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티님 (@bubble__cm) 커미션입니다.

 

「멀티 장르 호러 TRPG 인세인 inSANe 팬 시나리오」

 

'나라에 난(亂)이 닥쳤습니다. 이 위기를 넘겨내야만 합니다.'

 

 

 

 

 

 

개요

당신은 환(還)국을 수호하며 신탁을 받는 신의 사자, '대신관'입니다.

환국이 건국된 아래로 지금까지 굳건했던 이유는 대대손손 훌륭한 성군이 나라를 다스린 덕이요, 당신을 포함한 신관들이 마음 깊이 신을 모신 덕이겠지요.

 

하지만 근 3년, 하늘은 무심하게도 땅 한번 적셔주지 않아 산전 초목이 메마르고, 논밭의 곡물은 채 여물지 못한 채 병들어 삭기 시작합니다. 풍요롭던 나라 안에 가난이 밀려와 백성들이 배곯고, 설상가상 역병이 돌기 시작해 병자들의 고통 어린 신음이 울리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세월은 환(還) 나라 백성만을 두고 흐르는 듯 시간이 가도 나아질 여력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신탁마저 내려오지 않은 지 오래된 이 나라를, 정녕 신께서는 저버리신 걸까요.

 

백성들의 곡소리가 나날이 커져가는 지금,

안 그래도 혼잡한 궁에서 해괴한 소문이 돌기 시작합니다.

 

황제가 밤마다 귀신에 시달린다는 이야기입니다.

 

 

 

 

 

 

주의 사항

* 플레이어 수: 1인

* 리미트: 6

* 사용 룰북: 인세인 1, 2권

* 특수형

* 시나리오 배경: 동양 판타지

* 소요 시간: 약 4시간~ (RP에 따라 유동적입니다.)

* 난이도: GM-★★★ / PC-★★★★

* 폭력, 유혈, 자살에 대한 묘사 유의

 

PC 공개 사명 NPC 공개 사명
당신은 신을 모시며 황제가 성군의 길을 걷도록 곁을 지키는 자로, 환(還)의 국교에서 가장 지체 높은 '대신관'이다.
3년 전 대신관의 자리에 올랐으나, 그때부터 이어지는 나라의 문제로 황제와 함께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당신의 【사명】은 황제의 고민거리를 풀어내고, 나라가 '난(亂)'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당신은 환(還)국을 다스리는 어진 군주 '황제'다.
안 그래도 혼잡한 나라 덕에 고민이 큰데, 이번에는 매일 밤 골머리를 앓게 되는 사건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당신의 【사명】은 '대신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해결하고, 나라가 '난(亂)'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 PC와 NPC는 서로의 【거처】를 알고 있는 상태로 도입을 시작합니다.

◈ PC와 NPC의 관계는 자유로우며 친밀한 관계일 수도, 정권(政權)을 서로 잡기 위한 경쟁 관계일 수도 있습니다.

◈ 오리지널 창작 동양의 가상 국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월드 세팅은 정해두지 않았습니다. 자체 장면표를 사용합니다.

황제가 어질지 않고 망나니여도 괜찮나요? → 나라를 말아먹을 정도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 기담과 로맨스를 주제로 잡고 있으며, 찝찝한 엔딩으로 느끼실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되어도 괜찮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해당 시나리오를 열람/플레이 전 참고해주세요.

 

 

 

 

 

 


 

 

 

 

 

플레이 전, 시나리오 관련 전체 공지를 숙지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공지 페이지: https://scenario-dob.tistory.com/17

 

본 시나리오의 저작권은 얀별(@Yan_star_TRPG)에게 있으며, 시나리오에 대한 피드백과 건의사항은 괜찮습니다만, 악의적인 비방글은 받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의 노룰북 마스터링 진행, 공개된 공간인 SNS에서의 스포일러 발언 · 플레이, 마스터링 커미션 등을 엄격히 금합니다.

 

작성자는 아직 inSANe의 초심자로, 시나리오 내에 실수, 오타 등 미숙한 점들이 많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점이 있다면 부디 둥글게 건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토리상 폭력, 유혈, 자살에 대한 묘사가 있을 수 있으니 필히 유의해 주세요.

 

작성자의 특성상 지문이 긴 편에 속합니다. 탁의 분위기와 마스터님의 재량에 따라 지문을 수정하심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진상과 배경 설정을 제외한 모든 개변을 허용합니다. 편하게 맞춰 주세요. (창조 엔딩 가능)

단, 개변한 시나리오의 2차 재배포는 금합니다.

 

본 시나리오에 플레이어 상대방을 속여 데려가는 것을 엄격히 금합니다. 이후 '멘마' '비참' 발언 등, 지속적으로 악의적인 소비가 이어질 경우 시나리오를 비공개 혹은 2차 지인한정 배포로 대처 될 수 있음을 안내드립니다.

 

 

 

 

 


 

 

 

 

 

이후 아래부터는 시나리오 스포일러가 존재합니다.
마스터 예정이신 분들만 열람해주세요.

 

 

 

 

 


 

 

 

 

 

 

시나리오 배경

모든 것은 지금으로부터 수백 년 전에 있었던 일에서 시작합니다.

 

당시 환(還)국은 지금과 달리 자그마한 약소국이었습니다. 비루하고 보잘것없어 인근 나라들이 수시로 위협하는 것도 모자라, 잦은 가뭄과 병충해에 약한 벼 종자, 고르지 못한 토양 탓에 흉년이 지속되어 위태로운 나날을 이어갔습니다.

 

그렇게 나라의 앞날이 암담하던 중, 백성들 사이로 한 '신녀'의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합니다. 정신적으로 내몰린 백성들은 의지할 곳을 찾아 신녀에게 몰려들었고, 그들의 믿음을 등에 업은 신녀는 당돌하게도 황제를 직접 찾아왔습니다. 스스로를 신녀라 칭한 그는 '신께서 제게 찾아오셨으니, 그를 받들고 뜻을 따른다면 나라의 '난(還)'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고합니다.

 

실로 얼토당토 않은 얘깁니다. 하지만 당장 국운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황제의 마음 또한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겠지요. 신녀의 말이 참이든 혹은 거짓이든 간에, 이 기회에 국교를 세워 이 환을 하나로 묶어 잃어가던 민심을 다시 되찾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니까요.

 

그날 이후로 한 종교가 환의 국교가 되었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바빠 평소 종교라고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온 백성들은 하늘을 섬기며 마음의 위안으로 삼았고, 나라는 점차 안정을 되찾아갑니다.

 

하지만 이 평화를 되찾아준 이 국교는 한 가지 부정한 비밀을 감추고 있습니다. 입궁한 신녀가 황제에게 알려준 하늘을 모시는 방법이 바로 그 비밀이었죠. 이 나라가 두 번 다시 난(亂)을 겪지 않고 부흥의 길을 걷기 위해선, 50년을 주기로 황제의 자식 중 한 명을 제물로 바쳐야 했습니다. 황제의 직계손 중 성년이 된 자만이 제물이 될 수 있었으며, 제물이 된 자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죽음을 피할 수 없습니다. 이 끔찍하고 비밀스러운 제사만 잘 지낸다면 환은 태평성대를 누릴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수백 년이 지난 현재. 황실에서도 황제와 그다음 황제에게만 암암리에 전해져 내려오던 이 비밀은 사고로 비명횡사한 선대 황제로 인해 맥이 끊겼습니다. 현 황제가 선대로부터 제물의 비밀을 전해 듣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또한, 안타깝게도 선황제에게 자식은 NPC 한 명뿐이었습니다. 제물이 될 자에게 전달하는 '표식'(허리 매듭)은 새 주인을 찾지 못했고, 이로 인해 수백 년 동안 이어지던 이 비밀스러운 전통은 어긋난 채로 맞물려 돌아갑니다. 새 제물을 받지 못한 하늘의 악신은 환국에 재앙을 내립니다. 나라는 다시 난의 위험에 처하고, 악신은 약속을 지키지 않은 NPC의 영혼을 거두기 위해 찾아오기 시작할 겁니다. 이 끔찍한 현실은 바로 밤마다 귀신이 찾아온다는 소문으로 이어지겠지만요.

 

여기까지가 손쉽게 알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 아래로는 또 다른 진실입니다.

 

계속되는 흉년으로 몰락해가던 환의 백성 중, 한 여인은 고국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매일같이 하늘에 청하는 그의 애달픈 기도에 결국 귀 기울이는 이가 나타납니다. 모든 신이 이 땅을 외면했으나, 소녀에게 정을 주고 만 단 한 명의 신 말이지요.

