으니, 그가 찾아왔을 때  문을 열어주기만 하면 완벽하겠네요.


(만약 탐사자가 KPC의 집으로 방문하려 한다면, KPC는 한사코 거절합니다. KPC는 사람이 아니기에, 식사나 수면이 필수가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집은 사람 사는 공간만큼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음식 섭취는 가능하나, 소화할 수 없기에 시간이 지나면 속을 게워내게 됩니다. KPC의 거절에도 탐사자가 고집을 부려 방문하게 됐다면, KPC의 방은 삭막하고 심히 낡았으며, 식량이 전무해 폐가와 같은 느낌을 준다 표현해주세요. 생활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 모습에 약간의 불길함을 느끼며, 《SAN 0/1D2가 진행됩니다.)


망설임 끝에 탐사자가 제안을 수락하자, 그는 '그럼 어두워지면 보도록 해요.'라는 말과 함께 방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 오랜 시간 대화를 했다고 생각지 않았는데, 한껏 햇볕이 쏟아진 자리는 뜨겁기 그지없습니다. 당신의 이마 위로도 송글거리며 맺혀있던 땀방울이 긴 선을 그리며 미끄러지니까요.




… …



<BGM 추천: "[Incompetech] - Earnest">


어느덧 붉은 노을이 지고, 짙은 어둠이 하늘을 덮었습니다. 뜨거운 햇빛을 가리던 커튼을 걷어보면 KPC가 있던 방은 어두컴컴할 뿐입니다. 그야 당연하죠. 마을에는 일찍이 전기가 끊겨버렸거니와, 빛을 보면 반응하는 그것들 때문에 불을 밝히는 일도 조심스러우니까요. 비단 KPC의 방뿐만이 아닌, 마을의 모든 건물이 어둑합니다.


끊임없이 느리게 들리던 발을 끌던 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습니다. 꽃들이 움직임을 멎었다는 의미겠죠. 창밖이 어두워 잘 보이지는 않지만, 골목 사이로 듬성듬성 서 있는 그것들은 어김없이 "꽃 무리"입니다. 낮에는 벌어져 괴이한 체액을 흘리던 꽃잎들은 굳게 닫혀 아무 미동도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모두 밤에 일제히 이렇게 움직임을 멎어버립니다. 마치 태양의 빛이 유일한 동력이 되는 것처럼요. 그렇게 그것들은 움직임을 멎는 시간에, 낮보다 청각이 무뎌졌습니다. 속삭이는 소리 정도에는 반응을 하지 않게 되는 거죠.


괜히 이런 것들이 신경 쓰이는 것을 보니, 확실히 오랜만에 만난 사람인 KPC가 이곳으로 건너오는 도중에 일을 당할까 걱정이 되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잠시 후, 건너편 건물의 문이 느리게 열리며 검은 인영이 빠져나옵니다. 문 앞에서 잠시 주저하는 듯한 인영은 곧 길거리에 무리 지어 서 있는 꽃들의 사이를 조심스레 조금씩 피하며 건너오기 시작합니다. 아슬아슬 하지만 닿지 않도록, 그리고 발소리는커녕 숨소리까지 죽여가면서요. …이제 그가 들어올 수 있도록 내려가 현관문을 열어주면 되겠어요.




KPC 메모


이때, KPC는 비밀 다이스로 1D3을 굴려주세요. 최소한의 위험도를 나타내며, 나온 값만큼 《민첩》을 굴립니다.


그 후, 《민첩》 판정에 실패한 수만큼 HP -1》을 진행해주세요. 밤이기 때문에 꽃들은 크게 건드리지 않는 이상 지속해서 움직이지 않으며, 꽃잎이 열려 KPC를 한 번씩 물어뜯는 정도입니다. 이후에는 따라오거나 다시 공격하지 않으니 탐사자가 있는 건물로 다시 움직여주세요.


KPC가 다치는 부위나 정도는 자유롭게 해주시되, 위험할 정도의 상처는 아닙니다.




(KPC의 몸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으나, 여전히 밀랍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상처가 나더라도 금이 가거나 부서지는 등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띠지만, 세계에 갇혀 세뇌되어있는 탐사자의 눈에는 살갗이 찢어지거나 피가 흐르는 모습으로, 일반 사람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후, 점차 '안식처'라는 현실에 가까워지면서 환각이 걷히고 KPC의 진짜 모습을 보게 됩니다.)


나무판자와 무거운 의자, 각종 들어 나를 수 있는 가구들로 잔뜩 막아둔 현관. 나가는 일이 잦지 않아 이렇게 든든하게 막아두었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먼지 쌓인 현관을 힘들여 치우게 되었네요. 가구를 치워낼 때마다 손에 묻어나는 희뿌연 먼지들은, 빨리 KPC를 안전하게 안으로 들여야 한다는 초조함에 손을 미끄러지게 만듭니다. …그렇게 몇 분 동안 치워냈을까요.


"탐사자. 저예요."


문 뒤에서 숨죽인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지척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탐사자가 서둘러 문을 열면, 어두운 밤을 배경으로 한 KPC가 불안한 얼굴로 주변을 살핀 후 황급히 안으로 들어옵니다. 아무리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조심했다 치지만, 밖의 저 괴물들 사이를 오가는 것이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렇게 복도로 들어온 그는 두 사람이 함께 있음에 조금 안심이 되는 듯 탄식과도 같은 한숨을 내뱉습니다. 그래도 긴장이 풀렸다는 느낌은 아니지만요. 하지만 그건 당신도 마찬가지잖아요? 서로 모르는 사람을 믿고 돕는다는 것 말이에요. 탐사자가 KPC를 살펴보면, 그의 품에는 커다란 손잡이가 달린 대형 물통이 안겨 있습니다. 물을 많이 아껴 마시는 사람인 걸까요? 이렇게 많이 나눠줄 수 있을 정도로 여유분이 남아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 …


두 사람이 탐사자의 집으로 들어오자, KPC는 그제야 긴장이 풀린 듯, 현관에 주저앉습니다. 품에 소중히 안고 있던 물통을 옆에 내려두면서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며 방 내부를 살핍니다.


"와, 생각보다 집이 생활하기 편해 보이네요?"

"아… 이상한 의미가 아니라, 조금 사람 사는 느낌이 나서 그래요. 저는 정리 같은 거 잘 못 하거든요."

"조금 쓸쓸해 보이긴 하지만… 그건 탐사자가 혼자 살아서 그런 건가?"


어색하게 웃으며 우스갯소릴 하는 KPC는 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물통을 밀어줍니다. 그리고 식량 배급일에 만났을 법도 한데, 배급 장소에만 벌떼처럼 모이는 인파 탓에 너무 정신이 없어서 몰랐나 보다며 아쉽다는 말을 남기네요.


이후 탐사자의 눈치를 살피는가 하더니 차근히 자신의 소개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합니다. 별 것 없지만, 낮에 말한 것처럼 도시에서 내려왔다는 이야기. 길을 떠나 도착한 마을에서 최대한 식량 배급장소와 가까운 마을을 택하려 하다 보니 이런 외진 곳까지 오게 되었다는 말 말이에요. 다행히 식사량이 많지 않아 배급받은 식량을 다른 사람들보다 더 오래 먹을 수 있다는 점은 웃기지도 않는 자신의 장점이라고까지 하며 가벼운 농을 합니다. 처음으로 만난 사람, 그리고 건강해 보이는 당신을 만나 이렇게까지 반갑다면서요.


… …



한참 두 사람이 대화를 나누고, 탐사자와 식사를 했다면 KPC는 제가 입은 옷을 쓸어내리고, 또 쓸어내리다가 이내 자신의 주머니 속에서 자신의 손바닥 반 만큼 접힌 종이를 하나 꺼냅니다.


"…탐사자는 이곳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나요?"

"아니, 말이 조금 이상하다. 세상이 이렇게 변해버렸는데 만족이라는 말이 어울릴 리가 없지만요."


제가 생각하기에도 말이 어색한지, 자신의 머리카락을 애써 매만지던 그는 당신에게 시선을 고정합니다. 접혀있는 종이는 손을 많이 탔는지 잔뜩 낡아서 헤져, 부분부분이 찢어질 것처럼 위태로워 보여요. 당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물어오는 그의 눈은 가늘게 불안으로 흔들립니다.


"사실, 제가 길을 떠나 이곳까지 내려온 이유는 따로 있어요."

"…'안식처'에 가기 위해서."

"탐사자, '안식처'라는 곳에 대해 들어보았나요?"


…안식처? 아니, 당신은 들어본 적 없습니다. 믿고 있던 신을 잃은 사람을 위로하는 새로운 종교일까요? 그도 아니면 정부? …하지만 정부의 소식이라기엔, 세상에 크게 알려지질 않았잖아요. 항상 잊지 않고 꼬박 듣고 있는 라디오에서도 안내 방송을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KPC 대답 예시


안식처라는 게 뭔데요? → 말 그대로 안식처예요. 조금 대피소 같은 느낌의 안전한 장소요. 개인으로 생활하는 곳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곳이래요. 큰 사회를 만들 정도의 단체까지는 아니고, 무리 지은 큰 단체 정도요.


왜 나는 안식처라는 곳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까요? → 정부나 크게 알려진 곳에서 공개적으로 공지한 것과는 다르니까요. 최대한 안전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조용히 알음알음 만들어진 곳이래요.


안식처가 어디에 있는데요? → …바다 끝자락에요. 정확하게 알려진 장소의 위치는 없어요. 정말 전설처럼만 알려진 곳이라… 하지만 유일하게 열려있는 길을 쭉 따라가다 보면, 그곳에 닿게 된다고 하던걸요. 지금까지 금지구역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열려있는 연결된 길, 거긴 이 마을을 거치는 구간 중 하나예요.


당신은 그 소식을 어디서 들었는데요? → …처음 살고 있던 도시를 떠나기 전에 우연히 정보가 적힌 종이를 얻었어요. 누구한테 받은 것도 아니고 주운 거지만… 광고처럼 전체에 뿌려진 것도 아니라 전단지나 팸플릿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겠네요.


안식처에서 안 받아준다면 어쩌려고요? → 그, 그건… 아니에요. 거기까지 닿는 사람은 필연이라고 했어요. 안식처에 꼭 필요한 사람이요. 닿는 사람은 받아들인다고 했던 걸요.





그렇게 안식처에 관해 설명하던 그는, 자신의 손에 조심스럽게 쥐고 있던 종이를 펼칩니다. 생각보다 얇은 종이였네요. …? 잠깐, 그가 펼친 종이는 절반뿐입니다. 그리고 그걸 내려다보는 그의 눈빛도 흐린 절망이 아른거립니다.


"…잘린 부분이 길과 관련된 남은 힌트 부분이에요."

"그래서 이곳에서 더 나아갈 수 없었어."

"길을 안내해주는 힌트는 수수께끼 같거든요. 열려있는 길을 따라가라. 바다 끝자락에 닿는 곳. 이 두 문장만이 지금 읽을 수 있는 전부예요."


중얼거리듯 짙은 한숨과 함께 말을 하는 그의 얼굴은 어둡지만, 진득한 미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느껴질 정도로요. 이곳에서 약 반년간 버텼다면, 대체 무슨 마음이었을 까요. 또 그곳에서부터 반밖에 없는 이 종이를 보며 내려온 그는 얼마나 희망을 갈구한 걸까요.


문득, 그가 종이를 당신의 손 위에 얹고 꼭 쥐어 옵니다.


"…안식처와 관련된 정보는 종이가 없다고 아예 얻지 못하는 건 아니에요."

"안내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조금씩 그들이 남긴 힌트가 나올지도 몰라. 더 운이 좋다면 멀쩡한 종이를 다시 찾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혼자서는 더 길을 떠나기 무서웠어요. 여기까지 오는 것도 힘낸 건데, 심지어 함께 의지할 사람도 없었는걸."

"그러니까, …탐사자. 저와 함께 안식처를 찾아가지 않을래요?"

"언제까지 이런 곳에서 머물러 갇혀 지낼 수는 없잖아…"


애달픈 목소리로 매달리듯 당신에게 빠르게 말을 이어오는 KPC. 그가 잡은 손은 마지막 잡은 동아줄을 놓칠 수 없다는 듯 힘겨워 보입니다. …고작 오늘 처음 만난 사람인데, 이렇게까지 이곳에서 벗어나 떠나자고 말할 수 있는 건가요? 혹은 모르죠. 정말로 무서워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기만을 오래도록 기다렸으니, 자신을 도와준다는 당신에게 크게 흔들렸을 지도요.


(탐사자가 《심리학》 기능을 사용한다면, 그가 함께 떠나고자 하는 말에는 거짓 없이 진심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자신의 처지를 이야기 했던 것에 사실을 말하고 있는지 알아보려 한다면, 탐사자와 만나 곤두서있던 불안함을 풀어내려 애써 말을 많이 하는 느낌으로, 거짓말을 하는지는 KPC의 긴장감에 묻혀 알아낼 수 없습니다.)


탐사자가 KPC의 제안에 망설인다면, KPC는 "지금 당장 떠나자는 말이 아니에요. 바로 답을 해주지 않아도 괜찮아요."라며 손을 휘휘 젓습니다.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향하는 여행이 될 텐데, 바로 답을 들을 생각은 아니었다면서요. 애초에 사람이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되면서 밖으로 함부로 다니기에도 어렵고, 낮에는 꽃 무리가 나다닐 테니 밤에만 움직여야 하잖아요? 언제 꽃들과 마주할지 모를 테니 쉽사리 함께 가겠다는 말을 기대하지 않았다고도 말을 덧붙입니다.


(이후로는 자유로운 RP를 즐겨주세요. KPC는 자신이 분위기를 어색하게 만든 것 같다며 애써 다른 화제로 이야기를 돌리려 합니다. 혹은 두 사람만의 자세한 이야기를 즐겨주셔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KPC가 하는 이야기는 대부분 거짓으로, 적당히 화젯거리를 피해가거나, 아직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 라는 느낌으로 피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대화를 한 지 얼마나 되었을까요. 꽤 많은 이야기로 시간 가는지 몰랐던 탓에 창밖이 옅은 남색 빛으로 물드는 것을 한 박자 늦게 발견합니다. KPC는 시간과 하늘을 확인하고는 다급하게 돌아갈 준비를 하네요. 그렇게 현관으로 나가던 KPC는 잠시 멈춰, 망설임 끝에 탐사자의 손에 갖고 있던 종이를 쥐여줍니다. 조금 더 살펴본 후 자신의 제안을 깊이 생각해 달라고요.


"저를 부르실 때는 직접 찾아오는 것보다는… 제가 했던 것처럼 거울을 사용해서 불러주세요. 집이 좁아서 대부분 방으로 빛이 비춰지면 눈에 잘 띄거든요."

"이렇게 간혹 만나는 건 즐거우니 불러주셔도 좋지만, 간단한 용건은 노트를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으니까요."


불러준다면 언제고 찾아온다는 말과 함께, 그는 다시 자신의 집으로 돌아갑니다. 자신이 그렇게 소중히 여기던 종이를 당신에게 냉큼 줘버려도 괜찮은 걸까요? 하지만 저렇게 절실히 말하니, 그의 말대로 조금 더 생각한 후에 돌려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탐사자의 노트는 앞으로 간단한 용건을 적어 소통하는 정도로만 사용할 양으로, 최대 3일 치까지 버틸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글씨를 촘촘하게 적어서 사용하기엔, 건너편까지 글씨가 안 보이니까요. 탐사자가 오래 망설이거나 궁금해한다면 '짧은 문구를 적는 용도로 3일 정도 쓸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해주세요. KPC에게 종이가 부족하다고 말할 시, KPC는 자신을 불러주면 그날 밤에 찾아오겠다 말을 해주셔도 좋습니다.)


(또한 본 시나리오 자체에서는 탐사자가 KPC의 제안에 빠르게 답을 내었다거나, 그 후 며칠이 지났다. 라는 시간 흐름으로 진행됩니다. 탐사자가 바로 마음을 정하지 않거나, 고민하는 며칠간 RP를 즐기고 싶어 한다면 느긋하게 진행해주셔도 괜찮습니다.)


…그렇게 그가 돌아가 버린 후, 집에서는 숨 막힐 듯한 적막만 느껴집니다. 평소 홀로 지내면서 익숙하던 이 고요함이, 잠시 한 사람의 방문으로 깨졌던 게 이렇게도 영향이 컸던가요?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니 어느새 어스름은 걷히고, 해가 뜨며 붉은 하늘이 되어갑니다. 돌이 된 것처럼 꼿꼿이 서 있던 골목의 그것들은 어느새 추접스러운 입을 벌리고 있네요. …자, 탐사자. 이제는 잠들 시간입니다. 해가 뜨는 것과 동시에 '사람'들은 잠을 택할 시간이에요.







02. 결정

<BGM 추천: "[Incompetech] - Touching Moments Five - Circle">


… …깜빡깜빡, 당신은 눈 위로 쏟아지는 햇빛을 느끼고 눈을 뜹니다. 항상 묶어놓는 커튼 덕분에 빛이 쏟아질 일은 없을 텐데… 하고 근원지를 찾아 눈을 돌리면, 아, 어제 KPC가 무사히 들어갔는지 확인을 하기 위해 잠시 커튼을 풀러 두었던 걸 잊고 있었네요. 덕분에 평소보다 일찍 눈을 떠버렸습니다.



《건너편의 KPC 집을 살펴본다》

탐사자의 집과 마찬가지로 빛을 막아두기 위해 창가 커튼을 느슨히 묶어두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의 틈을 만들어둔 걸 보니, 탐사자가 자신을 부를까 대비해두었나 보네요.



늘어지는 몸을 이끌고 식사를 하러 부엌으로 나오면, 테이블 위에 놓인 종이가 눈에 띕니다. KPC가 주고 간 '안식처'에 관련된 종이 말이에요. 어제는 시간이 늦어 바로 잠들긴 했지만, 시간도 여유가 있으니 생각도 해볼 겸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종이를 살펴본다》

낡은 종이를 조심스럽게 살펴보면 특별히 눈에 띄는 홍보성 그림은 보이지 않으나, 중앙에 크지 않은 글씨가 적힌 것이 보입니다.




모든 이는 자업자득이라.

고통에 절여진 이들은 지쳐 스스로의 필요성을 저버리니,

눈앞의 절망에 좌절하지 말지어다.


'안식처'는 곧 '현실'이며 '구원'이니,

이곳을 찾는 이는 스스로의 필요성을 깨달으리라.




('안식처'가 곧 '현실'로 통하리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문구입니다. '현실'을 택하게 된다면 가상 현실인 이곳으로의 도피를 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서약이 되며, 그만큼의 현실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게 됩니다.)



《관찰력》

성공▷ 꾸밈없이 단순한 문구들만 적힌 종이. 중앙의 글 외, KPC가 말했던 두 개의 힌트, 그리고 잘려있는 부분에 함께 끊긴 작은 문장 몇 개가 보입니다. …KPC는 잘린 문구를 해독했다는 말은 하지 않았는데, 제대로 확인하지 못했던 걸까요?




열려있는 길을 따르라. 세상의 추악함을 막아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터 있는 길을 따르라.

끝내 모든 곳은 막히고, 유일이 열린 길은 바다 끝자락에 닿았을 때 그제야 '안식처'가 되리라.

닿기위■ 자는 고통이 ■긴 ■실에 ■이 멀지 ■아야 하며,

('닿기 위한 자는 고통이 담긴 진실에 눈이 멀지 않아야 하며,' 의 문장입니다. 종이가 부분부분 찢겨 제대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실패▷ 꾸밈없이 단순한 문구들만 적힌 종이. 중앙의 글 외, KPC가 말했던 두 개의 힌트, 그리고 잘려있는 부분에 함께 끊긴 작은 문장 몇 개가 보입니다. 하지만 워낙 지저분하게 잘려있어 끊긴 문장의 내용을 제대로 알아보기는 어렵습니다.




열려있는 길을 따르라. 세상의 추악함을 막아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터 있는 길을 따르라.

끝내 모든 곳은 막히고, 유일이 열린 길은 바다 끝자락에 닿았을 때 그제야 '안식처'가 되리라.

■ ■ ■ ■ ■ ■ ■ 




(탐사자가 자고 일어난 후에 살피지 않고, 전날 쪽지를 살피길 원했다면 바로 진행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이튿날은 특별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자유롭게 진행해주시면 됩니다. KPC와 종이로 떠드는 것도, 다시 방문을 청해 둘만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KPC는 대체 이런 종이를 어디서 주운 걸까요? 안식처가 대체 무얼 통해 알려지는지도 감이 잡히질 않습니다. 이런 종이 하나만 보고 안식처를 찾아간다고 하기에는 한없이 막막하지만, KPC의 말대로 열린 길을 그대로 따라가며 안식처의 사람들이 남긴 흔적을 찾는다면… 적어도 이곳보다 훨씬 안전하고 걱정 없는 곳에 닿을지도 모를 일이기는 하겠네요.


그렇게 종이를 살피고 나면, 탐사자의 위가 허기짐으로 요동칩니다. 뱃속의 낮은 소리가 울림이 방으로 퍼져,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더라면 조금 민망했을지도 모르겠네요.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탓에 몸이 나른하기도 하고… 식사를 한 후, 조금 더 낮잠을 즐기는 것도 나쁘진 않겠어요.


… …


탐사자가 부엌으로 들어서면, 익숙한 통조림과 식량 팩들이 찬장에서 반겨주고 있습니다. 이런 재앙이 닥치기 전에는 하루하루 뭘 먹어야 하나 생각하는 고민이 지겨웠는데, 이제는 한없이 그때가 그리울 뿐이네요. 그렇게 탐사자가 통조림이나 팩을 꺼내다 보면, 찬장 구석진 곳에서 낡고 작은 '종이'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 이게 뭐죠? 습기 때문인지, 색이 누렇게 변해있네요.



《종이를 살펴본다》

얇은 종이를 뒤집어보자, 앞면을 가득 메운 지도가 눈에 띕니다. 손바닥 크기를 다 못 채우는 작은 종이에는 당신이 살고 있는 마을과 여러 길이 안내되어있네요. 그리고 자세히 살펴보면, 자잘한 길목에는 붉은색으로 X표기가 되어있습니다.