 

다만 한 신이 인세에 관여하는 건 하늘에서도 법으로 금지된 일로, 신이 제 힘으로 메마른 땅을 번영케 하는 건 타락으로 향하는 지름길이었습니다. 하지만 끝내 제 마음을 누르지 못하고 선을 넘은 신은 여인을 위해 힘을 사용하기로 결심합니다. 신은 여인에게 속삭여 그를 '신녀'로 만들었습니다. 타락한 신은 더 이상 쓸 수 없는 선한 힘 대신, 약간의 부정(不正)을 따르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신녀가 그의 힘을 빌어 다른 백성들의 마음을 얻고, 이후로는 황제의 신뢰를 얻어 궁에 들어가기까지요.

 

이 부정이란 위에서 말하는 희생의 조건으로, 타락한 신은 제 힘을 온전히 사용하지 못하기에 제물로부터 힘을 얻고자 하였습니다. 또한 신녀에게 품은 마음이 날이 갈수록 커진 악신은 제 영혼을 대대로 황위를 잇는 후손의 육체에 깃들게 합니다. (후손이 황위를 잇는 타이밍에 육신을 바꿔 타는 것) 부정의 힘을 쓴 대가로 진실한 기억이 한동안 봉인된단 사실은 그를 더없이 막막하게 만듭니다. 악신이 마음을 준 신녀는 터무니없는 짧은 생을 사는 존재인 만큼, 둘이 함께하는 시간은 스치는 바람보다 더 빠르고 허망하게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하지만 신녀의 입장은 어땠을까요. 제가 모시는 신이 부정의 방법을 쓰는 걸 모르지 않았을 겁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고는 하나, 사람 목숨을 요구하는 신이 과연 정상적으로 느껴졌을까요? 다만 신녀 스스로의 힘으로 돌이킬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그는 대신 자신의 몸에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주술을 새깁니다. 몇번이고 삶을 이어나가, 반복되는 생 속에서 힘을 쌓고 언젠가는 자신의 '영원한 죽음'으로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말이지요.

 

결과적으로 50년에 한 번씩 삶을 달리하는 건 황족뿐만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신녀 사후 대신관으로 정착된 직책을 역임하는 인물에게로, 첫 번째 대신관에게서 다음 대신관에게로. 신녀 또한 혼(魂)을 옮기며 지금까지 삶을 지속해온 것입니다. 다만 이번 생의 대신관은 우연찮게 발생한 부작용으로 인해 이전의 기억을 잃게 되었지만요.

 

참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신녀의 사정을 전혀 모른 채, 그저 그의 소원을 이뤄주고자 황위를 이을 황제의 후손에게서 또다시 후손으로 이어지는 삶을 사는 타락한 신과, 그와 마찬가지로 영원처럼 생을 반복하는 신녀의 이야기가요. 그렇게 노력해왔건만, 현 황제가 외동인 탓에 새 제물이 없어 나라에 신의 힘이 닿지 못하자 난()이 다시 들이닥칩니다. 이렇게 쉽게 말이에요.

 

이후 기억을 모두 되찾을 그들이 헤쳐나갈 방법은 그들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마스터 장면과 정보의 양이 많은 편입니다. '전생의 기억'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기에, 기억 각성 장면에서 PC가 헷갈리지 않도록 묘사를 부탁드립니다. 마찬가지로 백스토리의 '신녀'와 '황제' 등 성별은 탁에 따라 개변해주셔도 무관합니다.)

 

 

 

 

 

 

장면표
1
어디선가 수군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한 이곳, 어째서인지 익숙한 목소리가… … 이 목소리의 주인은 여기 있을 리가 없는데.

2
쏴아아― 메마른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고 지나간다. 이 삭막한 바람엔 그저 원망만 실려 있겠지.

3
코끝에 비릿한 냄새가 난다. 마치 혈향같은. 이 번듯한 궁 안 그 어디에서도 핏자국은 보이질 않는데… 이 불쾌한 냄새는 도대체 어디서…?

4
하늘이 어둑하니 잔뜩 구름이 꼈다. 하지만 저 구름이 비를 쏟는 일은 없을 것이다. 지난 3년간 어둑한 하늘은 한결같이 메말랐으니까.

5
공기가 유난히 차갑다. 아직 겨울이 오려면 멀었지만 벌써부터 입김이 나는 것 같은데, 착각일까?

6
심장이 거세게 뛰어 불안감이 엄습한다. 어디선가 느껴지는 시선이 끈덕지게 달라붙는 기분.

7
'혹 들어보셨습니까? 요즘 신탁이 내리지 않는 이유가 궁에 저주가 깃들었기 때문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 합니다.' 주변 화병을 나르던 궁인들이 속삭이는 대화가 들린다.

8
"옥체는 괜찮으십니까?" 저 멀리 대기하고 있던 궁인이 작은 병을 들어 건넨다. 황제와 당신의 상태를 살피는 듯, 몸을 보완할 약재가 담긴 병이다. (진통제 +1)

9
순간, 발목을 움켜잡는 느낌과 함께 몸이 휘청인다. …뭐였지? 길에는 그 흔한 돌멩이 하나 없었는데.

10
자박, 자박… 움직이는 발 뒤로 발걸음 소리가 따라붙는다. …왜 발을 딛는 소리가 한 번 더 들리지?

 

 

 

 

 

 

광기

광기 판정이 많은 만큼 광기 카드는 6장으로 고정합니다.

아래는 추천 광기 카드이나, 탁류 방지를 위해 원하시는 수만큼 준비하셔도 무관합니다.

 

<어둠의 축복> <기시감> <빙의> <피에 대한 갈망> <도를 넘어선 마음> <망향>

 

 

 

 

 

 

조킹 정보

시나리오 내에서 PC는 궁인들과 대신들을 통해 내부 분위기, 소문 정보를 획득할 수 있습니다. 시나리오 진행 중 등장하지 않더라도 PC가 원한다면 호출, 주변을 둘러보며 묻는 것이 가능하니 편하게 진행해주세요.

다만 같은 신을 모시는 '신관'들에게는 신뢰도가 떨어져 있는 터라 좋은 반응을 얻어낼 수 없으며, 일반적인 궁인들에게나 제대로 된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적대적인 동료 신관들에게는 '전 대신관께서 쌓아 올린 것을 망친 자', 궁인들에게는 '감히 우러러볼 수 없는 자', 대신들에게는 '교류하는 것은 불가피하나, 정권 때문에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 자' 정도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PC의 설정에 따라 조율하셔도 무관합니다.

 

일반 조킹으로 얻을 수 있는 분위기나 정보로서는

01. 백성들의 원성이 하늘 높이 치솟으니, 하늘이 황제를 버린 것이 아니냐. 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02. 지속된 가뭄과 흉년 탓에 국고를 개방하는 것도 슬슬 한계에 다다랐다.

03. 대신관을 교체해야 한다는 내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등이 있습니다. 궁 내부의 불안한 분위기와 PC, NPC를 향한 의심, 고립되는 분위기를 묘사해주시면 좋습니다.

 

 

 

 

 

GM 간단 정보

01. RP 구간이 많습니다. RP를 제외하신다면 시간이 현저하게 단축됩니다.

02. 마스터 장면 배경이 이전 배경과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PC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경우 적당히 개변해주세요. 혹은 미리 안내를 해주셔도 괜찮습니다.

03. 공포 판정과 쇼크가 많습니다. 탁류와 착란 확률이 높으며 필요하시다면 진통제를 획득할 수 있는 구간을 더 넣어주셔도 무관합니다.

04. 착란으로 인한 엔딩루트는 정해져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허무하게 노력이 물거품 되었다. 라는 쪽으로 엔딩 창조를 해주시면 좋을거라 생각합니다.

 

 

 

 

 

도입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고희든 - 구월꽃 (九月花)">

 


도입01 장면: 기우제

등장인물: PC


 

악공들이 현을 뜯고 피리를 불자 잔잔한 곡이 울려 퍼집니다. 하늘에 나라의 안녕을 고하고 답을 얻기 위한 제사인데도 불구하고, 전과 달리 소수의 인원만이 신당을 지키고 있습니다. 심지어 황제조차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황제가 불참한 기우제가 무슨 소용이란 말입니까. 눈이 멀 만큼 화려한 황금상, 울창하게 우거진 녹음처럼 꾸민 제단이 바싹 말라버린 이후로, 백성들의 피땀 어린 노력으로 일구어진 마른 과일과 약간의 곡식만이 초라한 제단을 장식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리를 지키는 신관들 속, 신당 중앙에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PC는 이 나라의 유일한 '대신관'. 이 곳에 자리한 모든 신관들, 그리고 몇몇 대신들이 'PC'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공경심'과 '기대감', 약간의 '의심'까지 담겨있어 숨막히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들이 당신에게 기대하는 것은 한결 같을 겁니다.

 

메마른 땅을 적셔줄 '비'! 근 3년간 지속되는 빌어먹을 가뭄을 끝내줄 비구름을 바라기에 하늘에 매달리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밤낮으로 빌고, 또 빌어보아도 당신에게 내리는 신탁 전무하고, 땅을 적실 빗방울 하나 보지 못하는 것을요.

 

「대신관의 자리에 오른 후 단 한 번도 닿지 않았던 신탁. 신탁이 정녕 존재는 한단 말입니까?」

 

 

핸드 아웃 <PC 비밀>을 공개합니다.

 

 

…따가운 햇살이 신당 바닥을 달구고, 이글이글 끓어오른 열기에 목이 탑니다. 하늘에 애타게 청하는 기원 기도를 읊은 지 얼마나 지났을까요. 제사를 마무리한 PC가 일어나 자리를 옮긴다면, 작은 소반에 젖은 천과 약차, 비교적 보기 좋은 과일 몇 가지를 담아온 궁인이 PC를 맞이합니다. 장시간 기우제를 지내느라 바싹 마른 입술이 고통받았으니, 이제는 갈증을 해결할 수 있겠네요. (진통제 +1)

 

"폐하께서 대신관님을 찾으십니다."

 

…무언의 선고입니다. 오늘도 비는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았고, 궁인들은 당신을 어떻게 볼 것이며, 대신들은 어떤 말로 당신의 명성을 깎아내려 할까요. 황제는 또 어떤 말을 하려는 걸까요.

 

(PC의 설정에 따라 궁 내의 인지도와 인식, 황제와의 관계를 따르는 지문으로 개변해주세요. PC의 고운 성정으로 좋은 인식이 심겨 있다면, 부정적인 반응보다는 긍정적인 반응과 조킹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PC가 궁인 NPC를 통해 왜 부름을 받았는가에 관해 묻는다면, 그저 자신은 궁인에 불과하기에 자세한 사정은 듣지 못했다. 라고 답할 뿐입니다. 다만 황제의 심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귀띔해줄 수는 있습니다.)

 

 

 

 

 

 


도입02 장면: 화원

등장인물: PC


 

궁인의 안내에 따라 걸음을 옮긴 PC는 화원을 지나는 길목에 들어섭니다. 인적이 드물어질 때 즈음, 앞서 걷던 궁인이 무언가 생각났다는 듯 얘길 꺼냅니다.

 

"…그러고 보니, 아마 소문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시려고 대신관님을 찾으시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소문? 궁에 적(籍)을 둔 사람이라면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도록 철저한 교육을 받지만, 비교적 어려 보이는 궁인은 이곳이 궁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은 것처럼 주변 눈치를 살피더니 PC에게 살가운 어투로 말을 건넵니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세워 제 입가를 가리곤 다시 걸음을 옮기네요.

 

 

핸드 아웃 <소문>을 공개합니다.

 

 

(1 사이클부터 궁인과 간단한 RP, 조킹이 가능합니다. 이후에는 그대로 궁인의 안내를 따라 황제를 알현하러 가는 묘사를 해주세요.)

 

 

 

 

 

 

메인 페이즈

 


마스터 장면: 황제의 침전

등장인물: PC, NPC

조건: 1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후지산 아래서 온 저 나무 The Tree from Mount Fuji">

 

황제를 알현하러 온 PC는 어째서인지 일반적인 알현실이 아닌 황제의 침전으로 안내받습니다. 고요한 침전의 복도를 따라 걸음을 옮기다 보면, 어쩐지 이곳이 지나치게 서늘하고 음침한 분위기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볕이 드는 복도의 곳곳에는 궁인들이 시립해 있는데, 이렇게까지 온기 한 점 없이 서늘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걸까요. 곧 PC의 도착을 고하는 말과 함께 침소 안에서 알현을 윤허한다는 황제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PC가 침소 안에 들어서자 보이는 NPC는 한눈에 보기에도 피로해 보입니다. 문이 열리자마자 풍기는 알싸한 향은 정신을 또렷하게 만들어주지만, 만면에 피로가 가득한 황제에게는 오히려 안정을 찾아주는 향이 절실해 보이네요.

 

황제는 PC가 침소에 든 것을 확인 후 주변을 지키고 있던 궁인들을 전부 물립니다. 그리고 자신의 반대편을 가리키며 초췌한 얼굴로 따분한 인사말을 건넵니다. 신변잡기 거리로 무언가 주저하는 듯 말을 끌면서요. 지금껏 나라의 중요한 제례(祭禮) 때마다 자리를 지킨 적이 없었으면서 이제 와 눈치를 살피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이유가 뭘까요? …환한 복도와 달리 빛 한 줄기 들지 않도록 막아둔 갑갑한 창문, 둘밖에 남지 않아 다른 인기척 하나 느껴지지 않은 이 공간에 어둠이 잠식해 들어갑니다.

 

 

핸드 아웃 <NPC>를 공개합니다.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보면, 곧 황제의 몸을 위한 탕약과 PC를 위한 약차 등을 내놓습니다. 이때 진통제 +1을 획득합니다.

 

 


!! GM 메모 !!

 

이후 2 사이클부터는 자유 RP를 진행해주세요. NPC는 망설임 끝에 귀신과 관련된 꿈, 환각을 보는 자신의 상태를 언급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NPC의 비밀을 알아내기 전까지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으며, PC가 어째서 미리 알리지 않았는가? 를 묻는다면 섣부른 행동으로 눈에 띄게 될 시, 황제가 광증에 시달린다. 혹은 정말 하늘에게 버림받았다. 라는 소문이 돌거나 불안정한 궁과 나라의 분위기를 더 흐릴 수 있기에 신중해야만 했다. 라고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음 장면에서 그대로 배경이 침소로 이어집니다. 이 부분을 GM 분께서 언급하신 뒤 진행, 혹은 PC가 배경을 이동할 시 적당히 개변에 맞춰주세요. '다음 날 NPC가 이와 사건 관련으로 또다시 호출했다.' 식의 진행도 무관합니다.


 

 

 

 

 

 


마스터 장면: 다가오는 것

등장인물: PC, NPC

조건: 2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Informed and Prudent - Yi Nantiro">

 

…차박, 순간 어디선가 젖은 소리가 들립니다. 다시 집중해서 귀를 기울여도 다시 들리는 건 없습니다. 잘못 들은 걸까요?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는 PC의 시야에 화려한 황제의 침소가 가득 찹니다. 금과 옥으로 장식된 자기, 호화로운 귀물(貴物)들이 가득한 이 공간은 누가 봐도 위엄이 가득한 곳입니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방에 한가지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아니, 침전에 도착했을 때부터 느낀 것입니다. 방안을 에워싸듯 커다란 창들이 한쪽 벽면을 가득 채웠지만 어느 것 하나 열려있지 않고, 심지어 모든 창은 굳게 닫힌 채 발을 내려두었습니다. 틈새로 흐릿하게 들어오는 햇빛은 흔적에 가까워 보이네요. 그 때문일까요? 이 침소가 유독 음침하고 서늘하게 느껴지는 것이.

 

NPC는 방 안에 햇빛이 들 때마다 괴로워합니다. PC가 창문을 열려고 하거나 그에 관해 묻는다면,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이거나 혹은 더위로 갈증이 나는 것 같다, 라는 변명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물론 가뭄이 계속되는 상황이니 더위를 심하게 탄다 치더라도… 이렇게나 선선하다 못해 서늘한 침소를 두고 저런 말을요?

 

그리고 묘한 것이 PC의 눈에 들어옵니다. 그늘진 침실을 둘러보니 검은색의 기이한 문양들이 줄지어 선 모습이 말이에요. ...아니, 일반적인 문양이 아니라 '손바닥'에 가까운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PC가 그 모습을 살펴보니, 시커먼 손바닥의 형태는 침실의 한구석, 작은 궤가 놓여있는 벽에서부터 천장을 타고 올라가 침소까지 이어지다 끊겨있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벽을 타고 움직인 흔적처럼. 

 

 

《영혼》으로 공포 판정.