《지능》

일반 성공▷ 작은 골목들은 중간중간 많은 편이지만, 거의 X표가 표기된 지도. 자세히 살펴보니 꽃이 출몰하던 곳을 막아두었던 길목인 것 같습니다. 마을 가장자리로 바다가 가깝게 보이는 것을 보니,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바다가 있는 곳까지 닿는 건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같다. 생각됩니다.


어려운 성공▷ 작은 골목들은 중간중간 많은 편이지만, 거의 X표가 표기된 지도. 자세히 살펴보니 꽃이 출몰하던 곳을 막아두었던 길목인 것 같습니다. 마을 가장자리로 바다가 가깝게 보이는 것을 보니,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바다가 있는 곳까지 닿는 건 오랜 시일이 걸리지 않을 같다. 생각됩니다. 하지만 지도가 낡은 만큼 사태가 악화된 현재, 지도상에 열려있는 길목들이 지금도 그대로일까요?


실패▷ 작은 골목들은 중간중간 많은 편이지만, 거의 X표가 표기된 지도. 자세히 살펴보니 꽃이 출몰하던 곳을 막아두었던 길목인 것 같습니다.


(《지능》판정에 실패했다면, 바다와 가까운 지역이라는 점을 이후 KPC가 설명해주어도 괜찮습니다. 이미지상으로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점으로, 실패하더라도 난이도가 특별히 올라가지는 않습니다.)



(오래된 지도로, 탐사자가 윗길로 올라간다면 위쪽 길목들은 지금 막혀있는 상태입니다. KPC는 위쪽 도시에서 내려왔으니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가자 제안하며, 아래 유일하게 뚫려 있는 길로 내려가, 레스토랑에 당도하게 됩니다.)


최소한으로 간소화된 지도기는 하지만, 무슨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는 표기되어 있습니다. 작은 크기로 잘린 듯한 지도는 팸플릿처럼 여행안내용 책자에 나올법하네요. 당신이 이 집에 들어오기 전, 생활하던 사람이 사용했던 걸까요? 적어도 여행을 시작할 때 어느 방향으로 가면 될지, 참고하기는 좋겠네요.


KPC에게 그렇게 많이 나눠주지도 않았건만, 남아있는 식량과 식수로는 배급일까지 버티기 힘들어 보입니다. 식사를 하는 와중에도 내내 눈앞의 적은 양의 통조림과 팩들이 거슬리는 게, KPC가 떠나자는 말이 없었더라도 식량을 찾아 외부로 나갔을지 모를 일입니다.


어떤가요, 탐사자. 당신은 KPC와 함께 낙원과도 같은 '안식처'를 찾아갈 생각이 있나요? 아니면 식량이 떨어져 주린 배를 잡고 배급일만을 기다리되, 최대한의 안전한 삶을 이어가고 싶은가요?




KPC 메모


결정을 내리면 탐사자가 KPC를 불러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RP를 진행해주세요.

바로 다음 날 떠나는 것도, 며칠 간격을 두고 떠나는 것도 괜찮습니다. KPC는 탐사자에게 얻은 식량을 먹지 않고 그대로 지니고 있으며, 식량을 나눠 받아간 수만큼 여행 중 식사를 추가로 진행해, 체력을 회복할 수 있습니다.




버블티님 (@bubble__cm) 지원입니다.







03. 여행의 출발

<BGM 추천: "[Incompetech] - Light Thought var 1">


… …


며칠 후, KPC와 함께 떠나기로 한 날이 찾아왔습니다. 꽃을 피해 안전하게 움직이기 위해 두 사람이 선택한 시간은 해가 완전히 떨어진 밤. 어두운 만큼 길을 분별하기는 힘들겠지만… 뭐, 부디 달빛이라도 밝길 바라는 수밖에요. 창밖을 보며 KPC를 기다리자, 반대편 창가에서 KPC가 손을 흔들며 가방을 들어 올립니다. 커다란 배낭까지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짐을 싸서 가기엔 적당해 보이네요. 떠나기 전, 당신 또한 최소한의 짐을 챙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물건을 챙기겠다고 선언 시》

[탐사자의 방], [부엌], [화장실] 중 어느 곳부터 살펴볼까요?


(떠나기 전, 간단히 소량의 물품을 챙길 수 있습니다. 필수로 진행되는 조사 구간은 아니니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손거울>과 <낡은 노트>, <진통제>, <잭나이프>, <지도>는 탐사자가 선언하지 않아도 소지 물품으로 적용됩니다.)




탐사자의 방

자주 둘러봤던 것만큼 특별히 챙겨야 할 것 같은 물품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불을 챙겨가기에는 부피가 크고, 따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물건은 식량 외에 가지고 다니지 않았으니까요. 아, 이 집으로 옮겨오면서 매고 왔던 <가방>이 옷장 옆에 기대어 있습니다. 낡긴 했지만 못 쓸 정도는 아니에요. 적당히 여유분의 옷을 챙겨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침대 매트 옆에 두었던 <미니 라디오>가 눈에 띄네요.




부엌

찬장에 들어있는 몇 남지 않는 통조림과 팩 등, <식량>이 보입니다. 뺄 수 없는 필수 물품이겠네요.

(담아갈 가방의 무게 한계로 인해, 가져갈 수 있는 식량 수: 최대 1D3)




화장실

좁은 욕실에 들어가자, 하얀색의 낡은 욕조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이외에는 세면도구와 그나마 얼마 없는 수건을 넣어두던 [다용도 장]만 눈에 보일 뿐입니다.


[다용도 장]

달칵, 작은 소리와 함께 열린 다용도 장. 수건 세 장만이 들어있는 장은 다용도 장이라고 불리기도 민망할 정도로 비어있습니다.


《관찰력》

성공▷ 아, 먼지라도 싹싹 긁어갈 듯 둘러보던 와중, 다용도 장 가장 위 칸에 놓여있는 <미니 손전등>이 눈에 들어옵니다. 손전등을 살펴보면 비상용으로 구비되었던 물건인지, 잘 사용하지 않는 위치에 놓였다는 것과 녹이 슬어버린 부분이 많아 꽤 오래된 물건이구나. 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스위치를 눌러보면 작동은 되지만, 건전지가 언제까지 버텨줄지는 가늠이 가지 않습니다.


실패▷ 뭐라도 더 건질 것이 없는지 둘러보았지만, 퀴퀴묵은 먼지들만 손에 묻어날 뿐, 더 보이는 것이 없습니다.




탐사자가 물건을 챙겨 건물에서 내려가면,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KPC가 반갑게 맞이합니다. 그리곤 마을의 아래로 이어지는 길을 가리키며 작은 소리로 속삭이네요.


"오늘은 꽃 무리가 어제보다 많이 나와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중간중간 멈춰있는 꽃들만 특별히 건들지 않으면 될 것 같으니까, 조심하세요."


당신을 걱정하듯 적당히 움직일 수 있는 동선을 알려주는 KPC. 이렇게 밤에 밖으로 나와본 게 얼마 만인가요? 주변을 둘러보면 KPC의 말처럼 길목에는 많은 꽃이 보이지 않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갈 길은 안전하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그 많던 꽃 무리는 다 어디로 갔으며, 어디서 올라왔던 걸까요.


… …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어둑한 밤길을 혼자 걸었더라면 두려움뿐이었겠지만, 두 사람이 함께 속삭이며 대화를 나눈 여정은 그다지 두렵다거나 외롭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바스락거리며 발아래에 밟히는 모래 소리는, 여행을 시작하고 보이는 것이라곤 폐가와 텅 빈 골목의 황무지뿐이라는 사실에 막막함을 안겨줬지만… 적어도 혼자 마주하게 되는 상황보다는 두 사람이 낫잖아요?


"아, 탐사자. 저길 봐요. 건물이에요."


건물? 지금까지 봐왔던 폐가도 건물인데요? 당신의 의아한 눈길을 느꼈는지, KPC는 당황한 얼굴로 고개를 젓고는 한 방향을 손끝으로 가리킵니다. "아, 아니. 건물이라기보단, 마을이요!"라는 말을 덧붙이면서요. 그의 손끝을 따라 시선을 돌리자, 오밀조밀 건물들이 모여있는 작은 마을이 보이네요. 지금까지 군데군데 보이던 적은 수의 폐가들보다는, 일단 '마을'이라고 칭할 정도로 건물 수가 많다는 의미지만요.


그렇게 두 사람이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가면, 마찬가지로 길목에 듬성듬성 서 있는 꽃 무리가 보입니다. …역시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아요. 이리저리 나무판자나 가구로 입구가 막혀있는 낡은 건물들. 그나마 문이 막히지 않은 곳은 크지 않은 [마트][레스토랑]뿐입니다.



《지능》

성공▷ 버려진 마트와 레스토랑이라니, 사실 크게 기대는 되지 않지만… 어쩌면 식량, 혹은 쓸만한 물건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실패▷ 사람들이 떠나면서 버려진 건물들일 뿐입니다. 음식이 남았더라도 상한 것들 뿐일지도 모르겠네요.







04. 마트

<BGM 추천: "[Incompetech] - With a Creation">


두 사람이 마트로 이동하면, 문이 열린 채 어둑하게 방치되어있는 내부가 보입니다. 어쩌면 밤길보다 더 어두울지도 모르는 일이네요. 적어도 달빛에 의존할 수조차 없으니까요. 길에서는 꽃 무리가 적어도 어디에 서 있는지 흐릿하게나마 보이긴 하지만… 어둑하기만 한 내부에서는 무엇이 있는지 제대로 확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KPC 메모


<미니 손전등>을 소지한 탐사자라면, 《지능》판정을 통해 손전등 사용이 가능하다는 힌트를 얻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판정 전, 손전등을 사용하겠다는 선언이 먼저 진행된다면, 별다른 판정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건물 내에서는 꽃과 마주칠 때 《행운》판정을 진행하게 되며, 손전등 소지자는 《보너스 다이스 +1 진행해주세요.




《내부 관찰》

어려운 성공▷ 어두컴컴한 마트 내부. 오랜 시간이 흘러 바닥에 눌어붙은 신문지나 구겨진 빈 캔과 같은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깊이 들어갈수록 불안감만 부풀어 오르는 그때, 구석 진열대에서 구겨진 〈시리얼 박스〉〈빈 유리병〉 하나가 눈에 들어오네요.


일반 성공▷ 어두컴컴한 마트 내부. 오랜 시간이 흘러 바닥에 눌어붙은 신문지나 구겨진 빈 캔과 같은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깊이 들어갈수록 불안감만 부풀어 오르는 그때, 구석 진열대에서 구겨진 〈빈 유리병〉 하나가 눈에 들어오네요.


실패▷어두컴컴한 마트 내부. 오랜 시간이 흘러 바닥에 눌어붙은 신문지나 구겨진 빈 캔과 같은 쓰레기들이 보입니다. 깊이 들어갈수록 불안감만 부풀어 오르는 그때, 구석 진열대 근처에 박스가 잔뜩 쌓여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오네요.


(〈시리얼 박스〉는 식품으로 체력회복 아이템에〈빈 유리병〉은 소음을 만들어 꽃의 주의를 돌려 전투를 회피할 수 있는 아이템에 해당합니다. 단, 낮에 바로 눈앞에서 꽃과 맞닥뜨렸을 때는 <손거울>이나 〈빈 유리병〉을 통하여 전투 회피가 불가능합니다. 밤에 움직이거나 몰래 움직일 시에는 <손거울>을 통해 먼저 거리를 비춰 확인한 후, 〈빈 유리병〉사용이 가능하니 유의해주세요.)






《행운》

성공▷ 탐사자가 진열대의 물건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려 하자, …! 아, 하마터면 옆에 쌓여있는 박스 더미를 밀쳐 쓰러트릴 뻔했네요. 잠깐, 박스 더미라고 보기에는 조금 형태가 이상하지 않나요? 조심스럽게 다가가 살펴보니, …두 사람의 방향으로 서 있는 '꽃'입니다. 《SAN 0/1》 최악의 경우는,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실패▷ 덜컹-! 진열대의 물건을 살피며 걸음을 옮기려 하자…! 저런, 순간적으로 옆에 쌓여있던 박스들을 쓰러트려 버렸습니다. 그리고 탐사자가 쓰러트린 박스를 바라보는 순간… 꾸물거리며 다가오는 검은 실루엣. 아, 아무리 어둡다지만 두 사람에게 빠르게 다가오는 것이 무엇인지는 모를 수가 없습니다. 《SAN 0/1》


(탐사자가 실루엣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손전등을 비춰보려 한다면 KPC가 나서서 막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꽃은 빛에 반응해 움직이니까요. 하지만 유도하는 것을 원치 않는 분들께서는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빛을 비춰볼 경우, 행운에 성공했더라도 실패로 간주하여 전투가 진행됩니다.)




[꽃]


※모든 전투에 등장하는 꽃은 기능치를 통일합니다.

근력: 50 | 건강: 50 | 크기: 60 | 민첩: 60 | 지능: 0 | 체력: 11 | 회피: 30 | 이동력: 7 | 근접전(격투): 60%


《피해》

장갑: X

맨손: 1D3 | 물어뜯기: 1D4 (물어뜯기를 당한 경우, 약한 독성 물질로 인해 전투가 끝날 때까지 한 턴마다 HP-1》이 진행됩니다.)

(Tip. 맨손과 물어뜯기의 공격의 형태는 맨손을 ①, 물어뜯기를 ②로 염두에 두어 1D2의 판정을 통해 정하셔도, 키퍼분의 취항대로 맞춰주셔도 괜찮습니다.)


꽃은 체력이 3이하로 떨어지면 행동력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일방적인 도망이 가능하기에 전투가 종료됩니다.




… …


쿵-!!


묵직한 소리를 내며 두 사람의 앞에 쓰러지는 꽃. 곧 잔 경련을 일으키더니 축 늘어져 버립니다. 그렇게 오랜 기간 당신을 위협해온 존재지만, 과거에는 당신과 같은 사람이었을 그것을 눈앞에서 자세히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분이 드는 것도 같네요. 방치되어 넝마가 되어버린 먼지투성이의 옷, 그리고 때 묻은 손등 위에는 푸르스름하게 돋아있는 핏줄들. …이 사람들도 괴물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당신과 같이 발버둥을 쳤을 때가 있었겠죠. 대체 이 현상은 어디서부터, 어떠한 이유로 발생하는 걸까요.



《행운》

성공▷ 전투를 끝내고 다급히 마트를 빠져나와 자신의 품을 살피면, 마트에서 챙겨나온 물품이 무사합니다. 급하게 나오느라 흘렸을까 걱정했는데, 다행이네요.


실패▷ 전투를 끝내고 다급히 마트를 빠져나와 자신의 품을 살피면, 어라…? 마트에서 챙겨나온 〈시리얼 박스〉 or 〈빈 유리병〉이 보이지 않습니다. 설마 급하게 나오느라 어딘가에 떨어트린 걸까요?


(《행운》 판정에 실패하면 〈시리얼 박스①〉와 〈빈 유리병②〉은 1D2의 판정을 통해 둘 중 하나를 잃게 됩니다. 혹여 조사 중에 둘 중 하나만 발견했을 경우는 발견한 물건을 무조건 잃는 루트로 진행해주세요.)



마트를 더 둘러본다면 도움이 될만한 물건이 더 있었을까요? …아니, 하지만 더 이상 저 어두운 곳을 살피며 살필 시간은 부족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요. 벌써 하늘은 보랏빛과 주홍빛이 한데 뭉쳐 뒤섞이고 있으니까요. 폐건물들은 함부로 들어가기 어려울뿐더러, 안에 꽃들이 있을지 어떻게 아나요? …빨리 해가 완전히 뜨기 전에 몸을 숨길 곳을 찾는 것이 이로울 것 같습니다.







05. 레스토랑

<BGM 추천: "[Incompetech] - Brittle Rille">


… …


탐사자와 KPC가 어두운 레스토랑으로 다가가자, 아, 레스토랑의 문과 창문은 온통 나무판자로 가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문을 완전히 봉쇄해버렸다기 보다, 원래대로라면 유리가 있어야 할 위치를 막아둔 것 같은 걸요?


(당장 바로 옆에 꽃은 없으나 문을 함부로 두드리거나 소리를 내 사람을 찾는 일은 없도록 유의해주세요. 만약 탐사자가 소리를 냈다면, 《행운》 판정 없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머무르던 꽃이 반응해, 전투가 진행됩니다.)



《자세히 살펴본다》

내부를 자세히 볼 수 없을 정도로 판자는 촘촘히 막혀있습니다. …아, 잠깐. 가장 구석에 있던 창문 모퉁이에서 연한 빛이 새어 나오는 것 같은걸요?



《문을 열어본다》

철컥- 최대한 소음을 내지 않게 조심해서 손잡이를 잡고 움직이자, 걱정했던 것보다 수월하게 문이 열립니다. 아무런 잠금장치도 없이요. 그리고 문이 열리자마자, 은은하게 쏟아져 나오는 불빛. 아무리 강한 빛은 아니라지만, 가까이 있던 꽃들이 빛을 느끼고 움직일지도 몰라요.



… …


열린 가게 안으로 급히 들어서면, 주변에는 온통 낡고 먼지 쌓여있는 가구들만이 보입니다. 레스토랑의 내부는 그렇게 크지 않은 소형으로, 테이블은 약 8개 남짓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놓여있는 양초들. 바깥으로 쏟아 나오던 불빛은 여기 촛불들로 인한 거였네요. 이런 마을에서 아직 지내고 있던 사람이 있었을 줄은… 그렇게 안을 둘러보던 순간,


"오랜만에 손님이 오셨네? 거, 불편하게 있지 말고 안으로 들어오세요."


들려오는 중년 남성의 거친 목소리. 목소리가 들리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자, 허름한 옷과 앞치마를 착용하고 있는 남성이 주방 문 앞에 나와 두 사람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본래대로라면 하얀색이었을 앞치마는 이곳저곳 때가 묻고 헤져, 그다지 청결해 보이지는 않는 모습. …하지만 어쩌겠나요. 지금은 물을 절대적으로 낭비할 수 없는 상황인걸요.




KPC 메모


[레스토랑 주인]


하얗게 세어버린 머리는 그의 나이가 꽤 있을 거라는 것을 예상하게 해줍니다. 사람 좋아 보이는 인상이라기보다는 마른 외관이 인상을 날카롭게 보이게도 하네요. 그가 운영 중인 소규모의 레스토랑은 이제는 낡고 허름해, 소파는 터져 있고 목적을 잃은 창가의 커튼은 구멍이 뚫려있기도 합니다. 그나마 그가 자랑으로 여기는 것은 주방 입구를 개조해 작은 바(Bar)로 만들었다는 점이에요.


탐사자 일행이 그와 대화를 섞을 시, 그는 어딘가 기괴한 느낌을 줍니다.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거나, 진지한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레스토랑은 낡은 나무 계단을 통해 위층으로 오르게 되어있으며, 위층은 몇 없는 방을 숙소로 운영 중이기에 주인은 일행에게 날이 밝을 시간이니 숙소에서 묵고 가라 권하게 됩니다.


(Tip. 그에게 식사와 숙소 비용은 돈 대신 식품으로 납부할 수 있습니다. 안전한 곳을 제공해준다는 빌미로 모든 비용을 포함해 1D2 개수의 식량을 요구합니다.)




그는 두 사람에게 원하는 자리에 앉으라며 주변의 테이블을 가리킵니다. 식사하는 건 어떠냐는 말과 함께요. 먼지가 뿌옇게 앉은 테이블과 이곳저곳이 터져있는 소파. 찝찝함이 없지만은 않지만… 적어도 통조림이 아닌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어딘가요? 어쩌면 이곳에서 쉬면서 주인에게 얻어갈 수 있는 단서가 있을지도 모르고요.


"둘러보시고 원하시는 자리에 앉으세요."

"어디 보자. 메뉴는- 입맛에 따라 고르셔야겠지만, 아시다시피 식자재를 구하기 힘들잖습니까."

"저희 레스토랑에서는 그때그때 준비되는 재료로 음식을 만들고 있어, 메뉴는 단일로 통일하고 있답니다."

"값 먼저 지불해주신다면 맛 좋은 음식을 내어 드리겠습니다."


말과 함께 앞에 내미는 손. 하지만 당장 돈을 지불할 만큼의 상황이 되지 않는데요. 당신의 묘한 표정을 본 주인은 어딘가 비죽이는 웃음을 지으며 제 두 손을 비빕니다. …아, 어딘가 굉장히 얍삽해 보여요.


"지금 상황에 돈은 그다지 쓸모없죠."

"그럼 혹시 갖고 계신 식량이 남아 계십니까? 작은 식량이라도 있으시다면 대신 지불이 가능합니다."

"적어도 통조림 같은 음식보다는 제대로 된 요리가 낫잖아요. 안 그런가요?"

"하지만 정 식량을 요리값으로 지불하기 불편하시다면… 숙소까지 포함하는 것은 어떠십니까?"

"바로 위층에서 숙소를 빌려드리고 있거든요. 날도 밝았으니 숙소가 필요하실 텐데. 모처럼이니 싸게 해드리겠습니다."


탐사자가 주인의 말에 응한다면, 그는 어떤 음식을 내어준다는 말도 없이 1D2의 식량을 받은 뒤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어쨌든 오랜 시간 걸었더니 몸이 피곤하네요. 앉을 곳을 찾아볼까요?



《주변을 살펴본다》

그나마 창가의 자리는 조금 깨끗해 보입니다. …? 어라? 둘러보다보니, 가장 안쪽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이 보입니다. 소파에 가려져 잘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보다 먼저 온 손님이 있던 걸까요?



《사람을 살펴본다》

다른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파에 웅크리고 있는 사람은 언제 씻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지저분한 모습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헝클어진 머리와 먼지가 앉아있는 낡은 옷. 테이블에 놓인 하얀 접시에 놓인 음식을 허겁지겁 먹고 있네요. …잠깐, 음식의 상태가 조금 이상한 것 같은데요. 진한 붉은 물이 흥건하게 흘러나온, 미끌거리는 붉은 덩어리. …이거, '음식'이 맞는 건가요? 옆에 서 있기만 해도 역겨울 정도로 비릿한 향이 맡아집니다. 《SAN 0/1D2》


(꽃으로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사람입니다. 당장에 변화로 두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대화 소통이 되지 않고, 익히지 않은 날것의 육식을 취합니다. 또한 먹고 있는 음식은 고기를 구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레스토랑의 주인이 쥐를 잡아 생고기를 내어준 것입니다. 탐사자가 음식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 《관찰력》기능 판정을 사용한다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으나 살펴보던 도중 쥐의 꼬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SAN 1/1D2》)



두 사람이 다가왔음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역겨워 보이는 고기를 입에 넣고 있는 사람. 어쩐지 끊임없이 중얼거리며 무언가를 말하고 있습니다. 뭐라고 하는지 잘 안 들리는데… 대화를 진행하기 힘든 사람일지도 모르겠어요.