핸드 아웃 <궤>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NPC에게 이 사실에 관해 묻는다면 '간혹 아주 어두운 밤이 되면 방에서 젖은 소리가 들릴 때가 있었다.'라는 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NPC는 벽과 천장에 있는 손바닥 자국을 볼 수 없기에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는 것처럼 느껴졌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 없었다.'라는 얘기로 흘러갑니다. 침실에 궁인들을 세워놓더라도 소리를 들은 것은 NPC뿐이었으니까요.


 

 

 

 

 

 


마스터 장면: 전 황제의 유품

등장인물: PC, NPC

조건: 프라이즈 '허리 매듭'의 비밀 획득 후


 

<BGM 추천: "[youtube] - The Horror in the Museum H.P. Lovecraft Orchestral Horror Music">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잘그락-

 

갑자기 PC가 쥐고 있던 매듭의 황동 방울이 손놀림과 다른 방향으로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둔탁하던 방울 소리가 시끄럽게 울릴 때쯤, NPC 혹은 PC가 다급히 매듭을 덮어 잡으면 금세 잠잠해집니다.

 보기만 해도 거북함이 치미는 허리 매듭은 도대체 어디서 난 걸까요. 은실로 수놓은 검은 비단으로 감싸여져 있던 매듭은 척 보기에도 불길함이 느껴집니다. PC가 NPC에게 매듭에 관해 묻는다면, '선황의 유품으로, 용도를 알 수 없으나 계속 보관 중이었던 것'이라 답합니다.

 

선대 황제의 유품 중에 어째서 이런 것이... 만약 PC가 이 매듭을 없애려 한다면 NPC는 극구 반대합니다. 선황의 유품을 함부로 처분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일 테니까요. 하지만 PC가 NPC를 '이 매듭이 '악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라는 말로 회유할 경우, NPC는 썩 내켜 하지 않겠지만 당장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알아본다는 조건 하에 PC가 매듭을 소지하는 것을 허락합니다. 사건을 자세히 알아볼 수 있도록 오늘 밤 궁의 '서고'에 출입 할 수 있는 권한까지 내려줍니다. 단 황제와 함께라는 조건이 붙습니다.

 

NPC 성향에 따라 공포에 질려있어 서두르려 하는 것일 수도, 혹은 귀찮은 잃에 휘말려 빨리 해치우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대화를 맞춰주세요.

 


!! GM 메모 !!

 

만약 PC가 며칠 정도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할 경우 마스터님의 재량에 따라, 상황 흐름에 따라 맞춰주셔도 괜찮습니다. 다만 현재 정권을 놓고 많이 많은 상황이라 PC가 홀로 서고에 출입하거나, 보는 눈이 많을 때 둘이 함께 이동한다면 분명 모두에게 좋지 않은 뒷말이 나올 거란 사족을 덧붙일 수도 있을 겁니다. 두 사람의 관계가 어떤지에 따라 PC를 걱정하는 말을 하거나, 이기적인 마음에 거절하는 것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장 언제 악귀에게 먹힐지 모르는 두려움 때문에라도 요.

밤이 올 때까지의 행동은 적당히 맞춰 넘어가 주세요. (ex 우선 처소로 귀가 후 나중에 다시 만나기로 한다. 또는 황제와 다른 얘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낸다 등등.) 


 

 

 

 

 

 


마스터 장면: 서고

등장인물: PC, NPC

조건: 4 사이클 시작 전


<BGM 추천: "[youtube] - Gesture of Resistance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 OST) - 김지수">

 

자박자박, 야심한 궁의 고요함을 깨는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가 이어집니다. 희미한 작은 등 하나를 들고 서고로 향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팽팽하게 조여진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어둠 속을 헤치며 부지런히 걷던 두 사람은 이내 커다란 서고 앞에 다다릅니다.

 

다만, 넓은 규모로 지어진 서고 앞은 불을 피워놓은 커다란 화로 하나만 놓여있을 뿐, 자리를 지키는 이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NPC가 최대한 보는 눈을 줄이고 입단속을 하기 위해 지금 시간에 자리를 비우라 명해뒀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최대한 인기척을 줄이고 겹겹이 잠긴 문을 하나씩 열며 안으로 들어섭니다. 육중한 자물쇠가 풀리는 소리만이 귓가에 요란하게 울릴 뿐입니다.

 

옅은 종이 냄새, 혹은 관리를 위해 피워둔 향냄새가 은은하게 맴도는 외곽과 달리, 서고의 심층부로 갈수록 케케묵은 먼지 냄새와 습한 곰팡내가 짙어집니다. 궁의 서고라고는 하나, 까마득한 시간 동안 자리를 지킨 오랜 서적 특유의 냄새까지는 어쩔 수 없는 모양입니다.

 

나라의 지존을 위한 지식의 창고답게 다양한 분야별 서적으로 가득 한 서고는 황제의 감시하에 자신이 원하는 책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NPC가 황족만이 열람할 수 있는 마지막 서고 칸의 문을 열어 PC를 그 안으로 초대합니다.

 

 

핸드 아웃 <역사서>, <▒▒대 황제의 일기>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서고에서의 장면은 두 사람 간의 의심이나 긴장감을 통해 자유롭게 RP를 즐겨주시면 됩니다. 가장 안쪽 서고로 들어간 후에도 주변 책들을 둘러보며, '몇백 년이 지났으나 견고했고 아름다움이 칭송된 기록' 혹은 쓸데없이 황제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적어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게 되는 상황 등을 자유롭게 묘사해주세요. 그 이외에는 대대로 국교를 찬양하며 황제와 대신관이 함께 나랏일을 논하는 일이 잦았다는 더미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단, 공개된 핸드 아웃 <역사서>와 <초대 황제의 일기>를 찾아내는 분위기는 보다 어둡고 피비린내가 맴도는 공간이다. 라고 분위기 묘사를 해주세요.

 


 

 

 

 

 

 


마스터 장면: 전생의 기억 01

등장인물: PC

조건: 4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Dreaming (7일의 왕비 OST) - 프롬">

 

순간 쿵, 하고 땅이 흔들립니다. …아니, PC의 몸이 흔들리는 듯하네요.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 아파오고, 시야는 어둠에 잠식됩니다. 함께 서 있던 NPC는 괜찮을까요?

《암흑》으로 공포 판정.

 

평생 가시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이 조금씩 흐려지고, PC의 시야가 점차 맑게 개이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PC의 눈앞에 보이는 풍경은 방금까지 서 있던 '서고'가 아닌… 낡고 초라한 작은 집 한 채. 다 무너져가는 집 마당에 흙먼지를 무시하고 무릎 꿇고 있습니다. 빛바랜 낡고 해진 옷을 걸치고, 염원을 담아 쌓아 올린 돌탑 앞에서 두 손을 마주 쥔 당신의 몸은 어째서인지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의 입이 열립니다. 당신의 입도 함께 열립니다.

 

"이 보잘것없는 곳에서 나고 자란 이가 가득하여라.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고국을 떠나지 못하오니, 소녀의 목소리를 듣고 계신다면 단 한 번 청을 들어주십사… 부디 하늘의 숨이 닿게 하소서. 부디 마른 땅을 적셔주시고 곱게 숙인 벼의 머리를 나눠 이게 해주소서."

 

끊임없이 간절한 기도를 속삭이며, 돌탑에 빌고 또 비는 그는, 당신은. 그 무엇도 안중에 없는 듯합니다. 물 한 번 제대로 마시지 못한 듯한 마른 입술은 겨우 혀로 축이는 것이 전부입니다.

 

…시간이 빠르게 흐릅니다. 밤낮이 따로 없이, 해가 뜨면 기도를 올리고 해가 지면 또 마당에 나와 기도를 올리네요. 그리고 어느 순간 당신의 앞에 어디서 굴러온 지 모를 청동 방울이 잘그락거리며 존재를 과시합니다. 그와 동시에 귓가를 파고드는 목소리.

 

"그 원(願)이 하루도 빠짐없이 귀를 어지럽히니, 내 그것을 가엾게 여겨 기회를 주마."

"그것은 내 이 땅에 주는 기회의 증표요, 조건이니."

"이 땅 모든 이에게 하늘을 알리고 신뢰를 얻으라."

 

(이때 NPC의 '본명'을 전할 수 있습니다. '본명'은 자유롭게 설정 가능하며 본 마스터 장면에서 필수는 아니나, 연출에 도움이 되신다면 편하게 해주세요. 이후 NPC가 기억을 모두 되찾은 '현재' 마스터 장면에서 본명을 밝혀도 무관합니다.)