《듣기》

성공▷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 


한참을 똑같은 말로 중얼거리고 있는 사람. 그리고 순간, 눈을 당신에게로 돌립니다.


"이젠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아."




《듣기》

실패▷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나는 괴물이 되어버리고 말 거야… …" 


한참을 똑같은 말로 중얼거리고 있는 사람. …두려움에 가득 찬 모습입니다.




대화도 통하지 않고, 같은 말만 중얼거리는 사람은 소름 끼칠 뿐입니다. 그를 두고 자리에 돌아가자, 몇 분 지나지 않아 주인이 그릇 몇 개를 쟁반에 담아 나오네요. 두 사람의 테이블에 놓인 건 묽은 고기 스튜입니다. 채소는 많이 보이지 않고 말린 고기를 스튜에 넣어 끓인 듯싶네요. 약간의 매운 향과 쿰쿰한 향이 나는 붉은 스튜. 그다지 맛있어 보이는 비주얼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통조림 스프가 아닌 고기 스튜의 향을 맡으니 침이 고이는 것 같습니다.


(스튜는 새를 잡아 말린 적은 양의 육포를 사용했습니다. 식량난인 지금 고기가 들어간 음식은 특별한 축에 속하지만, 상한 고기가 사용되었기 때문에 탐사자가 음식을 먹는다면 《건강》 판정을 진행합니다. 성공할 경우 속이 약한 매슥거림만 느껴질 뿐, 운 좋게 《HP +1 됩니다. 하지만 실패할 경우는 헛구역질 반응 등이 오며 《HP -1이 됩니다.)


두 사람 앞에 접시를 내어준 후, 맛있게 먹으라는 말과 함께 주방으로 다시 들어가는 주인. 다 먹고 나면 숙소를 안내해 줄 테니, 불러 달라 하네요. 일단 주린 배를 채운 후 주인과 대화를 해보는 것도 방법의 하나일 것 같습니다.


… …



탐사자와 KPC가 식사를 마치고 주인을 부른다면, 주인은 기분 좋아 보이는 미소를 만면에 띄고서는 숙소를 안내해주겠으니 따라 올라오라고 합니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물어보라고 하네요.


(주인에게 지역이나 안식처에 관련된 단서를 물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안식처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본 적 없으며, 안식처에 관련된 종이를 보여주더라도 사이비 종교 집단에서 뿌린 것이 아니냐며 믿지 않는 모습을 보입니다.)





주인 대답 예시


이쪽 마을에는 사람이 얼마나 남아 있나요? → 얼마나 남았는지 자세히는 모릅니다. 가게에 손님이 많은 편도 아니니까요. 가격이 비싸다나 뭐라나? 솔직히 퍽퍽한 식량 팩이나 통조림만 먹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기회 아닙니까?


저희에게 준 음식은 무슨 음식이었나요? → 뭘 새삼스럽게 묻고 그러세요? 고기 스튜였잖아요? 간혹 운이 좋으면 주변에 설치해둔 덫으로 고기를 구할 수 있거든요. 새고기라던지. 양은 적지만 나쁘진 않죠.


저쪽 손님은 상태가 안 좋아 보이던데요? → 뭐 직접적으로 폐를 끼치진 않으니 상관없죠. 고물상을 하던 친구인데, 올 때 음식값으로 쓸만한 철이나 고물을 가져오거든요. 요즘 말은 통하진 않아도 알아서 값은 잘 지불해요.


저 손님에게 대체 무슨 음식을 준 건가요? → 고기죠. 고기. 사실 육포로 뭔가를 해주려 해도, 오자마자 당장 음식을 달라 성을 내거든요. 익은 고기나 채소는 절대 먹지 않으려고 해요. 환장할 노릇이죠. 어쩔 수 없어요.


안식처에 관해 들어보셨나요? → 안식처? 그게 뭔가요? 대피소 이름 같은 건가? 들어본 적은 없습니다. 손님들도 괜히 그런 소문 듣고 찾아 나서는 건 관두세요. 고생만 하고 이상한 종교에 빠질지도 모른다니까요?


혹시 다른 곳으로 향하는 열린 길이 있나요? → 지금은 위, 아니면 아래죠. 대부분의 골목은 막혀있을 겁니다. 이 아래 큰길만 따라서 내려가시면 되는 거죠.









06. 숙소

<BGM 추천: "[Incompetech] - Angel Share">


주인과 함께 나무 계단을 올라오면, 거창하지 않은 방이 3개 정도 보입니다. 좁은 복도, 그리고 나무로 만들어진 바닥과 천장. 걸음을 옮길 때마다 삐걱거리는 소리가 들리긴 하지만 뭐, 당장에 무너질 것 같지는 않으니 다행인 걸까요? 복도 끝의 커다란 창문에서는 벌써 밝아오는 햇빛으로 붉게 물든 하늘이 선명하게 보입니다.


주인은 다른 방에는 이미 투숙 고객이 있다며, 가장 복도 안쪽에 있는 방으로 안내해줍니다. 그리고는 필요한 것이 있다면 주방으로 내려와 불러 달라는 말과 함께 다시 내려가네요. 그렇게 손에 쥐어진 열쇠를 사용해 방으로 들어가면, 문이 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퀴퀴묵은 냄새가 가장 먼저 두 사람을 반깁니다.


…하지만 둘이 사용하기에는 어쩐지 좁아 보이는 방. 심지어 침대도 그리 넓지 않은 걸 보니, 싱글 같은데요? 아무리 생각해도 속은 기분이지만, 이제 와서 다른 곳을 찾기도 힘들고… 너무 많은 걸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기도 하니까요.



《방 내부를 살펴본다》

내부를 자세히 둘러보면, 외투를 걸어둘 수 있을 법한 옷걸이, 그리고 의자가 있는 [좁은 책상], [침대] 그리고 문이 닫혀있는 [화장실]이 눈에 들어옵니다. 어두운 내부를 밝히기 위해 불이 켜진 촛대가 꽤 제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좁은 책상

낡은 나무로 만들어진 책상은 사용한 지 오래된 모양으로, 하얀 먼지가 앉아있습니다. 누가 마지막으로 사용했을까요? 빈 책꽂이는 책대신 [거울]이 서 있고, 아래에는 얕은 [서랍]하나가 달려있습니다.


[거울]

둥근 모양의 거울은 마찬가지로 뿌연 먼지가 앉아있습니다. 조금 지저분하기는 하지만, 깨지지 않았으니 아직 사용할 만 한 것 같아요.


《관찰력》

성공▷ 흐린 거울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당신의 흐트러진 모습이 비칩니다. 꽤 먼 길을 걸어와 많이 피곤해 보이는 모습이에요.


《정신력》

성공▷ 그리고 뒤의 침대에선 짐을 풀고 있는 KPC가 보입니다. 당신과 다를 바 없이 피곤해보이는 모습. 낡은 옷에서 먼지를 털어내고, 가져온 옷을 정리합니다.


실패▷ 그리고 뒤의 침대에선 짐을 풀고 있는 KPC가…어라? 당신의 뒤에는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데요?


(판정 실패로 KPC가 거울에 비치지 않는다는 점을 깨달은 후 다시 확인한다면, 두 번째로는 KPC의 모습이 제대로 비칩니다.)



[서랍]

작은 손잡이가 헐겁게 고정되어 있지만, 조심스럽게 당기자, 서랍은 어렵지 않게 열렸습니다. 그리고 얕은 서랍 안에는… 인형? 투박하게 조각된 <나무 인형><종이 더미> 몇 장이 들어있네요.


《나무 인형을 살펴본다》

투박하게 조각된 인형은 나무를 깎아 만든 듯하지만, 그다지 실력 있는 사람이 만든 것 같지 않습니다. 얼핏 사람의 형상이라는 것은 알 수 있지만, 자세한 이목구비 같은 것은 보이지 않으니까요. 단지 손을 많이 탔는지 이곳저곳 닳아있네요.


《종이 더미를 살펴본다》

오랜 시간이 흘렀는지 누렇게 변질된 종이는 표면이 거칠고, 길지 않은 글들이 적혀있습니다. 전에 방을 사용했던 사람이 남겨둔 글일까요?



[1]

오늘로써 고향을 떠나온 지 두 달째.

이제는 내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땅은 넓고 그 주변이 모두 바다인데… '바다 끝자락'이라니, 그게 도대체 어디란 말이야?!




[2]

몸이 너무 안 좋아졌다. 몸살이라도 난 것 같아.

잠깐 며칠만 이곳에서 묵고 가려고 했는데, 그동안 무리한 여정이 이제서야 내 발길을 묶는 것 같다.

이제는 숙박비로 지불할만한 것도 떨어져 가는데… 큰일이야. 빨리 몸을 회복해서 떠나는 수밖에는 없어.

괜찮아. 나는 '안식처'에 갈 수 있을 거야.




[3]

아아아…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머리가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

몸에 보기 흉한 핏줄들이 선명하게 비친다. 징그러워. 징그러워. 징그러워!! 마치 '괴물' 같은 모습이야. 나도 그들처럼 되면 어떡하지?! 말도 안 돼. 난 '안식처'로 가야 한다고!! 분명 그곳으로 가면 치료법도 있을 거야. 단순히 몸살일 거야. 그렇지?! 당연하지! 나에게는 '안내자'가 있으니까!! 날 그곳으로 인도해 줄거라고!!



(탐사자 일행보다 훨씬 먼저 안식처를 찾아 나섰던 사람의 일기입니다. 하지만 그는 안식처에 당도하지 못한 채 꽃이 되어 화장실에 갇혀있습니다.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좀비와의 전투가 필수이며, 일기에서의 '안내자'는 안식처로 이끌어줄 '인형'을 의미하나, 안식처에 대해 알고 있는 그들은 '인형'의 존재가 KPC처럼 사람의 형체라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단순한 '인형'에 집착합니다.)




침대

비교적 깨끗해 보이는 침대에는 작은 베개가 두 개, 그리고 거칠어 보이는 흰 이불이 깔려있습니다. 포근해 보이지는 않지만… 녹초가 된 지금은 어디서든 잠을 달게 잘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비록 침대가 싱글 사이즈지만요.


(탐사자가 절대로 둘이 같이 못 자겠다고 하거나, 체격 차로 구겨 자기 힘든 상황이라면, KPC가 침대를 양보해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KPC는 실제로 사람이 아니니 잠을 잘 필요가 없으니까요.)




화장실

낡은 문으로 닫혀있는 화장실은 마찬가지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지, 불을 켜는 버튼이 망가져 있습니다. 손잡이를 돌리면 철컥거리는 소리는 들리지만, 문이 조금 빡빡하게 닫혀있네요. 탐사자가 조금만 힘을 줘 다시 당기면, 문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벌컥 열립니다. 그리고 그 안에는… … 《SAN 0/1》


(화장실 사용은 자유지만, 사용으로 인해 알아낼 수 있는 것이 있습니다. 큰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기에 《민첩》 순서와는 상관없이 꽃의 선공으로 시작되며, 꽃의 기능치는 모두 통일되어 있습니다.)


… …


두 사람이 전투를 끝내고 나면, 좁은 화장실의 내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욕실과 겸해있는지, 한쪽에는 샤워기와 욕조가 보이지만… 물때와 흙먼지가 자욱한 것을 보니 역시 사용은 불가해 보이네요. 정말 이대로 씻지 못하는 걸까요? 그렇게 흙먼지를 가득 맞고, 땀까지 흘리며 걸어왔는데요?


《관찰력》

성공▷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하얗게 먼지가 앉은 [벽 거울]과 녹이 슬어있는 [세면대]가 보입니다. 세면대 옆에는 [빗물을 모아서 연결해 뒀으니 아껴서 쓰세요! 수건은 수건 장에 있습니다!] 라는 작은 종이쪽지가 붙어있네요. …아, 다행이에요. 적어도 씻을 수는 있으니까요. 그리고 옆에 <허브>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있는 작은 통에는, 푸석해진 잎 몇 개가 통에 담겨있습니다.


실패▷ 아쉬운 마음에 주변을 둘러보다 보니, 하얗게 먼지가 앉은 [벽 거울]과 녹이 슬어있는 [세면대]가 보입니다. 욕조 상태도 저런데, 세면대라고 물이 나올까요…? 그리고 옆에 <허브>라고 적힌 쪽지가 붙어있는 작은 통에는, 푸석해진 잎 몇 개가 통에 담겨있습니다.


(<허브>는 가글과도 같은 역을 할 수 있도록 준비된 것이니 특별한 역할을 하지는 않습니다. 《자연》 혹은 《교육》 판정을 사용한다면, 약으로 사용하기 보다는 입 안을 씻어내는데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으며, 판정은 필수가 아닙니다. 또한 관찰 실패 시, 물이 나온다는 점을 예측할 수는 없으나 손잡이를 직접 돌려보면 알 수 있는 일이기에 특별한 페널티는 없습니다.)



[벽 거울]

흐린 거울은 탐사자의 얼굴을 뚜렷이 비치지 않습니다. …이래서야 씻는 데 제대로 도움이 될지 모르겠어요.


《관찰력》

성공▷ 당신이 흐린 거울을 닦아내며 자세히 들여다보자, 완벽하게 깨끗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당신의 모습을 비춰냅니다. 저런, 먼지 묻은 손으로 얼굴이라도 만졌는지 거무튀튀한 먼지들이 얼굴에 잔뜩 묻어있네요. …이런 몰골로 돌아다녔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목에 무언가… 이게 뭐죠? 거울에 비치는 당신의 목 주변에는 푸르스름한 혈관들이 올라온 모습. 원래도 이렇게 혈관이 잘 보였던가요?


실패▷ 당신이 흐린 거울을 닦아내며 자세히 들여다보자, 완벽하게 깨끗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당신의 모습을 비춰냅니다. 저런, 먼지 묻은 손으로 얼굴이라도 만졌는지 거무튀튀한 먼지들이 얼굴에 잔뜩 묻어있네요. …이런 몰골로 돌아다녔다니 생각만 해도 아찔해지는 것 같습니다.



《세면대를 사용한다》

세면대의 손잡이를 돌리면, 끼릭, 거리는 듣기 싫은 소리와 함께 녹슨 물이 조금씩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조금 더 기다리니 맑은 물이 나오네요. …물이 정말 졸졸 흘러내리는 수준이지만요. 탐사자의 뒷모습을 보고 있던 KPC는 잠시 고민하다가 "차라리 수건에 물을 적셔서 닦는 게 어떤가요?"라는 말을 건네옵니다. 조금 찝찝하기는 하겠지만, 물을 아끼는 겸 나쁘지는 않은 방법일지도 모르겠어요.




두 사람이 씻고 난 후면, 방의 작은 창문에서 선명한 햇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습니다. …너무 시간을 지체한 것 같네요. 얼른 쉬는 게 좋겠어요. 눈을 뜨고 나면, 다시 여행을 시작해야 하니까요.


… …








07. 배급소

<BGM 추천: "[Incompetech] - Friday Morning">


터벅, 터벅… 두 사람이 걸음을 옮기는 소리만이 삭막한 골목을 울립니다. 눈을 뜨자마자 떠난 숙소. 저녁 하늘이 어둡게 번져나가자 위험도 잦아들었습니다. 한참을 걷다 보니 두 사람이 들어선 골목에는 꽃 무리도 보이지 않아요. 오랜만에 한시름 덜 수 있는 걸까요? 그리고 그 순간, 철컥, 차가운 금속 소음이 나며 앞쪽 건물에서 몇몇 실루엣이 빠르게 다가옵니다.


"배급소를 찾아오신 분들이십니까?"


대뜸 물어오는 말. 검정 헬멧을 쓰고 있는 사람의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두 사람에게 겨누어진 주변의 총들은 어둠 속에서도 유난히 잘 보이는 듯한 착각이 듭니다. 그나저나 배급소라고요? 질문을 한 사람은 대답을 따로 들을 생각은 없었는지, 두 사람을 대충 살피고는 바로 총을 내리네요.




KPC 메모


(*레스토랑 숙소에서 거울로 자신의 몸에 올라온 혈관을 보았을 경우만 진행)


《지능》

성공▷ …잠깐, 무장을 하고 다가오는 사람들을 보니 순간 당신의 몸 상태가 떠오릅니다. 작은 몸살 증상에도 의심을 하는 때인데, 당신의 목에 보였던 혈관의 흔적이라도 본다면… 내려간 저 총구가 언제 다시 두 사람을 향하게 될지도 모르잖아요. 옷을 조금이라도 더 여미는 편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갑니다.


(실패 시, 대화를 하게 되는 NPC마다 탐사자를 '꽃'의 바이러스 보균자로 의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때는 《대인 기능》 판정을 통해 피해갈 수 있으며, 탐사자가 KPC에게 자신의 몸 상태를 알렸을 경우, 혹은 난이도 하향을 원하시는 경우는 KPC가 탐사자의 상태를 눈치채고 옷을 여며주며 상태를 숨기게 도와주는 역할로 진행을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오늘이 C 지역의 배급일이라 주변을 정리 중이었습니다. 많이 놀라셨다면 죄송합니다."

"하지만 괴물과 사람은 확실히 구분해야 하니까요."

"배급품을 받으러 오신 분들 맞으시죠?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아, 어쩐지 주변에 꽃들이 보이지 않는다 했더니, 이쪽 동네의 배급일이었나 보네요. 정부에서 보낸 사람들이 주변을 안전하게 정리한 모양입니다. 두 사람에게 말을 건넨 사람은 곧 손짓하며 건물 안쪽으로 두 사람을 안내합니다. 넓은 공터가 아니라 그런지, 복도에 서 있는 꽤 많은 사람들로 조금 숨이 막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조금만 기다리시면 금방 배부받으실 수 있을 겁니다."

"아직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아서, 수량이 넉넉하거든요."


식수와 식량을 받아 나오는 사람들, 그리고 배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뒤에 서게 된 탐사자와 KPC. 안내받은 줄에서 조금 기다리자, 친절한 미소를 띄고있는 직원이 두 사람을 맞이합니다. 그리고 리스트를 살피며 다른 직원들에게 알려 식량과 식수, 그리고 비상약을 꺼내주네요.


"C 지역은 지급일 간격이 짧으니, 이번 수량은 저번보다 적어요."

"보름 정도 후에 다시 배급일이 있을 테니 그때 더 받아 가세요."

"더 도와드릴 일이 있을까요?"


(식품과 식수, 약은 각각 1D3 개수만큼 챙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식수는 체력회복 아이템이 될 수 없는 점 유의해주세요. 탐사자가 숙소에 관해서 묻지 않는다면, KPC가 직원에게 물어보거나 건물을 나갈 때 다른 직원이 안내해 주는 것도 괜찮습니다.)





NPC 답변 예시


안식처에 대해서 아시는 게 있나요? → 안식처요? 아니요. 들어본 적도 없어요. 혹시 돌고 있는 소문이라도 있는 건가요?


주변에 혹시 숙소가 있을까요? → 아, 그럼요. C 구역에는 처음이신가 봐요? 자리가 남아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뒤쪽에 작은 보건소가 있어요. 물론 지금은 보건소로서 역할을 하진 못하고 있지만요. 약간 대피소의 개념이기는 하지만… 안전하기도 하니, 안심하시고 체류하실 수 있는 곳일 거에요.


바닷가가 근처에 있나요? → 바다요? 하하, 물론이죠. 원래라면 주변의 어느 길로 빠져나가더라도, 해변가에 당도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만큼 옛날에는 휴양지로 이름을 떨쳤었답니다. 하지만 지금은 큰길로만 연결이 되어 있어요. 나가셔서 보이는 가장 큰길로 쭉 따라가시면 돼요. 모든 길이 막혀도 따라가시는 길은 언제나 열려있을 거랍니다.


배급품을 조금만 더 받아갈 수 없을까요? → 죄송합니다. 다른 분들을 위해 양해 부탁드려요. 절대 불가합니다.





(배급품을 더 요청 시 직원은 단호하게 거절하지만, 《대인 기능》을 사용한다면 1개 정도는 인심을 쓸지도 모릅니다. 키퍼분께서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큰길만 따라 나가면, 바다라고요?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벌써 바다가 다 와 간다니… 바다 끝자락 어디에 안식처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고지를 눈앞에 뒀다는 의미잖아요. 조금은 기뻐하는 것도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두 사람이 가벼운 기분으로 걸음을 옮기는 순간…


<BGM 추천: "[Incompetech] - Deep Noise by Kevin MacLeod">


"C 구역, --층에서 ---…"


지직거리는 노이즈 음과 함께 얼핏 들려오는 기계음. 잠깐, 가방에서 나는 소리 같은데요? 설마 라디오일까요? 가방을 뒤져 라디오를 꺼내면 다시 한번 방송이 나옵니다.


(탐사자가 라디오를 챙겨오지 않았다면, 건물 내 직원들의 무전기 소리로 개변하셔도 괜찮습니다.)


"다시 한번 안내해 드립니다. C 구역 배급소 내에서 꽃의 발현이 진행되어-"

"긴급 대피를---"


C 구역 배급소. 라디오에서 분명 언급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당신이 있는 이곳을 말하고 있는 게 아닌가요…? 그 생각이 스쳐 갈 무렵, 다급히 안내하는 목소리와 함께 위에서 들려오는 사람들의 비명소리.  좁은 복도와 계단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사람들은 나눠 받은 배급품들을 놓치기도, 악착같이 품에 안고 뛰어 내려오기도 합니다. 《SAN 0/1》


"탐사자…!"


당신 못지않게 놀랐던 모양인지, KPC의 외침에는 혼란스러움이 가득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물건을 나눠주던 직원들도 혼비백산한 채 복도 밖으로 뛰어 내려가고 있습니다. 저 많은 사람 사이에 드문드문 섞여 물어뜯는 꽃들을 무사히 피해 내려갈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대로 있다간 기껏 나눠 받은 배급품이고 뭐고 모든 것이 무용지물일 지도 모릅니다!



《관찰력》

성공▷ 주변을 황급히 살피면, 다른 비상구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미 높은 곳인데, 창문 밖으로 뛰어내릴 만큼의 무모함은 좋지 않잖아요. 그러던 순간, 탐사자의 눈에는 비상시를 대비했는지, 바로 근처 책상 옆에 놓인 <야구 배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야구 배트>

근접전 (격투)|1D8+피해 보너스


(룰북 405p 《몽둥이, 대형》 참고)




그리고 당신의 팔을 잡으며 계단으로 이끄는 KPC. 이미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갔는 지, 아까보다는 복도가 한산합니다. 널부러진 시체들과 꽃들이 자릴 지키고 있지만요.




KPC 메모


전투는 계단을 내려가 건물을 빠져나갈 때까지 진행됩니다.

마주치는 꽃의 수는 1D3 으로 정해주시되, 난이도 조절을 위해 키퍼분께서 수를 조율하셔도 무관합니다.


마찬가지로 현재는 밤이기에 꽃의 움직임이 둔합니다. 무조건 적인 꽃의 선공으로 진행되지 않으며, 기존 전투 순서로 진행해주세요. 또한 탐사자의 선언에 따라 <손거울>, <빈 유리병>을 사용해, 전투 회피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



그렇게 두 사람이 건물을 무사히 빠져나와 골목으로 숨어 들어가면, 어느덧 새벽이 되었는지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들어 있습니다. 북적거리던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흩어졌는지 보이지 않네요. 다른 꽃들이 몰려오기 전에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을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이 이동할 수 있는 장소는 '보건소'입니다. 탐사자가 보건소에 대해 떠올리지 못했다면, 《아이디어》 판정 혹은 KPC가 떠올렸다는 듯 언질 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08. 보건소

<BGM 추천: "[Incompetech] - Evening Fall (Harp)">


어둑하고 좁은 골목길을 지나면, 멀지 않은 곳에 큰 건물 하나가 보입니다. 벽에 "보건소"라는 간판이 없었다면 얼핏 보면 체육관으로도 볼 수 있을 정도네요. 주변에는 수많은 철조망과 꽃의 동선을 막는 장애물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장애물들의 위치를 눈으로 구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행이네요. 정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뿐이었다면, 당신들도 꽃처럼 저 날카로운 장치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였을 테니까요.


장애물을 조심스럽게 피해 안쪽으로 들어가면, 탐사자와 KPC를 먼저 발견했는지, 건물의 철문을 열고 몇몇의 사람이 나와 손짓합니다. 물론 두 사람의 주변을 살피면서요. 그렇게 사람들을 따라 건물의 내부로 들어가면, 반겨줬던 사람들은 그제야 안심했는지, 무장하고 있던 무기들을 내려두며 웃어 보입니다.


"대피하신 분들은 아까 다 들어온 줄 알았는데, 꽤 늦으셨네요. 그래도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다치신 곳은 없으세요?"


탐사자와 KPC에게 외상이 없는지 눈으로 살핀 그는 안쪽으로 두 사람을 안내합니다. 겹겹의 철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니, 보급소와 같이 꽤 많은 사람이 북적이며 돌아다니네요. 두 사람을 안쪽까지 안내해준 사람은 대부분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자리 잡았을 테니, 적당히 편한 자리를 잡는 것이 좋을 거라는 말과 함께 두 사람에게 낡은 침낭을 건넵니다.





NPC 답변 예시


이곳에 사람은 어느 정도 있나요? → 거의 40명 가까이 됩니다. 사실 그 이상의 인원이 지내기에는 조금 버거워서요. 그래도 나름 공동체로 잘 지내고 있는 곳이죠. 대표자가 없는 것에 비해 갈등 문제도 별로 없고요. 각자 담당하는 일이 나뉘어 있어서 체계적이고, 쾌적하답니다.


다친 상처를 치료할만한 약을 얻을 수 있을까요? → 아, 배급소에서 받지 못하셨나요? 어쩌죠, 저희도 개인적으로 물품을 받아와서 선뜻 남는 물품들이 많이 없네요.


(이곳의 생활을 오래 한 일원이라면 약을 바로 지원했을 테지만, 방금 들어온 외부인에게는 조금이나마 거리를 두는 반응입니다. 하지만 《대인 기능》판정을 사용한다면, 아껴두었던 비상약 1개 정도는 얻을 수 있습니다. 키퍼분께서 재량껏 진행해주세요.)


쉴 수 있는 방이 있나요? → 보건소의 건물은 총 4층으로 나뉘어 있어요. 1층은 보다시피 로비와 식당, 부엌이 있어서 쉬시기엔 적합하지 않을 겁니다. 3층이나 4층에는 방이 조금 남아 있을 거에요.


식사는 어디서 해결하나요? → 1층의 부엌과 식당을 이용하세요. 공용이거든요. 냉장고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쓸 수 없고… 식자재만 다른 사람 것을 건드리지 않고 본인 것으로 사용하시면 돼요. 조리 기구는 씻어놓으시고요.


씻을 수 있는 곳이 있나요? → 그럼요. 빗물을 받거나 물을 정제해서 쓰고 있어요. 1층에 샤워실이 있으니 낭비할 정도만 아니라면 충분히 개운하게 씻으실 수 있을 겁니다. 이번에 물자를 조달해오는 팀이 비누와 샴푸를 조금 더 찾아왔기 때문에, 편하신 만큼 사용하시면 돼요.


안식처에 대해서 들어보셨나요? → 안식처요? 어느 정도만요. 저도 자세히는 알지 못해요. 이곳에 모이는 사람들이 종종 안식처에 대해서 말하는 걸 들어본 게 다라서요. 제가 아는 건 '바다 근처'라는 말 밖에는 없어요. 딱히 신빙성 있는 이야기도 아니라 귀담아듣지 않은 거죠. 뭐, 궁금하시면 다른 사람들한테 알아보시는 것도 방법일 겁니다.






《듣기》

성공▷ 1층의 로비를 조금 지나다 보니, 몇몇의 사람들이 속삭이며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며칠 전에 나갔던 아저씨 돌아왔나요?"

"아니? 이틀 전에 나갔던 것 같은데, 돌아오지 않았더라고요."

"그, 그럼 안식처에 도달한 거 아니에요?"

"…글쎄요, 이런 일이 한 두 번이에요? 또 헤매고 있거나, 괴물이 되어버렸을지도 모르죠. 내일이면 또 안식처 찾는 걸 포기하고 돌아올지 누가 알아요?"

"하긴, 포기하는 사람이 한 둘이어야지…"




《듣기》

실패▷ 1층의 로비를 조금 지나다 보니, 몇몇 사람들이 속삭이며 떠드는 소리가 들립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귀를 기울여 보려 했더니, 당신을 눈치 챈 사람들은 재빠르게 자리를 피해버리네요.




그렇게 안내한 사람은, 두 사람에게 손을 흔들며 다시 입구로 향합니다. 어쩌면 안전을 위해 보초를 서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어요. 넓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중간중간 지나다니는 사람들은 느긋해 보입니다. 적어도 이곳의 안전은 믿을만한 곳이라는 이야기일까요?


(건물 내에서는 편하게 자유행동이 가능합니다. 짐을 풀고 식사를 하러 가는 것도, 씻고 바로 잠드는 것도 가능하니 편하게 RP를 즐겨주세요.)



《듣기》

성공▷ '쏴아아-' 계단을 오르는 도중 귓가에 들리는 선명한 소리. 익숙한 빗소리예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보면, 복도의 창문 밖으로 굵은 빗방울들이 쏟아지는 광경이 보입니다. 얼마 후면 해가 뜨기는 할 테지만… 아니더라도 비 때문에 쉽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 같네요.



《관찰력》

성공▷ 빗방울이 잔뜩 튀어 오른 창문을 들여다보다가 시선을 돌릴 무렵, 창문에 비친 당신의 모습이 조금 이상해 보입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목을 지나 얼굴 아래까지 뚜렷하게 올라온 혈관들. …이상한데요, 숙소에서 확인했을 때보다 색도 훨씬 진해진 것 같습니다.


실패▷ 빗방울이 잔뜩 튀어 오른 창문은 너저분할 뿐입니다. 어쩐지 습기 때문에 눅눅한 옷자락도 느껴져요.



그리고 KPC가 당신의 팔을 슬쩍 잡습니다. "조금만 더 올라가면 돼요." 라면서요. 그의 얼굴은 당신 못지않게 피로가 잔뜩 끼어있는 수척한 모습이네요. 창백한 얼굴이 당장이라도 쓰러져 잠든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몰골입니다. 그렇게 KPC를 따라 걸음을 옮기는 순간,


… …!


강하게 당신의 머리를 강타하는 통증. 갑자기 들이닥친 두통은 눈앞에 점멸이 일어날 정도로 괴롭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은 머리를 붙잡는 것도 아닌, 그저 바닥에 주저앉는 일뿐이에요. 휘청이며 주저앉은 당신을 보고 놀란 얼굴의 KPC가 황급히 당신의 팔을 잡아 부축합니다.


"탐사자, 괜찮아요?! 갑자기 왜…?!"


당황함이 역력한 그의 목소리. 하지만 제대로 대답을 할 만한 사고가 굴러가지 않습니다. … … 그리고 몇 분 후. 거짓말처럼 당신의 머릿 속을 휘젓던 두통이 사라집니다. 이유 없이 들이닥쳤던 것처럼,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요. 흐른 시간은 단 몇 분이었을 뿐인데, 당신에게는 몇십분이 지난 것처럼 고통뿐인 시간이었습니다. …대체 방금은 뭐였을까요. 《HP -1》


하지만 통증이 가신 지금도 몸에 제대로 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여전합니다. KPC의 부축을 받아 계단을 오르는 수밖에 없겠네요. 한 걸음, 한 걸음. 조금씩 계단을 오르다 보면, 그새 3층을 알리는 푯말과 문이 보입니다. …? 그리고 문 앞에 앉아있는 작은 여자아이도 함께요.


"어? 언니랑 오빠는 처음 본다. 그치? 오늘 처음 온 거지?"


당신이 아이를 발견한 것처럼 아이도 당신을 발견하곤 해맑게 웃으며 말을 건네옵니다. 말을 보아하니, 이곳에서 지낸 지 꽤 오래된 아이일지도 모르겠어요. 아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가벼운 걸음으로 두 사람에게 다가옵니다. 양손에 무언가를 꼭 쥐고서요. 아이는 거의 10살 정도는 되었을까 싶어 보여요.


"어디 아파? 방 찾는 거야?"

"방 찾는 거면, 엄마가 3층 302호 써도 된대~ 거기 아저씨 이틀 전에 나갔거든."





NPC 답변 예시


너는 누구야? → 나? 내 이름은 미티야~ 엄마랑 여기에 온 지 한 달 됐어. 엄마는 방에서 일하길래 놀러 나왔어.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 인형! 볼래? 예쁘지? 옛날에 아빠가 사줬어. 뭐더라? 음~ 아, 밀랍 인형이라고 했던 것 같다. 우리 가족 모두 인형을 하나씩 갖고 있거든.


웬 인형? → 안내해주는 인형! 어, 몰라? 인형을 소중하게 여겨주면, 인형에 영혼이 생긴대~ 엄마가 그랬어. 귀신하고는 조금 다른 거라고. 인형이 살아나면, 우리를 안내해 줄 거랬어.


안내? 어디로? → 안식처! 안식처로 가면 가장 행복해질 수 있대. 나는 여기서도 행복한데, 엄마는 아닌가 봐… 우리는 아직 인형이 살아나질 않아서 안식처로 못 가고 있어. 언니랑 오빠는? 인형이 살아났어? 그래서 여기까지 온 거지?


아니, 인형 없어. 안식처에 인형이 꼭 필요한 거야? → 어… 그럴걸? 안내해주지 않으면 못 가는 곳이라고 하니까~ 나도 어려워서 잘은 몰라~





아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3층 문이 열리며 한 중년의 여성이 나옵니다. 그리곤 아이에게 다가와 "찾아다녔잖아.와 같은 걱정스러운 말을 건네네요. 그리고는 경계 어린 눈빛으로 실례가 많았다는 말과 함께 인사를 하며 아이를 데려가려 하네요. 어쩌면 낯선 두 사람에게서 아이를 떼어 놓으려는 걸 수도 있죠.




KPC 메모


아이의 어머니는 탐사자와 KPC를 모르는 상태이니 경계하며 아이를 데리고 들어갑니다.

하지만 《대인 기능》을 사용하여 경계를 풀고, 아래와 같은 안식처에 관련된 추가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이는 탐사자의 선언이 있어야 진행되는 루트며, 키퍼가 기능판정에 대한 힌트를 직접 언질 주지 말아주세요.


01. "안식처에는 자격이 있는 사람만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

02. "안식처는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나,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03. "안내자가 있어야만 도달할 수 있으며, 안내자는 인형으로 알려져 있다."




… …



아이와 그의 어머니가 함께 사라지고, 두 사람도 아이가 알려준 302호로 이동합니다. 녹슨 문첩의 소리가 거슬리기는 하지만… 내부는 비교적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네요. 공동체로 지내는 곳이다 보니 시설을 최대한 깨끗이 관리하는 듯합니다.



《행운》

성공▷ 내부는 그렇다 할 만큼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한쪽으로는 커다란 창문들이 흐린 날씨를 비추고 있고, 그나마 하얀 매트만 올라가 있는 좁은 침대가 보이네요. 이불이 없기는 하지만 침낭을 받은 만큼 침대 위에서 사용해 잘 수 있다면, 꽤 복지가 나쁘지 않은 곳 같습니다.


실패▷ 내부는 그렇다 할 만큼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한쪽으로는 커다란 창문들이 흐린 날씨를 비추고 있고, 침대라거나 책상 같은 가구는 보이지 않아요. 정말로 침낭을 펼치고 짐을 풀어놓을 수 있는 공간일 뿐입니다.



"아, 탐사자. 괜찮아요? 다리 다친 거 아닌가?"


방을 둘러보고 있던, 혹은 짐을 풀고 있던 탐사자에게 물음을 건네는 당황스러운 목소리. KPC의 시선을 따라 눈을 굴려보니, 바지가 유독 축축하고, 어두운색으로 젖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하지만 특별히 다리가 다친 기억은 없는 걸 보니, 배급소에서 탈출할 때 무언가 묻은 걸지도 몰라요.


하지만 탐사자가 바지를 걷어보면, 다리에는 언제 다쳤는지 모를 큰 상처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무언가에 찢어진 듯 길게 가로지른 상처는 피가 꽤 많이 흐르고 있어요. …하지만 이상합니다. 이만한 상처가 벌어져 있음에도, 상처를 만지는 손길에도, 아무런 감각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상처의 통증은 고사하고, 아예 감각이 사라진 것처럼요. …갑자기 왜 이러는 거죠? 《SAN 0/1D2》


(안식처, 즉 현실에 가까워지면서 원래의 몸 상태를 떠올리는 구간입니다. 본인의 몸이 무통증이었기에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현상이며, 무통증의 진상을 제외하셨다면 캐릭터의 설정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탐사자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KPC는 걱정스럽게 당신의 상처를 살피다가 깨끗한 천을 꺼내 지혈을 돕습니다. 적어도 상처가 움직이는 데 무리가 없기는 하지만… 여전히 KPC의 손길에도 상처에서는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요. 어느 정도 상처를 돌봐준 KPC는 당신 대신 일어나, 나눠 받았던 침낭을 펼쳐 잠자리를 정리합니다. 적어도 비가 오는 날씨에 추운 바닥에서 잘 일은 없으니 다행이에요. …오늘은 피곤했으니, 일찍 잠드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요.


(탐사자가 잠들기를 원치 않는다면 자유로운 RP를 즐겨주세요. 화장실은 각 층마다, 샤워실은 1층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 …








09. 바다 끝자락, 안식처의 의미

<BGM 추천: "[Incompetech] - Avec Soin">



《행운》

성공▷ 바스락, 잠을 자던 도중 당신의 귓가에 들리는 작지만 부산스러운 소리. 흐린 눈을 겨우 떠 살피면, 당신의 옆에 앉아 자신의 팔에 천을 감고 있는 KPC가 보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렇게 정신없던 소동이 있었는데 당신만 다쳤을 리가 없겠네요. 당신에게는 다쳤다는 말 한마디도 없이 조용했었는데… 그래도 피가 많이 흐르는 상처가 아닌 것 같으니 조금은 다행일지도 모릅니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당신은 다시 조금씩, 느리게 수면으로 빠져들었습니다.



… …


흐린 꿈을 꾸었습니다. 몽롱한 시야에 제대로 보이는 것은 없었고, 몇 번 눈을 깜빡일 때마다 하얀 공간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무엇하나 제대로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지만, 저 멀리 흐릿하게나마 '존재'한다고 느껴지는 협탁 하나. 그리고 그 위에 서 있는 작은 '무언가'… 가까이 다가가 손을 뻗어 확인하려는 순간, 당신의 손목이 무언가에 묶인 듯 당겨지며, 이내 시야가 암전됩니다.


… …


"…사자, …탐사자."

"일어나야죠. 해가 지기 시작했어요."


속삭이며 탐사자의 몸을 흔드는 KPC. 눈을 뜨니 짙은 주홍빛의 하늘이 건너편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비는 그쳤나봐요. 탐사자가 주섬주섬 자리에서 일어나면, 이미 자신이 사용한 침낭을 다 정리해둔 KPC의 빈 자리가 보입니다. 일찍 일어난 걸까요? KPC는 당신이 일어난 것을 확인 후, 창밖을 살피고 오더니 앞에 스프 그릇을 내어놓습니다.


"탐사자가 잘 때, 식당에 내려가서 끓여왔어요."

"아직 시간이 있으니까, 천천히 먹고 씻은 다음에 출발해요."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바다까지 30분도 안 걸린대요. 저희 이제, 정말로 도착할 수 있어요."


(하지만 KPC가 내어준 스프는 탐사자의 것뿐, 본인의 그릇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탐사자가 KPC에게 식사를 하지 않느냐 질문을 하게 된다면, 배가 고파서 식당에 갔을 때 먼저 먹었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없으며, 먹는다면 이후 다시 게워내게 되니, 낭비를 하지 않기 위한 거짓말입니다. 크게 중요하지는 않으나 《심리학》 판정을 사용한다면, 거짓말임이 쉽게 들통납니다.)


이후로 따뜻한 스프로 배를 채우려, 혹은 채운 후,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던 탐사자. …! 순간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주저앉고 맙니다. 다리에만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니에요. 다리를 짚으려 뻗는 당신의 손도 가늘게 떨리고 있는걸요.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것은 매한가지입니다. 어제에 이어 이어지는 이상한 현상. 여전히 다쳤던 상처는 통증이 느껴지지도 않고, 제대로 일어나기도 힘이 듭니다.



《지능》

성공▷ 처음엔 피부에 뚜렷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던 혈관들, 어제는 갑자기 들이닥쳤던 강한 두통. …이제는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 증상. 이상하지 않나요? 어디선가 비슷한 증상을 들었던 것 같은데요. 아, 그래요. 처음 도착했던 레스토랑의 숙소에서요. 책상에서 발견한 일기에 적힌 내용과 얼핏 겹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설마 당신은… … 괴물이 되어가고 있는 걸까요?



제대로 움직일 수가 없어, 떠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을까. 라고까지 생각이 스칠 무렵, 조금씩 손의 떨림이 잦아드는 것이 보입니다. 다시 일어나려고 시도를 하거나 힘을 줘 움직여 보면, 완벽하게는 아니지만 조금씩 제대로 움직일 수가 있네요. …아주 잠깐 몇 분일 뿐이었지만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네요.


탐사자가 다시 움직일 수 있게 되자, KPC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눈이지만 조금씩 짐을 챙겨 다시 떠날 준비를 합니다. 이곳의 물은 넉넉하게 씻을 정도는 아니지만, 레스토랑 숙소만큼의 적은 양은 아니기에 마음 편히 씻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곳보다는 편안하고 안정적인 공간. …차라리 이곳에서의 생활이 나을지도 모릅니다. 어딘지도 모를, 이상한 소문이 도는 곳보다는요. 보세요 탐사자. 안식처라는 곳을 찾아 움직일수록 몇 번의 위험에 처했나요? 애초에 KPC의 말을 믿지 않고 떠나지 않았더라면, 당신은 이렇게 몸에 이상이 생길 만큼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요.


… …


그런데도 불구하고 탐사자가 여전히 안식처로 떠나겠다고 다짐을 하면, 두 사람은 천천히 준비를 끝내고 1층으로 내려옵니다. 그리고 출구로 향하던 도중, 로비로 걸어가던 노인이 말을 걸어오네요.


"벌써 떠나는 건가? 어제 들어온 걸 본 것 같은데."

"…보아하니, 두 사람도 '그곳'을 찾아가는 모양이지?"


그곳? 노인은 익숙하다는 듯 두 사람을 바라보며 웃어 보입니다. 노인에게 무슨 말이냐 묻으면, 노인은 "하도 많은 사람이 이곳을 거쳐 가야 말이지."라는 말과 함께 건물 내부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향해 턱짓합니다.


"꽤 고생이 많았을 텐데, 이렇게 바로 떠나는 걸 보면 제대로 마음 먹었나 보구먼."

"그렇다는 건, 스스로를 받아들였다는 의미겠지?"

"안식처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지."

"자신의 처지와 상황, 그리고 고통까지 모두 인정하며 받아들이고, 감수해 내야 하는 거야."