 

당신에게 내려온 '신의 목소리'. 그렇게 빌었던 '하늘'이 당신의 기도에 응합니다. 그때의 기분은 어떠했나요. 쾌감을 느꼈나요? 안도를 느꼈나요? 그도 아니면 인제야 우리를 돌봐주기로 한 하늘이 원망스러웠나요? …그것은 '그'의 감정인가요? 아니면 '당신'의 감정인가요?

 

다시 시야가 어두워집니다. 그리고 다시 밝아졌을 때, 당신은 익숙한 '서고'에, NPC의 앞에 발을 딛고 서 있습니다.

 

 

핸드 아웃 <하늘의 목소리>를 공개합니다.

 

 


!! GM 메모 !!

 

PC가 어떤 반응을 하든 과거의 기억 속이기에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없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반응하는 것은 자유이며, 신의 속삭임이나 신녀의 행동은 PC의 성격에 따라 자유롭게 개변해주세요. 위는 예시 지문로, 탁에 따라 지문 개변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신이 증표로 준 '청동 방울'은 신의 몸에서 꺼낸 뼛조각을 넣어 만든 방울입니다. 제 힘을 담아두었지만 부정한 방도를 따라 저주로 사용되었으므로, 이후 악신이 된 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단서가 됩니다.


 

 

 

 

 

 


마스터 장면: 전생의 기억 02

등장인물: PC

조건: 5 사이클 종료 후


<BGM 추천: "[youtube] - 그리워 그리워서 (구르미 그린 달빛 OST) - 개미, 이건영">

 

NPC의 손이 당신에게 닿았을 때, 다시 한 번 시야가 암전됩니다.

 

……

 

당신은 그 속삭임을 따라 하늘의 이야기를 전파합니다. 메마른 땅, 갈 곳을 잃은 백성들은 곧 하나둘씩 당신에게 기대기 시작합니다. 잡을 수 있는 동아줄이라고는 기적을 말하는 신뿐이니, 당신의 얘기가 참이든 거짓이든 중요치 않을 것입니다. 하늘의 힘을 빌어 병든 자를 낫게 하고, 가뭄으로 메마른 땅에서 푸른 싹을 돋게 합니다. 수많은 백성이 당신을 바라보며 환호하고, 평생 부를 일 없던 하늘을 찬양합니다.

 

…그렇게 당신의 이야기가 온 나라 안에 퍼집니다. 나라의 지존이 거하는 궁에 들어선 당신은 황제와 대면하여 감히 '하늘'을 논합니다.

 

"신께서 제게 찾아오셨으니, 그를 받들고 뜻을 따른다면 '난(還)'을 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로 세상이 뒤바뀝니다. 신이 필요치 않던 나라에 '국교'가 세워집니다. 마른하늘에 비구름이 몰려와 비가 내리고, 자취를 감추었던 푸른 초원이 바람에 싱그럽게 물결칩니다. 배곪던 이들이 목을 축이고 주린 배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이 기적을 이루기 위한 힘을 빌리는 데에 마땅한 '제물'이 필요했지만요.

 

"희생 없는 힘은 그 어디에도 없으니, 50년에 한 번 황제의 직계 손 중 한 명을 제물로 바치라."

 

믿을 수 없으나, 그렇다고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속삭임. 이미 밑바닥까지 드러난 황제마저 거절할 수 없는 조건이었습니다. 그렇게 황실의 비밀스러운 희생이 있고, 시간은 흐릅니다. 나라는 다시 풍요로 가득 차고 평화로우나, 당신은 마음속 깊이 불안감을 느낍니다. 이대로 환국이 건재하는 한, 희생은 영원히 반복될 겁니다. …제물의 희생이 없으면 환국은 다시 바닥까지 추락할 테지요.

 

인명의 희생을 강요하는 신이라니, 옳지 않습니다. 자신이 모시는 신이 어떠한 연유로 제물을 원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부정(不正)'의 길이라는 걸 알고 있는 당신은 결심합니다. 얼마나 오래 걸릴지, 또 얼마나 많은 희생이 반복될 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이 모든 것을 바로잡을 힘을 모으는 날. 타락해가는 당신의 신을, 그리고 이 나라를 구원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당신은 모든 것을 반복합니다. 힘을 모으기 위해, 당신의 혼(魂)은 끝없는 길을 걷습니다. 당신의 뒤를 이을 대신관에게로. 그리고 그 대신관에게서 새로 다음 대신관이 될 인물에게로. 온몸에 주술을 새긴 당신은 50년에 한 번씩 혼(魂)을 옮기며 삶을 지속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영겁의 고통이 끝나는 날, 영원한 죽음으로 뒤틀린 모든 것을 바로잡기 위해서요.

 

 

핸드 아웃 <PC의 비밀>이 갱신됩니다.

의식 시트 <결초(結草)>가 공개됩니다.

《시간》으로 공포 판정.

 

 

그렇게 다시 시야가 '현재'의 서고로 돌아옵니다. 다만, PC를 걱정하던 NPC는 상당히 불안정해 보이는 모습입니다. 고통스러운 듯 머리를 부여잡던 그는, 곧 몸서리친 끝에 눈자위가 검게 변해버립니다. 마치 '악귀'가 된 것처럼 말이지요. 그리고 변모한 NPC는 곧장 PC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합니다.

 

 

이성을 잃은 에너미 NPC와 전투 2턴을 진행합니다.

(전투가 멈추는 조건은 1. PC가 회피 실패에 피해를 본 상황, 2. 2턴까지 진행된 상황. 두 가지 모두 충족되어야 합니다. NPC의 전투와 관련된 어빌리티는 GM님께서 자유롭게 정해주셔도 무관합니다.)

 

 


!! GM 메모 !!

 

황제 NPC는 신으로서 아직 기억을 되찾지 못했지만, 악신로 타락해버린 신의 영혼은 한계에 도달해 이성을 잃게 됩니다. 본능적인 파괴욕구로 눈앞의 PC를 죽이려 하는 지경까지 이른 것이지요. 단, PC의 피를 보고 정신을 되찾기까지의 2턴 전투가 필요합니다. PC가 그 전까지 사망하지 않도록 유의해주세요. 위는 예시 지문로, 탁에 따라 지문 개변을 적극 권장해 드립니다.

 

의식 시트의 경우, 오래전 자신에게 새겨졌던 주술의 기억이 되살아나며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


 

 

 

 

 

 


마스터 장면: 현재

등장인물: PC, NPC

조건: 이성을 잃은 NPC와 전투 후 조건을 충족했다.


<BGM 추천: "[youtube] - 0815 (대장금 OST) - Eric Rigler">

 

PC를 노려보며 거칠게 달려들던 NPC는, 곧 몸이 크게 휘청이더니 이마를 짚고 고통을 호소합니다. 더 이상 PC를 공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NPC는 바닥에 떨어진, 혹은 피에 젖은 PC의 옷자락을 보고 정신을 차린 듯합니다. 휘청거리는 모습이 정말 괜찮아졌다 보이지 않지만요.

 

 

핸드 아웃 <NPC 비밀>이 갱신됩니다.

 

 

비로소 모든 기억을 되찾은 NPC는 자신 때문에 다친 PC를 걱정하기는 하나, PC가 '신녀'라는 것을 자의로 알지 못합니다. PC를 절실히 걱정하는 이유는 오로지 이성을 잃을 자신을 소멸시킬 수 있는 자가 PC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관계가 친밀하다면 걱정하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겠네요.

 

PC와 NPC는 자신의 존재를 토로할 수도, 모른 채 지나갈 수도 있습니다. 두 사람이 어느 정도 이야기를 나눴다면, NPC는 다시 이성이 흐려지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최대한 견뎌보려 하지만 한계가 다다른 자신은 그저 다른 생명을 해치는 악신에 불과할 테니까요.

 

잠시의 실랑이 후, 지나친 움직임 탓인지 카각, 작은 소리와 함께 지니고 있던 허리 매듭이 바닥으로 떨어져 버립니다. …어느샌가 깨져버린 방울에서는 새하얀 조각이 굴러 나오네요.

 

 

프라이즈 <허리 매듭>을 파기, <뼛조각>으로 갱신됩니다.

핸드아웃 <악귀>가 공개됩니다.

 

 


!! GM 메모 !!