(노인도 오래전 안식처를 향하던 사람 중 하나입니다. 그도 마찬가지로 안내자가 없어 도달하지 못했으며, 자신이 아는 선에서 탐사자에게 정보를 거의 알려주는 NPC입니다. 안식처는 들어가는 순간 돌아 나오지 못해서인지, 도달해 봤다고 하는 사람을 지금껏 보지 못했다는 점. 안내자라는 존재가 정확하게 어떤 존재인지는 모르나, 인형이라고 하니, 다들 소중한 인형을 하나씩 만든다는 점까지요. 하지만 바다로 도착하더라도 안식처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조금 어려운 말이네요. 자신을 받아들인다는 건 도대체 어떤 걸 말하는 걸까요? 아픈 걸 참으라는 말일까요? 탐사자가 혼란스러움에 잠길 때, 그는 주머니를 뒤지더니 작게 접혀있는 낡은 종이를 건넵니다. 자신에게는 더이상 필요없다고 하면서요. 종이를 받아 조심스럽게 펼쳐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KPC가 당신에게 건넸던 그 종이와 똑같은 안식처의 종이입니다. 이번에는 색이 바래긴 했지만 찢어진 부분 없이, 내용이 온전하네요. 낡은 종이에는 아래와 같은 전체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열려있는 길을 따르라. 세상의 추악함을 막아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터 있는 길을 따르라.

끝내 모든 곳은 막히고, 유일이 열린 길은 바다 끝자락에 닿았을 때 그제야 '안식처'가 되리라.

닿기 위한 자는 고통이 담긴 진실에 눈이 멀지 않아야 하며,

현실의 진실과 거짓된 행복을 선택해야 하리라.


고이 품던 인형은 안내자가 될 것이고, 현실로 이끌 것이나,

잔인한 세상 속에서 '안식처'와 끝이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악몽'.

어느 쪽이 더 괴로울지 선택하는 것은 본인의 몫이리라.


믿는가. 자신의 선택을.

믿는가. 자신의 현실을.

믿는가. 안내자의 선택을.




아, 그래서 어제 만났던 아이가 인형에 대해 말한 걸까요? 하지만 보고도 모를 일입니다. 여전히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만 잔뜩이니까요. 탐사자가 종이를 다 살피고 나면, 노인은 바로 근방에 바다가 있어, 그대로 길을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고 합니다. …정말 쉬운 이야기네요. 어딘가 막혔다는 곳도 없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큰길로만 따라 내려왔잖아요. 이렇게 수월하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 사람 외에도 안식처를 찾아 나왔다가 실패한 사람들이 이렇게 수두룩한걸요.


탐사자와 KPC가 노인과의 대화를 끝내고 출구로 나오면, 순간 KPC가 자신의 팔을 급하게 잡으며 걸음을 멈춥니다. 인상을 구기고 자신의 팔을 내려다 보는 KPC. 어디가 아프기라도 한 걸까요? 그러고 보니… KPC가 잡고 있는 팔은 당신이 자다 깼을 때 천을 감고 있던 부위네요. KPC는 조금 불편한 듯 팔을 몇 번 움직여보더니, 괜찮다고 하며 다시 걸음을 옮깁니다.


(이전 행운에 실패한 사람이라면, 천으로 팔을 감아놨다는 사실은 알 수 없습니다.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얇더라도 겉옷을 입었을 테니까요. 고통을 느끼지는 않지만, 탐사자가 끝에 다가갈수록 제 역할을 다 해가는 인형의 몸은 부서져 갑니다. 보이지 않는 곳들은 금이 가고, 완전히 부서지지 않도록 천으로 동여매 고정해둔 상태입니다. 해안가에 닿기 전 자신의 상태를 들키지 않게 조심하는 편이 좋습니다.)




KPC 메모


만에 하나 탐사자가 KPC에게 안내자 or 인형이 없는데 어떡하느냐, 라고 물어온다면

"인형을 마냥 기다리는 것보다는, 적어도 마지막이 되는 장소에 가서 자신을 걸어보는 것이 낫지 않나요?"

라는 답을 해주세요. 종이에 적힌 문장의 의미를 물어온다면, KPC는 추측하는 척 힌트를 말 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예시입니다.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는 건 이곳도, 안식처도 마찬가지잖아요. 어차피 모두 힘든 세상인데,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의미가 아닐까요?"




… …



<BGM 추천: "[Incompetech] - At Rest">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요.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삭막한 거리를 걷다 보니, 오래된 기억으로 흐려졌던 바다 내음이 다가옵니다. 머리카락을 흩어내며 불어오는 바닷바람. 자박자박, 거친 모래가 구르던 도로 끝에는 어느덧 펼쳐지는 새하얀 모래사장. 덥고 건조한 바람으로 고통받던 3년의 세월이 기억나시나요? 당장 눈 앞에 펼쳐진 짙푸른 바다와 당신을 어루만지는 바람은, 케케묵은 당신의 기억마저 흐려지게 만드네요.


하지만 그뿐입니다. 넓은 모래사장과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두운 바다. 주변에는 반겨줄 사람도, 시설이라고 쳐줄 만한 건물조차 보이지 않아요.


"드디어 여기까지 도착했네요. 당신이라면 이곳까지 와 줄 거라고 믿고 있었어."


뒤에서 들려오는 KPC의 목소리에 탐사자가 KPC를 돌아보면, 흐린 미소를 짓고 있는 KPC가 보입니다. 얼굴을 타고 올라온 큰 금이 간 채로요. KPC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표정을 움직일 때마다 목을 타고 올라온 실선은 점점 넓게 번져가고, 벌어집니다. 조금씩 갈라진 틈으로 부서진 조각들이 떨어져 내려요. 마치, 자기(瓷器)가 깨어져 나가는 것처럼요.


"제가 탐사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예요."

"현실을 택할지, 이곳을 택할지의 선택은 탐사자의 몫이니까."

"저는 어느 쪽이 옳다고 정확하게 말을 할 수 없어요. 이곳이 탐사자에게 더 행복하다면, 제가 강요할 수 없는 일이니까요."

"탐사자, 제가 탐사자를 위한 '안내자'예요."


안내자? KPC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걸까요? 당신의 미묘한 표정을 본 KPC는, "기억하지 못하는 건 당연해요. 저는 당신과 같은 사람도 아니었을뿐더러, 여기서는 현실이 아니니까."라는 말을 이어옵니다.


(이 부분부터 KPC는 탐사자에게 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과 거래를 해서 이곳으로 왔다는 점은 알리지 않고, 자신이 인형이라는 점과, '현실에서 병을 앓고 있는 탐사자가 깨어나지 못하자, 다시 한 번이라도 희망을 주고 싶어 찾아왔다.'라는 점을 안내해줄 수 있습니다. KPC는 탐사자가 이곳에 남게 되면 일어나는 진실에 대해 알지 못하며, 되도록 탐사자가 원하는 선택을 존중해주려 합니다. 하지만 KPC의 캐릭터성에 따라 존중이 아닌, 자신의 의견을 내세워도 괜찮습니다.)


"이곳에서는 탐사자가 평소 현실에서 받던 고통과 고민거리가 없을 거예요. 사회적인 문제도, 재산 문제도… 남들과 다름없이 통증을 느낄 수 있는 몸도 가질 테고요. 봐봐요. 저희가 있던 보건소에서도 사회적인 문제 없이, 충분히 안정적이었잖아요? 단지 이곳에 머문다면, 언제 괴물이 되어버릴지 두려움만 남을 뿐이겠죠."

"현실로 나가게 된다면, 탐사자의 몸은 다시 전처럼 돌아가고 말 거야. 통증을 느낄 수 없는 몸, 그리고 앓고 있던 병이 낫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모르는 일이잖아요. 정말 모두 잊고 이곳에서의 막연한 삶을 택하고 싶나요?"

"홀로 살아남던 이곳에서의 생활. …외로웠잖아요."


(KPC의 대사는 관계캐의 배경을 담은 대사 예시입니다. 탐사자의 백스토리와 상황에 맞게 개변해주세요.)


서글픈 듯 보이는 KPC의 얼굴은, 어쩌면 기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뻗어오는 그의 손은 얼굴만큼이나 이곳저곳 금이 가고 부서졌고, 다른 곳도 다를 바가 없는걸요. 신체의 부서져 내린 곳은 아무것도 없이 텅 빈 어둠만이 존재합니다. …그는 정말로 인형인 걸까요?


(엔딩 분기입니다. KPC는 자신의 존재는 파편에 불과해, 빠져나갈 수 없다고 설명해주세요. 자신의 마지막 의무는 탐사자를 이곳에서 내보내는 일이기에, 일을 마친 순간 사라지게 됩니다. 만약 자신이 빠져나가더라도 인형에 불과하니, 탐사자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미칠 수 없어, 서로 이곳에서의 관계는 아무것도 아니게 될 테니까요.)







엔딩











후기



Thanks to.


수련님 (루벤)|궉님 (헤일로 케인)

연홍님 (딜런 와이즈)|정가야님 (미하엘 블레이크)

어의님 (리 샤오샤오)|가비님 (한시원)

라일라님 (하츠미 렌야)|(최여원), (셀리나 유르시엘)|(에드먼드 L. 시어스)

완자님 (칸자키 루이)|호남님 (사자나미 카호)

이온채님 (카라한)|새님 (에단)


테스트 플레이를 진행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 시나리오는 총 3편의 시리즈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되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다음 시나리오에서 평행세계의 탐사자와 KPC, 혹은 환생 설정이나 아예 다른 캐릭터들로 플레이해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만개꽃> 시나리오는 탐사자가 어느 방향으로 어떻게 행동을 취할지 알 수 없어, 최대한 느긋한 전개로 적게 되었습니다. 키퍼님께서는 상황에 걸맞게 스토리 흐름을 넘겨주시는 임기응변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본 시나리오 시리즈는 관계캐와의 헌정으로 적게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공지에 적혀있다시피 맞지 않는 부분은 편하게 개변해 즐겨주세요! (기믹 포함) 또한 인형자체가 세션카드에 등장하는 것은 스포로 취급하지 않습니다. 어떤 역할이나 존재의 의미 등 시작 전 탐사자분께 알려지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만개꽃을 제외한, 이후 뒤에 이어서 나오는 두 개의 시나리오들은 공개 배포를 걸치지 않고 시나리오집에 수록되고, 책은 놀자판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시나리오지만 즐겨주시는 분들께 언제나 감사드려요ㅠ.ㅠ



※ 언제나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naver.me/5ycGuMpm




Call of Cthulhu (7th Edition) 의 저작권은 Chaosium Inc. 에 있습니다.

ⓒ1981, 1983, 1992, 1993, 1995, 1998, 2001, 2004, 2005, 2015.

Cthulu 7th Edition, ‘크툴루의 부름’ 한국어 번역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초여명에 있습니다. ©2016; 전권보유.

본 문서는 비공식 2차 저작물로 원작의 저작권 및 제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시나리오' 카테고리의 다른 글

STORM :: 01. 유령 대소동  (0) 2019.12.03
신부(新婦)  (0) 2019.10.11
단 한 번의 꿈, 단 한 번의 그대  (0) 2018.08.22
나를 넘어 그대에게 닿기까지  (0) 2018.08.17
유리 사막엔 발자국이 남지 않는다  (0) 2018.08.01



(@yeon_cms님 커미션)



Love me when I least deserve it, 

because that’s when I really need it.


-SWEDISH PROVERB




내가 가장 사랑 받을 자격이 없을 때 

날 사랑해 줘.


왜냐면 그때 난 사랑이 정말 필요하니까.








개요


 언제나 눈을 뜨고 나면 새로운 꿈이 당신을 반기던 나날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시방석에 앉은 것 마냥 불편한 꿈자리가 당신을 옥되어옵니다.

대체 무엇이 문제일까요? ...당신을 괴롭히던 악몽도,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해진 지난 기억도 도저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언제쯤 다시 봄날처럼 달콤한 잠자리를 맞이할 수 있게 될까요.


"차라리 악몽이라면, 아무 꿈도 꾸지 않는 게 좋을 텐데."


피로에 지친 당신이 무심코 내뱉은 말.


하지만... 정말로요?










주의 사항


* (CoC)크툴루 부름 7판 룰 기반

* 인원: KPC 1명|PC 1명| 1:1 타이만 시나리오

* 추천 관계: 연인·친구·가족과 같은 상호 소중한 관계

* 시나리오 배경: 현대

* 소요 시간: 5~8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플레이어 난이도: 

* 키퍼링 난이도: ★

* 추천 기능: 관찰력|듣기|자료조사|행운

* 로스트 가능성: O

* RP위주|전투X

* '나를 넘어 그대에게 닿기까지' 1번 or 2번 엔딩의 후속 시나리오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_Yan_star_)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키퍼링,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키퍼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크툴루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본 시나리오는 1:1 타이만으로 작성되었으며, 키퍼링 해주시는 분을 따로 모시고 PC 2인으로의 개변 플레이를 불허합니다.

하지만 시나리오 플레이에 있어, 엔딩 방향을 제외한 플레이에 개변은 가능하니, 편하게 맞춰 주세요.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나를 넘어 그대에게 닿기까지>의 후속작 시나리오 입니다. 

전작과 별개로 플레이하시는 건 괜찮습니다만, 전작 또한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계신다면, 본 세션의 진행은 스포로 인해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전작 주소 : http://scenario-dob.tistory.com/2)








본 시나리오는 "자살", "살인" 과 같은 자극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주의 부탁드립니다.

또한 자살과 살인을 미화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음을 미리 안내드립니다.

관련 트리거를 누르는 행위가 될 수 있으니, 꼭 플레이 전 탐사자에게 안내를 해주시고 열람, 플레이를 삼가해주시기 바랍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키퍼링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진상


남극 여행 도중 일어난 유람선 사고로 인해 기억상실인 채 의식불명이었던 탐사자. 그리고 사고와 동시에 실종됐던 KPC.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던 도중 고대종을 만나 의식불명인 탐사자의 꿈에 들어갈 수 있었던 KPC는, 그 계약 조건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만들어내고 탐사자를 만나러 가는 자신의 죗값에 지쳐, 결국 탐사자에게 자신의 죄를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한 선택과 결과로, KPC는 탐사자와 함께, 혹은 혼자만이 꿈속에 남게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KPC를, 혹은 두 사람을 축복하듯 지속되던 평화롭고 따뜻한 봄날같던 탐사자의 꿈 속에 점차 이상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합니다. 갑자기 찾아오는 계절의 변화, 공간이 일그러지고 꿈 속에 영원히 존재해야 할 것이 사라지는 등 기이한 현상들... 그렇게 꿈 속은 점점 무너져내리고, 결국 몇 달 만에 탐사자는 KPC에 대해 잊게 됩니다.


(만약 KPC가 꿈속에 홀로 남고 탐사자만이 밖으로 나가는 엔딩을 맞았다면, 탐사자는 KPC를 잊고 살아갔으며 꿈을 꿀 때마다 KPC를 만나지만 꿈에서 깨면 다시 모든 걸 잊는 상태가 반복됩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꿈속 공간의 주인인 탐사자와 달리, KPC는 환영받지 못하는 외부인이기에 이런 이상 변화에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렇게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너진 꿈속에 루프가 진행되고, 탐사자는 자신이 잊은 KPC와 새로운 만남을 반복합니다. 모든 상황을 홀로 기억하며 삶을 반복하는 KPC는 이 비정상적인 상황 속에서 점차 이성을 잃어가, 황폐해진 마음은 결국 광기에 빠져들게 되고... 잇따라 악화된 KPC로 인해 완전히 망가진 꿈속은 탐사자가 꿈을 꿀 때마다 악몽을 반복시켰으며, 오랜 시간이 지난 후, KPC는 무너진 공간의 필요 없는 존재들을 사냥하기 위해 엿보고 있던 '차원의 부랑자'를 마주하게 됩니다.


결국 변형되던 꿈은 어둠과 KPC만이 남았고, 그 안의 존재들로 수많은 포식을 할 수 있었던 차원의 부랑자는 가엾은 KPC에게 '마지막 꿈'이라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단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는 거짓말 같은 달디 단 말. 이미 웃음을 잃은지는 오래됐고, 자신을 잊은 탐사자에 대한 애정은 사랑이라는 감정보다는 애증에 가까운 음울한 감정을 느끼는 KPC, 자신이 탐사자를 사랑했던 사실을 '과거'로 치부하는 KPC에게는 거절하지 못할 제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문제점. 이 제안의 대가. 차원의 부랑자는 KPC에게 이 대가를 알려주지 않은 채, 한 번의 기회만을 준다는 말과 함께 떠났다는 점이 불안하게 만들던 요소였지만요.









KPC정보


KPC는 실제 이성치가 0인 상태로, 시나리오 진행 내에 이성 판정이 들어가는 상황이 오더라도 깎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탐사자는 모르고 있는 사실임에 유의하여 주세요.

무너진 꿈속으로 인해 탐사자는 악몽을 꾸게 되지만 정확하게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일어났을 때 어쩐지 악몽을 꾼 것 같다. 정도로 느끼거나, 그냥 푹 잠을 잘 수 없었다. 정도... 혹은 혼란이 빚어져 잘 자고 일어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 키퍼님께서는 진행에 있어 취향에 맞게 진행해주셔도 괜찮습니다.


KPC는 스토리 초반 진행에 있어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탐사자가 가까이 접근하려 하면 불편해하거나, 자신에게 접촉하려 하면 예민하게 거부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이런 모습은 탐사자에게 갖고 있는 애증 탓으로, 늘 자신을 잊는 탐사자를 원망하는 마음, 그리고 자책감이 크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자신이 갖고 있는 기억을 탐사자에게 처음부터 얘기해 설명해주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두 사람은 함께 움직이면서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탑을 올라, 총 6개의 방을 마주하게 됩니다. 방 문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상시키는 표현들이 있으며, 방 안에 들어가 문제를 해결한다면 달콤한 컵케이크를 두 개씩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때, 방에서 함께 컵케이크를 나눠 먹게 된다면 KPC가 갖고 있던 기억들이 뒤죽박죽으로 조금씩 탐사자에게 옮겨가기 시작하고, KPC는 그 기억들을 하나하나 잃어감으로써 마지막에는 탐사자를 사랑했던 행복한 기억만이 남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게 되는 상황은 탐사자를 아끼고 사랑하는 초기의 KPC. ...그리고 망가진 KPC의 수많은 기억들을 삼켜버린 탐사자. 끝에 도달한 방에서 탐사자는 지금까지 모아온 단서들과 자신의 기억을 토대로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 결국 두 사람이 함께 악몽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마련되어있는 두 개의 총으로 서로를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일입니다.


★엔딩에 따라 탐사자는 KPC를 구제할 수도, 그대로 로스트로 이어지는 상황에 마주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정리]


1. KPC는 꿈속에 갇혀 망가져버린 여파로 이성이 0으로 고정되어 있으며, 탐사자에 대한 애증 탓에 웃는 모습을 보이지 않습니다.

2. 매번 꿈에서 KPC의 존재를 잊게 되는 루프를 겪게 되는 탐사자. 탐사자는 KPC의 존재에 대해 모두 잊어 초면인 사람으로 인식하게 됩니다. 단, KPC는 모든 기억을 갖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탐사자에게 기억에 대해 설명을 해주지 않습니다.

3. 두 사람은 총 6개의 방을 탐색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한다면 컵케이크를 2개씩 찾아낼 수 있습니다.

4. 컵케이크는 한 사람당 하나씩. 나눠먹는 순간 KPC의 기억이 탐사자에게로 옮겨가게 됩니다.

5. 마지막으로 남는 건, 모든 것을 잊은 채 애증이 아닌 탐사자에 대한 사랑만을 갖고 있는 KPC와 모든 기억을 되찾고 KPC 대신 무거운 마음을 짊어지게 된 탐사자.

6. 이 잔혹한 꿈에서 KPC를 해방시켜줄 수 있고 당신도 꿈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마지막 방에 마련되어있는 총으로 두 사람이 함께 서로를 향해 총을 쏘는 것입니다.









도입부












시나리오 전개



00. 악몽의 시작

<BGM 추천: [Fanburst] "SteinsGate-Christina I">

<BGM 추천: [Fanburst] "Silent Hill 2 OST - True">


깜빡, 깜빡... 눈을 감았다 뜨길 몇번 반복한 당신은 쌀쌀한 주변 온도를 느끼며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이상하네요. 눈을 떴는데도 불구하고 짙은 어둠이 주변을 살피는 당신의 시야를 방해합니다. 분명 당신은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푹신한 침대 위에 누워있었는데... 이 어두운 공간에서는 당신만이 뚜렷하게 보일 뿐, 그 외엔 빛 한 줄기 마저 들지 않아 아무것도 구분되지 않습니다. <SAN 0/1>


...아, 그렇다면 지금 여긴 꿈 속인 걸까요? 그래요. 아무래도 요즘 신경 쓸 일도 많았고, 많이 피로했던 탓에 이런 꿈을 꾸는 걸지도 모르겠네요. 자각몽 말이에요. 



<듣기or둘러보기>

주변에 귀를 기울여 둘러보아도, 바람소리 한 점 들리지 않습니다. 자신의 얕은 숨소리만이 텅 빈 공간에 울려 퍼지는 기분입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공간이라 탐사자가 섣불리 움직이려 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때에는 키퍼님께서 어느 곳이라도 좋으니 걸어나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식의 유도를 부탁드립니다. 혹여나 다시 잠을 청해서 깨어나겠다. 라는 행동을 보이게 된다 하더라도 꿈에서는 깨어날 수 없습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상황의 연출을 해주세요.


가만히 한자리에 있어봤자 변하는 건 없을 것 같은 상황. 당신은 마지못해 자리에서 움직여보기로 했습니다. 비록 여기가 어디인지, 무엇이 있는지 아무것도 보이지 않지만요. ...적어도 걷다 보면 꿈에서 깨기라도 하지 않을까요?

...차박, 차박, 당신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발아래에서는 마치 물웅덩이에서 날 법한 참방거리는 소리가 작게 들려옵니다. 혹시나 싶어 바닥을 만져보거나 살펴보아도, 물기는커녕 딱딱하고 싸늘한 감촉만이 느껴집니다. ...하긴, 당신이 정신을 차린 것도 바닥에 누워있던 상황이었던걸요. 정말로 물기가 있었다면 당신의 옷이 이미 젖어버렸을 거예요.


... ...


얼마나 걸었을까요, 슬슬 이 어두운 공간이 지루해질 법 하자, 저 멀리 희끄무레한 무언가가 하나 보입니다. ...잠깐, 하나...? 아니, 다시 보니 둘이네요. 꿈 속이라 그런지 피로까지는 느껴지지 않지만, 당신은 드디어 이 진득한 어둠 끝에 무언가가 보인다는 사실 하나에 마음이 설레는 것이 느껴집니다. 드디어 이 악몽에도 변화가 일어나는 걸까요?


...멀리서 보이는 하얀 '무언가'에 점점 가까워지자, 당신은 그것이 무언인지 금세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눈부시게 새하얀 하나의 문. 그리고 그 옆에는 이곳만 향해 걸음을 옮기던 당신처럼,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한 사람. ...그 사람은 당신이 가까이 다가와도 아무 말을 하지 않고 조용히 당신의 눈을 마주하기만 합니다.


이때, KPC는 탐사자를 향해 먼저 말을 건네지 않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인 기회, 그리고 이 상황까지 오게 된 것에 대한 많은 생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수십의 루프를 통해 탐사자와 대화를 하는 것조차 지쳐있을 수도, 먼저 친절을 베풀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KPC 답변 예시



여긴 어딘가요? → 그렇게 묻기엔, 이미 당신도 예상하고 있잖아요. 지겨운 당신의 꿈이자, 현실이죠.

나를 알고 있나요? → 그것 또한 지겹도록. 나만큼 당신을 잘 아는 사람은 없을걸요?

당신은 누군가요? → ...여긴 당신의 꿈이잖아요. 그 질문은 제가 답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생각해 내야 하는 거죠.

꿈에서 어떻게 깨어나야 하나요? → 자기가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지금의 꿈이나마 즐기는 게 어떤가요?

당신은 왜 여기에 있나요? → ... (이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의 KPC는 탐사자가 자신에게 도와달라는 말을 먼저 할 때까지 탐사자에게 제대로 된 답변을 들려주려 하거나, 먼저 도와주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도 이곳에서 벗어나야 하기에 협조가 필요하지만, 소심한 복수와 고집 정도로 생각해 주세요. 단, 이름과 나이, 간단한 것들은 알려줘도 괜찮습니다. 둘의 관계나 이곳에 자신이 있는 이유 등만 언급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



"...이 꿈에서 정말로 깨어나고 싶나요?"

"왜죠? 힘든 현실보다 차라리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꿈속이 편하지 않아요?"


당신의 질문들에 차가운 답변만을 돌려주던 KPC. 야속하게도 제대로 된 답을 주지 않았지만, 당신이 KPC에게 도움을 청하자 툭하고 말을 건넵니다.


<심리학>

성공→ KPC의 질문에 그를 살펴보면, 여전히 차가운 시선과 말이지만 어딘가 모르게 조금 기대를 하는 것 같기도, 당신을 떠보는 듯하기도 합니다. 당신에게 바라는 답이라도 있는 걸까요?

실패 KPC의 질문에 그를 살펴보면, 여전히 차가운 시선과 말투뿐... 당신에게 무슨 의중으로 저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탐사자가 KPC의 질문에 꿈에서 나가고 싶다고 대답하면, 잠시 고민하던 KPC는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적으로 답합니다. 이곳에서 홀로 가만히 서있거나, 어둠 속을 걷는 등 시답지 않은 일을 하기보다는 '허무'에 가까운 공간을 헤쳐가는 당신의 모습을 지켜보는 편이 더 즐거울 거라 하면서요.


"사실 이제는 어찌되어도 상관은 없지만, 이번이 마지막이라면, 당신에게 걸어보아도 괜찮을 것 같아요."

"운이 좋아 당신이 성공한다면, 저 또한 이곳에서 나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만약 탐사자가 이런 KPC의 말에 의구심을 품고 반대로 어째서 나가고 싶느냐, 등의 질문을 하게 된다면, 마찬가지로 자세한 대답은 해주지 않습니다만, "나도 신의 창조물이라면, 단 한 번이라도 자격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라는 답을 내놓게 됩니다.


... ...


당신과의 얕은 대화를 주거니 받거니 한 KPC는 곧 마음을 정했는지, 옆으로 한발자국 물러나며 앞에서 가리고 있던 새하얀 문을 향해 눈짓을 합니다.


"당신의 마음이 그렇다면, ...따라 오세요. 하지만 길을 잃어도 책임지지 않을 거야."



<관찰or문을 살펴본다>

말 그대로 눈부시도록 새하얀 문입니다. 디자인은 심플한 문양이 조각되어있고, 은색의 동그란 손잡이가 달린 나무 현관문입니다. 단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는 듯, 때가 탄 곳도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구분되지 않는 어둠 속에 벽도 없이 떠 있으니 조금 현실적이지 않습니다.



말을 마친 KPC는 당신의 대답을 들은 둥 마는 둥 몸을 돌려 문으로 다가가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을 열어버립니다. 문을 열면 새하얀 문안에 감춰진 통로라고 보기엔... 진득한 어둠과, 수십 가지의 색이 한데 섞여 울렁거리는 듯한 벽으로 이루어진 복도. 아래에는 새하얀 계단이 올라가는 길로 터있지만, 벽은 시시각각 색이 변하며 액체처럼 꿈틀거리기에 기분 나쁘고, 기묘한 느낌이 번져옵니다. <SAN 0/1>


당신은 기분나쁜 광경에 주춤하고 걸음을 뒤로 물렸던가요? KPC는 당신을 힐끔 보는가 싶더니 걱정하는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복도 안으로 냉큼 들어가 버립니다.


KPC는 먼저 다가와 탐사자를 걱정하거나 데리고 가려 하지 않습니다만, 탐사자가 겁이 많아 끝까지 피하게 된다면 그때는 무력을 써서라도 데리고 가게 됩니다. 캐릭터성에 다르겠지만 퉁명스레 어르고 달래는 느낌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츤데레 처럼요) 복도로 들어가서 벽을 만져보는 호기심이 많은 탐사자라면, 손에 묻어나는 것은 없지만 미끈거리고 호러 영화에서만 보던 징그러운 장면이 생각나는 감촉이라고 묘사해주세요.


... ...

...


계단을 얼마나 올랐을까요? 위로 끊임없이 이어진 하얀 계단 위 멀리서 그렇게 밝진 않지만 희미한 빛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출구인 걸까요? 몸이 힘들다고는 느껴지지 않지만, 드디어. 라는 생각에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걸요. 왜인지 당신에게 냉정하게만 구는 KPC와 숨 막히는 분위기 속에 계속해서 걸어 올라가기만 하는 것은 어둠 속을 헤매던 때와 다른 의미로 미칠 것 같으니까요!


그렇게 당신이 안심의 한숨을 내쉬는 순간,

<BGM 추천: [Fanburst] "HK_論究の迷路 by hyonpal">


[쿠르릉-...]


계단이... 아니, 공간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놀란 탐사자가 주변을 둘러본다면, 두 사람이 걸어올라온 복도의 내부가 무너져 계단이 끝없는 공간 아래로 부서져 떨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안그래도 좁았던 복도의 벽이 당신들을 조여오는 것 같아, 다급함이 느껴지기 시작하는 탐사자.


당신이 이 상황에 놀라 굳어있는 사이, 갑작스럽게 손목이 잡혀옵니다. 고개를 돌리면 미간을 잔뜩 좁힌 채 당신과 마찬가지로 다급해 보이는 표정의 KPC입니다.


"뭐 해요? 뛰어요! 조금만 올라가면 되니까 뛰면 늦지 않을 거예요!"


KPC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계단이 부서지는 소리, 철퍽이며 벽이라 생각되는 무언가가 쏟아지는 소리 등 당신의 등 뒤까지 들려옵니다. 당신의 손목을 잡은 KPC는 빠르게 발을 놀려 당신을 잡고 계단을 뛰어 올라가기 시작하고, ...곧 두 사람은 간발의 차이로 빛이 있는 공간에 발을 들이게 됩니다.


차원의 부랑자의 힘으로 기회를 얻어 생성된 공간이지만, 여전히 꿈 속은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무너져갑니다. 쉽게 부서지고, 망가지기 때문에 복도의 공간도 오래 버티지 못한 겁니다.






01. 탑 1층|홀

<BGM 추천: [Fanburst] "HK_苦味が残る by hyonpal">


타박, 타박... 두 사람이 들어오자 어두워진 복도는 완전히 무너져 내립니다. 부서진 계단마저 끝이 보이지 않는 저 칠흑같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조금만 더 늦었다면 큰일이 날 뻔 했네요.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나온 곳을 바라보니, 새햐안 벽이 꾸물꾸물 움직이고 금세 구멍을 메꾸기 시작합니다.


...이게 뭐죠? 당신들이 있는 공간의 새하얀 벽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통로로 향하는 구멍을 메꾸더니, 곧 아무것도 없었던 것마냥 새하얀 벽만이 앞에 존재합니다. ...유일한 계단이 무너진 데다가,  아예 돌아갈 수도 없게 구멍이 막히다니... 정말 여기로 온 것이, 옳은 선택일까요? <SAN 1/1D2>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눈부실 정도는 아니지만 하얀 벽이 큰 홀을 이루고 있습니다. 높은 천장엔 금색 은색의 샹들리에가,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큼지막하게 깔려있네요. 주변에 말라비틀어진 꽃들이 꽂혀있는 [화병]이나 먼지가 쌓여있는 [소파], 커다란 [괘종시계]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용한 지 오래된 모양입니다. 먼지가 쌓이고 낡은 물건들 중에 제대로 사용할 수 있을 만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출구까지도요.


KPC에게는 이런 붕괴 현상들이 익숙하기는 하지만, 이번에까지 일어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기에 조금은 놀란 상태입니다. 또한 문 안으로 들어가면 된다는 것을 알기는 하나, 이후로 맞이하는 공간들에 대해서는 KPC 본인조차도 알지 못하기에, 당황스러워하거나,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여주셔도 좋습니다.




화병

서로 마주보듯 양쪽 벽 앞에 각각 하나씩 놓여있는 긴 화병. 우아한 디자인의 금색 화병이지만 말라비틀어진 꽃 때문에 음침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관찰》 성공→ 두 개 모두 살펴보니, 화병의 중간쯤, 작은 손잡이가 달린 것이 보입니다.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달칵] 하고 작은 문이 열리며 네모난 공간이 파여있습니다. 무언가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소파

앉기에는 두텁게 쌓인 먼지 탓에 앉기엔 무리인 검은색 소파. 지금은 낡았지만 눈대중으로 보기에도 꽤 고급 소파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 성공→ 먼지를 살살 털어내며 소파를 살펴보자, 한쪽 구석에 네모난 카드 한 장이 보입니다. ...기분 나쁘게 생긴 고양이 그림과 문장이 적혀 있네요.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탐사자에게 마지막 선택의 강요를 암시, 그리고 현재 보이지 않는 방들에 대한 암시를 주는 힌트 카드입니다.)


괘종시계

짙은 어두운색의 원목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괘종시계. 하지만 시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습니다.


《관찰》 성공→ ...잠깐, 시계가... 뭔가 이상한 것 같네요. 동그란 시계의 판에는 숫자가 1부터 13까지 적혀있습니다. ...13? 하지만 시간은 12시까지가 아니던가요? 시곗바늘은 분침이 없이 시침만 존재합니다. 원래부터 그렇다는 듯이요.


《관찰》 어려움 성공→ ...잠깐, 시계가... 뭔가 이상한 것 같네요. 동그란 시계의 판에는 숫자가 1부터 13까지 적혀있습니다. ...13? 하지만 시간은 12시까지가 아니던가요? 시곗바늘은 분침이 없이 시침만 존재합니다. 원래부터 그렇다는 듯이요. 그렇게 살펴보던 도중, 당신은 시계 판 중앙에 적혀있는 문구를 발견합니다.


"불가능한 것을 이루는 유일한 방법은 가능하다고 믿는 거예요."


《듣기》 성공→ [..깍-...째깍...째깍-...] 괘종시계에서 들려오는 시침 소리. 어떻게 소리가 나는 거죠? 분명 괘종시계는 움직이지 않는데...?






시침을 13시에 맞춘다 → 아무렇게나 놓인 시침을  손가락으로 밀어 13시에 맞추자, [쿠구궁...] 묵직한 소음이 들리며 홀에 진동이 퍼지기 시작합니다. 설마 아까 복도처럼 또 무너지려는 건 아니겠죠? ...곧 소음과 진동이 잦아들자, [달칵-] 작은 경첩 소리가 나며 시계의 원형 판이 살짝 열립니다. <SAN 0/1>


탐사자가 열린 판을 열어보면, 안에는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은색의 로켓형 시계가 들어있습니다. 고급스러워보이는 시계는 상태도 좋고 깨끗합니다.




작은 시계를 들고 몸을 돌린 탐사자.  공간이 무너지지 않았을까 염려하며 주변을 돌아보니, 공간은 여전히 멀쩡합니다. 바짝 긴장했던 조금 전의 자신을 떠올리자 허탈감까지 느껴집니다. ...? 잠깐, 하지만 달라진 점은 있네요.


화병의 옆에 각각 문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각 두 개의 문을 살펴보면, 둘 다 손잡이는 있으나 잠겨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단, 다른 점은 하얀 나무 문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점. 한쪽에는 Alice라는 문구와 소녀의 그림이, 한쪽에는 Rabbit이라는 문구와 하얀 토끼 그림이 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토끼 방 문 앞의 화병 틈에는 괘종시계에서 찾은 로켓 시계를, 앨리스 방 문 앞의 화병 틈에는 토끼의 방에서 찾은 주스 병을 넣어주어야 문이 열립니다.



<아이디어>

성공→ 갑자기 생기긴 했지만, 열리지 않는 두 개의 문. ...그러고 보니 아까 화병에 뭔가 넣는 공간이 있지 않았던가요? 어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떠올리게끔 하는 그림과 문구와 넣는 것이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릅니다.



[철컥]


탐사자가 화병의 작은 홈에 로켓을 넣고 문을 닫자, 토끼 그림이 그려진 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 [챙-!]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화병이 산산조각 나버립니다. ...다행히 조각이 튀지는 않아,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화병이 깨지면서 떨어진 로켓 시계를 다시 챙겨가도 별다른 효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울 때마다 [행운 판정]을 진행해, 실패 시 깊게 찔린 상처가 생겨 체력이 [0/1]감소 됩니다.






02. 탑 1층|흰토끼의 방

<BGM 추천: [Fanburst] "Dark Waltz Music - Moonlit Dust">


바닥부터 천장은 물론, 심지어 가구까지 방 이름처럼 온통 새하얀 색으로 이루어진 내부가 보입니다.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새하얀 방의 내부를 살펴보면, 특이한 종류는 아니지만 몇 가지 가구가 눈에 들어옵니다. 거울이 달린 우아한 앤티크 디자인의 [화장대], 마찬가지로 새하얀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장], 새하얀 이불과 시트로 이루어진 [침대]가 보입니다.



화장대
고풍스러운 앤티크 양식으로 만든 화장대. 화려한 장식은 없지만, 섣불리 손을 대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새것처럼 때탄 곳 없이 하얗습니다. ...잠깐, 당신은 잠시 화장대를 둘러보던 도중, 화장대에 달린 [서랍] 하나를 발견합니다.



서랍

작은 하얀색 손잡이가 달린 서랍입니다. 손잡이를 당겨보아도 [달칵, 달칵] 거리는 소리만 들려올 뿐, 열리지 않습니다.


《관찰》 성공→ 자세히 살펴보니, 아래에 열쇠 구멍이 보입니다. 대체 무엇이 들어있길래 잠가둔 거지? ...어딘가 열쇠가 있지 않을까요?


《관찰》 실패→ 자세히 살펴보니, 아래에 열쇠 구멍이 보입니다. 뭐가 들어있건, 남의 방에서 특별히 신경 쓸 일은 아닐 테지만요.


(서랍의 열쇠는 침대에 주스 병과 함께 놓여 있습니다. 찾기 전까지 열 수는 없으나, 열쇠공의 기능을 사용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크리티컬 판정이 나와야 열어보는 것이 가능합니다.)




열쇠공 or 열쇠를 찾아 사용→ [철컥] 열쇠를 넣고 돌리자,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나며 서랍이 살짝 밀리는 모습이 보입니다. 다행히 맞는 열쇠였나 보네요. ...당겨서 열어본 서랍 안에는 촉촉한 시트와 흰 생크림, 붉은 체리로 장식한 먹음직스러워보이는 작은 컵케이크 2개가 있습니다.


(컵케이크의 모양과 장식 등은 취향에 맞춰 바꿔주셔도 괜찮습니다. 단, 탐사자가 컵케이크를 수상히 여겨 살펴보려 한다면, 언제부터 있었는지도 모르는 컵케이크지만 상한 부분도, 시간에 변색된 부분도 없이 멀쩡하다는 괴리감을 표현해주세요.)




책장

수많은 책들이 꽂혀있는 큼지막한 책장입니다. 책등에는 제목으로 보이는 글들이 써있지만... 어째선지 적혀있는 글을 읽을 수 없습니다. 알고있는 외국어도 아니고, 처음으로 본 듯한 문자. 문자이긴 한가요...? <SAN 0/1>


《자료조사》 성공→ 무슨 책인지, 읽을 수도 없는 책인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당신은 손에 잡히는 책을 하나 골라 펼쳤습니다. 순간, 책 사이에서 떨어지는 종이 한 장.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단 한 번의 꿈을 줄게. 마지막의 기회야. 하지만 그가 네 ■의 잠식을 감당하려 할까?]


하얀색의 작은 종이에는 정갈한 글씨체로 이러한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중간에 글씨가 지워져있기는 하지만... 이 방의 주인이 적어둔 걸까요?


(지워진 글씨는 '죄'입니다. 유람선의 사고를 일으켰던 죄를 다시 한번 감당할 수 있느냐. 에 대한 답과 이 꿈속에서 있었던 일들, 마지막에 KPC에게 총을 쏘게 되는 상황을 만듦으로써 죄를 감당할 수 있느냐에 대한 질문입니다. 책의 글씨들을 알아볼 수 없는 것은, 꿈이 무너지면서 함께 무너졌다고 봐주시면 됩니다.)


침대

푹신하고  눈부시게 흰 이불이 덮여있는 2인용의 침대. 침대에 앉거나 눕는다면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푹신함이 느껴집니다. 다 포기하고 눕고 싶을 정도로요.


《관찰》 성공→ 침대를 살펴보던 당신은, 두툼한 이불을 거둬내자, 침대 중앙에 작은 '미니어쳐'와 작은 열쇠를 발견했습니다. 투명하고 맑은 붉은색 액체를 표현한 듯 내부가 채워져 있는 작은 유리병 모양은, 아주 작은 종이가 달려있습니다.


종이에 적혀있는 글씨는 [Eat Me!] 네요.


(앨리스에 나오는 주스 병을 의미합니다. 흰토끼를 바다 깊은 곳에서 만난 '고대종'으로, 앨리스를 'KPC'로 의미하고 있기에, 고대종에게 '렝의 유리'라는 기회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또한 앨리스 방에 사용될 열쇠이자 미니어쳐이기 때문에, 직접 먹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먹으려 하는 탐사자가 있다면 KPC가 힘차게 말려줍시다. 입에 넣어도 아무 맛도 나지 않고 딱딱해서 씹을 수 없습니다.)



모든 곳을 살펴본 탐사자. 하지만 딱히 건너 방의 열쇠는 찾지 못했습니다. ...혹시, 이 방에 들어왔을 때처럼 여기서 찾은 무언가를 넣으면 열 수 있는 게 아닐까? 작은 생각이 머릴 스쳐 지나갑니다.


그러던 도중, 당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화장대 서랍에서 찾은 '컵케이크' 2개.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컵케이크는 크기는 작은 편이지만, 적어도 두 사람이 나눠먹을 수 있어 보입니다. 잠시 숨도 돌릴 겸 두 사람이 하나씩 나눠먹는 것은 어떨까요?



<케이크를 두 사람이 나눠먹는다>

푹신하고 촉촉한 식감. 컵케이크를 베어무는 순간, 당신의 입 안에는 달콤한 풍미가 한가득 퍼집니다. 푹신하고 촉촉한 식감을 음미하고 있을 무렵, KPC가 이마를 짚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KPC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며 당신의 머릿속이 뒤죽박죽 휘젓는 기분이 들어옵니다.


(컵케이크는 한 입만 먹어도 기억을 기억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컵케이크를 먹는 양은 캐릭터 성향에 맞게 조정해주세요.)



첫 번째 기억


...당신의 머릿속이 울렁거리고,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낯선 기억들이 느껴집니다.


보이는 것은 진득한 어둠뿐입니다. 어둠 속에서 유일하게 보이는 것은 자신의 모습뿐. ...아니, '자신'이 맞을까요? 당신의 손은 이렇게 생기지 않았는데요.


햇살도, 바람도 불지 않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방이 막혀있는 폐쇄된 공간인지, 혹은 넓게 트인 열린 공간인지... 하지만 아무렴 어떨까요. 마음은 차분하고, 더 이상 무얼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지 않습니다.


자신 이외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공간.


어두운 바닥 아래에 주저앉아 시간이 얼마나 지나는지 생각도 하지 않고, 멍하니 어둠만을 바라보았습니다. 시간, 그런 것도 존재했던가요...? 순간, 진득한 어둠 속에서 무언가 빠져나옵니다. 어둠 덕분에 제대로 보이지는 않지만 '그것'은 무척이나 크고, '나'보다 위대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것'은 입에 '무언가'를 물고 있었고, 무언가 씹히는 소리와 함께 아직 '섭취' 하고 있는 것도 같았습니다. ...그런 모습으로 '나'에게 느리게 다가온 '그것'. ...곧 '나'의 머릿속에 무언가 말소리가 들어옵니다.


"...'초대받지 못한 자'구나. 덕분에 그래도 오랜만에 폭식을 하게 되었으니, 한 가지 기회를 주도록 할까?"


기회, 그런 게 있었나요? 더는 아무 것도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의 꿈'을 주도록 하지. 하지만 그것이 꼭 너를 구제할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마지막 꿈'...? 마지막이란 게 가능했던가? 오랜 시간 속 움직이지 않던 '나'의 머리는 삐걱거리며 의문을 띄웠고, 묻기 위해 입을 벙긋거렸지만, ...'그것'은 그 말을 남기고, 진득한 소리를 내며 어둠 속으로 다시 사라져버립니다....



곧 암전 되었던 눈앞이 서서히 밝아지고, 울렁거리던 머릿속도 서서히 진정이 되어갑니다. 잠시 두통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대체 그건 뭐였을까요? ...기억? 하지만 당신의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잃어버렸던 기억이라 치기에는, 당신이 보았던 자신의 손이나 옷차림들이 당신이 아니었으니까요.