 

신이 타락하기 전, 자신의 본체에서 작은 뼛조각을 꺼내 매듭의 방울이라는 증표로 만든 것입니다. 신을 '정화' 혹은 '소멸' 시키기 위해서는 뼛조각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PC가 신녀라는 사실을 NPC가 알게 된다면, 이후 PC의 희생으로 정화되는 것을 막으려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은 캐릭터성과 탁의 분위기에 맞게 잘 이끌어주세요.


 

 

 

 

 

 

클라이맥스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잊혀지지 않는 그 사람 (백일의 낭군님 OST) - 정세린, 주인로">

 

6 사이클이 종료되면 NPC는 다시금 이성이 흐려지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을 보고 느껴도 몸을 제 뜻대로 움직일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겠지요. 비틀거리던 NPC는 다시 PC에게 달려들려 하고, 몸싸움에 흔들려 떨어진 등불은 곧 주변 서책들에 옮겨붙어 걷잡을 수 없이 불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이 좁고도 넓은 곳에는 단 두 사람뿐. 모두가 잠든 야심한 시간에 번지기 시작한 불길을 보고 바로 달려올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어떤 선택을 해도 좋을 것입니다. 이 잔인한 굴레를 드디어 끝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기회. 혹은 악신에게 붙잡힌 가여운 NPC를 죽음이라는 영원한 안식으로 풀어줄 기회. 그것도 아니라면 당신이 모시던 신을 소멸 시켜 환국을 정화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신이 수백 년 동안 생을 반복하는 고통으로 쌓아온 이 힘을 이용한다면 말입니다. 

 

더는 죽음이란 고통을 느끼지 않아도 될지도 모릅니다. 이미 자신의 끝을 계산하던 이를 위해 자비를 베푸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이겠지요. …오로지 선택은 당신의 몫입니다.

 

 

에너미는 NPC로 재배틀을 시작합니다.

 

 

조사 중 어떤 의식 시트를 얻었느냐,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엔딩이 갈릴 것입니다. 전투 중 PC의 행동에 따라 엔딩 페이즈로 넘어가 주세요.

 

 


!! GM 메모 !!

 

이때까지 NPC, '신'의 '본명'이 언급되어야 합니다. 오래전 직접적으로 만나기 전에 PC에게 자신의 이름을 속삭였다는 연출도, 지금에서야 본명을 고백하는 연출도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NPC는 몸을 의지대로 다룰 수는 없으나 보고 생각하고 느끼는 것은 가능한 상태로, PC에게 자신의 생각만큼은 말로 전할 수 있습니다. 그의 피를 손에 묻히는 결과가 오더라도요.

 

두 사람이 전투를 시작하면 얼마 후 불길을 보고 두 사람을 찾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연출도 괜찮습니다. 거세진 불길 탓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는 상황이 되겠지만, 그만큼 위급한 상황을 연출해 주시면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

 


 

 

 

 

 

 

엔딩 페이즈

<BGM 추천: "[youtube] - 기황후 Main Theme (기황후 OST) - 김장우">

<BGM 추천: "[youtube] - 꽃잎처럼, 불꽃처럼 (해를 품은 달 OST)">

 

(아래 엔딩 지문은 모두 예시일 뿐, 탁의 상황에 맞춰 묘사해 주세요. 또한 예시에 없는 엔딩을 창조하셔도 무관합니다.)

 

Ending 01. 다음 생이 있다면.

조건: 어떤 의식도 치르지 않고 전투에서 패배를 맞이한다.

 

쿠르릉-

 

큰 소리가 울리며 서고의 기둥이 쓰러지기 시작합니다. 오랜 세월 동안 굳건했던 이 환국이 발끝에서부터 무너지는 듯합니다. 당신이 사랑하고, 사랑한 만큼 지키고자 한 이 견고한 땅. 당신의 신이 온 힘을 다해 일으켜 세워 이끌었던 이 나라.

 

참으로 작고 약한 세상이었습니다. 이리 연약하게 무너질 것을요.

…하나, 그것을 약하다 비웃는 이는 없을 것입니다. 비록 옳지 않은 부정의 길이 검고 어둡더라도 희망을 품고 살아온 이들에게 누가 잣대를 세우겠습니까.

 

커다란 화마가 당신을 감싸 안습니다. 마음에 들어찬 감정의 이름이 무엇인지는 모를 일입니다. 끝을 앞둔 두려움일 수도, 혹은 드디어 이 모든 굴레로부터 벗어난다는 산뜻한 개운함일 수도 있습니다.  마음이란 참으로 무거운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그 어떤 선택을 하지 않은 당신의 마음이라는 것이 말이에요.

 

다음 생이 있다면, 이런 잔인한 삶의 끝에서라도 누군가가 고단하였구나. 하며 기회를 쥐여준다면,

당신은 '이들'과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NPC가 스러져가는 당신에게서 등을 돌립니다. 떠나가는 저 뒷모습에 미련이 흐르지만 당신은 저지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곧이어 날카로운 비명이 궁 내에 울려 퍼지기 시작합니다. 죽이고, 또 죽이고, 끝없는 죽음으로 이 마른 땅에 피의 강이 흐를 것입니다.

 

-'난()'입니다.

 

 

 

 

 

 

 

 

Ending 02. 남겨졌으나, 잊지 아니하리.

조건: '악신 소멸' 의식을 완료했다.

 

콰직-

 

새하얗기만 하던 조각에 핏물이 번지고, 발밑에서 작은 것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뜨거운 화마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괴로운 듯 소리를 내지르며 통증을 호소하다, 이내 꺾인 무릎으로 꿇어앉은  NPC는 곧 빛무리에 휩싸입니다. 파동처럼 어둑한 안개 무리가 일렁이는 것도 빛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황제의 몸을 감싸고 일렁이던 것은, 점차 새하얀 빛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그의 입이 열립니다.

 

'내 그대에게 귀 기울였음에 한평생을 후회하였으나, 그 한 평생을 만족하였으니.'

'그대의 선택이 나의 선택이 되었음이요. 이것보다 더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당신이 익히 알고 있던 목소리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당신만이 알고 있는 목소리였습니다.

 

'내 끝나지 않는 한평생 동안 그대만을 사모하였고, 그대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으며

'그대라는 작은 이를 만나 다행이었구나.'

'이 한 마디 전하지 못해 어찌나 긴 세월을 허투루 보내었는가.'

 

…목소리가 사그라듭니다. 괴로운 얼굴은 사라지고, 그저 여상한 미소가 당신을 맞이합니다. 그것은 익숙한 미소입니다. 언제나 다정했던 그의 속삭임이, 보이지 않았던 미소가 감은 눈 안으로 그려졌던 것은 그저 기분 탓이었나요.

 

쿠르릉-

 

하늘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어두운 밤을 더 어둠에 잠기게 만들고, 곧 습한 냄새와 함께 비가 쏟아집니다. 바깥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고, 그 비에 화마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다시 시선을 돌리면,

 

빛이 떠난 자리 쓰러진 NPC만이 당신을 맞이할 뿐입니다.

당신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남겨진 이의 쓸쓸함은, 다시 시간이 해결해줄 것입니다.

 

 

 

 

 

 

Ending 03. 하면 이곳이 무릉도원이라.

조건: '결초 정화' 의식을 완료했다.

 

콰직-

 

새하얗기만 하던 조각에 핏물이 번지고, 발밑에서 작은 것이 바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뜨거운 화마가 두 사람 사이를 가르며 몸집을 키우는 모습이 어떻게 보이던가요. 괴로운 듯 소리를 내지르며 통증을 호소하다, 이내 꺾인 무릎으로 꿇어앉은  NPC는 곧 빛무리에 휩싸입니다. 파동처럼 어둑한 안개 무리가 일렁이는 것도 빛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황제의 몸을 감싸고 일렁이던 것은, 점차 새하얀 빛 가루가 되어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앞, 안타깝게 일그러진 그의 입술이 겨우 열립니다.

 

'…그리도 가지 말라 속으로 삭혔거늘. 어찌 한평생 이리 매정하단 말인가.'

'애석하고 애석하나, 내 언제 그대를 말릴 수나 있었던가.'

'내 그대에게 귀 기울였음에 한평생을 후회하였으나, 그 한평생을 만족하였으니.'

'그대의 선택이 나의 선택이 되었음이요. 이것보다 더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당신이 익히 알고 있는 목소리가 아니었으며, 또한 익히 알고 있는 목소리입니다. 괴로운 듯 일그러진 얼굴엔 쓰디쓴 미소가 자리하고, 당신을 붙잡을 손조차 내밀지 못합니다.