"괜찮나요?"


들려오는 말소리에 고개를 들어 KPC를 바라보면, KPC 또한 정신을 차렸는지 머리를 짚으며 당신을 조금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억에 관련된 질문을 하거나 머리가 아파 보였던 모습에 질문을 하더라도 KPC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 기억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라는 대답만 돌려줍니다.


(KPC의 가장 최근 끝자락에 있던 기억이 탐사자에게 흘러들어가 흡수된 것입니다. 기억이 옮겨갔기 때문에 KPC는 그 기억에 대해 알지 못하는 상태가 됩니다. 하지만 탐사자에 대한 기억만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아직 퉁명스럽거나 조금 냉정해 보이는 모습은 유지해주세요. 이곳에 있는 이유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무언가' 이유가 있었다. 정도는 느끼고 있습니다.)


곧 두 사람이 흰토끼의 방에서 나와, 앨리스의 방으로 다가갔고,


[철컥]


탐사자가 화병의 작은 홈에 주스 병을 넣고 문을 닫자, 소녀의 그림이 그려진 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 [챙-!]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화병이 산산조각 나버립니다. ...다행히 조각이 튀지는 않아,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화병이 깨지면서 떨어진 주스 병을 다시 챙겨가도 별다른 효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울 때마다 [행운 판정]을 진행해, 실패 시 깊게 찔린 상처가 생겨 체력이 [0/1]감소 됩니다.






03. 탑 1층|앨리스의 방

<BGM 추천: [Fanburst] "Air Prelude">


앨리스의 방으로 들어오자, 다양한 색상으로 꾸며진 방 내부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상한 건, 주변의 물건들이 공중에 가볍게 떠 있다는 점.  바닥 바로 위에 낮게 떠 있는 물건부터, 저 높이 천장까지 떠 있는 물건들이, 어찌 보면 방을 지저분하게 보이게끔도 합니다. ...있을 수 없는 상황에 <SAN 0/1>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방의 내부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가구 중 특별할 것은 없지만 눈에 보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공중에 떠다니고 있는 [푸른색 책], 갈색의 원목으로 만들어진 [네모난 상자], 속에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고 뚜껑이 없는 [쓰레기통]이 보입니다.



푸른색 책

아까 토끼가 그려진 방에서 보았던 것처럼 알아볼 수 없는 글씨가 적혀있는 책입니다. 책을 뒤지던 순간, 또다시 [툭-] 하고 두 장의 종이가 떨어집니다.


떨어진 종이들을 살펴보면, 'CoC 여행 박람회'라고 적힌 티켓 두 장입니다. 이미 사용한 모양인지 입장권 부분은 뜯긴 채 없습니다. 티켓은 잔뜩 구겼다가 겨우 펴내어 책으로 누른 모양입니다. 손을 탄 흔적이 많고, 색이 바래어 낡아있습니다.


네모난 상자

책과 마찬가지로 생활감이 보이는 상자입니다. 하지만 자물쇠가 걸려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관찰》 성공→ 자물쇠는 숫자 4개를 돌려 맞추는 형식입니다. 무슨 숫자를 의미하는 걸까요?




비밀번호를 찾아 채워 넣는다→ [철컥] 숫자를 맞춰 돌리자,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나며 자물쇠가 열립니다. ...상자를 열어보면, 이번에는 진한 초코와 슈가파우더가 뿌려있는 컵케이크 2개가 들어있습니다.  달콤한 향이 나는 컵케이크. ...이것도 먹을 수 있는 걸까요?




쓰레기통

한 번도 사용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새하얀 쓰레기통. ...마치 장식용으로 둔 것 같습니다.


《관찰》 성공→ 이상한 기분에 쓰레기통을 들여다보던 당신. 순간, 비스듬히 들어있던 카드 한 장을 발견합니다. 두 개의 손이 그려있고, 문장들이 적혀 있네요.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KPC 자신이 이 꿈속에 남아 이렇게까지 무너져 내릴 줄 몰랐다는 후회의 의미가 될 수도,

탐사자가 KPC에게 계속 기억하겠다 약속했던 말에 대한 원망의 의미가 될 수도 있는 힌트입니다.)


카드의 뒷면을 살펴본다 or 관찰》 성공→ 카드의 뒷면에는 잉크의 색이 날아간 듯, 연한 색으로 숫자 4개 (탐사자의 생일)가 적혀 있습니다. ...어딘가 익숙한 숫자 같은데, 어디서 봤던 숫자였죠? (자물쇠의 비밀번호) (ex. 10월 2일→1002)



이 외엔 다른 걸 발견하지 못한 탐사자... 아까처럼 열쇠가 되는 물건도, 출구도 찾지 못했습니다. 이 방 두 개 외에 이동할 수 있는 곳은 없었는데, 다른 곳을 살펴봐야 하는 걸까요? 고민에 빠진 당신의 앞에는 상자에서 발견한 달콤해 보이는 컵케이크 두 개가 놓여있습니다. ...혹시 이번 컵케이크도 나눠먹어야 하는 걸까요?


(아까 겪은 일 때문에 탐사자가 컵케이크를 먹는 걸 꺼리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만약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KPC가 나서서 "찾은 열쇠가 없으니, 아까처럼 컵케이크를 먹는 것이 마지막 단계일 수도 있다"라는 것을 어필해주세요.)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하지만, 이외의 방법은 없겠죠. 당신은 KPC의 말에 상자에서 컵케이크를 꺼내, 하나씩 나눠 먹기로 합니다.



<케이크를 두 사람이 나눠먹는다>

푹신하고 촉촉한 식감. 컵케이크를 베어 무는 순간 당신의 입안에는 달콤함이 한가득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입안의 빵을 음미할 무렵, 다시금 KPC가 이마를 짚은 채 비틀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 KPC를 눈에 담는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며 당신의 머릿속이 뒤죽박죽 휘젓는 기분이 들어옵니다.


(컵케이크는 한 입만 먹어도 기억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캐릭터들 성향에 맞게 조절해주세요.)



두 번째 기억


...당신의 머릿속이 울렁거리고,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낯선 기억들이 느껴집니다.


[쿠구궁-]


귀를 찢을 듯한 큰 소리. 무언가 무너져내리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 서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하죠. 여기서 움직여서 뭐가 변할까요. 소리는 들려오지만 끔찍한 어둠만이 눈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어요.'


[차박, 차박]


아, 익숙한 발소리가 오늘도 들려옵니다.


"...누구세요?"


...곧 앞에서 들려오는 당황, 혹은 겁에 질린 듯한 익숙한 목소리. 그렇네요. ...이건 '나'의 목소리가 아니며, 이건 '나'의 목소리입니다. 익숙한 목소리에 느리게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내' 앞의 사람은... ... 탐사자. 당신의 얼굴입니다.


"...탐사자."


'나'는 그 질문에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 외에, 아무 말도, 아무 답도 내어줄 수 없습니다. 이미 수십 번, 수백 번이나 닳고 닳도록 부른 '나'의 이름.


"...그만. ...제발 이제 그만 기억해줘."



곧 암전 되었던 눈앞이 서서히 밝아지고, 울렁거리던 머릿속도 서서히 진정이 되어갑니다. 잠시 두통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대체 그건 뭐였을까요? ...기억? 하지만 이번 역시, 당신의 기억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마지막에 보였던 당신의 얼굴은 대체 뭐죠...? <SAN 1/1D2>


(이번 역시 KPC의 기억이 탐사자에게 옮겨갔기에, KPC에게는 기억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탐사자 꿈에서 자신을 수십 번, 수백 번 잊었다는 사실이 기억에서 사라졌기 때문에, 어느 정도 애증의 감정이 사라진 상태입니다. 지금부터는 조금 더 걱정해주거나 감정을 보이는 모습을 보여도 좋습니다.)


"...당신이 나를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하지만 내 기억이 당신을 좀먹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 ..."


문득, 당신의 옆에서 정신을 차린 KPC가 작은 소리로 중얼거립니다. 그 물음에 KPC를 바라보면, 어쩐지 지금까지의 태도보다 조금 누그러진, ...당신에게 건네기 위해 했던 말은 아닌 듯 흔들리는 눈으로 당신에게서 시선을 피합니다. ...대체 왜 저런 눈으로 당신을 보는 걸까요. KPC는 당신에게 대체 무엇을 기대하고 있는 걸까요?


(마찬가지로 탐사자가 기억과 관련해 질문을 하더라도, KPC는 제대로 된 답변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이 걸음을 옮겨 방 밖으로 나오자, [끼이익-] 녹슨 문의 경첩에서 날 법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 소리?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려보니, 아까 분명히 막혀버렸던 통로의 위치에, 붉은색 문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막혔던 곳인데... 어째서?



<문을 살펴본다>

금빛 손잡이가 달린 붉은색의 커다란 문.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낡은 흔적이 보입니다. 문은 아까 소리와 관련 있었는지, 조금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을 바라보면... 처음 이곳에 올라오면서 보았던 복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04. 탑 2층|홀

<BGM 추천: [Fanburst] "HK_苦味が残る by hyonpal">


타박, 타박... 두 사람이 들어오자, 뒤로 어두운 복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계단마저 저 보이지 않는 깊은 곳으로 부서져 사라졌습니다. ...아무래도 두 사람이 지나온 곳은 무너져 내리게 되어 있나봅니다. ...그리고, 다시 칠흑 같은 어둠만이 있는 곳을 바라보니 꾸물꾸물 거리며 하얀 벽이 구멍을 메꾸기 시작합니다.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주변을 둘러보면, 눈부실 정도는 아니지만 하얀 벽이 큰 홀을 이루고 있습니다. 높은 천장엔 금색 은색의 샹들리에가, 바닥에는 붉은 카펫이 큼지막하게 깔려있네요. 주변에 말라비틀어진 꽃들이 꽂혀있는 [화병]이나 먼지가 자욱이 쌓여있는 [소파], 벽에 걸려있는 커다란 [액자]가 보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은 사용한 지 오래된 모양입니다. 낡고, 먼지 쌓이고, 제대로 사용할만한 것들이 보이지 않습니다.


물론, 출구까지도요.

화병

양쪽으로 마주 보는 벽에 하나씩 서있는 기다란 화병. 금색의 우아한 디자인이지만, 꽂혀있는 꽃이 말라비틀어져서인지, 음침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관찰》 성공→ 두 개 모두 살펴보니, 화병의 중간쯤, 작은 손잡이가 달린 것이 보입니다. 손잡이를 잡아당기면 [달칵] 하고 작은 문이 열리며 네모난 공간이 파여있습니다. 무언가 넣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소파

앉기에는 두텁게 쌓인 먼지 때문에 무리 같은 검은색의 소파. 지금은 낡았지만 눈대중으로 보기에도 꽤 고급 소파였던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관찰》 성공→ 먼지를 살살 털어내며 소파를 살피던 도중, 소파 아래에서 은색의 '휴대용 나이프'를 발견했습니다. ...아직 녹이 심하게 슬지 않아 사용할 수 있어 보입니다.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액자

벽의 1/3을 차지하고 있는 커다란 액자. 시간 흐름이 느껴지는 것처럼 그림의 색이 바랬지만, 여전히 멋진 그림입니다. 유화로 그려진듯한 유람선과 바다, 주변에는 새하얗고 푸른색의 빙산들이 그려 있습니다.


《관찰》 성공→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니, 유리가 없는 형태의 액자는, 틀에 고정이 잘 안되어있는 듯 캔버스가 조금 붕 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아이디어》 성공→ 그림을 보고 있던 당신은 문득, 아까 아래층에서는 시계를 돌림으로써 문이 생겼으니 이곳에서는 다른 방법으로 문이 생기는 듯한데, ...이번 에도 이 그림이 문이 생기는 힌트와 관련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옵니다.




<BGM 추천: [Fanburst] "Roll20 - Screaming Souls SFX by Kruggly">


그림을 나이프로 이용해 찢는다→ [부욱-] 캔버스가 찢기는 소리가 나며 갈라지는 순간, 귓가로 수많은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면, 당신을 의아한 눈으로 바라보는 KPC만 있을 뿐, 비명소리의 근원지는 보이지 않습니다. 곧 소리가 곧 잦아들고, 당황한 당신이 그림을 보면, ...찢어진 공간 안으로 붉은빛의 바다와 부서진 배의 파편이 떠있는 그림이 보입니다. <SAN 0/1>



"...탐사자, 괜찮아요?"

"봐요, 당신이 그 그림을 찢고나서 방이 생겼어요."


KPC의 말에 그림을 확인한 후 몸을 돌린 탐사자. 시선을 돌려 다시 한번 주변을 둘러보니, 어느새 두 개의 문이 생겨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커다란 굉음도, 진동도 울리지 않았는데 언제 생긴 거죠?



화병의 옆에 각각 문이 하나씩 생겼습니다. 각 두 개의 문을 살펴보면, 둘 다 손잡이는 있으나 잠겨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단, 다른 점은 하얀 나무 문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점. 한쪽에는 Card라는 문구와 카드 그림이, 한쪽에는 Cheshire Cat이라는 문구와 고양이 그림이 그려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체셔캣의 방 문 앞의 화병 틈에는 소파에서 찾은 나이프를, 카드 방 문 앞의 화병 틈에는 채셔캣의 방에서 찾은 작은 페인트 통을 넣어주어야 문이 열립니다.



<아이디어>

일반 성공→ 마찬가지로 열리지 않는 두 개의 문. ...이곳도 마찬가지로 화병에 물건을 넣어야 문이 열리는 방식일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려운 성공→ 마찬가지로 열리지 않는 두 개의 문. ... 이곳도 마찬가지로 화병에 물건을 넣어야 문이 열리는 방식일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무엇을요? 이곳에서 찾은 물건을 넣어야 한다면 역시... 나이프밖에 없지 않나요?



[철컥]


탐사자가 화병의 작은 홈에 나이프를 넣고 문을 닫자, 고양이 그림이 그려진 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 [챙-!] ... 크고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화병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다행히 조각이 튀지는 않아,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화병이 깨지면서 떨어진 나이프를 다시 챙겨가도 별다른 효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울 때마다 [행운 판정]을 진행해, 실패 시 깊게 찔린 상처가 생겨 체력이 [0/1]감소 됩니다.






05. 탑 2층|채셔캣의 방

<BGM 추천: [Fanburst] "Kevin MacLeod - Heartbreaking">


체셔캣의 방으로 들어오자, 기이할 정도로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가득한 내부가 보입니다. 방 안은 다양한 색상들로 꾸며져있다기 보단 여러 색이 뒤얽힌 것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뒤죽박죽 놓인 여러 물건들에선 그 자리에 "존재"하지만, 동시에 "존재하지 않다"란 기분이 듭니다.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어지러운 방의 내부를 살펴보면, 여러 가지 가구 중 특별할 것은 없지만 눈에 보이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방 중앙의 바닥에 놓여있는 불이 켜진 [양초], 낡은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양초

두꺼운 양초엔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불이 켜져 있었는진 알수 없지만, 바람 한 점 불지 않는 방 안에서 흔들림없이 타오르는 불꽃을 보니 마음이 조금 술렁이는 것 같습니다. 


《관찰》 성공→ 촛농이 잔뜩 흘러내려 바닥에서 굳어있고, 흔적들이 길게 남아 있는 모습... 어둠 속에서 타오르던 양초를 바라보던 당신은 양초에 작은 문구가 적혀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이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모자장수처럼 미쳐야만 해."


...? 미쳐야만 한다니, 그건 무슨 말일까요? 이상한 문구를 읽은 순간, 당신의 앞에 은색의 작은 [나이프] 하나가 보입니다. ...원래부터 여기에 있었던가...? 아까 발견했던 나이프보다 훨씬 작은 크기로, 날카롭지만, 흉기라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나이프를 관찰》 성공→ 당신의 앞에 나타난 나이프를 들어 자세히 살펴보면 가느다란 홈으로 각인되어있는 문구가 보입니다.

(기능 판정 실패시, 행운 판정으로 한 번의 기회를 다시 주세요.)


"모든 모험은 첫걸음을 필요로 하지."

"■■... 당신은 앨리스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




책상

낡은 책상을 보니, 여기저기 코팅이 벗겨져 있는 모습입니다. 위에는 낡은 책들이 엉망으로 쏟아져 있고, 단 한 권의 책만이 펼쳐져 있습니다. 책에는 선화로 그려진 컵케이크 2개. 그리고 아래에 작은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약속할 수 있어? 대답해줘. 이해할 수 있다고, 용서하겠다고.]


(이 질문에는 탐사자가 어떤 대답을 하더라도 책에서는 케이크가 나타나게 되어있습니다. 그 대답을 옆에서 들은 KPC와의 관계 확립을 위한 질문이니, 이후 편하게 RP를 즐겨주세요.)




당신이 그 질문에 답을 읊조리자, ...깜빡, 눈을 깜빡인 앞에 마법처럼 컵케이크가 나타났습니다. 책에 그려진 문구와 그림은 사라진지 오래네요. 유자로 장식된 맛있어 보이는 컵케이크... 하지만 컵케이크를 바라보고 있는 KPC는 어쩐지 눈이 어둡게, 혹은 불안하게 침체되어 보입니다.



<케이크를 두 사람이 나눠먹는다>

푹신하고 촉촉한 식감. 컵케이크를 베어 무는 순간 당신의 입안에는 달콤함이 한가득 퍼지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입안의 빵을 음미할 무렵, 순간 KPC가 이마를 짚고 비틀거리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리고 KPC를 향해 손을 뻗는 순간... 눈앞이 아득해지며 당신의 머릿속이 뒤죽박죽 휘젓는 기분이 들어옵니다.


(컵케이크는 한 입만 먹어도 기억을 받는 것이 가능합니다. 캐릭터들 성향에 맞게 조절해주세요.)



세 번째 기억


...당신의 머릿속이 울렁거리고, 조금씩 흘러들어오는 낯선 기억들이 느껴집니다.


가끔씩, 하늘에서 큰 소리가 들려옵니다. ...어느 날은 비가 내리다가 눈이 올 때도, 갑자기 예고 없이 건물이 무너지는 일도 생겼습니다. ...이럴 리가 없는데. 항상 그 사람의 꿈속은 따뜻하고, 맑은 하늘과 봄바람이 가득해야 하는데.


...하지만 이럴 리 없단 생각은 도피 일 뿐이겠죠.


타박, 타박... 오늘도 그 사람과 함께 걷습니다. 언제나처럼 같은 길을, 같은 대화와 인사를 나누며.


그 사람과 매일매일을 함께 하지만 단 한번도 기억하지 못하니까.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고 허전한 감각만 느껴지는 텅 빈 마음은 이미 죽은 거나 다름없어 보입니다. ...몇 번째 였지? 오늘로써 탐사자, 그와 함께 "처음"으로써 마주한 상황이.


얼굴에 웃는 표정을 띄우는 것 마저 이미 죽은 마음과 정신에는 사치로 느껴집니다.  결국 어느 날은 너무 힘겨운 이 상황을 견디지 못해 높은 곳에서 발을 내딛는 극단적인 상황을 선택 했습니다. 또 다른 날엔 함께 저 먼 나락으로 하는 참담한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반복되는 선택은 내 의지로, 내 손으로. 내 바램으로, 내가 당신을... 너를...


아... 이제 머리가 제대로 된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하지만 탐사자. 이곳에선 내게 끝이 오지 않아.


... ...


깜빡, 깜빡... 눈을 뜨니 또다시 햇살이 쏟아지는 아침입니다. 지겹고 지겹고 지겨운 공원. 탐사자. 당신이 내게 다가옵니다. 오늘은 어떤 얼굴로, 인사말로 당신을 맞이해야 할까요.



곧 암전 되었던 눈앞이 서서히 밝아지고, 울렁거리던 머릿속도 서서히 진정이 되어갑니다. ...당신에게 계속해서 흘러들어오고 있는 이상한 기억들. 기억의 주인의 옆엔, 탐사자. 언제나 당신이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당신과 함께하던 그 사람... 그 익숙한 목소리는... <SAN 0/1>


"기억해 냈구나."
"나를, 드디어 기억하고 있어."

조금은 감격한 듯한, 떨리는 목소리가 귓가로 들려옵니다. KPC는 안면에 기쁜듯, 슬픈듯 보이는 미소를 띠우고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러던 도중 당신을 향해 손을 뻗어 손을 잡아옵니다.


"무서웠어. 계속, 계속 기억하지 못할까 봐."

"잊히는 건 두 번으로 족하잖아. ...더는 무서워서 싫어."


그 말과 함께 나지막이 생각나는 이름 하나. ...하지만 당신은 그녀를 '기억'하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당신에게 스며들어오는 기억으로 인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을 뿐, 그가 누구인지, 당신과 어떤 관계인지는 여전히 기억나지 않습니다.


(KPC는 현재 기억이 사라진 후, 탐사자가 기억에 대해 언급했던 말들과 더불어 자신의 기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느낍니다. 사라지는 기억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탐사자가 자신에 대해 하나 둘 씩 떠올리고 있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단, KPC가 갖고 있는 마지막 기억은 둘 중 하나 입니다. 탐사자가 자신과 함께 남겠다고 한 후, 다시 자신을 처음으로 잊었을 때, 혹은 꿈에서 자신을 두고 나간 이후 다시 돌아왔으나 자신을 잊었을 때 입니다. 그리고 KPC는 3번 이상 기억을 잃고, 그가 잃어버린 기억들은 탐사자에게 흡수된 상황이므로 초반보다 KPC의 태도는 한결 밝고 편안해보입니다.)


(이때부터는 탐사자가 자신에 대해 물어보더라도 조금씩은 제대로 알려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전 유람선 사고라던가, 자신이 잃은 기억에 대해서는 탐사자에게 알려줄 수 없습니다.)







KPC가 알려줄 수 있는 답변 예시



내가 알게 된 기억은 대체 뭔가요? → 저는 당신이 갖고 있다는 기억에 대해서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어렴풋이, 당신이 저에 대해 기억을 해내고 있구나. 싶을 뿐이에요.

내가 알게 되는 기억이 당신과 관련 있어 보여요. → 그 기억이 누구의 기억인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다시 한번, 당신과 나를 이어줄 다리가 되어줄 수만 있다면요.