 

그는 한없이 강하고 고귀한 존재입니다. 당신의 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당신의 믿음만을 쥐고 제 모든 것을 포기하면서까지. 다시 만난 이날까지도요. …그의 몸이 하얀빛으로 일렁입니다. 이제는 어둠을 버리고, 감히 손을 뻗어 볼 용기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밝게. 흩어지는 두 사람의 빛무리는 분명 서로 다른 끝을 예고하는 것이겠지요.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는 배웅의 빛과, 이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소멸을 말하며 흩어지는 빛무리. 그리 그리워하던 이들이 언제 또다시 빛이라도 되어 스쳐볼 수 있을까요. 단 한 번만이라도

 

쿠르릉-

 

하늘에서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집니다. 어두운 밤을 더 어둠에 잠기게 만들고, 곧 습한 냄새와 함께 비가 쏟아집니다. 바깥에서는 환호가 쏟아지고, 그 비에 화마가 걷히기 시작합니다. …어디선가 복사꽃 향이 흩어집니다.

 

무릇 무릉도원에서 찾아온 이의 향이 이런 향일까요.

 

 

 

 

 

 

핸드아웃
PC :: 비밀

쇼크: 없음


당신은 3년 전 대신관이었던 스승을 죽이고 자리에 오른 자다. 적어도 그렇게 알고 있다.
스승을 죽인 당시의 기억은 충격의 여파 때문인지 떠오르지 않으나, 스승의 주검 옆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정신이 들었던 것이 기억나기 때문이다.

타인이 보기 전 자리를 피한 덕에 범인으로 지목되지 않았고, 가장 우수한 제자인 당신이 다음 자리에 올랐지만… 지금 벌어지는 모든 일이 부정 탄 당신으로 인한 것이라면?

신탁 따위 받아본 적도 없는 자격 없는 가짜 대신관라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이 사실을 들키지 않고 벌어진 일들을 해결하는 것이다.

소문 소문 :: 비밀

황제와 관련된 소문.
궁인들 사이에서는 쉬쉬하며 퍼지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궁인이 말하는 소문이 무엇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다. 궁에는 수많은 소문이 떠올랐다 사라지길 마련이고, 그에 관해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저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을 떠버릴 테니까.


쇼크: 없음

'황제가 밤마다 귀신에게 시달리고 있다.'

입가를 가린 채 소곤거리는 궁인들 사이에 퍼진 소문은 밤바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황제로 인해 생긴 모양이다.

궁인이 알려주는 소문들을 하나하나 맞춰보자면, 황제가 악몽에 시달린 지 3년은 된 모양인데…? 소문이 퍼진 것은 최근으로, 여태까지 이야기가 귀에 들려오지 않은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궤 :: 비밀

검은 칠이 되어있는 상자에는 금색 염료로 황제를 상징하는 용이 그려져 있다.
납작하고 크기가 크지 않은 것이, 장신구를 넣어두는 궤처럼 보이는데?


쇼크: 없음

궤 안에는 탁하게 색이 바랜 허리 매듭이 들어있다.
NPC가 착용했던 걸까? 황제가 착용하기에는 지나치게 단출하여 예법에 맞지 않는 데다가 어딘가 음침해 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평소에 황제가 착용한 걸 본 기억도 없는데…

프라이즈 <허리 매듭>을 획득한다.

NPC NPC :: 비밀

당신은 환 나라를 다스리는 어진 이, '황제'다.
안 그래도 나라 안팎으로 혼란하여 고민이 큰데, 이번에는 매일 밤 골머리를 앓게 되는 사건이 하나가 더 추가되었다.

고민이 깊어진 탓인지 악몽을 꾸기 시작했는데, 이 소문이 궁인들 사이로 퍼진 모양이다.

당신의 【사명】은 '대신관'의 도움을 받아 고민을 해결하고,
나라가 '난(難)'을 이겨낼 방도를 찾아내는 것이다.


쇼크: PC

당신은 3년 전부터 악귀와 대치하고 있다.
밤마다 악몽을 꾸는 것이 시작이었다. 곧이어 환각까지 보게 되어 심신이 쇠한 탓에 헛것이 보이는 것이라 생각했으나, 당신은 귀신이 속삭이는 목소리를 또렷하게 듣고야 말았다.

"그자들의 제(祭)가 이어지니, 네가 내 것이로구나."

환에서 신관들이 지내고 있는 제(祭)는 '하늘'에게 비는 것이 아니다. 저 악귀와 관련된 것이 틀림없다. …그렇다면 3년 전 제사를 이끌기 시작한 PC가 당신을 몰아내려 일을 꾸민 걸까?

이 나라에서 제가 계속해서 이어진다면 분명 언젠가, 당신은 귀신에게 먹혀버리고 말 것이다.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모든 일의 원흉인 PC를 제거하는 것이다.

《죽음》으로 공포 판정.

(NPC가 귀신의 목소리를 들었다거나 본 것은 자신과 관련된 '환각'으로, 정말 귀신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프라이즈> 허리 매듭 <프라이즈> 허리 매듭 :: 비밀

황제의 침실 서랍에 들어있던 허리 매듭.
거무죽죽한 붉은 색과 검은색의 실로 얽어 만들어졌다.

중앙에 달린 황동 방울은 움직일 때마다 움직여 소리를 내는데, 어쩐지 맑은소리보다는 투박한 소리에 가깝다.

이 프라이즈의 소유자는 드라마 장면에서 자유롭게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쇼크: PC


알 수 없는 무언가의 피로 적셔진 실과 검은색의 실로 엮인 불길한 매듭. 손을 탄 느낌보다는 오래된 세월을 느낄 수 있다.

황동 방울에는 「決死報國(결사보국)」 이라는 글이 적혀 있으며, 이런 것은 일상 착용을 위한 장식이 아닌, '저주'에나 쓰일 물건이다. …이런게 어째서 황제의 침실에 있는 거지? 분명 황제의 문제도 이 허리매듭에 관련있는 것이 틀림없다.

역사서 역사서 :: 비밀

서고 깊은 곳, 사방을 가득 채운 책장에 쌓여있는 역사서.
가장 오래된 것들은 표지부터 먹이 번져 확인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중간중간 검고 갈색으로 얼룩져 있는 서적들은 뭐가 묻은 거지?


쇼크: PC

자세히 살피니 서적에 묻은 얼룩은 무언가의 혈'血'이 묻어 색이 바랜 것임을 알 수 있다.

「건국 당시 환나라는 대륙의 가장 작은 땅이었으니, 이를 두고 다른 이들은 비루하고 보잘것없는 소국이라 말했노라.」
「땅이 곪아 벼 이삭 한 줌 남지 않을 때쯤 '하늘'의 부름이 내렸는데, '하늘'을 받드는 이가 황제 폐하 앞에 친히 나타나 이 나라가 다시 번성토록 기꺼이 도움을 주었으니, 그 이후로 환국에는 '국교'가 세워졌도다.」

「하나, 하늘의 힘을 품기에는 이 나라의 그릇이 마땅치 않아, 50년에 한 번 하늘 아래 대신관이, 그리고 황실 후계 중 한 명이 명을 달리하였다. 다만 이 모든 것은 나라의 안녕을 위한 일이었기에 궁 밖으로 소식을 알리는 것을 금하였다.」

…잠깐, 아래 내용은 전 대신관에게서도 들어본 적 없던 내용인데?

《역사》로 공포 판정.

▒▒대 황제의 일기 ▒▒대 황제의 일기 :: 비밀

오래전 기록되었던 일기장은 보존을 위해 여러 천과 종이를 덧대어 두텁게 만들어졌다. 본래라면 함부로 손댈 수 없을 텐데….

몇 대 전인지도 모를 황제의 이름이 적힌 일기장은 낡아 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이기까지 한다. 누렇게 바래진 책은 역사서와 마찬가지로 검고 갈색으로 얼룩져 있다.


쇼크: 없음
('전생의 기억 02' 마스터 장면 이후 확인한다면 <쇼크: PC>로 변경됩니다.)