당신과 나는 무슨 관계였나요? → 소중한 사람. ...하지만 당신이 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할지, 확답을 할 수는 없어요. 그러니까 기억하고, 내게 직접 말해줬으면 해요. 내가 당신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위와 같은 대화를 KPC와 마치고 난 후, 탐사자는 자신도 모르게 무언가를 손에 쥐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손을 펼쳐 살펴보니, 쥐고 있던 것은 손가락 두마디 만한 크기의 페인트 통 미니어처 입니다. 페인트 통 안은 비어있고 붓 모양의 미니어처 장식만 붙어있습니다. 페인트 통 겉 면을 자세히 잘펴보면 아주 작은 크기의 문구를 발견 할 수 있습니다.


[붉게, 아주 붉게 칠해야 해.]



<아이디어>

성공→ 붉게 칠해야 하지만, 비어있는 염료 통. ...그렇다면 속을 채워야 할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 방에서 찾아낸 것은 그렇게 많지 않은데... 순간, 양초 앞에서 발견한 작은 나이프가 떠오릅니다. ...어쩌면, 이 작은 통을 한 두 방울로 채울 수 있는 붉은 염료는 당신, 혹은 KPC가 갖고 있지 않나요?



(나이프는 찌르는 용도라고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아주 작습니다. 탐사자의 각오를 보여달라는 일종의 시험을 의미함으로, 손가락을 살짝 베거나 찌르는 식으로 피를 한 두 방울 염료 통에 넣어 건너편의 방 화병에 넣어주시면 됩니다.)


나이프로 손가락을 살짝 찌르자 약간의 따끔거림이 느껴집니다. 바느질을 하다가 바늘에 찔린 것 처럼 핏방울이 맺히고, 당신은 페인트 통에 자신의 핏방울을 살짝 떨어트립니다. ...이후 별다른 변화는 없지만, 아마 예상대로라면 이 페인트 통이 건너 방의 열쇠가 될 수도 있겠죠.


곧 두 사람이 방에서 나와, 카드의 방으로 다가갔고,


[철컥]


탐사자가 화병의 작은 홈에 페인트 통을 넣고 문을 닫자, 카드 그림이 그려진 문에서 잠금이 해제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순간, [챙-!] ...크고 날카로운 소리가 나며 화병이 산산조각 나버립니다. ...다행히 조각이 튀지는 않아, 다친 곳은 없는 것 같습니다.


화병이 깨지면서 떨어진 페인트 통을 다시 챙겨가도 별다른 효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주울 때마다 [행운 판정]을 진행해, 실패 시 깊게 찔린 상처가 생겨 체력이 [0/1]감소 됩니다.






06. 탑 2층|카드의 방

<BGM 추천: [Fanburst] "Final Fantasy X-2 Yuna's Ballad">


두 사람이 발을 내딛자 보이는 건...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공간, 그 자체 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넓은 방 한 가운데에는 눈부시게 새하얀 장미꽃들이 있습니다. 마치 백지로 접어 만든 것처럼 장미의 꽃잎은 물론 줄기와 이파리마저 전부 깨끗한 흰 색입니다. ...딱딱한 방의 바닥에서 자라는 것 같은데, 진짜인 걸까요?


한 걸음. 또 한 걸음. 꽃을 향해 걸어가는 순간, 꽃의 색이 점점 변해갑니다. 맑은 붉은색으로, ...짙은 붉은색으로, ...그리고 검붉은 색으로. 마치 아까 당신이 염료 통에 담았던 핏방울 처럼요.



<꽃을 만져본다>

막상 꽃을 만져보면, 꽃잎이 부드럽고 촉촉한 생화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꽃집에서도 이렇게 싱싱한 꽃을 찾기 어려울 거란 생각이 무심코 들 정도로요. 순간, 당신의 귓가에 낯선 소리가 들립니다.


<듣기>

성공속삭이는 듯한 말소리가, 누군가의 목소리인지 모르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우리를 가져가요."

"가장 예쁜 꽃이 언제나 가장 멀리 있잖아."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야."

"그럼 당신은 분명히 도착하게 되어 있어. 오래 걷다 보면 말이야."



당신의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닌 듯, 자신들을 가져가란 내용의 나직한 속삭임이 들립니다. 하지만 KPC도, 당신도 한 말이 아니죠. ...그렇다면 누가 속삭인 걸까요. KPC에게 물어봐도,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말만이 돌아옵니다.



<아이디어>

성공→ 보통 다른 방에서 얻을 수 있는 건 열쇠 혹은 컵케이크뿐인데... 이 방에 있는 것은 장미뿐, 그렇다면 장미를 가져가야 하는 걸까요?


<장미 꽃을 꺾는다>

[툭.] 당신이 장미꽃을 꺾자, 꽃송이가 힘없이 당신의 손으로 들어옵니다. 순간, 당신의 눈앞이 아찔해지며 머릿속에 또 다른 '기억'들이 스며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이 부분에서는 KPC 또한 한 송이를 더 꺾어 나올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탐사자가 두 송이를 꺾어 나온다면 다행이겠지만, 한 송이만 꺾어 나오려는 경우가 종종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이 때엔 키퍼님 재량껏 KPC가 자의로 꽃을 꺾는 것도, 탐사자를 선동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네 번째 기억


"탐사자...!"


'아마도' 하루가... 혹은 며칠이 지나고, 다시 꿈속에서 마주친 오늘. '나'는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탐사자, 당신에게 다가갑니다.


당신은 '나'에 대해 여전히 기억을 하고 있을까요? 다시 웃으면서 내게 인사를 해줄까요?


앞으로 기억을 해주겠다던 약속, 혹은 함께 있자고 했던 약속... 만약 당신이 '나'를 잊는다고 해도, 나만큼은 당신을 기억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서두르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시간이 걸려도, 언젠가는 당신은 '내게' 돌아와 줄 테니까요.


"...누구?"


...언젠가는, 꼭 '내게' 돌아와 줄 테니까.


...이전보다는 조금 더 밝아 보이는 목소리와 기억들입니다. 확실히 처음에 보았던 기억보다는 다른 차이를 보이는 기억들. ...그러면 당신에게 들어오는 기억에는 순서가 있지 않을까요...?


(이 때부터 KPC는 꿈에 남아있겠다고 다짐했을 때까지의 기억만 갖고 있습니다. 아직 탐사자에게 애정이 많고,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한 죄책감을 가진 상태입니다. 약 2번 엔딩으로 탐사자가 꿈에서 나가는 엔딩을 보신 분들께서는 탐사자가 아직 자신과 함께 있다는 점에서 안심하거나, 조금 더 함께 있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주세요. 왜 이곳에 있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탐사자와 함께 할 수 있어 안심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자신의 죗값을 치루는 길로 간다는 생각뿐입니다.)


당신을 보며 또다시 바뀐 태도로 대하는 KPC... 처음과 너무 확연히 달라진 모습에 적응이 안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마치 최근부터 조금씩 기억이 사라지는 것처럼요.


그리고 두 사람이 걸음을 옮겨 방 밖으로 나오자, [끼이익-] 녹슨 문의 경첩에서 날 법한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문 소리? 소리의 근원지를 향해 시선을 돌려보니, 아까 분명히 막혀버렸던 통로의 위치에, 다시 붉은색 문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문을 살펴본다>

금빛 손잡이가 달린 붉은색의 커다란 문. 고급스러워 보이지만, 마찬가지로 낡은 흔적이 보입니다. 문은 아까 소리와 관련 있었는지, 조금 열려 있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안을 바라보면... 처음 이곳에 올라오면서 보았던 복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네요.






07. 탑 3층|모자장수의 방

<BGM 추천: [Fanburst] "IB_記憶 by hyonpal">


타박, 타박... 두 사람이 들어오자, 뒤로 어두운 복도가 완전히 무너져 내리고, 계단마저 저 보이지 않는 깊은 곳으로 부서져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다시 칠흑 같은 어둠만이 있는 곳을 바라보니 꾸물꾸물 거리며 하얀 벽이 구멍을 메꾸기 시작합니다.



<관찰or내부를 살펴본다>

주변을 둘러보니 마네킹들이 양쪽 벽 앞에 즐비합니다. 기괴해보이기까지 한 온갖 디자인의 옷과 모자들을 걸친 다양한 마네킹들이 줄지어 늘어선 모습은 기분 나쁘게 보이기도 합니다. 이곳은 커다란 홀, 혹은 복도처럼 이루어져 있어, 저 멀리 붉은색의 방과 이어져 있습니다.


<아이디어>

성공→ 기괴한 옷들과 모자... 그리고 마네킹. 지금까지와 다르게 따로 적혀있는 글은 없기 때문에 확신할 순 없지만, 이 곳은 모자장수와 관련된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네킹들을 살펴본다고 해도 별다른 획득 단서는 없습니다. 단지 기괴한 마네킹들을 가까이서 보게 됨으로 <SAN0/1> 판정을 진행해주세요.)


이곳이 끝인 걸까요? 아니면 여기서도 방을 찾아야 하는 걸까요? 이 미로같은 공간 속을 떠돌수록 점점 심신이 지치는 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어쩐지 KPC는 당신의 곁에 가까이에서 함께 있는것에 만족한 모습 같아,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계속해서 문들을 열고, 당신이 모르는 기억들을 되뇌고, ...탐사자. 당신은 그 기억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설령, 그 기억들의 주인이 정말로 KPC라면, 당신은 KPC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복잡한 마음을 안고, 두 사람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레드 카펫이 깔려 있는 앞으로, 한 걸음. 또 한 걸음...


처음 마주한 이 방에서 걸음을 옮기자, 순간 당신의 옷깃을 잡아당기는 감각과 함께... 눈 앞이 암전 됩니다.



다섯 번째 기억


...당신의 머릿속이 울렁거리며 사이사이로 흘러들어오는 기억이 느껴집니다.


(나그대에서의 마지막 선택의 장면을 묘사해 주세요. 아래는 예시 입니다.)


"잘 있어. ...다시 만날 수 있을 때까지. 절대 널 잊지 않도록 노력해서 돌아올 테니까."


'나'는 그 사람의 뒷모습을 보며 이를 악물고 견딜 수밖에 없습니다.


더는 앞길을 막을 수도, 가지 말아 달라 애원할 수도 없어요. 이 모든 건 나의 선택이었고, 당신의 선택이었으니까... 작은 희망이 존재한다면, '나'는 또 그것에 손을 뻗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멀어져 가는 탐사자. 당신을 보며 나는 울음을 참고 있어요.


다음에 돌아오면, 꼭 칭찬해주세요. 혼자서 잘 기다렸다고.


...'나'를 기억했노라고.



다시 눈앞이 밝아지고, 비틀거리는 걸음을 바로잡아 봅니다. 옆을 보면 KPC가 힘겨워 보이는 모습으로 탐사자의 팔을 잡아 겨우 서 있습니다. 어디가 불편하기라도 한 걸까요? 당신의 시선을 느낀 KPC는 당신을 바라보며 괜찮다는 말과 함께 옅은 미소를 짓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한 걸음. 한 걸음... 두 사람은 마지막 방으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당신과 걸음을 옮기던 KPC는, 앞을 바라보며 작은 소리로 말을 합니다.


"그렇게 나를 쉽게 잊어버린 당신이 미웠어요."

"원망스러웠지만, 동시에 소중했던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어. 너무 좋은데, 그만큼 미웠고, 보고 싶은데, 그리운 만큼 보고 싶지 않았어."

"...언젠가는 당신이 내게 돌아와 줄 거라고 믿었으니까... 그래서 더 배신감이 컸어."

"하지만, ...결국 이렇게 돌아와 줬잖아? ...나는 틀리지 않았던 거야."


처음으로 당신에게 솔직한 말을 얹는 KPC... 그리고 앞을 보며 걷던 그/그녀는 나지막이 말을 이어갑니다.


"이곳은, 자신의 죽음만으로 나갈 수 없어요."

"나 홀로 죽더라도, 당신 홀로 죽더라도... 죽음만으로는 꿈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었어."

"...그래서 두려웠던 거지. 당신이 돌아오더라도 나는-..."


그 말과 함께 KPC는 말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다시 눈을 감았다 뜨자, KPC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마치 다시 한번 기억이 사라진 것처럼요.


(끝이 다가오자 KPC의 남아있던 기억의 찌꺼기들이 한 번에 사라지는 과정입니다. 자신의 남아있던 기억이 사라지고, KPC에게는 유람선의 사고가 있었다는 것과 고대종과 계약을 맺어 실행을 했던 기억까지가 남아있습니다.)



... ...






08. 탑 3층|하트 여왕의 방

<BGM 추천: [Fanburst] "Sad Anime Ost - Believe Me">


두 사람이 기괴한 방을 지나 붉은 방에 도착하자, 마치 동화 속 궁전을 보는 듯한 화려한 공간이 나타납니다. 온통 붉은 색으로 꾸며진 내부에는 창문이 달려 있지만, 창 밖에는 어둠만이 가득할 뿐입니다. ...그리고 중앙에는 화려한 장식이 박혀있는 붉은빛의 의자. ...의자보다는 왕좌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붉은 의자는 화려했습니다. 그 앞으론 작은 탁자가 놓여있습니다.



<관찰>

성공→ 탁자 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문구가 적혀있는 한 장의 종이가 보입니다.

[죄인의 두 머리를 잘라 올려라.]



잔인한 말이라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동화에서 본 내용같단 느낌이 듭니다. ...그렇다면, 이 마지막 방은 '하트 여왕'의 방이 되는 걸까요? 하지만 두 사람에게는 머리라고 올릴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진짜 머리를 자를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아이디어>

성공→ 문득, 당신은 아래층에서 꺾어왔던 장미꽃이 생각났습니다. 장미가 머리라고 칠 수 있다면, 대신 올려도 되는 것이 아닐까?


<장미꽃 두 송이를 탁자에 올린다>

두 사람분의 머리이자 당신에게 도움이 될 거라 속삭였던 장미. 두 송이를 탁자에 올리고 잠시 기다리자, 눈을 한번 깜박이는 사이에 탁자 위에 올려둔 장미꽃들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올라와 있는 것은 두 자루의 작은 총과 하얀색의 카드.


<카드를 살펴본다>

카드에는 또 다른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생명은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으며, 생명과 같은 무게를 지니는 것은 오직 생명 뿐이다. 단, 생명이 돌아갈 수 있는 육체가 존재하느냐, 존재하지 않느냐는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단 하나의 생명이라도 시차가 어긋나 먼저 떠나게 된다면, 그것은 안 하느니만 못하다.]


(동반 자살을 부추기는 메모이자, 시험의 단계입니다. 1분 1초라도 한 사람이 먼저 죽게 된다면 영원히 꿈에서 빠져나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단, 육체가 존재하는가, 존재하지 않는가의 의미는 오래전 실종자로 처리KPC의 몸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면, 이 꿈속을 빠져나가봤자, 육체로 돌아갈 수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 부분은 탐사자에게 아이디어 판정을 추가하여 알려주셔도 괜찮습니다.)



...이게 무슨 글일까요. 애초에 총이 두 자루라니. ...함께 죽으라는 말인가요? 당황스러움과 경악스러움, 혹은 냉정해지며 차분해지는 마음을 느끼게 됩니다. <SAN 0/1>


탐사자나 KPC가 총을 집어 들면, 생전 총의 사용법을 모르던 사람일지라도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사용방법이 떠오릅니다. 마치 처음부터 알고 있었던 것처럼. 또한, 총을 자세히 살펴보면, 작은 크기의 권총으로, 탄환은 1개씩만이 들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게 총을 손에 잡은 순간, 눈앞이 흐려지며, 어떤 장면들이 스쳐지나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기억


어두운 곳, '나'는 온몸을 칼로 베는 듯한 강한 추위를 느꼈습니다. ...아니, 어두운 곳이 맞는 걸까요? 힘겹게 눈을 뜨자, 저 높은 곳 위로 일렁이는 흐린 빛이 보입니다.


너무 춥고 추워, 손끝 하나 움직이기 어렵고 눈을 깜박일 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먹먹한 귓속으로 [끼익-] 거대한 철이 긁히는 소리,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 그리고 보글거리며 공기 방울이 '나'를 에워싸는 소리도 들려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의 머릿속에 맴도는 것은 단 한 사람. ...그 사람은 괜찮을까요? 여긴 이렇게 추운데, 만약 그 사람도 이 깊은 곳까지 빠졌으면 어떡하죠?


마지막 인사라도 해보는 건데, 조금 더 일찍 손을 놓았어야 했는데. ...보이지 않는 손들이 '나'의 온몸을 긁어 잡아당기는 듯합니다.


... ...


"다행이지 않나? 그는 너와 달리 무사히 구출이 되었지. ...하지만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태라, ...구출되나 마나 한 거 아닌가?"


어디선가 비웃는듯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이에 따른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있어나쁜 소식은 어쩌면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그가 만약 깨어난다 하더라도 너를, 너와 함께한 모든 추억을 잊을 거란 거지."


"너무 실망하지 마. 네가 나를 도와준다면 그를 만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겠단 좋은 소식도 있으니. 단, 다시 만나는 그는 '초면'이 되겠지만 말이야... 그의 '꿈'이 계속되는 한, 그는 너를 기억할거고,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거야."


"어때, ..해볼 만하지 않나?"


...'나'는, 포기할 수 없어요. 그가 '나'에 대해, 모든 추억에 대해 잊는다면, ...견딜 수 없을 거야.



기억이 스쳐 지나감과 동시에 다시 눈앞이 밝아지고, 참았던 숨이 거칠게 터져나옵니다. 그리고 당신은 머리가 크게 울리는듯한 두통을 느끼며 하나 둘 씩 기억해냅니다. ...KPC가 꿈 속으로 처음 찾아온 날, 당신을 보며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인사를 했던 일.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 먹은 일.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장난도 치고, 가까운 식당에서 식사를 했을 땐 서로의 음식을 나눠먹기도 했었죠. ...그것이 몇 번이나 반복되어 당신은 행복한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던 마지막 날, 여행 박람회, 그리고 병원, 무너지며 당신에게 죄를 고백하던 KPC... 그 사람의 모습. 탐사자. 당신은 ...몇 번이나 그를 잊었던가요. 열 번? 수십 번? 수백 번? ...3년의 세월 간, 당신은 그를 잊었던가요? 그 비명만이 가득했던 여행의 사고가 지금보다 더 악몽처럼 끔찍하게 느껴도 집니다. <SAN 1/1D3>


앞에 있던 KPC를 바라보면, 그는 어딘가 흐려진 눈을 하고, 당신을 바라보더니, 이내 밝은 미소를 지어 보입니다.


"...우리 나가면 여행, 가야지. ...우리 가면 뭐부터 할까요?"


어딘가 요점이 맞지 않는 KPC의 말. ...그는 당신에게 여행을 떠나기 전에 했던 말들을 늘어놓습니다. 기대가 된다거나, 함께 하고 싶었던 일이라거나... 마치, 그 유람선의 사고가, 여행이 없었던 일처럼요.



(엔딩 분기점입니다. 총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갈립니다. 만약 탐사자가 총 사용을 거부하고 밑 층에서 가져온 나이프나 다른 종류의 도구를 사용하려 한다면, KPC가 말을 돌려 총을 사용하게끔 권유해주세요.)










엔딩

<BGM 추천: [Fanburst] "HUIDEUN KO - 구월꽃">













후기



Thanks to.


얀별 (나 리)|승앰 (설승호)

나 (릴리트)|토끼 (페이)

어의 (리 샤오샤오)|가비(한시원)



◎기능 판정에 있어 행운 판정의 기회를 자주 기록한 것은, 시나리오 자체가 '기회'를 준다. 에 중점을 맞췄기에 조금 더 쉽게 진행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 요청드렸습니다. 하지만 키퍼님의 기분에 맞춰 조금 더 너그럽게 기회를 주셔도 괜찮지 않을까 합니다^^9


◎전체적으로 시나리오 진행을 하면서 탐사자가 자신이 얻은 기억에 대해 KPC에게 설명을 할 때, KPC는 그렇구나. 정도는 알 수 있습니다만 실제 본인의 기억으로는 공감되지는 않고 이론적으로만 느끼는 상태가 됩니다. 마음이 복잡해지거나 생각할 수만큼은 있지만 마지막 방에 도착하기 전까지 심각하게 그 얘기에 대해 공감하는 모습은 감춰주세요.


◎2번 엔딩의 마지막 탐사자가 눈 뜨고 보는 공간은 병원이어도 괜찮습니다. 1번 엔딩일 경우 병원 배경으로, 2번 엔딩일 경우 방 천장이 어울릴 거라 생각합니다.



<나를 넘어 그대에게 닿기까지> 에서 로스트 엔딩이 있었을 때, 다시 한 번 구제의 기회가 생겼으면 해서 고민을 하다가 적게 되어버렸습니다....^ㅁ^

시나리오 상단에 적힌 글은 제가 좋아하는 속담 명언 중 하나로, 꿈 속에 남게 된 KPC에게 어울리는 문구가 아닐까 하여 넣게 되었습니다만, 혹여 문제가 된다면 편하게 말씀 부탁드리겠습니다. <ㅇ>!

이번 <단꿈대>는 아마 올해 마지막 배포 시나리오가 될 것 같습니다. <유리 사막>을 포함하여 새로운 시나리오들을 작성해 티알 온리전에 타이만 시나리오집을 낼 예정입니다. 부디 다른 시나리오들도 즐겁게 즐겨주신다면 기쁠 것 같아요ㅠ-ㅠ! 다들 언제나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랍니다!


후기와 피드백, 건의사항은 언제나 환영하고 있습니다. 얀별(@_Yan_star_)계정의 디엠이나 멘션 등 편하게 말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언제나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naver.me/5ycGuMpm



11.12~13 - 1차 테스트 플레이

11.17 - 2차 테스트 플레이

11.17~18 - 3차 테스트 플레이

11.19 - 배포





Call of Cthulhu (7th Edition) 의 저작권은 Chaosium Inc. 에 있습니다.

ⓒ1981, 1983, 1992, 1993, 1995, 1998, 2001, 2004, 2005, 2015.

Cthulu 7th Edition, ‘크툴루의 부름’ 한국어 번역판의 저작권은 도서출판 초여명에 있습니다. ©2016; 전권보유.

본 문서는 비공식 2차 저작물로 원작의 저작권 및 제반 권리를 침해할 의도가 없습니다.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