「출신모를 당돌한 이가 하늘에 대해 논하던 것이 달포도 되지 않은 듯 한데, 이제는 그대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구나.」

「이제와 감히 묻건데, 그대는 이 나라의 모습이 만족스러운가. …그저 스러져가는 이 땅에 단 한번만이라도 숨을 불어넣어달라 빌었던 모습이 안타까워 손을 뻗었건만, 이제는 그 원을 빌던 이가 사라진 땅에 이 몸 홀로 섰구나.」

「내 그대의 곁에 서고자 모든 것을 버리고 한낱 보잘것없는 인간의 몸에 깃들었으나, 그대의 원을 이어나가기 위해서 이 몸은 끊임없이 이 삶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무릉도원을 뒤로하고 제 본분을 뒤로하였으니, 삿된 곳에 힘을 쏟는 이 몸은 언제 악귀가 될지 모를 일이라, …내 이 땅에 더 깊은 상처를 남기기 전 마지막 방도를 남길 것이다.」

「내 끝나지 않는 한평생 동안 그대만을 사모하였고, 그대를 만나는 기쁨을 누렸으며, 그대를 만난 것을 후회한다.」


…분명 '황제'의 일기라 적혀있지 않았던가? 글을 읽을수록 황제가 적었다기엔 어째서인지 분위기가… 순간 툭, 하고 일기장에 껴있던 종이 두 장이 떨어졌다.

【의식 시트 :: 악신 소멸 】을 획득한다.
프라이즈 <초상화>를 획득한다.

<프라이즈> 초상화 ('전생의 기억 01, 02' 장면 진행 전 확인할 시) <프라이즈> 초상화 :: 비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색이 바랬고 낡아진 종이.
위에는 흐릿하지만 두 인물이 그려져 있다.

실력 좋은 화원이 그려냈는지 한 폭의 그림은 아직도 생동감이 넘쳐 보인다.

이 프라이즈의 소유자는 드라마 장면에서 자유롭게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


쇼크: 없음

한 여인과 황제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그려진 초상화는, 봄날 꽃놀이를 즐기던 두 사람의 모습을 그린 것인지 부드러운 분위기다.

…하지만, 어째서 이 인물들이 눈에 익는 걸까? 예전에 본 적 있는 그림이던가?

(이후 '전생의 기억' 장면이 진행, 그리고 아래 비밀로 갱신됩니다.)

('전생의 기억 02' 장면 진행 후 확인할 시) <프라이즈> 초상화 :: 비밀

쇼크: PC

머리가 맑아지니 이 모든 것들이 눈에 제대로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익숙하다 느꼈던 인물들은 가장 '처음'의 당신, 그리고 황제의 후계자였던 '황태자'다.

첫 제물의 희생이 있고 후계자가 정해졌을 무렵, 이 '황태자'와 처음 마주했던 때로 기억한다. 가만 보니, 이 초상화가 있던 일기장의 이름이 황태자와 동일하지 않은가.

…그는 왜 처음 만났던 당신에게 그리도 다정했던 걸까.

의식명 악신 소멸
단계 절차의 이름 지정 특기 참가 조건 페널티
1 악신의 '본체'에서 나온 '신체의 일부'를 준비한다. 없음 【프라이즈 :: 뼛조각】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성 1 감소
2 악신에게 빙의된 자의 혈이 준비된 것에 묻어나게 한다. 《찌르기》 의식 시전 자가 '신관'의 직책을 지닌 자 여야만 한다. 없음
3 악신의 '본명'을 부름과 함께 준비된 것을 파괴한다. 《파괴》 혹은 《소각》 악신의 '본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없음
하늘의 목소리 하늘의 목소리 :: 비밀

그는 그 후로 하늘의 부름에 응답했습니다.
그의 목소리가 귀와 머리를 울릴 땐 정신이 맑아짐을 느꼈습니다.


쇼크: 없음

그는, 당신은 나지막이 들려왔던 그 목소리를 기억한다.

그는 언제나 당신에게 다정했다. 무리한 요구를 하되, 언제나 당신을 걱정하고 위하는 목소리였다.

언제나 '당신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려 무단히 속삭였다.

(갱신) PC :: 비밀

쇼크: 없음

당신은 환국의 초대 신녀이자 수백 년 동안 육체를 옮기며 되풀이되는 생을 살아온 자다. 앞서 세상을 떠난 대신관도 당신의 전 육체로, 스스로 목숨을 끊어 지금의 육체로 새로 혼을 옮긴 것이다.

이번 육체로 들어온 순간 무언가의 부작용으로 기억이 사라졌던 것 같지만… 모든 기억을 되찾은 지금은 알 수 있다.

당신의 영혼에 새긴 주술을 시전할 수 있는 힘이 모였다는 것을.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자신의 소멸로 환국과 모시던 신을 정화하는 것이다.

의식명 결초(結草) 정화
단계 절차 지정 특기 참가 조건 페널티
1 악신의 '본체'에서 나온 '신체의 일부'와 '의식 시전 자의 흔적'을 준비한다. 없음 【프라이즈 :: 뼛조각】,
【프라이즈 :: 초상화】를 소유하고 있어야 한다.
이성 1 감소
2 의식을 시전하는 자의 혈이 준비된 것에 묻어나게 한다. 없음 의식 시전 자가 '초기의 기억'을 모두 소지한 자여야만 한다. 없음
3 악신과 자신의 '본명'을 부름과 함께 준비된 것을 파괴한다. 《파괴》 혹은 《소각》 악신의 '본명'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없음
(갱신) NPC 비밀

쇼크: PC

당신은 환국의 난(亂)을 거둔 이이자, 악신으로 타락해버린 퇴색한 '신'이다. 수백 년간 육체를 옮기며 끝나지 않는 삶을 반복해왔지만, 이제 더는 제물이 없어 이 나라의 난을 막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드디어 자신의 기억이 모두 돌아왔지만, 이미 부정한 힘이 강해져 의지에 한계가 왔다. …하지만 당신은 이때를 위해 '의식'을 마련하고 소멸을 준비해왔다.

당신의 【진정한 사명】은 자신의 소멸로 환국과 신의 영혼을 정화하는 것이다.

(갱신) <프라이즈> 뼛조각

깨진 청동 방울 안에서 나온 것은 작고 새하얀 '뼛조각'. 매듭과 방울에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었으나, 정작 그 안에서 나온 뼛조각은 백지장처럼 새하얗기만 하니…

'누구'의 뼛조각인 걸까.

이 프라이즈에는 비밀이 없다.

악귀 악귀 :: 비밀

눈에 보이지 않는 악귀는 오로지 NPC만이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어째서 NPC가 악귀에게 조종당하는 것 같지?


쇼크: PC

우리를 따라다니는 듯했던 '악귀'는 NPC에게 빙의된 것이 틀림없다.

다만 '악귀'로 알고 있던 존재는 사실 당신이 모시던 '하늘'이자, '신'이다. 고결한 신이 타락한 지금, 모두가 우러르던 하늘은 죽음과 혼을 탐하는 악신이 되었으니.

그를 막을 방법은 '소멸', 혹은 자신의 혼을 이용한 정화뿐이다.

《혼돈》으로 공포 판정.

 

 

 

 

 

 

후기

 

첫… 인세인 시날이네요. 사실 인세인은 아직 걷지도 못하는 수준이지만 한 번쯤 시나리오를 적어보면 더 감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마음으로 적었던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 후기는 플레이보다 시나리오 작성이 배는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경우의 수 계산에 너무 약한 편이라.

 

동양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싶다.라는 마음과 인세인 10번 정도 플레이어 시켜주면 1인 소관 인세인 시날을 적어드리겠다는 약속이 합쳐져 유야무야 적기 시작했던 시나리오입니다. 지인분들의 많은 도움도 받았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더 자주 플레이어 시켜주세요.

 

저는 신, 신관, 황제 이런 소재에 굉장히 취향이 가중되어있는 편입니다. 동양이 되었건 서양이 되었건 간에요. 아마 이번 시나리오도 읽어보시면서 제 취향이 잘 보이셨을 거라 생각되는데… 갑자기 이런 지독한 로맨스를?! 하고 놀라시진 않을까 적으면서 조마조마했네요.ㅠㅠ 첫 인세인 시나리오인 만큼 부족한 점이 넘쳐흐를 거라 생각하는데, 아무쪼록 멋진 마스터님들께서 세션을 잘 진행하실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같은 세계관을 통해 시나리오 하나를 더 작성해볼까 싶은데, 여유가 될 지 모르겠네요...

 

본 시나리오는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비공개 예정이 없으니 편하게 즐겨주시면 감사드립니다^-^ 건강 조심하시고, 늘 즐거운 TRPG가 되시길 바랍니다!

 

 

Thanks to.

 

이한(불곰님)|몽연(나물님)

 

 

테스트 플레이를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시나리오 작성 시 참고하기 위해 피드백란을 열어두었습니다.

즐겁게 플레이해주셨다면 여유 있으실 때 한 번씩 부탁드려요~

http://naver.me/5ycGuMpm